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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admin@119sh.info[안내] ‘심층기획, 아직 그날에 산다’는 제1연평해전 참전용사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연재 기사입니다. 전투 상황에 대한 묘사가 일부 포함되어 있으니 심약자와 노약자 및 임산부는 구독 전 주의 바랍니다.
지난해 11월 28일 해군사관학교에서 강동길 해군참모총장 주관으로 제139기 해군·해병대 사관후보생 수료 및 임관식이 거행되는 모습.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대한민국 해군 제공]
바다이야기게임다운로드 참전용사들은 아직 그날에 산다.
26년이 지나 20대 청년들이 40대 중후반 가장이 됐지만, 그들은 하루도 제1연평해전의 순간을 잊어본 적이 없다. 두 발을 디딘 땅은 마치 파도 위 함정처럼 흔들리는 듯하고, 귓가에는 총성과 폭음, 비명이 맴돈다. 바닥에 고인 물이라도 보면 피 웅덩이가 떠오른다.
알라딘릴게임 전투의 참상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란 흉터를 남겼고, 수년 간의 병원 진료와 약으로도 해결하지 못했다. 몸에 해롭다는 걸 잘 알면서도 참전용사들은 매일 같이 술을 찾는다. 술기운이라도 빌려 잠을 청하지 않으면 당장 오늘 머릿속의 악몽을 떨쳐낼 수가 없어서다.
참전용사들이 바라는 건 대단한 게 아니다. 매경AX와 인터뷰한 이들은 나 바다이야기온라인 라로부터 공식적으로 인정받고 싶다고, 자녀들에게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고 싶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한 참전용사는 “자랑스럽게 생각해도 된다”는 기자의 말에 참아왔던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별 이유 없이 미뤄지는 국회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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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본회의장. [이상현 기자]
최근 정치권에서는 ‘보훈 사각지대’에 놓인 제1연평해전 참전용사들을 지원하려는 움직임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30년 가까이 기다려온 참전용사들에게는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이지 릴게임갓 만, 여야의 첨예한 갈등으로 좀처럼 속도가 붙지는 않는 실정이다.
현재 국회 국방위원회에는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6월 25일 대표 발의한 ‘군인 재해보상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계류 중이다. 이 법안은 적과 교전 후 일정 시간이 지난 뒤에 발현되는 지연성 PTSD를 전상(戰傷, 전쟁상해)으로 인정하고, 이를 장애보상 대상에 포함하는 게 골자다.
현행법은 ▲전상 또는 특수직무공상으로 심신장애 판정을 받은 경우 ▲퇴직하거나 퇴직 후 6개월 이내에 판정받은 것만 ‘장애보상금 지급 대상’으로 규정한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6개월이 지나 PTSD 진단을 받은 제1연평해전, 제2연평해전 참전용사 등도 정부 지원 대상자가 된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6월 25일 ‘군인 재해보상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사진은 유 의원이 매경AX와 인터뷰 중인 모습. [유용원 의원실 제공]
취지가 반가운 만큼 소관위원회 역시 긍정적이다. 국회 국방위 검토보고서에는 “군 복무 중 입은 정신장애에 대한 적절한 경제적 보상과 국가가 헌법상 국가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한 국민에 대해 본연의 책무를 다한다는 점에서 타당한 측면이 있다”는 문구가 적혔다.
국방부 역시 개정안 취지에 동의를 표했다. 검토보고서에는 “(국방부가) 퇴직 후 6개월이 경과한 후 전상 또는 특수직무공상자의 PTSD 질환에 한정해 장애보상금을 지급하는 방향으로 수정동의한다는 입장”이라고 기술됐다.
