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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어금호은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5-12-03 05:16조회1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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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훈 기자]
▲ 5월 27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환경부 주최로 개막된 2025 환경산업 일자리 박람회를 찾은 특성화 고등학교 학생들이 업체 채용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 연합뉴스
어 야마토릴게임 떤 숫자는 사실을 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그 뒤에 있는 진실을 살짝 가리는 얇은 커튼 같은 역할을 할 때가 있다. 숫자는 늘 앞줄에 서고, 현실은 그 뒤에서 조용히 웅크린다. 지난 11월 26일, 교육부가 발표한 직업계고 취업률 55.2%라는 수치가 그렇다. 언뜻 보면 절반이 넘는 아이들이 일터로 나간 듯하지만, 커튼을 걷어보면 졸업생 네 명 중 한 바다이야기고래출현 명만 취업했다는 현실이 나온다.
마이스터고 관계자 1박 2일 워크숍에 참석하기 위해 전주로 가던 길이었다. 그때 EBS 기자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직업계고 취업률 통계 발표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싶다는 요청이었다. 그렇게 급하게 출연한 EBS 생방송 뉴스에서 나는 이 커튼을 걷어 보이지 못했다. EBS가 도곡 사이다쿨바다이야기게임 동에 있던 시절, 10여 년간 직업계고 학생들의 수능 강의를 담당했다. 그 기억이 아직 따뜻한데, 어느덧 나는 교감을 거쳐 서울로봇고 교장이 되어 EBS 일산 시대를 연 킨텍스 스튜디오에 앉아 있었다.
GTX를 타고 서울역에서 일산까지 단숨에 달려가며, "이 숫자 뒤에 있는 아이들의 얼굴을 이야기해야지" 다짐했지만, 프롬프터 위로 흘러가는 바다이야기게임사이트 대본에 휩쓸려 결정적인 말을 놓쳤다. 그 짧은 8분이 두고두고 아쉬웠다.
그래서 지금, 여기에서 천천히 이야기해 보려 한다. 직업계고 학생들이 왜 대학으로 가는지, 왜 취업을 버거워하는지, 왜 직업계고의 절반이 '선취업이 아닌 진학'을 선택하는지.
숫자와 사람 사이의 간극, 55.2%와 25.6%
릴게임방법
▲ 직업계고 졸업자 현황 겉으로 드러난 취업률과 커튼 뒤의 현실 ? 2025년 직업계고 졸업생 진로
ⓒ 오성훈
올해 직업계고 졸업생은 59,661명이었다. 이 가운데 취업자는 15,296명, 비율로 따지면 25.6%다. 대학 진학자는 절반 가까운 49.2%, 특성화고만 놓고 보면 52.6%다. 이 숫자만 보면 딱 한 가지 사실이 또렷해진다. 직업계고는 이미 '선취업의 통로'가 아니라 '대학으로 가는 또 다른 길'이 되었다는 것.
많은 어른들은 이렇게 말한다. "요즘 아이들은 대학 간판 좋아하잖아." 그러나 교실에서, 복도에서 아이들과 마주 앉아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 말이 얼마나 상황을 단순화한 것인지 금세 드러난다. 대학에 진학한 한 졸업생이 조용히 말하던 한 문장이 잊히지 않는다.
"교장 선생님, 취업하고 싶었는데 버티기 좋은 자리가 없었어요."
이 한마디에는 대학을 향한 열망이 아니라, 고졸 노동시장에서 느끼는 두려움과 체념이 담겨 있다. 그래서 아이들은 감정이 아니라 계산으로 움직인다. 그렇다면 우리는 아이들에게 어떤 세상을 만들어 왔던 걸까. 월급, 근무환경, 승진, 장학금, 지원금...
