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과 트럼프- 내가 아는 것을 네가 안다는 것을 나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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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9-03-21 20:00조회80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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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과 트럼프- 내가 아는 것을 네가 안다는 것을 나도 안다 (Ким – Трамп: я знаю, что ты знаешь, что я знаю/러시아 발다이클럽 통신, 03.19 22:39 KST, 콘스탄틴 아스몰로프 러시아 극동 연구소 한반도연구센터 선임 연구원 기고, 모스크바 발)
얼마전 올해 3월 15일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평양에서 기자 회견을 갖고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 중단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최부상은 그 이유로 미국이 자국의 정치적 이익을 추구하느라 하노이 제2차정상회담의 성과를 내고자 하는 진지한 의도가 없었고 이로 인해 황금 같은 기회를 날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적대감과 불신을 불어넣는 주변 인물들로 인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이와 관련한 결정을 곧 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부상의 이러한 날카로운 성명은 비핵화 협상 과정이 끝난다는 우려마저 낳았다. 북한 소식통 중 하나에 의하면 김정은 위원장은 반 년정도 일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중지하고 새로운 행보를 취하지 않은 채 미국의 반응과 대응조치를 지켜보고 그 이후에 이 문제를 다시 다룰 방침이라고 한다. 그러나 북한에서 이러한 문제는 김정은 위원장 한 사람만이 결정을 내리며, 현재까지는 김정은 위원장이 아무런 자신의 의견을 직접 발표하지 않은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즉 최부상의 성명은 외교 정책 노선의 변화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협상 전략에서 우위를 선점하여 협상력을 높이려는 시도로 해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 해의 계획을 공표하는 신년사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대화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분명히 확인하면서, 한편으로는 미국이 일방적인 양보만을 강요하며 제재와 압박을 지속한다면 “나라의 자주권과 국가의 최고 이익을 수호하고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기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 문제에 대한 중립적인 전문가는 누구나 이 신년사를 기초로 이와 같은 사태 발전에 주목하고 있다.
현 단계에서 최부상의 성명 중 몇 가지 중요한 세부사항들을 논평하는 것이 용이할 것 같다. 첫째로 최부상은 협상에서 이견이 확대 회담이 진행된 최종 순간에 발생했다는 것을 확인해 주었다. 또한 이런 협상 과정을 깨뜨린 인물로 단지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만이 아니라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언급하고 있다. 이러한 언급은 미국이 이전에 논의되지 않았던 추가적인 제안을 갑자기 내밀었고 이를 내민 인물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확인한 것이다. 최부상은 양 정상의 관계는 예전과 마찬가지로 좋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북한의 권력 계층에 대한 관점에서 보면 트럼프 측근들이 “제멋대로” 나서서 발언을 했다는 사실은 국가의 최고 수반이 자기 휘하 사람들을 통제하지 못하는 상태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둘째로 최부상은 매우 흥미로운 사항을 언급했다. 김정은이 하노이로 떠나기 전에 “인민, 군부 등에서 김정은 위원장 앞으로 핵을 절대 포기하면 안 된다는 청원을 수천 건이나 보냈다”고 언급한 것이다. 북한에서 하부에서부터 입장을 전달하는 제청을 한다는 것은 물론 완전히 믿기는 조심스러운 점이 있지만, 그러나 이는 미국 내뿐 아니라 북한 내에도 미국과의 협상에 대해 통일된 하나의 의견이 없다는 것에 대한 암시일 수 있다.
