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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4일 본보와 인터뷰한 미국 외교·역사·정치·철학 전문가 4명.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트로이 스탠거론 전 미국 윌슨센터 한국 역사·공공정책 연구센터 국장, 마이클 키미지 미 미국가톨릭대 교수(케넌연구소 소장), 래리 제이컵스 미 미네소타대 험프리 공공관계 대학원 교수, 제이슨 스탠리 캐나다 토론토대 멍크 국제관계·공공정책 대학원 교수. 각 대학 홈페이지와 줌 화면 캡처
‘파괴적 외교와 초법적 내치’.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의 첫 1년에 대한 미국 전문가 4명의 평가는 이렇게 요약된다. 이런 통치 방식은 제2차 황금성게임다운로드 세계대전 당시 미국이 맞서 싸웠던 파시스트 국가의 것과 닮았다는 데도 의견이 일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월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 재입성한 뒤 1년간 외교는 ‘파격’으로 점철됐다. 파격은 중립적 표현이다.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표방한 그의 이기적 외교 정책은 ‘미국 예외주의(American excep 오징어릴게임 tionalism·미국은 특별하다)’를 토대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 질서 유지를 책임졌던 과거와의 단절(disruption)을 밀어붙였다. 하지만 그것은 파괴적이고 난폭했으며 혼란을 불렀다는 게 본보가 최근 인터뷰한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취임 뒤 24시간 내에 끝내겠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장담했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내달 4년을 채울 참이다. 예상 바다이야기게임장 을 깬 공세적 팽창주의와 군사주의는 유럽과의 대서양 동맹을 흔들었고 중동과 서반구(남북 아메리카)까지 불확실성에 빠뜨렸다.
내치는 미국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망가뜨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취임 전 하루라도 독재자가 돼 보고 싶다는 속내를 내비쳤던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 파시즘이라는 비판이 제기될 정도로 권위주의적인 시도를 1년간 지속했 바다이야기게임기 다. 정황은 그가 불법 이민자 단속을 구실로 군을 동원하고 사실상 사병(私兵)까지 양성해 정치적 반대파를 누르려 하고 있다는 일각의 추측을 충분히 밑받침한다. 그 과정은 사법 영역의 정치화와도 병행됐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다만 공약 위반과 무능 때문에 집권 공화당의 11월 중간선거(연방 상원의원 3분의 1과 하원의원 전체 선출) 전망은 어둡고, 재집권 백경게임 후반기 동력은 상당히 떨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이들은 분석했다.
피할 수 없는 트럼프 그물
인터뷰는 12~14일 화상과 통화, 서면으로 진행됐다. 트로이 스탠거론 전 윌슨센터 한국 역사·공공정책 연구센터 국장과 마이클 키미지 케넌연구소 소장(미국 미국가톨릭대 교수)은 한때 미 워싱턴 초당파 외교 정책 싱크탱크 윌슨센터 소속이었다. 센터에 이름을 빌려준 미국 28대 대통령 우드로 윌슨은 민주주의 확산, 국제 협력, 민족 자결 등의 필요성을 강조한 이상주의자였다. 키미지 소장은 지난해 2월 외교 전문지 포린어페어스 기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우드로 윌슨 이후 가장 윌슨주의와 거리가 먼 대통령”으로 묘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3월 행정명령으로 미국 소프트파워 강화가 목적인 연방 기관들을 대거 해체할 때 윌슨센터 역시 문을 닫다시피 했다.
제이슨 스탠리 캐나다 토론토대 멍크 국제관계·공공정책 대학원 교수는 약 13년간 미국 예일대 교수였다. 지난해 3월 이직은 사실상 망명이었다. 그는 6일 미국 공영방송 PBS 시사 토크쇼 ‘아만푸어 앤드 컴퍼니’ 인터뷰에서 “내 결정은 개인적 선택이라기보다 정치적 선언이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집권하 미국의 광기를 드러내려는 취지였다는 뜻이다. 래리 제이컵스 미국 미네소타대 험프리 공공관계 대학원 교수(미네소타대 정치·거버넌스연구소 소장)는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에 의해 최근 37세 백인 여성 러네이 니콜 굿이 피격·살해된 미네소타주(州) 미니애폴리스에서 일하고 있다. 현재 미네소타주는 트럼프 정권과 시민 저항 간 충돌이 가장 뜨거운 지역이다.
