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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admin@slotnara.info14세기 이탈리아에서 르네상스가 꽃피웠던 것은 예술가 후원에 적극적이었던 메디치가(家)가 있어 가능했습니다. 예술가들에게 후원은 지속가능한 예술 활동을 위한 자양분이 되죠. K-컬처도 마찬가지입니다. 물심양면으로 후원해 준 ‘그들’이 있어 글로벌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습니다. 헤럴드경제는 연말 기획으로 우리 예술가들을 뒤에서 후원해 온 ‘K-메디치’를 조명합니다.
현대백화점이 운영하는 정부 등록 1종 미술관 ‘현대어린이책미술관’ 전경. [현대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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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국내외 미술 시장의 어려운 상황에서도 기업과 기관들의 지원은 미술계의 버팀목이 돼 주고 있다. 미술관 전시와 미술 장터(아트페어)에 도움을 주는 것을 넘어 신진 작가 발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미술계에 다양한 방식으로 후원을 이어가며 예술과 상생하는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 릴게임꽁머니 다.
29일 한국메세나협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기업의 미술·전시 지원 금액은 318억6400만원으로 전년도인 308억6400만원보다 12억원(3.9%) 증가했다. 10년 전인 2014년(126억9500만원)에 비해선 2.5배 가량 커진 규모다.
지난 2018년까지 100억원대 규모던 기업의 미술계 지원액은 2019 바다이야기모바일 년 200억원을 넘어선 뒤 2022년부터 300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기업의 전체 문화예술 지원 사업 중 미술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도 확대됐다. 10년 전엔 미술 지원액 비중이 메세나 전체 지원 금액의 7.2%로 인프라, 클래식에 이어 3위에 불과했다. 하지만 2024년엔 15.0%로 인프라 다음으로 2위를 차지했다. 비중은 배 이상 늘 사이다릴게임 었고, 순위도 한 단계 높아졌다. 기업이 운영하는 대형 공연장, 복합 문화공간, 미술관 등의 시설 운영 및 기획 프로그램과 같은 문화예술 지원 사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인프라를 제외하면, 문화예술 개별 분야로서는 미술의 후원 증가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셈이다.
현대백 사이다쿨접속방법 화점은 ‘1기업 1미술작가 지원사업’을 통해 이해민선 작가를 후원하기로 했다. 이해민선 작가(왼쪽)이 현대백화점 관계자에게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메세나협회]
한국메세나협회, 기업-작가 연계…현대백화점 등 참여
기업의 미술계 후원의 대표적인 사례는 바로 메세나협회가 주관하는 ‘1기업 1미술작가’ 지원사업이다. 협회가 예술경영지원센터 선정 차세대 유망 작가와 기업을 연결시켜주면 기업은 결연을 맺은 작가에게 3년간 창작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실제로 현대백화점은 지난 9월 이 사업을 통해 이해민선 작가를 후원하기로 하면서 3년간 창작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작가가 작품 활동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데에도 힘쓰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1기업 1미술작가’ 후원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22년부터 3년간 차영석 작가를 후원한 데 이은 두 번째 동행이다. 당시 작가와의 교류 및 협력 영역을 확대하면서 개인 예술가 후원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자 올해 재참여를 결정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현대백화점은 단순한 후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작가와의 교류를 통해 가치와 비전을 공유하는 한편, 회사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협업까지 고려해 후원을 진행한다.
현대백화점은 메세나협회 사업 참여 외에 자체적으로도 다양한 문화 예술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국내 백화점업계에서 유일한 정부 등록 1종 미술관 ‘현대어린이책미술관(MOKA)’을 비롯해 전문 전시장 수준의 항온·항습 시설을 갖춘 더현대 서울 문화복합공간 ‘알트원(ALT.1)’ 등을 운영하고 있다.
또 지난 2022년에는 한국화량협회와 국내 미술 시장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국내 최대 아트페어 ‘키아프(한국국제아트페어·Korea International Art Fair) 서울’을 지속적으로 후원해 오고 있다.