여기서 다시 한 번 “내가 아는 것을 네가 안다는 것을 나도 안다”는 원리에 따라 악순환을 형성하는 두 가지 접근 방식을 살펴보아야 하겠다. 김정은은 트럼프 다음에 오는 대통령이 누구이던 대화 기조를 유지하지 않으려 할 것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으며, 또한 트럼프가 얼마 동안 집권할 수 있을 지도 확실하지 않음을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트럼프를 “매우 존경하면서도” 한 번 정상회담으로 모든 것을 다 내어주지는 않을 것이고 대화가 결렬될 경우를 대비하여 예비수단을 만들어 놓고 조치를 취할 것이다. 왜냐하면 체제 안전과 안정은 누구도 그에게 보장해줄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 편에서도 매파들뿐 아니라 실용주의적인 사람들은 현 상태에서 김정은이 비핵화를 하는 것이 이익이 없기 때문에 비핵화를 하지 않을 것임을 이해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득이 없는 협상을 왜 하고자 한 것일까? 미국 국내정치 동향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
실제적인 관점에 중점을 두어 생각해보면 트럼프에게는, 대외정책의 성공보다 국내 정치 상황이 훨씬 더 중요하며, 이런 실질적인 생각으로, 그를 속이고자 하는 시도를 다 드러내어 밝힌 굴복하지 않는 지도자의 이미지를 부각하는 것이 그의 지지도를 높이는데 훨씬 더 이득이 되고, 정책 기조를 전환할 이유야 언제든지 찾을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을 수도 있다. 세 번째로 흥미로운 최선희의 언급은 한국 정부에 대한 것으로 한국 정부는 중재자가 아니라 미국의 동맹이라는 것이다. 사실상 한국의 중재 활동은 상당히 회의적인 것이다. 북미간 협상의 진전은 북한과 미국의 외교관들이 직접 대화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국 상대방이 어떤 조건에도 전혀 동의하지 않는 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관계 긴장완화에 상당히 많은 일을 했으며 특히 군사분야에서 그러했다는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얼마나 정권을 계속 잡을 것이고 다음 대통령이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가도 트럼프 이후 미국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간단하지 않은 문제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많은 국내 문제와 경제 문제에 부딪치고 있는데 남북 관계에 따라 지지율 유지 여부가 달려있다. 긴장완화 과정에 진전이 없으면 타격을 입고 예전처럼 대화 기조를 계속 시행할 수 없을 수도 있다. 트럼프 미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 간의 협상이 완전히 끝났다고 말할 수는 없다. 협상할 이유가 있고 두 정상간 에 어느 정도의 신뢰도 있기 때문이다. 두 정상 모두 실용적인 면을 중시하는 관계로 비핵화의 속도가 아니라 비핵화를 위한 노력에 더 중점을 두는 방안을 찾을 수 있었다. 이상적인 환경에서 비핵화 과정은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 이는 물론 양측 간의 갈등을 사실상 잠시 중단 시킨 상태를 전제로 하는 것이다. 그러나 외부적인 상황의 압력이 증가하고 있으며 한계를 넘어설 수도 있다.
따라서 한반도와 역내 평화 구축 시도가 파기되거나 속도가 지연될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 볼 수 없다. 러시아는 평화과정을 지원하면서, 한 편으로는 현재의 형태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하며, 다른 한 편으로는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여 예비적인 조치를 준비해두고 있어야 한다. 여기서 몇 가지 방안을 제안한다. 첫째로, 러시아와 중국이 안보리와 여러 곳에서 입장을 같이하여 단합하는 것이다. 둘째로, 6자회담 또는 5자회담(일본 제외) 형태의 협상으로 복귀하는 것이다. 협상이 완전히 실패하는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여기서 완전히 실패한다는 것은 2017년 늦가을처럼 군사충돌 및 무력에 의한 해결로 빠지게 될 확률이 50%를 넘을 경우로 되돌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이 경우 러시아는 그런 갈등이 시작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할 뿐 아니라, 군사적 충돌이 시작된 경우에도 러시아가 최소한의 피해를 입도록 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미사일이 날아드는 경우를 대비하여 대공 방어를 강화하고 발생할 수도 있는 난민을 수용하기 위한 기반 시설을 구축하고, 반도 내에서 가능한 인도주의적 원조를 제공하기 위한 재원 비축 및 전문가들을 모으는 등의 준비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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