이 모든 지표가 보여주는 지도 위에서 아이들은 "그래도 대학이 좀 더 낫겠다"는 방향을 선택한다.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 교육의 방향은 어디로 갔는가
전체 졸업자를 분모로 다시 계산해 보면, 마이스터고는 60.9%, 특성화고는 22.7%만이 취업했다. 같은 직업계고 안에서도 이렇게 큰 차이가 나는 이유는 단순하다. 마이스터고는 처음부터 '선취업 후진학'이라는 단일 목표를 중심에 놓고 학교를 설계했다. 특성화고는 시간이 지나며 진학과 취업을 모두 잡으려는 '투 트랙'으로 변했다. 목표가 여러 개가 되면, 화살은 어느 방향에도 정확히 꽂히기 어려워진다. 교육의 방향이 흐려지면, 그 흐려진 만큼 아이들의 진로도 흐려진다.
아이들은 이 미묘한 흐름을 금세 알아챈다. 특성화고에 진학하는 아이들 상당수가 처음부터 대학을 염두에 두고 온다. 기숙사에 짐을 풀자마자 입시 커뮤니티부터 찾는 아이들을 보며, 나는 때때로 마음이 복잡해진다. "이 아이에게 직업교육은 어떤 의미일까?"
그러나 그렇게 고민해 봐도 결론은 쉽게 나오지 않는다. 진학이 나쁜 것도 아니고, 취업이 유일한 답도 아니니까. 문제는 방향이 아니라, 아이가 원하는 방향으로 제대로 갈 수 있는 사회적 조건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유지취업률이 말해주는 것, '일자리'보다 '일자리의 질'
직업계고 취업의 진짜 문제는 '몇 명이 취업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버티느냐'다. 2024년 졸업생 기준으로 보면, 1년 뒤에도 같은 직장에서 일하는 비율은 대략 3분의 2 수준이다. 다시 말해, 세 명 중 한 명은 1년 안에 회사를 떠난다는 뜻이다. 특히 남학생의 퇴사율이 높다. 그래서 첫 직장이 '시작'이 아니라 '실패 경험'으로 남기 쉬운 구조인 셈이다. 취업자의 절반 이상이 직원 300명 미만의 중소·소규모 사업장에 있다. 그곳에서는 종종 이렇게 말한다.
"대졸만 승진 가능합니다.""야간대 가서 학위 따야지, 안 그러면 월급이 안 올라.""경력 쌓아도 200만원대에서 크게 벗어나기 어렵다."
이런 환경에서 아이들이 6개월을 채우기도 쉽지 않다. 문제는 일자리의 '양'이 아니라 '질'이라는 사실을 유지취업률은 너무도 선명하게 보여준다.
고졸의 존엄, '학력'이 아니라 '일'로 평가받는 사회
나는 직업계고에서 33년을 보냈다. 그 시간 동안 수많은 아이들이 재능과 성실함을 갖췄음에도 학력 때문에 좌절하는 장면을 봤다. 어떤 학부모는 이렇게 말했다.
"아들이 전기 일을 잘하는데, 회사에서 대졸만 승진된대요. 그래서 야간대학 다니고 있어요."
그러니까 지금 우리는 능력보다 학력이 더 큰 힘을 발휘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그런데 기술은 학벌을 가리지 않는다. 숙련은 학교가 아니라 현장과 시간 속에서 자란다.
그래서 직업계고가 살아남으려면 반드시 필요한 것이 있다. 학력보다 능력을 보는 기업 문화와 공공부문·대기업의 학력 무관 승진 체계가 필요하다. 이 두 가지가 바뀌지 않는 한, 직업계고 정책은 계속 진학률 통계만 키우며 아이들을 다시 대학으로 밀어 넣을 것이다.
물론 변화의 조짐도 있다. 300인 이상 기업 취업률은 36.3%로, 4년 연속 상승했다. 겉으로는 '대기업이 고졸 채용을 늘리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36.3%라는 숫자는 역설적으로, 나머지 63.7%가 여전히 열악한 환경에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 대기업 제조 부문 임원은 고졸 출신이다. '현장을 20년 알았다'는 게 학벌을 이긴 것이다. 그러나 이런 사례는 여전히 예외적이다.