백화점 측은 이러한 사업을 통해 쇼핑 공간을 넘어 풍부한 문화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문화 예술을 선도하는 기업을 목표로 고객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현대백화점 고유의 문화 예술 행사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통해 지역 사회 문화생활을 풍요롭게 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1년 시작된 ‘1기업 1미술작가 지원사업’은 2024년까지 10개 기업이 참여해 14명의 작가를 후원해 왔다. 현대백화점처럼 첫 번째 후원을 마친 후 다시 참여한 곳들도 다수 있다. 메트라이프생명 사회공헌재단은 2021년 전희경 작가에 이어 2024년 윤향로 작가와 결연을 맺었고, 벽산엔지니어링은 안상훈 작가 이후 이병호 작가를 후원했다. CJ문화재단은 정정주 작가를 지원한 데 이어 오제성 작가의 작품 활동을 돕고 있다.
TYM은 김남두 작가, 바텍은 김미영 작가, 한미약품은 신건우 작가, 신세계디에프는 최혜숙 작가, 이건박영주문화재단은 양정화 작가, 일진문화재단은 조종성 작가 등을 후원했다.
기업이 개별적으로 예술가를 선정해 지원하기도 한다. 종근당의 경우 ‘종근당 예술지상’ 올해의 작가를 선정해 주로 회화 작가를 지원해 왔다. 매년 만 45세 이하 회화 분야의 신진 작가 3인을 선정해 1인당 연간 1000만원의 창작 지원금을 3년간 제공한다. 지원 마지막 해에는 기획전을 통해 성과를 발표할 기회도 마련한다. 이는 메세나협회 ‘기업과 예술의 만남’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종근당과 대안공간 아트스페이스 휴가 2012년부터 함께 진행해 온 프로젝트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지금까지 총 42명의 작가가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올해에는 임희재 작가, 조기섭 작가, 지알원 작가 등이 ‘올해의 작가’로 선정됐다. 조 작가는 선정 당시 “종근당 예술지상 선정은 내 작업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기회라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도 창작에 대한 고민과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고 그동안 쌓아온 예술적 방향성을 더 깊이 펼쳐 나갈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메세나협회의 이 같은 사업들은 미술 분야의 예술가 후원을 활성화하고자 마련된 프로젝트로, 기업 협력을 통한 문화 예술 후원의 영역을 전시나 기관에서 개인 예술가로 확대하는 데 기여했다.
종근당홀딩스는 지난 4월 서울 중구 종근당 본사에서 ‘종근당 예술지상’ 올해의 작가 증서 수여식을 개최했다. (왼쪽부터) 임희재 작가, 최희남 종근당홀딩스 대표, 지알원 작가, 조기섭 작가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메세나협회]
국립현대미술관 떠받치는 기업·재단 후원
김환기, 이중섭, 박수근, 백남준, 이응노, 천경자부터 클로드 모네,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까미유 피사로, 살바도르 달리, 마르크 샤갈, 파블로 피카소까지…. 미술사에 한 획을 그은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공개되자 관람객들은 설렘을 안고 미술관으로 향했다.
한 곳에서 보기 어려운 작가들의 작품이 국립현대미술관에 모일 수 있었던 것은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의 개인 소장품(이건희 컬렉션)을 유족이 기증했기 때문이다. 2021년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된 ‘이건희 컬렉션’은 국내 작품 1369점, 국외 작품 119점 등 총 1488점에 달한다.
국내 유일의 국립 미술관인 국립현대미술관은 ‘세기의 기증’으로 불리는 이건희 컬렉션을 비롯해 수많은 기증과 후원에 힘입어 운영됐다. 이와 같은 미술관 후원의 중요한 축으로는 재단법인 국립현대미술관 문화재단과 사단법인 현대미술관회가 있다.
먼저 국립현대미술관 문화재단은 국립현대미술관의 전시, 작품 수집, 조사 연구, 교육, 정보화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의 미술관 후원을 지원하고자 2013년 설립된 전문 예술법인이다. 문화재단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문화재단에 기부된 금액 총 16억4790만원이었다. 이 중 영리법인 기부금품이 9억9756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모금 단체·재단 등 공익법인 지원 금품은 6억1722만원, 개인 기부금품은 3312만원 등으로 집계됐다.