불가측 외교, 예상된 독재
14일 본보와 서면으로 인터뷰한 트로이 스탠거론 전 윌슨센터 한국 역사·공공정책 연구센터 국장. 윌슨센터 홈페이지
지난 한 해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는 예측하기 어려웠다. 스탠거론 전 국장은 “트럼프 행정부 두 번째 임기 첫해는 단절의 시기였다”고 규정한 뒤 “행정부의 무역·외교 정책이 성공할지 예단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현상 파괴에 집중해 왔다는 사실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업무 처리 방식 자체를 설명하기 어렵다고 짚은 키미지 소장은 긍정적 측면도 거론했다. “관행이나 구시대적 사고에 얽매이지 않고 유연하게 대응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가자지구 전쟁 휴전이라는 성과를 거뒀고, 특유의 역동성으로 중국·러시아와의 국제 질서 형성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았다”고 했다. 하지만 “트럼프 팀은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지루하고 때로는 눈에 띄지 않는 안정 구조에 대한 이해가 아주 모자란 반면 불안정을 부추기려는 욕구와 위험을 감수하려는 의지는 지나치게 크다”고 꼬집었다.
저명한 철학자이자 파시즘 연구자인 스탠리 교수는 “트럼프 집권 2기 첫해는 예상대로 흘러갔다. 많은 미국인이 놀랐지만 나는 놀라지 않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독재 시도와 파시스트 정치의 등장은 예고된 일이라는 것이다. 트럼프 정권의 전술과 행태는 전형적인 파시즘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에 따르면 ICE는 독재자의 ‘사설 군대(private army)’와 닮았다. ICE는 작년 여름 공화당이 상·하원을 장악한 연방의회로부터 750억 달러(약 110조 원) 신규 지원을 약속받았다. 기존 규모의 배 이상을 모집 중인 ICE 요원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충성하고 미국 내부를 겨냥하는 사병에 가깝다. 그는 “트럼프는 전미자동차경주대회(NASCAR), UFC(종합격투기 단체) 경기 같은 곳에서, 총기 애호가 중에서 요원을 선발하고 있다. 애초 이민자를 겨눴던 이 사병 집단은 이민자를 지지하는 미국 시민들, 정권의 행태에 항의하는 사람들, 정권에 저항하는 사람들로 표적을 확대하고 있다”며 “이 ‘표적화’ 시도는 정치화한 법무부와 대법원에 의해 합법화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권의 표적화 전략은 성공할 수 없을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표적이 너무 많아졌다. 많은 미국인이 자신이 합법 표적이 될까 봐 걱정하고 있다”며 “중국 같은 전체주의 정권의 사회 통제력을 갖지도 못해 사회적 저항이 심하다”고 말했다.
대선 후보 시절 공약과 크게 다른 집권 뒤 정책에 트럼프 정권이 발목 잡힐 가능성도 있다. 제이컵스 교수는 “트럼프는 핵심 공약인 물가 인하를 실현하지 못했고 관세 정책 등으로 오히려 문제를 키웠다”며 “이란 (핵시설) 폭격과 베네수엘라 대통령 납치 등에서처럼 아주 공격적으로 군대를 활용하고 있는데 이런 군사주의도 그가 선거 운동 때 내세운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안팎 막론 ‘테러리스트’ 낙인
13일 본보와 화상으로 인터뷰한 제이슨 스탠리 캐나다 토론토대 멍크 국제관계·공공정책 대학원 교수. 현재 좌골신경통을 앓고 있는 그는 침대에 누워 인터뷰에 응했다. 토론토대 홈페이지
폭력적인 외교와 내치의 저류는 하나로 합쳐진다는 게 스탠리 교수의 이론이다. 그는 “베네수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는 미국 제국주의 귀환의 결과”라며 “파시스트 지도자가 제국주의자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독재자들은 팽창과 지배를 추구한다. 트럼프의 대내외 정책 둘 다 이런 이데올로기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파시스트적 제국주의(fascist imperialism)’가 목도되고 있다는 게 그의 경고다.