미래 직업교육, 기계가 할 수 없는 것을 가르치자
아이들은 앞으로 'AI와 경쟁하는 세상'을 살아간다. 기계보다 빠를 수는 없지만, 기계가 이해하지 못하는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능력은 인간만의 영역이다. 나는 이 역량을 이렇게 나눠 말한다.
- 다이아몬드 같은 전공 기술: 깊고 단단해서 AI가 쉽게 대체할 수 없는 역량이다.- 물처럼 유연한 기초 역량: 어느 분야에서도 흐르고 섞일 수 있는 문제해결·문해력·협력이다.- AI를 부리는 능력: AI를 두려워하는 사람이 아니라, AI를 도구로 쓰는 사람이다.
아이들에게 이 세 가지를 길러주는 것이 미래 직업계고의 핵심 역할이라고 믿는다.
우리는 '입구'가 아니라 '출구'를 만들어야 한다
요즘 교육부 정책을 보면 반도체과, 스마트로봇과, AI융합과 같은 근사한 간판이 줄지어 등장한다. 그러나 간판이 아이들의 미래를 책임져 주지는 않는다. 졸업 후 들어갈 만한 '괜찮은 일자리'가 없으면 그 간판은 결국 또 다른 진학 경쟁의 입구가 될 뿐이다.
정책은 화려한 이름이 아니라 실제 출구를 넓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적어도 이 정도는 필요하다. 직업계고 재편 논의의 기준은 "얼마나 많은 아이가 고교 졸업만으로도 인간다운 삶을 시작할 수 있느냐"가 되어야 한다.
정답은 새로운 구호가 아니라, 이미 알고 있으면서 실행하지 않는 것들을 '진짜로 하는 것'이다. 말로만 반복하던 정책들을 이제는 숫자와 예산이 따라붙는 '현실'로 바꿔야 한다. 예를 들어 이런 것들이다.
- 뿌리산업·기초산업 고졸 채용 의무화(300인 이상 제조업체: 신규 채용의 15% 이상 고졸 할당, 위반 시 세제 혜택 배제, 공공조달 입찰 시 감점)- 장기 고용 인센티브 설계(고졸 정규직 3년 유지 시: 기업에 연 1,000만원 지원, 5년 유지 시: 추가 500만원 + 우수기업 인증)- 고졸 청년 지원 확대(월세 지원: 최대 40만원, 3년간 자격증 취득 비용: 전액 국비 지원,직무교육 바우처: 연 200만원)- 학력 무관 채용·승진의 제도화(직무 역량 평가 중심으로 전환, 대졸 승진 특혜 폐지, 고졸 임원 등용 사례 확대)-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 적용(같은 직무는 학력 무관 동일 초봉, 임금 차별 적발 시 시정 명령 + 과태료)
아이들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부담을 사회가 조금씩 나눠 맡아야 한다. 정책은 숫자를 바꾸기 위한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세상에 기대를 품도록 도와주는 장치여야 한다.
중학생과 학부모에게
직업계고는 "대학 못 가는 아이들이 가는 학교"가 아니다. 직업계고는 "나는 이 일을 좋아하는가?"를 가장 먼저 묻는 학교다. 그 질문을 일찍 던져볼 수 있다는 건 어쩌면 큰 축복일지도 모른다.
한 번의 실패로 끝나지 않는다. 진로는 직선이 아니라 곡선이고, 서고, 돌고, 다시 걷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제 속도로 단단해진다. 나는 그 과정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오래 지켜봐 온 사람이다.
그래서 확신한다. 직업계고가 무너지면 우리 사회의 숙련 기반도 함께 무너진다. 아이들이 통계의 숫자가 아니라 자기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이제는 사회가 구조를 다시 짜야 한다.
