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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admin@reelnara.in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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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전선, 정보전쟁] 러시아의 ‘혼란 수출’ 정보전
2023년 프랑스 파리 건물에 다윗의 별이 그려져 있다. 불법 체류자가 러시아로부터 돈을 받고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AP=연합뉴스]
최근 유럽 사회를 긴장시켰던 항공기 테러 미수 등 일련의 사건·사고 배후에 러시아 정보기관이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황금성오락실 12월 15일 영국 비밀정보국(MI6) 블레이즈 메트러웰리 국장의 취임 연설을 통해서다. 그는 러시아가 유럽 사회를 흔들기 위해 테러·여론조작 등 선을 넘는 정보전을 펼치고 있다며 작심 비판했다. “혼란의 수출”(export of chaos)이라고도 규정했다. 2024년 10월 영국 국내정보국(MI5) 켄 매캘럼 국장이 러시아의 혼란 획책 정보전을 경고한 바다이야기프로그램 지 1년 만에 또다시 나온 경고여서 서방 정보계가 긴장했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근래 유럽의 혼란 유발 사건 중에서 설마가 현실로 확인된 소름 돋는 정보전 장면들이 여럿 있어서다. 영화 같지만 현실이다. 남 일 같지 않다.
독일·폴란드·영국에서 발생한 연쇄 항공화물 화재사건도 그중 하나다. 2024년 7월 20일 D 바다이야기오리지널 HL의 물류 허브인 독일 라이프치히 공항에서 소포가 든 컨테이너에 갑자기 화재가 발생했다. 하루 지난 21일 폴란드 물류회사 창고에서도 원인 모를 화재가 일어났다. 끝이 아니다. 22일에는 영국 버밍엄 공항의 화물창고에서도 화재폭발이 이어졌다.
영국 MI6 국장 “러시아, 선 넘는 정보전” 의심스러운 점이 많아 독일 정보당국이 정밀 조 백경게임랜드 사에 착수했는데 경악할만한 사실들이 밝혀졌다. 불이 난 전동마사지기 소포 화물에 인화성 액체인 니트로메탄과 점화장치, 타이머가 발견됐다. 만약 비행 중 화재가 발생했다면 대형참사로 이어질 끔찍한 사안이었다. 그 배후를 추적해 보니 러시아군 정보국(GRU)의 개입이 드러났다. 유럽에 거주하는 러시아계 인사들을 포섭해 배후 조종했으며 비행 도중 공중 화재폭발로 바다이야기부활 추락을 유도하려 했지만 물류처리 지연으로 비행기 출발이 늦어져 지상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만약 예정대로 이륙했다면 항공기 추락사고로 기록됐을 것이다. 비록 미수에 그쳤으나 그 자체로 유럽 사회에 공포를 심어 준 신종 혼란 수출 정보전이었다. 독일 정보당국도 의회에서 “비행기 출발 지연으로 화물이 지상에 머물러 참사를 면했지만 러시아의 정보전이 점점 공격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보고했다.
여론조작을 통한 혼란 수출도 소름 돋는다. 프랑스의 ‘다윗의 별 사건’이 예다. 2023년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직후 파리 아파트 건물 벽 200곳에 유대민족을 상징하는 푸른색 ‘다윗 별’ 낙서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돌연 유대인 사회가 긴장하며 술렁거렸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가 유대인 식별을 위해 가슴에 노란색 다윗 별을 달게 했던 것처럼 유대인 거주 건물에 다윗 별을 그린 것은 “여기 유대인이 살고 있으니 공격하라”는 신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심리적 공포가 컸다.
프랑스 정보국(DGSI)이 조사했는데 의외의 사실에 놀랐다. 범인은 극우세력도, 이슬람 세력도 아닌 몰도바 출신의 불법 체류자였다. 러시아 정보기관으로부터 고작 500달러 받고 낙서했다. 낙서가 그려지자마자 러시아의 선전 네트워크인 RRN 등이 낙서 사진을 SNS에 뿌리며 “프랑스가 반유대주의에 찌들었다” “유대인들이 피해자 코스프레를 한다”며 양쪽의 극단적 주장을 동시에 확산시켰다. 그러자 프랑스 내 유대인과 무슬림 사회가 서로 비난하고 정치권과 여론도 양분되는 등 홍역을 치렀다. 러시아는 단돈 몇 푼으로 프랑스 사회에 혼란의 불씨를 만들어냈다.
