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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어금호은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6-02-06 15:44조회6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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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슬옹 기자]
지난 2024년 창비ㆍ문지시인선 시인 80명 설문조사에서 '지난 100년 가장 좋아하는 국내 시'로 백석 시인의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이 1위로 뽑힌 바 있다. 그의 시에는 우리가 잊고 살았던 아름다운 우리 토박이말이 살아 숨 쉰다.
오는 14일, 서울 강북문화나눔센터에서 열리는 제5회 해설이 있는 백석시낭송공연 '고야(古夜)'는 그 잊혀진 말들이 깨어나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이다. 필자도 4회 공연에서 깊이 감동한 바 있어 공연을 앞두고 시샘시낭송협회장이자 백석시낭송아카데미 원장인 김양경 시낭송가를 1월 31일 인사동의 한 릴게임사이트추천 찻집에서 만났다.
▲ 백석 시 낭송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시샘시낭송협회 김양경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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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슬옹
- 벌써 다섯 번째 공연이군요. 백석시낭송공연을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시낭송회에 다녀 보면 여러 편의 시를 여러 분이 연속해서 낭송 야마토게임방법 만 하는 자리가 많아요. 혹은 연극이나 음악을 넣어 화려한 공연 형식으로 꾸미기도 하지요. 그런데 시 한 편에는 정말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거든요. 한 자리에서 너무 많은 시를 연속으로 낭송만 하다 보면 시에 담긴 깊은 뜻을 제대로 느끼기 어렵습니다. 시낭송의 본래 뜻은 시에 담긴 의미를 깊이 감상하는 데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해설과 대담이 함 릴게임다운로드 께하는 시낭송 공연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 해설이 있는 시낭송이라는 형식이 독특해요. 일반 시낭송회와 어떻게 다른지 설명해 주시겠어요?
"저희 공연은 마당극 형식이에요. 시에 대한 해설과 관객과의 대담이 어우러집니다. 시에 담긴 이야기들을 관객과 함께 나누다 보면, 백석의 시를 처음 접하는 분이라 하더라도 자연스럽게 오징어릴게임 시의 깊은 뜻을 이해하게 되지요. 거기서 그치지 않고 관객이 직접 시를 낭송해 보는 체험까지 합니다. 듣고 박수만 치고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듣고 감동 받고 직접 낭송까지 해 보는 거예요. 그 과정에서 백석 시의 아름다움을 온몸으로 경험하게 됩니다."
- 이번 공연에서는 '고야(古夜), 여우난곬족, 가즈랑집'을 낭송한다고 들었어요. 이 작품들을 고른 까닭이 있나요?
"이번 공연의 큰 주제가 '토박이말의 아름다움'이에요. 토박이말이란 우리 땅에서 오래도록 뿌리내려 온 우리 고유의 말이지요. 백석 시인은 일본 유학을 다녀왔고 영문학을 전공했으며 러시아어에도 능통한 분이었어요. 조선일보의 기자이자 편집자로서 당시 한글맞춤법까지 완벽하게 소화한 최고의 전문가였습니다.
그런데도 어려운 용어나 외국어를 거의 쓰지 않고, 아름다운 우리말과 고어를 살려 썼어요. '고야, 여우난곬족, 가즈랑집' 모두 그런 토박이말의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살아 있는 작품이에요. 우리가 잊고 있던 말들이 시 속에서 다시 깨어나는 느낌, 관객분들이 그것을 직접 느끼시도록 이 세 편을 골랐습니다."
▲ 백석 시를 공연 중인 이관종 낭송가.
ⓒ 김양경
- 함께 무대에 서는 이관종 시낭송가에 대해서도 소개해 주세요
"이관종 시낭송가는 전국백석시낭송대회 대상을 수상한 분이세요. 지금은 강북문화나눔센터를 이끌고 계시지요. 그분의 낭송은 다른 시낭송가들과는 확연히 다른 특색이 있어요. 지난 10년간 인생의 고비를 넘겨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서 백석의 시를 만나 그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고 해요.
그래서인지 백석 시에 대한 애정이 남다릅니다. 백석 시만을 위한 독자적인 낭송법을 연구해서 완성하셨어요. 백석 시에 담긴 전통적 가락과 모더니즘적 요소가 결합된 독특한 특성을 살려 낭송하시는데, 그분만의 아름다운 낭송을 들으시면 깊은 감동을 받으실 겁니다."
- '우리말꽃놀이'라는 이름이 참 아름답습니다. 어떤 뜻을 담고 있나요?