언젠가, "고졸도 괜찮다." 이 한마디가 당연한 말이 되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그때가 되면, '취업률 55%'라는 숫자가 더 이상 아이들의 현실을 가리는 커튼이 아니라, 그들이 살아가는 삶을 담담히 비추는 거울이 되어 있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5월 27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환경부 주최로 개막된 2025 환경산업 일자리 박람회를 찾은 특성화 고등학교 학생들이 업체 채용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 연합뉴스
어 야마토릴게임 떤 숫자는 사실을 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그 뒤에 있는 진실을 살짝 가리는 얇은 커튼 같은 역할을 할 때가 있다. 숫자는 늘 앞줄에 서고, 현실은 그 뒤에서 조용히 웅크린다. 지난 11월 26일, 교육부가 발표한 직업계고 취업률 55.2%라는 수치가 그렇다. 언뜻 보면 절반이 넘는 아이들이 일터로 나간 듯하지만, 커튼을 걷어보면 졸업생 네 명 중 한 바다이야기고래출현 명만 취업했다는 현실이 나온다.
마이스터고 관계자 1박 2일 워크숍에 참석하기 위해 전주로 가던 길이었다. 그때 EBS 기자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직업계고 취업률 통계 발표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싶다는 요청이었다. 그렇게 급하게 출연한 EBS 생방송 뉴스에서 나는 이 커튼을 걷어 보이지 못했다. EBS가 도곡 사이다쿨바다이야기게임 동에 있던 시절, 10여 년간 직업계고 학생들의 수능 강의를 담당했다. 그 기억이 아직 따뜻한데, 어느덧 나는 교감을 거쳐 서울로봇고 교장이 되어 EBS 일산 시대를 연 킨텍스 스튜디오에 앉아 있었다.
GTX를 타고 서울역에서 일산까지 단숨에 달려가며, "이 숫자 뒤에 있는 아이들의 얼굴을 이야기해야지" 다짐했지만, 프롬프터 위로 흘러가는 바다이야기게임사이트 대본에 휩쓸려 결정적인 말을 놓쳤다. 그 짧은 8분이 두고두고 아쉬웠다.
그래서 지금, 여기에서 천천히 이야기해 보려 한다. 직업계고 학생들이 왜 대학으로 가는지, 왜 취업을 버거워하는지, 왜 직업계고의 절반이 '선취업이 아닌 진학'을 선택하는지.
숫자와 사람 사이의 간극, 55.2%와 25.6%
릴게임방법
▲ 직업계고 졸업자 현황 겉으로 드러난 취업률과 커튼 뒤의 현실 ? 2025년 직업계고 졸업생 진로
ⓒ 오성훈
올해 직업계고 졸업생은 59,661명이었다. 이 가운데 취업자는 15,296명, 비율로 따지면 25.6%다. 대학 진학자는 절반 가까운 49.2%, 특성화고만 놓고 보면 52.6%다. 이 숫자만 보면 딱 한 가지 사실이 또렷해진다. 직업계고는 이미 '선취업의 통로'가 아니라 '대학으로 가는 또 다른 길'이 되었다는 것.
많은 어른들은 이렇게 말한다. "요즘 아이들은 대학 간판 좋아하잖아." 그러나 교실에서, 복도에서 아이들과 마주 앉아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 말이 얼마나 상황을 단순화한 것인지 금세 드러난다. 대학에 진학한 한 졸업생이 조용히 말하던 한 문장이 잊히지 않는다.
"교장 선생님, 취업하고 싶었는데 버티기 좋은 자리가 없었어요."
이 한마디에는 대학을 향한 열망이 아니라, 고졸 노동시장에서 느끼는 두려움과 체념이 담겨 있다. 그래서 아이들은 감정이 아니라 계산으로 움직인다. 그렇다면 우리는 아이들에게 어떤 세상을 만들어 왔던 걸까. 월급, 근무환경, 승진, 장학금, 지원금...