유 의원은 개정안과 관련, “현재의 보상 체계는 전역 이후 진단·치료·장기 재활을 포괄하기에 불충분하고, PTSD·정신적 손상에 대한 인정 기준과 지원 연계가 취약하다”며 “피해 장병의 사회적 안전망을 보장하고 군의 복무 신뢰도를 회복하며, 장기적으로 군 전력 유지와 국가적·도덕적 책임 실현을 위해 시급히 통과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개정안 발의에는 유 의원 외에도 국민의힘 현역 9명이 이름을 올렸다. 또 김한나 영웅을위한세상 대표(제2연평해전 영웅 故 한상국 상사 아내) 역시 지난해 9월부터 국회 정문 앞에서 이 법안의 통과를 촉구하며 시위를 진행 중이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2일 김한나 영웅을위한세상 대표(제2연평해전 영웅 故 한상국 상사 아내)가 주도하는 ‘군인 재해보상법 개정안’ 통과 촉구 시위에 동참한 모습. [배현진 의원실 제공]
또 지난해부터 배현진·정성국·김예지·우재준 국민의힘 의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등이 법안 통과를 촉구하며 순차적으로 김 대표의 시위에 동참했다. 그러나 개정안은 작년 9월 초 소위원회에 회부된 뒤 5개월 가까이 안건으로 상정되지조차 못했다.
이와 관련 국회 국방위 관계자는 “국방부도 수정동의하는 입장이니 곧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라면서도 “여야 간사 협의로 안건이 결정되는 구조다. 안건이 너무 많아 순번이 안 온 것도 있다. 계류 중인 안건이 100건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복수의 정계 관계자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도 개정안에 특별히 반대하지 않는 입장이다. 다만 제22대 국회 개원 후 여러 현안을 놓고 여야가 한없이 첨예하게 대치 중인 까닭에 이 개정안을 비롯한 여러 입법 논의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美는 보훈부 주도로 유공자 조사
대학병원 내 정신건강의학과 모습.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연합뉴스]
정치권이 소모적인 논쟁을 이어가는 동안 참전용사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고군분투 중이다. 마음 같아서는 매일 시위에 나서고 국가를 상대로 소송도 내고 싶지만, 저마다 먹여 살려야 할 식구가 있는 가장이기에 ‘기약 없는 싸움’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제1연평해전 참전용사들을 지원하는 안종민 국가보훈행정사무소 대표 행정사는 현재 국가보훈부를 상대로 진행 중인 행정심판에서도 참전용사들이 패소할 경우, 행정소송을 내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 경우 소송 등을 위한 비용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그는 전망했다.
안 대표는 “서울 교대역 인근 로펌들 기준으로 요즘 보통 소송 비용이 (1인당) 770만원 정도 한다. 또 3심까지 간다고 하면 1인당 2000만원대, 4명이면 8000만원대”라며 “(참전용사들이) 치료비, 소송비, 행정사비를 다 직접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1999년 6월 15일 제1연평해전 당시 해군 고속정 참수리 325정(오른쪽)의 모습이 담긴 액자. 이 액자는 제1연평해전 이후 함정 내에 배치됐다가 현재 경기 평택시 해군 서해수호관에 전시되어 있다. [이상현 기자]
그는 이어 “대법원까지 가면 보통 3년이다. 그러면 2029년이란 건데 참전용사들이 (국가유공자) 등록하기 시작한 게 2024년이다. 앞으로 또 3년이면 총 5년을 이것 때문에 싸워야 한다는 얘기”라며 “이건 나라가 잘못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1연평해전 당시 참수리 고속정 325정 M60 부사수였던 박한솔(가명, 48) 씨는 “우리 같은 사람들이 없으면 (보훈부가) 존재할 이유가 없는 것 아닌가. 그런데 보훈을 안 하겠다니 우리가 차라리 보훈부 없애자고 말하는 것”이라며 울분을 토했다.