러시아의 여론조작 정보전은 스페인에서도 맹위를 떨쳤다. 스페인 일간지 엘 문도와 엘 파이스의 가짜 웹사이트를 정교하게 만들어 증오의 메시지를 퍼뜨렸다. 스페인 농민들을 향해서는 “우크라이나 곡물이 스페인 농가를 파산시키고 있다”고 선동하고, 노년층을 향해서는 “스페인 정부가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노인연금을 삭감할 예정”이라며 맞춤형 허위정보를 확산시켰다. 농민 시위와 카탈루냐 분리 독립 문제 등으로 스페인 사회가 예민해져 있는 틈을 파고들어, ‘당신의 가난과 불행은 스페인 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 때문’이라는 선동 프레임으로 스페인 사회를 더욱 혼란시켰다. 없는 갈등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있는 갈등에 기름을 붓는 방식이다.
스코틀랜드 해안에서 포착된 러시아 정보수집선 얀타르. [AP=연합뉴스]
사회 기간시설 파괴 가능성을 교묘하게 노출해 겁을 주는 위협도 빈번하다. 발트해 해저 케이블 절단 미스터리가 예다. 해저 케이블은 전 세계 데이터의 95% 이상을 전송하는 핵심인프라로, 끊어지면 통신·금융 등 사회적 혼란이 불가피하다. 그런데 2023년 이후 발트해 해저 케이블이 잇따라 절단되었는데 표면상 이유는 늘 단순한 어선 그물 사고였다. 그러나 정보당국 조사결과 러시아 정보수집선 얀타르(Yantar)등 의심 선박들이 해당 수역을 배회한 직후 케이블이 끊어졌다. 러시아는 언제든지 해저케이블을 끊어 서방의 통신과 금융망을 블랙아웃 시킬 수 있다고 말없이 위협한 것이다.
2024년 발트해 연안을 비행하던 유럽 항공기 GPS가 먹통 된 사건도 같은 맥락이다. “당신이 타고 있는 비행기가 언제든 대형 사고를 겪을 수 있다”는 무언의 협박이다.
이처럼 러시아의 ‘혼란 수출’ 정보전은 서방사회의 내부를 흔들어 사회적 불안과 혼란을 무기화하는 것으로, 테러·여론전·사보타주 등 모든 하이브리드 수단을 동원해 교묘하게 전개하고 있다. 전면전을 촉발하지 않을 정도로 공격 수위를 조절하고(회색지대 정보전), 정보기관이 직접 나서지 않고 대리인을 내세워(대리 정보전) 비난과 책임을 피하는 등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있다. 정보를 무기화하는 세계 최고 국가답다.
북·러 밀월, 우리도 외부에 의한 혼란 경계를 그 목적도 선명해 보인다. 무엇보다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돕는 유럽국가들에 대해 “계속 우크라이나를 도우면 감당할 수 없는 정치, 사회적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라는 위협이다. 서방 유권자들에게도 “다른 나라에 더는 신경 쓰지 말라”고 자국 정부를 압박하라는 무언의 협박이다. 이처럼 갖가지 공포를 심어 우크라이나에 대한 유럽의 지지를 약화하려는 고도 정보전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정보전을 서방과의 세력 경쟁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푸틴 대통령의 속내가 엿보인다.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출신으로 뼛속까지 체키스트(Chekist)인 그에게 정보는 끊임없이 적의 내부를 흔들고 혼란을 수출하는 국가경영의 기본이다. 서방 민주주의의 약한 고리인 여론 분열의 취약성을 공격해 서방이 내치에 국력을 소진하도록 내몰고, 러시아의 대외전략 공간을 확대하려는 계산이 숨어있다. 혼란의 일상화를 통해 사회적 신뢰 자산(Social Capital)이라는 국가의 기초 체력을 고갈시켜 외부에 대응할 힘을 약화하는 무서운 정보전이다. 러시아는 앞으로도 서방의 혼란을 증폭시키기 위해 선을 넘는 정보전을 끊임없이 시험할 것으로 보인다.