"백석의 시를 읽는다는 것은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되새기는 일이에요. 우리말에 담긴 아름다운 마음을 되찾는 일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이 공연에 '우리말꽃놀이'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잊혀진 텃말 하나하나가 꽃처럼 피어나는 자리, 그 꽃들과 함께 노는 자리라는 뜻이지요.
신경림 시인도 '우리 시사에서 백석만큼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잘 살린 시인은 없다'고 하셨고, 안도현 시인도 '백석 시를 필사하며 시를 배웠다'고 하셨잖아요. 최고의 시인들이 가장 사랑한 시인의 말꽃을 관객과 함께 나누는 자리, 그것이 우리말꽃놀이입니다."
- 네 번째 공연은 저도 봤습니다만, 다섯 번의 공연을 이어오면서 관객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많은 분들이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특별한 시낭송 공연'이라고 말씀해 주세요. 해설을 듣고 나서 시를 다시 읽으면 같은 시가 전혀 다르게 다가온다고 하시더라고요. 특히 직접 낭송을 체험해 보신 관객분들은 시가 입으로 나올 때 비로소 시의 참맛을 알게 되었다며 감동하시는 경우가 많아요. 매달 둘째 주 토요일마다 찾아오시는 분들도 계세요. 한 번 오신 분이 다시 오시는 것, 그것이 저희에게는 가장 큰 보람입니다."
- 앞으로 이 열기를 어떻게 이어가실 건가요?
"매달 계속 이어 나갈 겁니다. 백석 시인의 작품은 워낙 풍부해서 다룰 작품이 끝이 없어요. 또한 백석의 시에 담긴 텃말을 하나하나 되살리는 일은 곧 우리말의 뿌리를 되찾는 일이기도 합니다. 백석시낭송아카데미를 통해 시낭송을 배우고 싶은 분들도 환영합니다. 시를 사랑하는 분이라면, 우리말의 아름다움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누구든 오셔서 함께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따뜻한 차 한 잔을 사이에 두고 나눈 이야기 속에서, 김양경 회장의 목소리에는 백석의 시를 향한 깊은 사랑과 우리말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묻어났다. 잊혀져가는 토박이말이 시 속에서 다시 꽃피는 자리, 14일 오후 5시에 미아역 인근에 위치한 강북문화나눔센터에서 그 아름다운 말꽃을 만나 볼 수 있다.
백석 시
'고야(古夜)' 전문
아베는 타관 가서 오지 않고 산비탈 외따른 집에 엄매와 나와 단둘이서 누가 죽이는 듯이 무서운 밤 집 뒤로는 어늬 산골짜기에서 소를 잡어먹는 노나리꾼들이 도적놈들같이 쿵쿵거리며 다닌다.
날기멍석을 져간다는 닭보는 할미를 차 굴린다는 땅아래 고래 같은 기와집에는 언제나 니차떡에 청밀에 은금보화가 그득하다는 외발 가진 조마구 뒷산 어늬메도 조마구네 나라가 있어서 오줌 누러 깨는 재밤 머리맡의 문살에 대인 유리창으로 조마구 군병의 새까만 대가리 새까만 눈알이 들여다보는 때 나는 이불 속에 자즈러붙어 숨도 쉬지 못한다
또 이러한 밤 같은 때 시집갈 처녀 막내고무가 고개 너머 큰집으로 치장감을 가지고 와서 엄매와 둘이 소기름에 쌍심지의 불을 밝히고 밤이 들도록 바느질을 하는 밤 같은 때 나는 아릇목의 삿귀를 들고 쇠든밤을 내여 다람쥐처럼 밝어먹고 은행여름을 인두불에 구워도 먹고 그러다는 이불 우에서 광대넘이를 뒤이고 또 누워 굴면서 엄매에게 웃목에 두른 평풍의 새빨간 천두의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고무더러는 밝는 날 멀리는 못 난다는 뫼추라기를 잡어달라고 조르기도 하고
내일같이 명절날인 밤은 부엌에 째듯하니 불이 밝고 솥뚜껑이 놀으며 구수한 내음새 곰국이 무르꿇고 방안에서는 일가집 할머니가 와서 마을의 소문을 펴며 조개송편에 달송편에 죈두기송편에 떡을 빚는 곁에서 나는 밤소 팥소 설탕 든 콩가루소를 먹으며 설탕 든 콩가루소가 가장 맛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얼마나 반죽을 주무르며 흰가루손이 되어 떡을 빚고 싶은지 모른다
섣달에 냅일날이 들어서 냅일날 밤에 눈이 오면 이 밤엔 새하얀 할미귀신의 눈귀신도 냅일눈을 받노라 못 난다는 말을 든든히 녀기며 엄매와 나는 앙궁 우에 떡돌 우에 곱새담 우에 함지에 버치며 대냥푼을 놓고 치성이나 드리듯이 정한 마음으로 냅일눈 약눈을 받는다
이 눈세기물을 냅일물이라고 제주병에 진상항아리에 채워두고는 해를 묵여가며 고뿔이 와도 배앓이를 해도 갑피기를 앓어도 먹을 물이다_24세
- 1936. 1. 『조광』 2권 1호. 이후 시집 <사슴>에 재수록
지난 2024년 창비ㆍ문지시인선 시인 80명 설문조사에서 '지난 100년 가장 좋아하는 국내 시'로 백석 시인의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이 1위로 뽑힌 바 있다. 그의 시에는 우리가 잊고 살았던 아름다운 우리 토박이말이 살아 숨 쉰다.