국현 문화재단은 설립 이래 현대차, 현대카드, 아모레퍼시픽, 태영, 현대백화점, GS에너지, 두산, 신세계, 일진홀딩스, 네이버, 신영증권, 고려아연, 컴투스, 까르띠에 등 기업을 비롯해 SBS문화재단, 삼성문화재단, 대신송촌문화재단, 유중문화재단 등 여러 문화재단의 성원에 힘입어 미술관을 후원해 왔다.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의 개인 소장품으로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된 클로드 모네 ‘수련이 있는 연못’. [국립현대미술관]
현대미술관회는 국현의 발전을 돕고 일반인의 미술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미술 애호가들을 중심으로 1978년 발족한 비영리단체(NPO)다. 미술관 설립 초기에 예산 부족으로 추진하지 못하던 교육 사업(현대 미술 아카데미)을 30년간 대행했으며 김환기, 이우환, 데이비드 호크니, 샘 프랜시스, 피터 할리, 제니퍼 스타인캠프, 임충섭 등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기증했다. 미술 작가들의 창작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국립현대미술관 창동 레지던시, 고양 레지던시 등을 기부채납한 것도 현대미술관회다.
현대미술관회 회원을 보면 미술계 관계자들 외에도 국내 유수의 기업인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서창우 한국파파존스 회장이 현대미술관회 회장으로서 좌장을 맡았고,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과 김영호 일신방직 회장, 김희근 벽산엔지니어링 회장은 명예회장 명단에 이름이 올라와 있다. 현재 한국메세나협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회장은 현대미술관회 명예이사로도 미술을 지원하고 있다. 주원석 미디어윌홀딩스 회장과 김연호 삼화제지 회장은 부회장단에 포함돼 있다.
이사진 중 기업인으로는 신성수 고려산업 회장, 김석환 삼천리자전거 회장, 박상희 비룡소출판사 대표, 김은선 보령홀딩스 회장, 손영해 대경에이에스 대표 등이 있다. 기업 회원에는 동광제약(이창재 회장), 서진오토모티브(배석두 대표이사), 에이팩인베스터스(김혜영 회장), 노루홀딩스 등이 후원에 참여 중이다.
일반 회원 중에도 최승옥 기보스 회장, 허영희 전 SPC 고문, 고석주 한국파이롯트 대표, 홍수정 F&F 감사, 윤훈희 트리코인베스트먼트 이사, 김진선 동화약품 고문, 이서영 설해원 부사장 등이 미술 후원에 동참하고 있다.
정부 예산 부족…민간 후원으로 공백 메워
지난 8월부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리고 있는 ‘MMCA X LG OLED 시리즈’ 전시는 예술과 기술이 어우러진 색다른 전시로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 전시는 LG전자의 후원과 기술 지원을 바탕으로 서울관의 개방형 전시 공간인 ‘서울박스’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장소 특정적 프로젝트다. LG전자는 지난해 국립현대미술관과 장기 후원 계약을 맺고, 고(故) 김창열 화백의 회고전 ‘Kim Tschang-yeul’도 후원한 바 있다.
이처럼 기업과 재단이 미술계의 ‘키다리 아저씨’로 나서는 것은 정부의 예산만으론 문화예술 저변 확대가 어려운 현실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내년도 예산은 총 7조8555억원. 이는 국가 전체 예산의 1.08%에 불과하다. 2025년보다 비중이 0.03%포인트 커지긴 했지만 여전히 미미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미술에 투입되는 정부 재원도 많지 않다. 올해 문체부 전체 예산 7조672억원 가운데 ▷시각예술 직접 지원 680억1000만원 ▷국립현대미술관 지원 574억6400만원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지원 65억7000만원 ▷문화예술진흥기금 내 시각예술 지원 46억8800만원 등으로 미술 관련 예산이 총 1367억3200만원가량으로 파악된다. 이는 문체부 예산 중 1.93% 규모며, 정부 전체 예산 대비로는 0.02% 수준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MMCA X LG OLED 시리즈’로 전시된 추수 작가의 대형 설치 미술 ‘아가몬 대백과: 외부 유출본’. [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미술 작품을 구입해 정부 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 등이 전시할 수 있도록 빌려주는 ‘미술은행(아트뱅크)’ 사업은 2005년 출범 이후 올해까지 20년간 약 348억원이 투입됐는데, 연평균 20억원도 안 되는 수준이라 유명 작가들의 대작을 사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미술 작가들의 창작 기반과 인프라가 부족한 현실에서 기업과 재단의 후원은 미술 생태계 조성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았다. 후원을 받는 작가들은 생계유지에 대한 부담을 덜고 안정적으로 창작 활동을 할 수 있고, 더 큰 규모의 전시 기회를 얻으면서 성장할 수 있게 된다. 기업으로서는 미술 후원을 통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실천하고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업계에선 후원을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의 예산 증액과 함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례로 미국의 경우 세제 혜택이 많아 기부가 활발히 이뤄지지만, 우리나라는 기부금에 대한 세액공제 비율이 높지 않아 유인이 낮다는 지적이다.