실제 행태도 한 줄기다. 스탠리 교수는 작년 11월 탐사 보도 팟캐스트 쇼 ‘리빌(Reveal)’ 인터뷰에서 “이제 트럼프는 누군가를 ‘테러리스트’라 부르기만 하면 어디서든 누구든 죽일 수 있게 됐다”며 “마약 밀매업자도, 이민자도, ICE에 항의하는 사람도, 트럼프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도, 민주당도 다 (트럼프에게는) 테러리스트”라고 말했다. 미군이 중남미 카리브해에서 베네수엘라발 마약 밀매 의심 선박들을 격침하기 시작한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테러와의 전쟁’ 상황을 상정했고 이달 7일 ICE 요원이 미네소타주에서 러네이 니콜 굿을 살해했을 때도 굿을 테러리스트로 몰았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축출은 분리해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스탠거론 전 국장과 키미지 소장 모두 “미국이 경찰력 행사를 명분으로 남미에 개입한 것은 역사적 선례가 없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정도가 너무 심하다는 것은 전문가들 이구동성이다. 키미지 소장은 “베네수엘라 사태와 미네소타 사건에서 함께 볼 수 있는 것은 막대한 권한을 부여받은 초법 정부”라고 말했다. 스탠거론 전 국장은 “미네소타 사건은 행정부가 자국민에 무력을 행사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음을 반영한다”며 “정상적 정부라면 미국 내 불법 체류자 추방을 안전하고 인도적으로 수행하는 방안에 대해 고려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컵스 교수도 “ICE의 가혹한(harsh) 방식이 트럼프 지지층 밖의 많은 미국인에게 반감을 샀다”고 말했다.
11월은 권위주의 심판의 달
현재 러시아 전문 미국 싱크탱크 케넌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마이클 키미지 미 미국가톨릭대 역사학 교수가 12일 본보와 화상으로 인터뷰하고 있다. 줌 화면 캡처
키미지 소장은 미국 민주주의가 여전히 기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정치적 다원주의, 시민의 자유, 주(州)의 권한, 공론장 등 민주정 핵심 요소들이 정상 궤도를 벗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만 권력 분립은 작년 한 해 위태로워 보였다는 게 그의 얘기다. “외교 정책 수립에 있어 입법부는 행정부와 동등한 지위를 갖는 정부 기관인데도 2025년 그 기능이 약화됐던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상·하원 공화당 의원들이 백악관의 친(親)러시아 행보에 제동을 걸기 시작했고 중간선거가 민주당으로 기울면 백악관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컵스 교수도 낙관하는 축이다. 그는 “트럼프가 자신을 권위주의적 인물로 규정한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그의 권력에는 한계가 있다. 중간선거 이후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이 되면 트럼프는 곤경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이 권위주의로 다가가고 있다는 추세는 부인하기 어렵다. 미국 특유의 요인들이 촉매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스탠거론 전 국장 얘기다. 그는 “참여율이 낮은 예비선거(primary) 제도가 권위주의 경향이 강한 극단적 후보를 본선에 진출시켜 정치 양극화를 조장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 들어 의회와 시민사회, 기업계, 풀뿌리 민중 등 극단적 정치인의 권위주의 정책 경도를 막을 수 있는 가드레일들도 하나같이 무력화됐다(ineffective)”고 말했다.
스탠리 교수는 이미 권위주의가 미국 사회에 거의 착근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어떤 형태의 권위주의 정권하에서도 클럽에 갈 수 있고 레이브 파티(rave party·전자음악 댄스 파티)를 즐길 수도 있다. ‘식당에서 친구들에게 정부에 대해 불평할 수 있는데 어떻게 파시즘 사회라고 할 수 있느냐’는 주장은 순진하다”고 그는 말했다.