오는 14일, 서울 강북문화나눔센터에서 열리는 제5회 해설이 있는 백석시낭송공연 '고야(古夜)'는 그 잊혀진 말들이 깨어나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이다. 필자도 4회 공연에서 깊이 감동한 바 있어 공연을 앞두고 시샘시낭송협회장이자 백석시낭송아카데미 원장인 김양경 시낭송가를 1월 31일 인사동의 한 릴게임사이트추천 찻집에서 만났다.
▲ 백석 시 낭송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시샘시낭송협회 김양경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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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다섯 번째 공연이군요. 백석시낭송공연을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시낭송회에 다녀 보면 여러 편의 시를 여러 분이 연속해서 낭송 야마토게임방법 만 하는 자리가 많아요. 혹은 연극이나 음악을 넣어 화려한 공연 형식으로 꾸미기도 하지요. 그런데 시 한 편에는 정말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거든요. 한 자리에서 너무 많은 시를 연속으로 낭송만 하다 보면 시에 담긴 깊은 뜻을 제대로 느끼기 어렵습니다. 시낭송의 본래 뜻은 시에 담긴 의미를 깊이 감상하는 데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해설과 대담이 함 릴게임다운로드 께하는 시낭송 공연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 해설이 있는 시낭송이라는 형식이 독특해요. 일반 시낭송회와 어떻게 다른지 설명해 주시겠어요?
"저희 공연은 마당극 형식이에요. 시에 대한 해설과 관객과의 대담이 어우러집니다. 시에 담긴 이야기들을 관객과 함께 나누다 보면, 백석의 시를 처음 접하는 분이라 하더라도 자연스럽게 오징어릴게임 시의 깊은 뜻을 이해하게 되지요. 거기서 그치지 않고 관객이 직접 시를 낭송해 보는 체험까지 합니다. 듣고 박수만 치고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듣고 감동 받고 직접 낭송까지 해 보는 거예요. 그 과정에서 백석 시의 아름다움을 온몸으로 경험하게 됩니다."
- 이번 공연에서는 '고야(古夜), 여우난곬족, 가즈랑집'을 낭송한다고 들었어요. 이 작품들을 고른 까닭이 있나요?
"이번 공연의 큰 주제가 '토박이말의 아름다움'이에요. 토박이말이란 우리 땅에서 오래도록 뿌리내려 온 우리 고유의 말이지요. 백석 시인은 일본 유학을 다녀왔고 영문학을 전공했으며 러시아어에도 능통한 분이었어요. 조선일보의 기자이자 편집자로서 당시 한글맞춤법까지 완벽하게 소화한 최고의 전문가였습니다.
그런데도 어려운 용어나 외국어를 거의 쓰지 않고, 아름다운 우리말과 고어를 살려 썼어요. '고야, 여우난곬족, 가즈랑집' 모두 그런 토박이말의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살아 있는 작품이에요. 우리가 잊고 있던 말들이 시 속에서 다시 깨어나는 느낌, 관객분들이 그것을 직접 느끼시도록 이 세 편을 골랐습니다."
▲ 백석 시를 공연 중인 이관종 낭송가.
ⓒ 김양경
- 함께 무대에 서는 이관종 시낭송가에 대해서도 소개해 주세요
"이관종 시낭송가는 전국백석시낭송대회 대상을 수상한 분이세요. 지금은 강북문화나눔센터를 이끌고 계시지요. 그분의 낭송은 다른 시낭송가들과는 확연히 다른 특색이 있어요. 지난 10년간 인생의 고비를 넘겨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서 백석의 시를 만나 그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고 해요.