미 백악관 NSC의 피오나 힐 유럽·러시아 국장이 2022년 2월 포린 어페어스 기고에서 “푸틴은 민주주의 체제의 내부혼란을 계속 증폭시켜 서방 국가들의 대외전략 집중도를 분산시키려고 한다”며 비판한 것은 이를 뒷받침한다.
우리 우려도 이 지점과 연결된다. 북한의 우크라이나전 파병 계기로 북·러 관계가 긴밀해지면서 러시아 정보수장의 잦은 방북 등 정보협력도 긴밀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의 혼란 수출 정보전 노하우가 북한에 전수되고 그 노하우가 우리를 향할 수 있다. 특히 우리는 인터넷 인프라가 잘 발달해 있고 이념·세대·젠더 이슈와 정치적 양극화 등 갈등이 첨예해 외부 세력이 혼란을 심기에 최적의 토양을 갖추고 있다. 여론 분열과 사회 혼란 정보전에 독보적 기술을 가지고 있는 러시아의 노하우가 우리에게 위협이 되는 이유다.
지금이야말로 관계 당국은 눈에 보이는 현상 너머를 읽는 냉철한 통찰력이 필요하다. 근래 행정망 마비와 쿠팡 사태 등 사건의 배후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한 것은 아닌지, 우리 사회의 민감 이슈마다 익명의 온라인 공간에서 혐오와 갈등을 부추기는 세력은 우리 내부혼란으로 이익을 얻으려는 외부세력은 아닌지 늘 경계해야 한다.
메트러웰리 국장이 “외부 세력에 의한 혼란 조장에 속지 않기 위해 이제는 초등학교 때부터 교육해야 한다”는 경고가 예사롭지 않게 들리는 이유다.
최성규 고려대 연구교수. 국가정보원에서 장기간 근무하며 국제안보 분야에 종사했다. 퇴직 후 국내 최초로 비밀 정보활동의 법적 규범을 규명한 논문으로 고려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제3전선, 정보전쟁] 러시아의 ‘혼란 수출’ 정보전
2023년 프랑스 파리 건물에 다윗의 별이 그려져 있다. 불법 체류자가 러시아로부터 돈을 받고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AP=연합뉴스]
최근 유럽 사회를 긴장시켰던 항공기 테러 미수 등 일련의 사건·사고 배후에 러시아 정보기관이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황금성오락실 12월 15일 영국 비밀정보국(MI6) 블레이즈 메트러웰리 국장의 취임 연설을 통해서다. 그는 러시아가 유럽 사회를 흔들기 위해 테러·여론조작 등 선을 넘는 정보전을 펼치고 있다며 작심 비판했다. “혼란의 수출”(export of chaos)이라고도 규정했다. 2024년 10월 영국 국내정보국(MI5) 켄 매캘럼 국장이 러시아의 혼란 획책 정보전을 경고한 바다이야기프로그램 지 1년 만에 또다시 나온 경고여서 서방 정보계가 긴장했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근래 유럽의 혼란 유발 사건 중에서 설마가 현실로 확인된 소름 돋는 정보전 장면들이 여럿 있어서다. 영화 같지만 현실이다. 남 일 같지 않다.
독일·폴란드·영국에서 발생한 연쇄 항공화물 화재사건도 그중 하나다. 2024년 7월 20일 D 바다이야기오리지널 HL의 물류 허브인 독일 라이프치히 공항에서 소포가 든 컨테이너에 갑자기 화재가 발생했다. 하루 지난 21일 폴란드 물류회사 창고에서도 원인 모를 화재가 일어났다. 끝이 아니다. 22일에는 영국 버밍엄 공항의 화물창고에서도 화재폭발이 이어졌다.