한국과 달리 군 장병들이 교전 상황에 투입되는 일이 흔한 미국의 경우 군 복무와 PTSD 간 인과관계를 인정받는 것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참전용사들이 직접 자신의 어려움을 증명해 보이는 구조가 아니라, 보훈부 주도로 확인 절차가 이뤄지는 까닭이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미국이) 오바마 정부 때 바꾼 게, PTSD랑 관련된 참전 기록을 몇 줄만 제출하면 보훈부에서 그 인정 과정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김한나 영웅을위한세상 대표(제2연평해전 영웅 故 한상국 상사 아내)가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군인 재해보상법 일부개정법률안’ 통과를 촉구하며 시위하는 모습. 이날 서울의 기온은 영하 12도를 기록했다. [영웅을위한세상 제공]
백 교수는 또 “물론 미국도 심의를 한다. 여러 전문적 평가를 통해서, 독립된 기관에서 평가한다. 다 인정해주지 않지만 때로는 100%(한국 1급에 해당)도 인정해준다”며 “증상이 좋아지면 급수를 낮춰가고, 10여년 전부터는 지연성 PTSD도 인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국 사회적 합의의 영역이다. 우리 국민의 생명을 위해 자기 생명을 걸고 맨 앞에 있었던 사람을 우리가 어떻게 보호할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 그걸 제도로 만들어야 한다”며 “또 심사 과정이 2차 가해, 상처를 주는 과정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영웅을위한세상의 김 대표도 “지연성 PTSD는 시간이 해결해 주지 않는다. 방치할수록 삶을 무너뜨리고 관계를 파괴한다. 고통을 의심하는 사회가 아니라 그동안 얼마나 버텨왔는지 묻는 사회로 바뀌어야 한다”며 “지연성 PTSD를 인정하는 것은 특혜가 아니라 책임”이라고 짚었다.
김 대표는 이어 “국가와 사회를 위해 헌신한 이들의 상처는 개인이 홀로 감당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늦게 아픈 것이 아니라 오래 참아온 것이다. 그 사실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진정한 회복은 시작된다”고 부연했다.
“선배들 피땀으로 지켜낸 바다”
지난해 6월 13일 오후 해군 제2함대사령부가 제1연평해전 승전 26주년을 맞아 기념행사를 거행하는 모습. [대한민국 해군 제공]
참전용사는 잊혔지만, 승전 사실은 기억되고 있다. 모순이다.
매경AX가 참전용사들과 이야기를 나눈 뒤 지난 17일 방문한 경기도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 내 ‘서해수호관’에서는 제1연평해전을 비롯한 서해수호의 순간, 또 참전용사들의 활약에 대해 해군 장병들이 열심히 홍보하고 있었다.
기자와 동행한 젊은 해군 장교는 힘찬 목소리로 “선배들의 피땀으로 지켜낸 바다를 지금도 우리 해군이 지켜내고 있다”고 말했다. 다부진 체형에 정복 차림인 그가 가리킨 손끝에는 휴일임에도 출항을 준비하며 정비 중인 함정들의 모습이 보였다.
젊은 장교와 마찬가지로 26년 전 조국의 바다를 지키고자 입대했던 청년들은 이제 나라와 싸우고 있다. 시간이 많이 흘러서, 다치거나 죽지 않아서, 또 훈장이 없단 이유로 잊힌 참전용사들은 “우리는 그저 명예를 찾고 싶다”고 호소했다.
해군 고속정 참수리 325정(오른쪽)에서 근무한 수병들 모습. 사진은 경기 평택시 해군 서해수호관에 전시되어 있다. [이상현 기자]
유 의원은 “제1연평해전 참전용사들의 유공자 미인정 문제는 역사적 사실과 국가를 위한 희생의 인정이라는 국가 기본 도리와 정의의 문제”라며 “전투·피해를 겪었음에도 보상·예우 체계에서 배제되는 것은 피해 당사자와 유가족에 대한 이차적 피해를 초래한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또 “국가는 전투 참여와 희생의 실체를 엄밀히 재검토해 합당한 법적 지위와 보상을 부여해야 한다”며 “참전용사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는 대한민국 안보를 지키는 데 필수적인 요소”라고 덧붙였다.