중간선거에서 하원은 확실히 민주당에 유리하고 공화당이 유리해 보였던 상원도 민주당에 넘어갈지 모른다는 게 전문가들 예상이었다. 고물가에 따른 생활비 여력(affordability)이 선거 핵심 의제가 될 공산이 큰데, 지금 추세대로라면 공화당이 당장 성과를 보여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키미지 소장은 “설령 관세가 우익 민족주의자 트럼프가 약속한 제조업 부활이나 미국의 위대함 복원과 연결돼 있더라도 10년 뒤 얘기일 뿐”이라고 말했다. 제이컵스 교수는 “중간선거 투표율이 유권자 3명 중 1명을 약간 상회할 정도로 통상 낮은 편인데 현재 공화당에서는 열성적 지지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스탠리 교수는 “트럼프는 선거를 조작하는(rig) 한이 있더라도 자신을 세 번째 탄핵으로 이끌지 모르는 민주당 승리를 막으려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성공할지는 불확실하다. 그들이 무능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이여, 민주주의 빛이 돼라”
12일 본보와 전화로 인터뷰한 래리 제이컵스 미국 미네소타대 험프리 공공관계 대학원 교수. 미네소타대 홈페이지
키미지 소장은 한국에 무역 등에서 미국과 불필요한 갈등을 빚기보다 인내심을 가질 것을 충고했다. “중간선거 이후 의회 세력 구도가 바뀌면 한국 등 미국의 동맹국들 입장에서는 백악관 말고도 다른 기관과 협력할 여지가 생기고 미국 내에 다양한 소통 채널이 열릴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정말 중요한 사안까지 전부 양보할 필요는 없다는 게 그의 조언이다. “권리를 위한 정당한 싸움과 인내심 유지가 해결책의 조합”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미국이 신뢰하지 못할 파트너가 될 때를 대비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스탠거론 전 국장은 “아직 트럼프 행정부가 일탈로 끝날지 장기적 변혁으로 나아갈지 알기 어려운 만큼 한국은 차기 미국 행정부가 전통적인 외교로 돌아갈 것에 대비해 한미 동맹을 관리하되 장기적으로 미국으로부터 독립할 수 있는 역량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이 미국을 대신해 전 세계 민주주의의 희망이 돼 주기를 바란다는 요청이 접수되기도 했다. 스탠리 교수는 “한국은 극우 때문에 모두가 위험에 처해 있는 현실을 수년간 보여 줬지만 독재와 싸우는 강한 민주주의 정신과 민주적 동원력(democratic mobilism·민주적 가치나 제도를 수호하기 위한 시민의 조직·행동 정치)도 함께 증명했다”며 “엄청나게 성장한 문화적 영향력을 토대로 극우 운동에 맞서고 여성 평등권, 성소수자(LGBTQ)의 권리를 위해 싸워 줘야 한다. 우리는 한국이 필요하다. ‘민주주의의 빛’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스탠리 교수는 2000년대 중반 1년여 동안 서울대에서 강의한 경험이 있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
‘파괴적 외교와 초법적 내치’.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의 첫 1년에 대한 미국 전문가 4명의 평가는 이렇게 요약된다. 이런 통치 방식은 제2차 황금성게임다운로드 세계대전 당시 미국이 맞서 싸웠던 파시스트 국가의 것과 닮았다는 데도 의견이 일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월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 재입성한 뒤 1년간 외교는 ‘파격’으로 점철됐다. 파격은 중립적 표현이다.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표방한 그의 이기적 외교 정책은 ‘미국 예외주의(American excep 오징어릴게임 tionalism·미국은 특별하다)’를 토대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 질서 유지를 책임졌던 과거와의 단절(disruption)을 밀어붙였다. 하지만 그것은 파괴적이고 난폭했으며 혼란을 불렀다는 게 본보가 최근 인터뷰한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취임 뒤 24시간 내에 끝내겠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장담했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내달 4년을 채울 참이다. 예상 바다이야기게임장 을 깬 공세적 팽창주의와 군사주의는 유럽과의 대서양 동맹을 흔들었고 중동과 서반구(남북 아메리카)까지 불확실성에 빠뜨렸다.