이 모든 지표가 보여주는 지도 위에서 아이들은 "그래도 대학이 좀 더 낫겠다"는 방향을 선택한다.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 교육의 방향은 어디로 갔는가
전체 졸업자를 분모로 다시 계산해 보면, 마이스터고는 60.9%, 특성화고는 22.7%만이 취업했다. 같은 직업계고 안에서도 이렇게 큰 차이가 나는 이유는 단순하다. 마이스터고는 처음부터 '선취업 후진학'이라는 단일 목표를 중심에 놓고 학교를 설계했다. 특성화고는 시간이 지나며 진학과 취업을 모두 잡으려는 '투 트랙'으로 변했다. 목표가 여러 개가 되면, 화살은 어느 방향에도 정확히 꽂히기 어려워진다. 교육의 방향이 흐려지면, 그 흐려진 만큼 아이들의 진로도 흐려진다.
아이들은 이 미묘한 흐름을 금세 알아챈다. 특성화고에 진학하는 아이들 상당수가 처음부터 대학을 염두에 두고 온다. 기숙사에 짐을 풀자마자 입시 커뮤니티부터 찾는 아이들을 보며, 나는 때때로 마음이 복잡해진다. "이 아이에게 직업교육은 어떤 의미일까?"
그러나 그렇게 고민해 봐도 결론은 쉽게 나오지 않는다. 진학이 나쁜 것도 아니고, 취업이 유일한 답도 아니니까. 문제는 방향이 아니라, 아이가 원하는 방향으로 제대로 갈 수 있는 사회적 조건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유지취업률이 말해주는 것, '일자리'보다 '일자리의 질'
직업계고 취업의 진짜 문제는 '몇 명이 취업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버티느냐'다. 2024년 졸업생 기준으로 보면, 1년 뒤에도 같은 직장에서 일하는 비율은 대략 3분의 2 수준이다. 다시 말해, 세 명 중 한 명은 1년 안에 회사를 떠난다는 뜻이다. 특히 남학생의 퇴사율이 높다. 그래서 첫 직장이 '시작'이 아니라 '실패 경험'으로 남기 쉬운 구조인 셈이다. 취업자의 절반 이상이 직원 300명 미만의 중소·소규모 사업장에 있다. 그곳에서는 종종 이렇게 말한다.
"대졸만 승진 가능합니다.""야간대 가서 학위 따야지, 안 그러면 월급이 안 올라.""경력 쌓아도 200만원대에서 크게 벗어나기 어렵다."
이런 환경에서 아이들이 6개월을 채우기도 쉽지 않다. 문제는 일자리의 '양'이 아니라 '질'이라는 사실을 유지취업률은 너무도 선명하게 보여준다.
고졸의 존엄, '학력'이 아니라 '일'로 평가받는 사회
나는 직업계고에서 33년을 보냈다. 그 시간 동안 수많은 아이들이 재능과 성실함을 갖췄음에도 학력 때문에 좌절하는 장면을 봤다. 어떤 학부모는 이렇게 말했다.
"아들이 전기 일을 잘하는데, 회사에서 대졸만 승진된대요. 그래서 야간대학 다니고 있어요."
그러니까 지금 우리는 능력보다 학력이 더 큰 힘을 발휘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그런데 기술은 학벌을 가리지 않는다. 숙련은 학교가 아니라 현장과 시간 속에서 자란다.
그래서 직업계고가 살아남으려면 반드시 필요한 것이 있다. 학력보다 능력을 보는 기업 문화와 공공부문·대기업의 학력 무관 승진 체계가 필요하다. 이 두 가지가 바뀌지 않는 한, 직업계고 정책은 계속 진학률 통계만 키우며 아이들을 다시 대학으로 밀어 넣을 것이다.
물론 변화의 조짐도 있다. 300인 이상 기업 취업률은 36.3%로, 4년 연속 상승했다. 겉으로는 '대기업이 고졸 채용을 늘리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36.3%라는 숫자는 역설적으로, 나머지 63.7%가 여전히 열악한 환경에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 대기업 제조 부문 임원은 고졸 출신이다. '현장을 20년 알았다'는 게 학벌을 이긴 것이다. 그러나 이런 사례는 여전히 예외적이다.