그래서인지 백석 시에 대한 애정이 남다릅니다. 백석 시만을 위한 독자적인 낭송법을 연구해서 완성하셨어요. 백석 시에 담긴 전통적 가락과 모더니즘적 요소가 결합된 독특한 특성을 살려 낭송하시는데, 그분만의 아름다운 낭송을 들으시면 깊은 감동을 받으실 겁니다."
- '우리말꽃놀이'라는 이름이 참 아름답습니다. 어떤 뜻을 담고 있나요?
"백석의 시를 읽는다는 것은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되새기는 일이에요. 우리말에 담긴 아름다운 마음을 되찾는 일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이 공연에 '우리말꽃놀이'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잊혀진 텃말 하나하나가 꽃처럼 피어나는 자리, 그 꽃들과 함께 노는 자리라는 뜻이지요.
신경림 시인도 '우리 시사에서 백석만큼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잘 살린 시인은 없다'고 하셨고, 안도현 시인도 '백석 시를 필사하며 시를 배웠다'고 하셨잖아요. 최고의 시인들이 가장 사랑한 시인의 말꽃을 관객과 함께 나누는 자리, 그것이 우리말꽃놀이입니다."
- 네 번째 공연은 저도 봤습니다만, 다섯 번의 공연을 이어오면서 관객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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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계속 이어 나갈 겁니다. 백석 시인의 작품은 워낙 풍부해서 다룰 작품이 끝이 없어요. 또한 백석의 시에 담긴 텃말을 하나하나 되살리는 일은 곧 우리말의 뿌리를 되찾는 일이기도 합니다. 백석시낭송아카데미를 통해 시낭송을 배우고 싶은 분들도 환영합니다. 시를 사랑하는 분이라면, 우리말의 아름다움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누구든 오셔서 함께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따뜻한 차 한 잔을 사이에 두고 나눈 이야기 속에서, 김양경 회장의 목소리에는 백석의 시를 향한 깊은 사랑과 우리말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묻어났다. 잊혀져가는 토박이말이 시 속에서 다시 꽃피는 자리, 14일 오후 5시에 미아역 인근에 위치한 강북문화나눔센터에서 그 아름다운 말꽃을 만나 볼 수 있다.
백석 시
'고야(古夜)' 전문
아베는 타관 가서 오지 않고 산비탈 외따른 집에 엄매와 나와 단둘이서 누가 죽이는 듯이 무서운 밤 집 뒤로는 어늬 산골짜기에서 소를 잡어먹는 노나리꾼들이 도적놈들같이 쿵쿵거리며 다닌다.
날기멍석을 져간다는 닭보는 할미를 차 굴린다는 땅아래 고래 같은 기와집에는 언제나 니차떡에 청밀에 은금보화가 그득하다는 외발 가진 조마구 뒷산 어늬메도 조마구네 나라가 있어서 오줌 누러 깨는 재밤 머리맡의 문살에 대인 유리창으로 조마구 군병의 새까만 대가리 새까만 눈알이 들여다보는 때 나는 이불 속에 자즈러붙어 숨도 쉬지 못한다
또 이러한 밤 같은 때 시집갈 처녀 막내고무가 고개 너머 큰집으로 치장감을 가지고 와서 엄매와 둘이 소기름에 쌍심지의 불을 밝히고 밤이 들도록 바느질을 하는 밤 같은 때 나는 아릇목의 삿귀를 들고 쇠든밤을 내여 다람쥐처럼 밝어먹고 은행여름을 인두불에 구워도 먹고 그러다는 이불 우에서 광대넘이를 뒤이고 또 누워 굴면서 엄매에게 웃목에 두른 평풍의 새빨간 천두의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고무더러는 밝는 날 멀리는 못 난다는 뫼추라기를 잡어달라고 조르기도 하고
내일같이 명절날인 밤은 부엌에 째듯하니 불이 밝고 솥뚜껑이 놀으며 구수한 내음새 곰국이 무르꿇고 방안에서는 일가집 할머니가 와서 마을의 소문을 펴며 조개송편에 달송편에 죈두기송편에 떡을 빚는 곁에서 나는 밤소 팥소 설탕 든 콩가루소를 먹으며 설탕 든 콩가루소가 가장 맛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얼마나 반죽을 주무르며 흰가루손이 되어 떡을 빚고 싶은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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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눈세기물을 냅일물이라고 제주병에 진상항아리에 채워두고는 해를 묵여가며 고뿔이 와도 배앓이를 해도 갑피기를 앓어도 먹을 물이다_24세
- 1936. 1. 『조광』 2권 1호. 이후 시집 <사슴>에 재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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