내치는 미국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망가뜨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취임 전 하루라도 독재자가 돼 보고 싶다는 속내를 내비쳤던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 파시즘이라는 비판이 제기될 정도로 권위주의적인 시도를 1년간 지속했 바다이야기게임기 다. 정황은 그가 불법 이민자 단속을 구실로 군을 동원하고 사실상 사병(私兵)까지 양성해 정치적 반대파를 누르려 하고 있다는 일각의 추측을 충분히 밑받침한다. 그 과정은 사법 영역의 정치화와도 병행됐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다만 공약 위반과 무능 때문에 집권 공화당의 11월 중간선거(연방 상원의원 3분의 1과 하원의원 전체 선출) 전망은 어둡고, 재집권 백경게임 후반기 동력은 상당히 떨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이들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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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 스탠리 캐나다 토론토대 멍크 국제관계·공공정책 대학원 교수는 약 13년간 미국 예일대 교수였다. 지난해 3월 이직은 사실상 망명이었다. 그는 6일 미국 공영방송 PBS 시사 토크쇼 ‘아만푸어 앤드 컴퍼니’ 인터뷰에서 “내 결정은 개인적 선택이라기보다 정치적 선언이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집권하 미국의 광기를 드러내려는 취지였다는 뜻이다. 래리 제이컵스 미국 미네소타대 험프리 공공관계 대학원 교수(미네소타대 정치·거버넌스연구소 소장)는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에 의해 최근 37세 백인 여성 러네이 니콜 굿이 피격·살해된 미네소타주(州) 미니애폴리스에서 일하고 있다. 현재 미네소타주는 트럼프 정권과 시민 저항 간 충돌이 가장 뜨거운 지역이다.
불가측 외교, 예상된 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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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해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는 예측하기 어려웠다. 스탠거론 전 국장은 “트럼프 행정부 두 번째 임기 첫해는 단절의 시기였다”고 규정한 뒤 “행정부의 무역·외교 정책이 성공할지 예단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현상 파괴에 집중해 왔다는 사실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업무 처리 방식 자체를 설명하기 어렵다고 짚은 키미지 소장은 긍정적 측면도 거론했다. “관행이나 구시대적 사고에 얽매이지 않고 유연하게 대응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가자지구 전쟁 휴전이라는 성과를 거뒀고, 특유의 역동성으로 중국·러시아와의 국제 질서 형성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았다”고 했다. 하지만 “트럼프 팀은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지루하고 때로는 눈에 띄지 않는 안정 구조에 대한 이해가 아주 모자란 반면 불안정을 부추기려는 욕구와 위험을 감수하려는 의지는 지나치게 크다”고 꼬집었다.
저명한 철학자이자 파시즘 연구자인 스탠리 교수는 “트럼프 집권 2기 첫해는 예상대로 흘러갔다. 많은 미국인이 놀랐지만 나는 놀라지 않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독재 시도와 파시스트 정치의 등장은 예고된 일이라는 것이다. 트럼프 정권의 전술과 행태는 전형적인 파시즘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에 따르면 ICE는 독재자의 ‘사설 군대(private army)’와 닮았다. ICE는 작년 여름 공화당이 상·하원을 장악한 연방의회로부터 750억 달러(약 110조 원) 신규 지원을 약속받았다. 기존 규모의 배 이상을 모집 중인 ICE 요원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충성하고 미국 내부를 겨냥하는 사병에 가깝다. 그는 “트럼프는 전미자동차경주대회(NASCAR), UFC(종합격투기 단체) 경기 같은 곳에서, 총기 애호가 중에서 요원을 선발하고 있다. 애초 이민자를 겨눴던 이 사병 집단은 이민자를 지지하는 미국 시민들, 정권의 행태에 항의하는 사람들, 정권에 저항하는 사람들로 표적을 확대하고 있다”며 “이 ‘표적화’ 시도는 정치화한 법무부와 대법원에 의해 합법화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권의 표적화 전략은 성공할 수 없을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표적이 너무 많아졌다. 많은 미국인이 자신이 합법 표적이 될까 봐 걱정하고 있다”며 “중국 같은 전체주의 정권의 사회 통제력을 갖지도 못해 사회적 저항이 심하다”고 말했다.