영국 MI6 국장 “러시아, 선 넘는 정보전” 의심스러운 점이 많아 독일 정보당국이 정밀 조 백경게임랜드 사에 착수했는데 경악할만한 사실들이 밝혀졌다. 불이 난 전동마사지기 소포 화물에 인화성 액체인 니트로메탄과 점화장치, 타이머가 발견됐다. 만약 비행 중 화재가 발생했다면 대형참사로 이어질 끔찍한 사안이었다. 그 배후를 추적해 보니 러시아군 정보국(GRU)의 개입이 드러났다. 유럽에 거주하는 러시아계 인사들을 포섭해 배후 조종했으며 비행 도중 공중 화재폭발로 바다이야기부활 추락을 유도하려 했지만 물류처리 지연으로 비행기 출발이 늦어져 지상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만약 예정대로 이륙했다면 항공기 추락사고로 기록됐을 것이다. 비록 미수에 그쳤으나 그 자체로 유럽 사회에 공포를 심어 준 신종 혼란 수출 정보전이었다. 독일 정보당국도 의회에서 “비행기 출발 지연으로 화물이 지상에 머물러 참사를 면했지만 러시아의 정보전이 점점 공격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보고했다.
여론조작을 통한 혼란 수출도 소름 돋는다. 프랑스의 ‘다윗의 별 사건’이 예다. 2023년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직후 파리 아파트 건물 벽 200곳에 유대민족을 상징하는 푸른색 ‘다윗 별’ 낙서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돌연 유대인 사회가 긴장하며 술렁거렸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가 유대인 식별을 위해 가슴에 노란색 다윗 별을 달게 했던 것처럼 유대인 거주 건물에 다윗 별을 그린 것은 “여기 유대인이 살고 있으니 공격하라”는 신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심리적 공포가 컸다.
프랑스 정보국(DGSI)이 조사했는데 의외의 사실에 놀랐다. 범인은 극우세력도, 이슬람 세력도 아닌 몰도바 출신의 불법 체류자였다. 러시아 정보기관으로부터 고작 500달러 받고 낙서했다. 낙서가 그려지자마자 러시아의 선전 네트워크인 RRN 등이 낙서 사진을 SNS에 뿌리며 “프랑스가 반유대주의에 찌들었다” “유대인들이 피해자 코스프레를 한다”며 양쪽의 극단적 주장을 동시에 확산시켰다. 그러자 프랑스 내 유대인과 무슬림 사회가 서로 비난하고 정치권과 여론도 양분되는 등 홍역을 치렀다. 러시아는 단돈 몇 푼으로 프랑스 사회에 혼란의 불씨를 만들어냈다.
러시아의 여론조작 정보전은 스페인에서도 맹위를 떨쳤다. 스페인 일간지 엘 문도와 엘 파이스의 가짜 웹사이트를 정교하게 만들어 증오의 메시지를 퍼뜨렸다. 스페인 농민들을 향해서는 “우크라이나 곡물이 스페인 농가를 파산시키고 있다”고 선동하고, 노년층을 향해서는 “스페인 정부가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노인연금을 삭감할 예정”이라며 맞춤형 허위정보를 확산시켰다. 농민 시위와 카탈루냐 분리 독립 문제 등으로 스페인 사회가 예민해져 있는 틈을 파고들어, ‘당신의 가난과 불행은 스페인 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 때문’이라는 선동 프레임으로 스페인 사회를 더욱 혼란시켰다. 없는 갈등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있는 갈등에 기름을 붓는 방식이다.
스코틀랜드 해안에서 포착된 러시아 정보수집선 얀타르. [AP=연합뉴스]
사회 기간시설 파괴 가능성을 교묘하게 노출해 겁을 주는 위협도 빈번하다. 발트해 해저 케이블 절단 미스터리가 예다. 해저 케이블은 전 세계 데이터의 95% 이상을 전송하는 핵심인프라로, 끊어지면 통신·금융 등 사회적 혼란이 불가피하다. 그런데 2023년 이후 발트해 해저 케이블이 잇따라 절단되었는데 표면상 이유는 늘 단순한 어선 그물 사고였다. 그러나 정보당국 조사결과 러시아 정보수집선 얀타르(Yantar)등 의심 선박들이 해당 수역을 배회한 직후 케이블이 끊어졌다. 러시아는 언제든지 해저케이블을 끊어 서방의 통신과 금융망을 블랙아웃 시킬 수 있다고 말없이 위협한 것이다.