“대한민국의 오늘은 국가를 위하여 희생하거나 공헌한 분들의 숭고한 정신으로 이룩된 것이므로 우리와 우리의 후손들이 그 정신을 기억하고 선양하며, 이를 정신적 토대로 삼아 국민 통합과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국가보훈의 기본이념으로 한다.” - 국가보훈 기본법 제2조
매경AX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을 향한 편견과 사회적 낙인 가능성을 고려, 참전용사들의 실명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필요 이상으로 상세한 개인의료정보나 유출 시 국익을 저해할 소지가 있는 군사상 비밀도 비공개합니다.
지난해 11월 28일 해군사관학교에서 강동길 해군참모총장 주관으로 제139기 해군·해병대 사관후보생 수료 및 임관식이 거행되는 모습.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대한민국 해군 제공]
바다이야기게임다운로드 참전용사들은 아직 그날에 산다.
26년이 지나 20대 청년들이 40대 중후반 가장이 됐지만, 그들은 하루도 제1연평해전의 순간을 잊어본 적이 없다. 두 발을 디딘 땅은 마치 파도 위 함정처럼 흔들리는 듯하고, 귓가에는 총성과 폭음, 비명이 맴돈다. 바닥에 고인 물이라도 보면 피 웅덩이가 떠오른다.
알라딘릴게임 전투의 참상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란 흉터를 남겼고, 수년 간의 병원 진료와 약으로도 해결하지 못했다. 몸에 해롭다는 걸 잘 알면서도 참전용사들은 매일 같이 술을 찾는다. 술기운이라도 빌려 잠을 청하지 않으면 당장 오늘 머릿속의 악몽을 떨쳐낼 수가 없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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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이유 없이 미뤄지는 국회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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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본회의장. [이상현 기자]
최근 정치권에서는 ‘보훈 사각지대’에 놓인 제1연평해전 참전용사들을 지원하려는 움직임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30년 가까이 기다려온 참전용사들에게는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이지 릴게임갓 만, 여야의 첨예한 갈등으로 좀처럼 속도가 붙지는 않는 실정이다.
현재 국회 국방위원회에는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6월 25일 대표 발의한 ‘군인 재해보상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계류 중이다. 이 법안은 적과 교전 후 일정 시간이 지난 뒤에 발현되는 지연성 PTSD를 전상(戰傷, 전쟁상해)으로 인정하고, 이를 장애보상 대상에 포함하는 게 골자다.
현행법은 ▲전상 또는 특수직무공상으로 심신장애 판정을 받은 경우 ▲퇴직하거나 퇴직 후 6개월 이내에 판정받은 것만 ‘장애보상금 지급 대상’으로 규정한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6개월이 지나 PTSD 진단을 받은 제1연평해전, 제2연평해전 참전용사 등도 정부 지원 대상자가 된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6월 25일 ‘군인 재해보상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사진은 유 의원이 매경AX와 인터뷰 중인 모습. [유용원 의원실 제공]
취지가 반가운 만큼 소관위원회 역시 긍정적이다. 국회 국방위 검토보고서에는 “군 복무 중 입은 정신장애에 대한 적절한 경제적 보상과 국가가 헌법상 국가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한 국민에 대해 본연의 책무를 다한다는 점에서 타당한 측면이 있다”는 문구가 적혔다.
국방부 역시 개정안 취지에 동의를 표했다. 검토보고서에는 “(국방부가) 퇴직 후 6개월이 경과한 후 전상 또는 특수직무공상자의 PTSD 질환에 한정해 장애보상금을 지급하는 방향으로 수정동의한다는 입장”이라고 기술됐다.