미래 직업교육, 기계가 할 수 없는 것을 가르치자
아이들은 앞으로 'AI와 경쟁하는 세상'을 살아간다. 기계보다 빠를 수는 없지만, 기계가 이해하지 못하는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능력은 인간만의 영역이다. 나는 이 역량을 이렇게 나눠 말한다.
- 다이아몬드 같은 전공 기술: 깊고 단단해서 AI가 쉽게 대체할 수 없는 역량이다.- 물처럼 유연한 기초 역량: 어느 분야에서도 흐르고 섞일 수 있는 문제해결·문해력·협력이다.- AI를 부리는 능력: AI를 두려워하는 사람이 아니라, AI를 도구로 쓰는 사람이다.
아이들에게 이 세 가지를 길러주는 것이 미래 직업계고의 핵심 역할이라고 믿는다.
우리는 '입구'가 아니라 '출구'를 만들어야 한다
요즘 교육부 정책을 보면 반도체과, 스마트로봇과, AI융합과 같은 근사한 간판이 줄지어 등장한다. 그러나 간판이 아이들의 미래를 책임져 주지는 않는다. 졸업 후 들어갈 만한 '괜찮은 일자리'가 없으면 그 간판은 결국 또 다른 진학 경쟁의 입구가 될 뿐이다.
정책은 화려한 이름이 아니라 실제 출구를 넓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적어도 이 정도는 필요하다. 직업계고 재편 논의의 기준은 "얼마나 많은 아이가 고교 졸업만으로도 인간다운 삶을 시작할 수 있느냐"가 되어야 한다.
정답은 새로운 구호가 아니라, 이미 알고 있으면서 실행하지 않는 것들을 '진짜로 하는 것'이다. 말로만 반복하던 정책들을 이제는 숫자와 예산이 따라붙는 '현실'로 바꿔야 한다. 예를 들어 이런 것들이다.
- 뿌리산업·기초산업 고졸 채용 의무화(300인 이상 제조업체: 신규 채용의 15% 이상 고졸 할당, 위반 시 세제 혜택 배제, 공공조달 입찰 시 감점)- 장기 고용 인센티브 설계(고졸 정규직 3년 유지 시: 기업에 연 1,000만원 지원, 5년 유지 시: 추가 500만원 + 우수기업 인증)- 고졸 청년 지원 확대(월세 지원: 최대 40만원, 3년간 자격증 취득 비용: 전액 국비 지원,직무교육 바우처: 연 200만원)- 학력 무관 채용·승진의 제도화(직무 역량 평가 중심으로 전환, 대졸 승진 특혜 폐지, 고졸 임원 등용 사례 확대)-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 적용(같은 직무는 학력 무관 동일 초봉, 임금 차별 적발 시 시정 명령 + 과태료)
아이들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부담을 사회가 조금씩 나눠 맡아야 한다. 정책은 숫자를 바꾸기 위한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세상에 기대를 품도록 도와주는 장치여야 한다.
중학생과 학부모에게
직업계고는 "대학 못 가는 아이들이 가는 학교"가 아니다. 직업계고는 "나는 이 일을 좋아하는가?"를 가장 먼저 묻는 학교다. 그 질문을 일찍 던져볼 수 있다는 건 어쩌면 큰 축복일지도 모른다.
한 번의 실패로 끝나지 않는다. 진로는 직선이 아니라 곡선이고, 서고, 돌고, 다시 걷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제 속도로 단단해진다. 나는 그 과정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오래 지켜봐 온 사람이다.
그래서 확신한다. 직업계고가 무너지면 우리 사회의 숙련 기반도 함께 무너진다. 아이들이 통계의 숫자가 아니라 자기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이제는 사회가 구조를 다시 짜야 한다.
언젠가, "고졸도 괜찮다." 이 한마디가 당연한 말이 되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그때가 되면, '취업률 55%'라는 숫자가 더 이상 아이들의 현실을 가리는 커튼이 아니라, 그들이 살아가는 삶을 담담히 비추는 거울이 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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