미술계 관계자는 “정부가 미술 분야에 좀 더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지원이 늘어나서 좋은 작가들을 키워야 미술시장도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이 운영하는 정부 등록 1종 미술관 ‘현대어린이책미술관’ 전경. [현대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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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국내외 미술 시장의 어려운 상황에서도 기업과 기관들의 지원은 미술계의 버팀목이 돼 주고 있다. 미술관 전시와 미술 장터(아트페어)에 도움을 주는 것을 넘어 신진 작가 발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미술계에 다양한 방식으로 후원을 이어가며 예술과 상생하는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 릴게임꽁머니 다.
29일 한국메세나협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기업의 미술·전시 지원 금액은 318억6400만원으로 전년도인 308억6400만원보다 12억원(3.9%) 증가했다. 10년 전인 2014년(126억9500만원)에 비해선 2.5배 가량 커진 규모다.
지난 2018년까지 100억원대 규모던 기업의 미술계 지원액은 2019 바다이야기모바일 년 200억원을 넘어선 뒤 2022년부터 300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기업의 전체 문화예술 지원 사업 중 미술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도 확대됐다. 10년 전엔 미술 지원액 비중이 메세나 전체 지원 금액의 7.2%로 인프라, 클래식에 이어 3위에 불과했다. 하지만 2024년엔 15.0%로 인프라 다음으로 2위를 차지했다. 비중은 배 이상 늘 사이다릴게임 었고, 순위도 한 단계 높아졌다. 기업이 운영하는 대형 공연장, 복합 문화공간, 미술관 등의 시설 운영 및 기획 프로그램과 같은 문화예술 지원 사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인프라를 제외하면, 문화예술 개별 분야로서는 미술의 후원 증가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셈이다.
현대백 사이다쿨접속방법 화점은 ‘1기업 1미술작가 지원사업’을 통해 이해민선 작가를 후원하기로 했다. 이해민선 작가(왼쪽)이 현대백화점 관계자에게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메세나협회]
한국메세나협회, 기업-작가 연계…현대백화점 등 참여
기업의 미술계 후원의 대표적인 사례는 바로 메세나협회가 주관하는 ‘1기업 1미술작가’ 지원사업이다. 협회가 예술경영지원센터 선정 차세대 유망 작가와 기업을 연결시켜주면 기업은 결연을 맺은 작가에게 3년간 창작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실제로 현대백화점은 지난 9월 이 사업을 통해 이해민선 작가를 후원하기로 하면서 3년간 창작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작가가 작품 활동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데에도 힘쓰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1기업 1미술작가’ 후원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22년부터 3년간 차영석 작가를 후원한 데 이은 두 번째 동행이다. 당시 작가와의 교류 및 협력 영역을 확대하면서 개인 예술가 후원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자 올해 재참여를 결정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현대백화점은 단순한 후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작가와의 교류를 통해 가치와 비전을 공유하는 한편, 회사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협업까지 고려해 후원을 진행한다.
현대백화점은 메세나협회 사업 참여 외에 자체적으로도 다양한 문화 예술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국내 백화점업계에서 유일한 정부 등록 1종 미술관 ‘현대어린이책미술관(MOKA)’을 비롯해 전문 전시장 수준의 항온·항습 시설을 갖춘 더현대 서울 문화복합공간 ‘알트원(ALT.1)’ 등을 운영하고 있다.
또 지난 2022년에는 한국화량협회와 국내 미술 시장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국내 최대 아트페어 ‘키아프(한국국제아트페어·Korea International Art Fair) 서울’을 지속적으로 후원해 오고 있다.
백화점 측은 이러한 사업을 통해 쇼핑 공간을 넘어 풍부한 문화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문화 예술을 선도하는 기업을 목표로 고객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현대백화점 고유의 문화 예술 행사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통해 지역 사회 문화생활을 풍요롭게 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1년 시작된 ‘1기업 1미술작가 지원사업’은 2024년까지 10개 기업이 참여해 14명의 작가를 후원해 왔다. 현대백화점처럼 첫 번째 후원을 마친 후 다시 참여한 곳들도 다수 있다. 메트라이프생명 사회공헌재단은 2021년 전희경 작가에 이어 2024년 윤향로 작가와 결연을 맺었고, 벽산엔지니어링은 안상훈 작가 이후 이병호 작가를 후원했다. CJ문화재단은 정정주 작가를 지원한 데 이어 오제성 작가의 작품 활동을 돕고 있다.