유 의원은 개정안과 관련, “현재의 보상 체계는 전역 이후 진단·치료·장기 재활을 포괄하기에 불충분하고, PTSD·정신적 손상에 대한 인정 기준과 지원 연계가 취약하다”며 “피해 장병의 사회적 안전망을 보장하고 군의 복무 신뢰도를 회복하며, 장기적으로 군 전력 유지와 국가적·도덕적 책임 실현을 위해 시급히 통과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개정안 발의에는 유 의원 외에도 국민의힘 현역 9명이 이름을 올렸다. 또 김한나 영웅을위한세상 대표(제2연평해전 영웅 故 한상국 상사 아내) 역시 지난해 9월부터 국회 정문 앞에서 이 법안의 통과를 촉구하며 시위를 진행 중이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2일 김한나 영웅을위한세상 대표(제2연평해전 영웅 故 한상국 상사 아내)가 주도하는 ‘군인 재해보상법 개정안’ 통과 촉구 시위에 동참한 모습. [배현진 의원실 제공]
또 지난해부터 배현진·정성국·김예지·우재준 국민의힘 의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등이 법안 통과를 촉구하며 순차적으로 김 대표의 시위에 동참했다. 그러나 개정안은 작년 9월 초 소위원회에 회부된 뒤 5개월 가까이 안건으로 상정되지조차 못했다.
이와 관련 국회 국방위 관계자는 “국방부도 수정동의하는 입장이니 곧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라면서도 “여야 간사 협의로 안건이 결정되는 구조다. 안건이 너무 많아 순번이 안 온 것도 있다. 계류 중인 안건이 100건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복수의 정계 관계자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도 개정안에 특별히 반대하지 않는 입장이다. 다만 제22대 국회 개원 후 여러 현안을 놓고 여야가 한없이 첨예하게 대치 중인 까닭에 이 개정안을 비롯한 여러 입법 논의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美는 보훈부 주도로 유공자 조사
대학병원 내 정신건강의학과 모습.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연합뉴스]
정치권이 소모적인 논쟁을 이어가는 동안 참전용사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고군분투 중이다. 마음 같아서는 매일 시위에 나서고 국가를 상대로 소송도 내고 싶지만, 저마다 먹여 살려야 할 식구가 있는 가장이기에 ‘기약 없는 싸움’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제1연평해전 참전용사들을 지원하는 안종민 국가보훈행정사무소 대표 행정사는 현재 국가보훈부를 상대로 진행 중인 행정심판에서도 참전용사들이 패소할 경우, 행정소송을 내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 경우 소송 등을 위한 비용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그는 전망했다.
안 대표는 “서울 교대역 인근 로펌들 기준으로 요즘 보통 소송 비용이 (1인당) 770만원 정도 한다. 또 3심까지 간다고 하면 1인당 2000만원대, 4명이면 8000만원대”라며 “(참전용사들이) 치료비, 소송비, 행정사비를 다 직접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1999년 6월 15일 제1연평해전 당시 해군 고속정 참수리 325정(오른쪽)의 모습이 담긴 액자. 이 액자는 제1연평해전 이후 함정 내에 배치됐다가 현재 경기 평택시 해군 서해수호관에 전시되어 있다. [이상현 기자]
그는 이어 “대법원까지 가면 보통 3년이다. 그러면 2029년이란 건데 참전용사들이 (국가유공자) 등록하기 시작한 게 2024년이다. 앞으로 또 3년이면 총 5년을 이것 때문에 싸워야 한다는 얘기”라며 “이건 나라가 잘못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1연평해전 당시 참수리 고속정 325정 M60 부사수였던 박한솔(가명, 48) 씨는 “우리 같은 사람들이 없으면 (보훈부가) 존재할 이유가 없는 것 아닌가. 그런데 보훈을 안 하겠다니 우리가 차라리 보훈부 없애자고 말하는 것”이라며 울분을 토했다.