2024년 발트해 연안을 비행하던 유럽 항공기 GPS가 먹통 된 사건도 같은 맥락이다. “당신이 타고 있는 비행기가 언제든 대형 사고를 겪을 수 있다”는 무언의 협박이다.
이처럼 러시아의 ‘혼란 수출’ 정보전은 서방사회의 내부를 흔들어 사회적 불안과 혼란을 무기화하는 것으로, 테러·여론전·사보타주 등 모든 하이브리드 수단을 동원해 교묘하게 전개하고 있다. 전면전을 촉발하지 않을 정도로 공격 수위를 조절하고(회색지대 정보전), 정보기관이 직접 나서지 않고 대리인을 내세워(대리 정보전) 비난과 책임을 피하는 등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있다. 정보를 무기화하는 세계 최고 국가답다.
북·러 밀월, 우리도 외부에 의한 혼란 경계를 그 목적도 선명해 보인다. 무엇보다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돕는 유럽국가들에 대해 “계속 우크라이나를 도우면 감당할 수 없는 정치, 사회적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라는 위협이다. 서방 유권자들에게도 “다른 나라에 더는 신경 쓰지 말라”고 자국 정부를 압박하라는 무언의 협박이다. 이처럼 갖가지 공포를 심어 우크라이나에 대한 유럽의 지지를 약화하려는 고도 정보전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정보전을 서방과의 세력 경쟁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푸틴 대통령의 속내가 엿보인다.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출신으로 뼛속까지 체키스트(Chekist)인 그에게 정보는 끊임없이 적의 내부를 흔들고 혼란을 수출하는 국가경영의 기본이다. 서방 민주주의의 약한 고리인 여론 분열의 취약성을 공격해 서방이 내치에 국력을 소진하도록 내몰고, 러시아의 대외전략 공간을 확대하려는 계산이 숨어있다. 혼란의 일상화를 통해 사회적 신뢰 자산(Social Capital)이라는 국가의 기초 체력을 고갈시켜 외부에 대응할 힘을 약화하는 무서운 정보전이다. 러시아는 앞으로도 서방의 혼란을 증폭시키기 위해 선을 넘는 정보전을 끊임없이 시험할 것으로 보인다.
미 백악관 NSC의 피오나 힐 유럽·러시아 국장이 2022년 2월 포린 어페어스 기고에서 “푸틴은 민주주의 체제의 내부혼란을 계속 증폭시켜 서방 국가들의 대외전략 집중도를 분산시키려고 한다”며 비판한 것은 이를 뒷받침한다.
우리 우려도 이 지점과 연결된다. 북한의 우크라이나전 파병 계기로 북·러 관계가 긴밀해지면서 러시아 정보수장의 잦은 방북 등 정보협력도 긴밀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의 혼란 수출 정보전 노하우가 북한에 전수되고 그 노하우가 우리를 향할 수 있다. 특히 우리는 인터넷 인프라가 잘 발달해 있고 이념·세대·젠더 이슈와 정치적 양극화 등 갈등이 첨예해 외부 세력이 혼란을 심기에 최적의 토양을 갖추고 있다. 여론 분열과 사회 혼란 정보전에 독보적 기술을 가지고 있는 러시아의 노하우가 우리에게 위협이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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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러웰리 국장이 “외부 세력에 의한 혼란 조장에 속지 않기 위해 이제는 초등학교 때부터 교육해야 한다”는 경고가 예사롭지 않게 들리는 이유다.
최성규 고려대 연구교수. 국가정보원에서 장기간 근무하며 국제안보 분야에 종사했다. 퇴직 후 국내 최초로 비밀 정보활동의 법적 규범을 규명한 논문으로 고려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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