TYM은 김남두 작가, 바텍은 김미영 작가, 한미약품은 신건우 작가, 신세계디에프는 최혜숙 작가, 이건박영주문화재단은 양정화 작가, 일진문화재단은 조종성 작가 등을 후원했다.
기업이 개별적으로 예술가를 선정해 지원하기도 한다. 종근당의 경우 ‘종근당 예술지상’ 올해의 작가를 선정해 주로 회화 작가를 지원해 왔다. 매년 만 45세 이하 회화 분야의 신진 작가 3인을 선정해 1인당 연간 1000만원의 창작 지원금을 3년간 제공한다. 지원 마지막 해에는 기획전을 통해 성과를 발표할 기회도 마련한다. 이는 메세나협회 ‘기업과 예술의 만남’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종근당과 대안공간 아트스페이스 휴가 2012년부터 함께 진행해 온 프로젝트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지금까지 총 42명의 작가가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올해에는 임희재 작가, 조기섭 작가, 지알원 작가 등이 ‘올해의 작가’로 선정됐다. 조 작가는 선정 당시 “종근당 예술지상 선정은 내 작업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기회라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도 창작에 대한 고민과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고 그동안 쌓아온 예술적 방향성을 더 깊이 펼쳐 나갈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메세나협회의 이 같은 사업들은 미술 분야의 예술가 후원을 활성화하고자 마련된 프로젝트로, 기업 협력을 통한 문화 예술 후원의 영역을 전시나 기관에서 개인 예술가로 확대하는 데 기여했다.
종근당홀딩스는 지난 4월 서울 중구 종근당 본사에서 ‘종근당 예술지상’ 올해의 작가 증서 수여식을 개최했다. (왼쪽부터) 임희재 작가, 최희남 종근당홀딩스 대표, 지알원 작가, 조기섭 작가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메세나협회]
국립현대미술관 떠받치는 기업·재단 후원
김환기, 이중섭, 박수근, 백남준, 이응노, 천경자부터 클로드 모네,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까미유 피사로, 살바도르 달리, 마르크 샤갈, 파블로 피카소까지…. 미술사에 한 획을 그은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공개되자 관람객들은 설렘을 안고 미술관으로 향했다.
한 곳에서 보기 어려운 작가들의 작품이 국립현대미술관에 모일 수 있었던 것은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의 개인 소장품(이건희 컬렉션)을 유족이 기증했기 때문이다. 2021년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된 ‘이건희 컬렉션’은 국내 작품 1369점, 국외 작품 119점 등 총 1488점에 달한다.
국내 유일의 국립 미술관인 국립현대미술관은 ‘세기의 기증’으로 불리는 이건희 컬렉션을 비롯해 수많은 기증과 후원에 힘입어 운영됐다. 이와 같은 미술관 후원의 중요한 축으로는 재단법인 국립현대미술관 문화재단과 사단법인 현대미술관회가 있다.
먼저 국립현대미술관 문화재단은 국립현대미술관의 전시, 작품 수집, 조사 연구, 교육, 정보화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의 미술관 후원을 지원하고자 2013년 설립된 전문 예술법인이다. 문화재단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문화재단에 기부된 금액 총 16억4790만원이었다. 이 중 영리법인 기부금품이 9억9756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모금 단체·재단 등 공익법인 지원 금품은 6억1722만원, 개인 기부금품은 3312만원 등으로 집계됐다.
국현 문화재단은 설립 이래 현대차, 현대카드, 아모레퍼시픽, 태영, 현대백화점, GS에너지, 두산, 신세계, 일진홀딩스, 네이버, 신영증권, 고려아연, 컴투스, 까르띠에 등 기업을 비롯해 SBS문화재단, 삼성문화재단, 대신송촌문화재단, 유중문화재단 등 여러 문화재단의 성원에 힘입어 미술관을 후원해 왔다.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의 개인 소장품으로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된 클로드 모네 ‘수련이 있는 연못’. [국립현대미술관]
현대미술관회는 국현의 발전을 돕고 일반인의 미술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미술 애호가들을 중심으로 1978년 발족한 비영리단체(NPO)다. 미술관 설립 초기에 예산 부족으로 추진하지 못하던 교육 사업(현대 미술 아카데미)을 30년간 대행했으며 김환기, 이우환, 데이비드 호크니, 샘 프랜시스, 피터 할리, 제니퍼 스타인캠프, 임충섭 등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기증했다. 미술 작가들의 창작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국립현대미술관 창동 레지던시, 고양 레지던시 등을 기부채납한 것도 현대미술관회다.