한국과 달리 군 장병들이 교전 상황에 투입되는 일이 흔한 미국의 경우 군 복무와 PTSD 간 인과관계를 인정받는 것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참전용사들이 직접 자신의 어려움을 증명해 보이는 구조가 아니라, 보훈부 주도로 확인 절차가 이뤄지는 까닭이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미국이) 오바마 정부 때 바꾼 게, PTSD랑 관련된 참전 기록을 몇 줄만 제출하면 보훈부에서 그 인정 과정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김한나 영웅을위한세상 대표(제2연평해전 영웅 故 한상국 상사 아내)가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군인 재해보상법 일부개정법률안’ 통과를 촉구하며 시위하는 모습. 이날 서울의 기온은 영하 12도를 기록했다. [영웅을위한세상 제공]
백 교수는 또 “물론 미국도 심의를 한다. 여러 전문적 평가를 통해서, 독립된 기관에서 평가한다. 다 인정해주지 않지만 때로는 100%(한국 1급에 해당)도 인정해준다”며 “증상이 좋아지면 급수를 낮춰가고, 10여년 전부터는 지연성 PTSD도 인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국 사회적 합의의 영역이다. 우리 국민의 생명을 위해 자기 생명을 걸고 맨 앞에 있었던 사람을 우리가 어떻게 보호할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 그걸 제도로 만들어야 한다”며 “또 심사 과정이 2차 가해, 상처를 주는 과정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영웅을위한세상의 김 대표도 “지연성 PTSD는 시간이 해결해 주지 않는다. 방치할수록 삶을 무너뜨리고 관계를 파괴한다. 고통을 의심하는 사회가 아니라 그동안 얼마나 버텨왔는지 묻는 사회로 바뀌어야 한다”며 “지연성 PTSD를 인정하는 것은 특혜가 아니라 책임”이라고 짚었다.
김 대표는 이어 “국가와 사회를 위해 헌신한 이들의 상처는 개인이 홀로 감당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늦게 아픈 것이 아니라 오래 참아온 것이다. 그 사실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진정한 회복은 시작된다”고 부연했다.
“선배들 피땀으로 지켜낸 바다”
지난해 6월 13일 오후 해군 제2함대사령부가 제1연평해전 승전 26주년을 맞아 기념행사를 거행하는 모습. [대한민국 해군 제공]
참전용사는 잊혔지만, 승전 사실은 기억되고 있다. 모순이다.
매경AX가 참전용사들과 이야기를 나눈 뒤 지난 17일 방문한 경기도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 내 ‘서해수호관’에서는 제1연평해전을 비롯한 서해수호의 순간, 또 참전용사들의 활약에 대해 해군 장병들이 열심히 홍보하고 있었다.
기자와 동행한 젊은 해군 장교는 힘찬 목소리로 “선배들의 피땀으로 지켜낸 바다를 지금도 우리 해군이 지켜내고 있다”고 말했다. 다부진 체형에 정복 차림인 그가 가리킨 손끝에는 휴일임에도 출항을 준비하며 정비 중인 함정들의 모습이 보였다.
젊은 장교와 마찬가지로 26년 전 조국의 바다를 지키고자 입대했던 청년들은 이제 나라와 싸우고 있다. 시간이 많이 흘러서, 다치거나 죽지 않아서, 또 훈장이 없단 이유로 잊힌 참전용사들은 “우리는 그저 명예를 찾고 싶다”고 호소했다.
해군 고속정 참수리 325정(오른쪽)에서 근무한 수병들 모습. 사진은 경기 평택시 해군 서해수호관에 전시되어 있다. [이상현 기자]
유 의원은 “제1연평해전 참전용사들의 유공자 미인정 문제는 역사적 사실과 국가를 위한 희생의 인정이라는 국가 기본 도리와 정의의 문제”라며 “전투·피해를 겪었음에도 보상·예우 체계에서 배제되는 것은 피해 당사자와 유가족에 대한 이차적 피해를 초래한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또 “국가는 전투 참여와 희생의 실체를 엄밀히 재검토해 합당한 법적 지위와 보상을 부여해야 한다”며 “참전용사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는 대한민국 안보를 지키는 데 필수적인 요소”라고 덧붙였다.
“대한민국의 오늘은 국가를 위하여 희생하거나 공헌한 분들의 숭고한 정신으로 이룩된 것이므로 우리와 우리의 후손들이 그 정신을 기억하고 선양하며, 이를 정신적 토대로 삼아 국민 통합과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국가보훈의 기본이념으로 한다.” - 국가보훈 기본법 제2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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