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한국에 3500억달러(약 485조원) 규모 대미투자를 압박하는 가운데 한미 통화스와프가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미국이 지난 7월 말 한미 관세협상 타결 당시와 달리 말을 바꿔 펀드 내 현금직접출자 비중을 크게 높일 것을 요구하자 외환시장 충격을 방어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통화스와프 개설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사실상 지난 2021년 종료된 한미통화스와프 부활을 요구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14일 대통령실과 정부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미국과 관세협상 과정에서 최근 무제한 한미통화스와프 개설 필요성을 제시했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통화스와프 요구 관련 “상식적 수준에서 외환시장 안전장치를 확보하기 위한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통화스와프는 유사시 자국 화 전세대출 폐를 상대국에 맡기고 미리 정해진 환율로 상대국 통화를 빌려올 수 있도록 하는 계약을 말한다.
한국 정부의 이같은 입장은 대미투자펀드 조성 과정에서 외환시장 내 급격한 혼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 중단된 한미 중앙은행 간 통화스와프 협정을 부활시켜 필요할 때 시장 불안을 잠재우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고위 관계 재테크 사이트 자는 “통화스왑 없이 미국 요구대로 달러를 조달하면 원화값은 몇백 원이 아니라 1000원까지도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입장에서 비기축 통화국인 한국과 무제한 통화스왑을 맺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강대강’ 협상 전략의 일환으로 보이는 측면도 있다.
[오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