현대미술관회 회원을 보면 미술계 관계자들 외에도 국내 유수의 기업인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서창우 한국파파존스 회장이 현대미술관회 회장으로서 좌장을 맡았고,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과 김영호 일신방직 회장, 김희근 벽산엔지니어링 회장은 명예회장 명단에 이름이 올라와 있다. 현재 한국메세나협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회장은 현대미술관회 명예이사로도 미술을 지원하고 있다. 주원석 미디어윌홀딩스 회장과 김연호 삼화제지 회장은 부회장단에 포함돼 있다.
이사진 중 기업인으로는 신성수 고려산업 회장, 김석환 삼천리자전거 회장, 박상희 비룡소출판사 대표, 김은선 보령홀딩스 회장, 손영해 대경에이에스 대표 등이 있다. 기업 회원에는 동광제약(이창재 회장), 서진오토모티브(배석두 대표이사), 에이팩인베스터스(김혜영 회장), 노루홀딩스 등이 후원에 참여 중이다.
일반 회원 중에도 최승옥 기보스 회장, 허영희 전 SPC 고문, 고석주 한국파이롯트 대표, 홍수정 F&F 감사, 윤훈희 트리코인베스트먼트 이사, 김진선 동화약품 고문, 이서영 설해원 부사장 등이 미술 후원에 동참하고 있다.
정부 예산 부족…민간 후원으로 공백 메워
지난 8월부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리고 있는 ‘MMCA X LG OLED 시리즈’ 전시는 예술과 기술이 어우러진 색다른 전시로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 전시는 LG전자의 후원과 기술 지원을 바탕으로 서울관의 개방형 전시 공간인 ‘서울박스’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장소 특정적 프로젝트다. LG전자는 지난해 국립현대미술관과 장기 후원 계약을 맺고, 고(故) 김창열 화백의 회고전 ‘Kim Tschang-yeul’도 후원한 바 있다.
이처럼 기업과 재단이 미술계의 ‘키다리 아저씨’로 나서는 것은 정부의 예산만으론 문화예술 저변 확대가 어려운 현실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내년도 예산은 총 7조8555억원. 이는 국가 전체 예산의 1.08%에 불과하다. 2025년보다 비중이 0.03%포인트 커지긴 했지만 여전히 미미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미술에 투입되는 정부 재원도 많지 않다. 올해 문체부 전체 예산 7조672억원 가운데 ▷시각예술 직접 지원 680억1000만원 ▷국립현대미술관 지원 574억6400만원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지원 65억7000만원 ▷문화예술진흥기금 내 시각예술 지원 46억8800만원 등으로 미술 관련 예산이 총 1367억3200만원가량으로 파악된다. 이는 문체부 예산 중 1.93% 규모며, 정부 전체 예산 대비로는 0.02% 수준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MMCA X LG OLED 시리즈’로 전시된 추수 작가의 대형 설치 미술 ‘아가몬 대백과: 외부 유출본’. [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미술 작품을 구입해 정부 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 등이 전시할 수 있도록 빌려주는 ‘미술은행(아트뱅크)’ 사업은 2005년 출범 이후 올해까지 20년간 약 348억원이 투입됐는데, 연평균 20억원도 안 되는 수준이라 유명 작가들의 대작을 사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미술 작가들의 창작 기반과 인프라가 부족한 현실에서 기업과 재단의 후원은 미술 생태계 조성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았다. 후원을 받는 작가들은 생계유지에 대한 부담을 덜고 안정적으로 창작 활동을 할 수 있고, 더 큰 규모의 전시 기회를 얻으면서 성장할 수 있게 된다. 기업으로서는 미술 후원을 통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실천하고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업계에선 후원을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의 예산 증액과 함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례로 미국의 경우 세제 혜택이 많아 기부가 활발히 이뤄지지만, 우리나라는 기부금에 대한 세액공제 비율이 높지 않아 유인이 낮다는 지적이다.
미술계 관계자는 “정부가 미술 분야에 좀 더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지원이 늘어나서 좋은 작가들을 키워야 미술시장도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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