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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 기간 보낸 '러브콜'에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은 직접적인 반응은 보이지 않은 채 현장 행보만 이어갔다.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북미 정상회담은 무산됐지만, 내년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성사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우리 정부는 "북한은 전략적 결단을 내려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이상 시 고 촉구했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례 브리핑을 갖고 "한반도 평화와 북미 대화를 위한 기회의 창이 여전히 열려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러브콜'에 김 위원장이 무반응으로 일관한 데 대한 평가 차원에서 나온 발언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4일(현 토마토저축은행 지시간) 아시아 순방길에 오르며 에어포스원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도 '북한을 핵무력(nuclear power)으로 인정하겠냐'는 질문에 "나는 그들이 '일종의 핵무력(nuclear power)'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떠나 일본 도쿄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고금리대환대출 만나 김 위원장과의 만남 가능성에 대해 "그를 만나면 정말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이 회담에 응한다면 아시아 순방 일정을 연장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등 적극적으로 만남을 요청했다.
이에 북한 측은 직접적인 반응은 내놓지 않은 채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일정인 지난달 29일 서해상으로 순항 미사일을 발사했다. 김 위원 돈의문뉴타운 장은 현장 행보를 펼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떠난 지난달 30일에는 평양시 강동군병원 건설현장을 찾았고, 지난 1일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된 북한 '폭풍군단(11군단)' 지휘부를 방문했다.
북한은 여전히 김 위원장이 지난 9월21일 최고인민회의 연설을 통해 밝힌 대로 '미국이 비핵화 목표를 포기하면 만날 수 있다'는 입장을 보금자리 전매제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직접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는 건 양국 정상회담에 앞서 북미 간 이뤄진 물밑 대화에서 합치된 의견을 모으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19년 하노이 회담이 '노딜'로 끝난 것에 대한 경험칙으로 아무런 성과가 없는 정상회담에는 응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란 분석도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도 즉흥적으로 북한과 만나려고 한 것 아닌가"라며 "북한은 선언적 의미라도 비핵화 협상은 하지 않을 것이란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을 밝히라는 요구를 여러 행동으로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5.10.29.


다만 북미 정상의 회동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귀국길에 오르며 "내가 너무 바빠서 우리(나와 김정은)는 대화할 기회가 없었다"며 "나는 다시 오겠다. 김정은과 관련해서는 다시 오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미중 정상회담을 위해 중국을 방문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일정 중 김 위원장과의 회담이 극적으로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내년에 트럼프 대통령이 베이징에 간다고 했으니 그 전후가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말로 미뤄보면 한반도 기회의 창이 열려있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 정부로서는 북미 간 대화를 우선으로 한 이재명 대통령의 '페이스 메이커' 전략을 이어가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우리 정부는 관계 복원에 노력하는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하고 북미 간 먼저 대화의 분위기를 잡도록 지원해야 한다"며 "지금의 현실을 직시하고 북한이 '통미봉남'(미국과 소통하고, 한국과의 대화를 봉한다)이 아닌, '선미후남'(先美後南)을 하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밝혔다.
조성준 기자 develop6@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