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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트 룩 백 인 앵거~” 후렴이 시작되자 운동장이 일제히 흔들렸다. 누군가는 팔을 높이 들고, 누군가는 옆 사람의 어깨에 기대어 노래했다. 노엘 갤러거가 “아이 허드 유 세이/ 앳 리스트 낫 투데이” 마지막 구절을 내뱉자, 5만5천명이 소리 높여 ‘떼창’을 하며 노래를 완성했다.
21일 저녁,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차가운 바람 속에 열린 영국 밴드 오아시스의 컴백 월드투어 ‘오아시스 라이브 2025’에서 관객들은 하나의 생명체처럼 소리 내고 꿈틀댔다. 두꺼운 외투 상여금 세금계산 와 머플러, 니트를 두른 다양한 세대의 관객들은 점핑과 합창으로 16년 만의 재결합을 축하했고, 공연장은 열기로 들썩였다. 그들의 노래는 과거가 아니라 지금을 향해 있었다.



21일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오아시스의 컴백 공연 ‘오아시스 라이브 2025’에서 밴드 든든학자금 생활비대출 이자 가 공연을 펼치고 있다. ⓒJoshua Halling


16년 전 갈라섰던 형 노엘과 동생 리암 갤러거는 첫 곡 ‘헬로’의 기타 리프가 폭발하는 순간 손을 잡고 무대에 등장했다. 객석이 들썩이는 진동이 느껴졌다. 16년의 공백은 한순간에 사라졌다. 이어진 ‘애퀴어스’에서 관객의 첫 ‘떼창’이 터졌다. 일반대출이자 ‘모닝 글로리’의 질주는 러닝 트랙을 달리듯 가속했고, ‘섬 마이트 세이’와 ‘브링 잇 온 다운’이 연이어 터지며 초반의 에너지가 폭발했다. 1990년대 스타일의 기타 리프와 강렬한 드럼, 그리고 뒷짐을 지고 부르는 리암 특유의 비음은 그 시절의 공기를 현재로 불러냈다. ‘시가레츠 앤드 알코올’에서는 흥분이 최고조에 달했다. 팬들은 리듬에 맞춰 팔을 흔들 예상인플레이션 었고, ‘슈퍼소닉’과 ‘롤 위드 잇’이 이어지자 운동장은 완전히 하나의 몸처럼 흔들렸다.



21일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오아시스의 컴백 공연 ‘오아시스 라이브 2025’에서 밴드가 공연을 펼치고 있다. ⓒJoshua Hal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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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반부로 들어서자 무대의 색감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노엘이 어쿠스틱 기타를 들고 등장하자 함성이 잦아들었다. ‘토크 투나이트’와 ‘하프 더 월드 어웨이’가 차례로 흐르자 관객들 스마트폰 불빛이 별자리처럼 켜졌다. 노엘의 담담한 음성이 공기를 가르며 퍼졌다. 이어진 ‘스탠드 바이 미’와 ‘캐스트 노 섀도’는 공연의 정점을 예고했다.
‘로큰롤 스타’로 본 공연이 막을 내리고 조명이 꺼지자 “오아시스” “앙코르”를 외치는 관객의 함성으로 고막이 아플 정도였다. 10여분 뒤 “소 샐리 캔 웨이트” 그 익숙한 멜로디가 울리자 관객은 서로 손을 맞잡고 후렴을 이어 불렀다. 노엘은 마이크를 객석에 넘겼고 ‘돈트 룩 백 인 앵거’는 쉴 새 없이 메아리쳤다. 이후 ‘원더월’과 ‘샴페인 슈퍼노바’가 이어지며 2시간 공연의 마침표를 찍었다. 리암은 “와줘서 고맙다. 오랜 시간 함께해줘서 감사하다”는 짤막한 인사를 남겼다. 고양의 밤하늘을 장식하는 불꽃놀이를 보며 사람들은 한동안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누군가는 눈시울을 붉히고, 누군가는 마지막 후렴을 조용히 따라 불렀다.
1994년 앨범 ‘데피니틀리 메이비’와 1995년 ‘모닝 글로리’로 브릿팝의 신화를 쓴 밴드는 2009년 갤러거 형제의 결별 이후 긴 침묵을 이어왔다. 그리고 2025년 시작된 16년 만의 재결합 투어는 또 한번의 ‘리브 포에버’를 완성했다.



21일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오아시스의 컴백 공연 ‘오아시스 라이브 2025’에서 리암 갤러거가 공연을 펼치고 있다. ⓒHARRIET T K BOLS


오아시스의 음악은 단순하지만, 언제나 진심이었다. 그것은 한때의 세대가 아니라, 지금을 사는 모든 사람에게 건네는 주문이 됐다. 그들의 음악이 세대를 넘어 오늘의 언어로 되살아나는 이유다. 젊은 세대가 오아시스를 다시 듣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 7월 영국 카디프 현지에서 재결합 공연을 먼저 본 조혜림 음악콘텐츠 기획자는 “리암의 보컬은 최상이었고 노엘의 보컬과 기타는 농익었다”며 “영국 공연에 40~50대 남성이 많았다면 이번 한국 공연에서는 특히 20대가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아시스의 노래는 ‘완벽함’이 아니라 ‘날것의 진심’과 ‘불완전한 인간의 서사’라는 희소한 감정을 제공한다”며 “여기에 감동적인 재결합 서사, 영원한 악동 같은 이미지, 무엇보다 시대를 뛰어넘는 훌륭한 곡들은 시대를 아우르는 신진 록스타의 부재 속에서 젊은 층에게 매력으로 다가가고 있다”고 짚었다.



21일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오아시스의 컴백 공연 ‘오아시스 라이브 2025’에서 노엘 갤러거가 공연을 펼치고 있다. ⓒJoshua Halling


“돈트 룩 백 인 앵거”는 단순한 후렴이 아니다. “분노로 과거를 돌아보지 말라”는 이 문장은, 오아시스가 긴 세월 끝에 다시 무대에 선 이유를 가장 정확히 설명한다. 형제의 갈등도, 세대의 상처도, 지나간 청춘의 열기도 모두 이 한 줄로 수렴된다. 뒤돌아보되 미워하지 말고, 상처를 껴안되 거기에 머물지 말라는 다짐. 그래서 이 노래는 단지 회한의 노래가 아니라, 용서와 회복, 그리고 다시 걸어나가기 위한 청춘의 선언처럼 들린다. 고양의 찬 공기 속에서 울려 퍼진 그 합창은, 결국 우리 모두가 내뱉어야 할 말이었다. “분노는 내려놓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세요.”



21일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오아시스의 컴백 공연 ‘오아시스 라이브 2025’에서 리암 갤러거가 공연을 펼치고 있다. ⓒJoshua Halling





21일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오아시스의 컴백 공연 ‘오아시스 라이브 2025’에서 리암 갤러거가 공연을 펼치고 있다. ⓒJoshua Halling





21일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오아시스의 컴백 공연 ‘오아시스 라이브 2025’에서 리암 갤러거가 공연을 펼치고 있다. ⓒJoshua Halling





21일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오아시스의 컴백 공연 ‘오아시스 라이브 2025’에서 노엘 갤러거가 공연을 펼치고 있다. ⓒJoshua Halling





21일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오아시스의 컴백 공연 ‘오아시스 라이브 2025’에서 펼쳐진 불꽃놀이. ⓒHARRIET T K BOLS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