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에 '여래사원'이란 절이 있다. 그곳에 주석하고 계신 동봉 노스님이 입적하셨다는 소식을 접했다. 불과 며칠 전 뵙고 인사를 나눴었는데 별안간 입적하셨다는 소식을 접하니 황망하기 그지없었다. 몇 년 전 수술을 받은 적은 있어도 입적하기 하루 전날까지 진주 시내에 개 사료를 사러 걸어갔다 오실 정도로 건강하셨는데 저녁잠에 드시고 아침잠에 깨지 않으셨다니 그저 인생사 허망하기 그지없음을 실감하게 하신 행적이었다.
인생이란 설상(雪霜) 아래 이처럼 울울창창한 소나무처럼 푸르다가도 어느새 누렇게 잎이 마르고 뿌리가 썩어버리는 것이었으니 산다는 것이 야마토연타 아지랑이가 피었다 사라지듯 그저 헛헛하고, 한바탕 꿈처럼 가물거리는 기억이 되어버린다.
'자고 깨는 것은 작은 꿈이고, 나고 죽는 것은 큰 꿈'이라는 표현이 <술몽쇄언(述夢鎖言)>에 나온다. <술몽쇄언(述夢鎖言)>은 김대현(金大鉉·?~1870)이 남긴 저술이다. 많은 저술이 있었지만 임종 직전에 불살라 버려 <술몽쇄언>과 <선학입문>만 오션파라다이스예시 남아있다.
술몽쇄언(述夢鎖言)이란 말은 자질구레하고 좀스러워서 꿈 깬 사람에게는 이야기할 만한 것이 못 된다는 뜻이다. 꿈을 제대로 인식하고 바라봄으로써 몽교(夢覺) 및 생사(生死)를 초월한 진실을 추구하고 있다. 내용은 자신의 제한된 현실을 초월해 시비와 선악 등의 분별을 올바르게 파악하고 분수를 알며 천명에 순종하고 직분에 충실하라는 오션파라다이스다운로드 가르침이다. 유운(劉雲)의 발문에서는 꿈에 비유해 진망(眞妄)을 변별하고 인과(因果)의 도리를 밝히며 명상(名相)을 씻어내고 생사(生死)를 똑같이 제시해, 이 책을 보는 사람에게 깨치도록 하려는 것이었다고 말한다. 이에 전체적으로 불(佛)이라는 글자는 한 번도 나타나지 않지만 그 내용은 불교사상을 바탕으로 하고, 거기에 유교와 도교 사상을 가미하여 인생을 바다이야기예시 달관해 살아갈 것을 설명했다.
백담사 조실(祖室)이셨던 조오현 스님의 <아득한 성자>라는 시(詩)에서도 생사(生死)란 특별할 것 없음을 노래한다.
하루라는 오늘/ 오늘이라는 이 하루에/ 뜨는 해도 다 보고/ 지는 해도 다 보았다고/ 더 이상 더 볼 것 없다고/ 알 까고 죽는 하루살이 떼// 죽을 때가 지났는데도/ 나는 살 오징어릴게임 아 있지만/ 그 어느 날 그 하루도 산 것 같지 않고 보면/ 천년을 산다고 해도/ 성자는/ 아득한 하루살이 떼
그렇다. 산다는 것은 구름이 일어나는 것과 같고, 죽는다는 것은 구름이 사라지는 것과 같다. 그러나 그 구름조차 본래 실체가 없고 그저 인연 따라 왔다가 인연 따라 사라지는 것이었으니 무엇을 진실되다 할 것인가. 사람이 죽음 앞에 섰을 때 살았다는 지난 세월을 돌아보고 회한(悔恨)의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있다면 좋으련만 뉘가 그렇게 살기를 다짐하며 지금을 살까 질문해 본다. 산다는 것이 누구에게나 소중한 기회일 수는 없다. 대부분 원하지 않게 세상에 왔다가 원하지 않게 세상을 떠나는 인생에서 어떻게 살아야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지에 대한 답은 없다.
다만 살면서 돈과 명예, 욕심에 이끌려 살다 별안간 죽음에 이르러 후회의 눈물은 흘리고 싶지 않을 뿐이다. 권력욕으로 나라를 도탄에 빠뜨릴뻔한 국가원수가 재판장에서도 여전히 반성 없는 변명만 늘어놓는 것을 볼 때면 더욱 사는 의미를 되짚게 된다.
/도정 승려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