대선 후보 시절 공약과 크게 다른 집권 뒤 정책에 트럼프 정권이 발목 잡힐 가능성도 있다. 제이컵스 교수는 “트럼프는 핵심 공약인 물가 인하를 실현하지 못했고 관세 정책 등으로 오히려 문제를 키웠다”며 “이란 (핵시설) 폭격과 베네수엘라 대통령 납치 등에서처럼 아주 공격적으로 군대를 활용하고 있는데 이런 군사주의도 그가 선거 운동 때 내세운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안팎 막론 ‘테러리스트’ 낙인
13일 본보와 화상으로 인터뷰한 제이슨 스탠리 캐나다 토론토대 멍크 국제관계·공공정책 대학원 교수. 현재 좌골신경통을 앓고 있는 그는 침대에 누워 인터뷰에 응했다. 토론토대 홈페이지
폭력적인 외교와 내치의 저류는 하나로 합쳐진다는 게 스탠리 교수의 이론이다. 그는 “베네수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는 미국 제국주의 귀환의 결과”라며 “파시스트 지도자가 제국주의자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독재자들은 팽창과 지배를 추구한다. 트럼프의 대내외 정책 둘 다 이런 이데올로기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파시스트적 제국주의(fascist imperialism)’가 목도되고 있다는 게 그의 경고다.
실제 행태도 한 줄기다. 스탠리 교수는 작년 11월 탐사 보도 팟캐스트 쇼 ‘리빌(Reveal)’ 인터뷰에서 “이제 트럼프는 누군가를 ‘테러리스트’라 부르기만 하면 어디서든 누구든 죽일 수 있게 됐다”며 “마약 밀매업자도, 이민자도, ICE에 항의하는 사람도, 트럼프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도, 민주당도 다 (트럼프에게는) 테러리스트”라고 말했다. 미군이 중남미 카리브해에서 베네수엘라발 마약 밀매 의심 선박들을 격침하기 시작한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테러와의 전쟁’ 상황을 상정했고 이달 7일 ICE 요원이 미네소타주에서 러네이 니콜 굿을 살해했을 때도 굿을 테러리스트로 몰았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축출은 분리해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스탠거론 전 국장과 키미지 소장 모두 “미국이 경찰력 행사를 명분으로 남미에 개입한 것은 역사적 선례가 없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정도가 너무 심하다는 것은 전문가들 이구동성이다. 키미지 소장은 “베네수엘라 사태와 미네소타 사건에서 함께 볼 수 있는 것은 막대한 권한을 부여받은 초법 정부”라고 말했다. 스탠거론 전 국장은 “미네소타 사건은 행정부가 자국민에 무력을 행사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음을 반영한다”며 “정상적 정부라면 미국 내 불법 체류자 추방을 안전하고 인도적으로 수행하는 방안에 대해 고려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컵스 교수도 “ICE의 가혹한(harsh) 방식이 트럼프 지지층 밖의 많은 미국인에게 반감을 샀다”고 말했다.
11월은 권위주의 심판의 달
현재 러시아 전문 미국 싱크탱크 케넌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마이클 키미지 미 미국가톨릭대 역사학 교수가 12일 본보와 화상으로 인터뷰하고 있다. 줌 화면 캡처
키미지 소장은 미국 민주주의가 여전히 기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정치적 다원주의, 시민의 자유, 주(州)의 권한, 공론장 등 민주정 핵심 요소들이 정상 궤도를 벗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만 권력 분립은 작년 한 해 위태로워 보였다는 게 그의 얘기다. “외교 정책 수립에 있어 입법부는 행정부와 동등한 지위를 갖는 정부 기관인데도 2025년 그 기능이 약화됐던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상·하원 공화당 의원들이 백악관의 친(親)러시아 행보에 제동을 걸기 시작했고 중간선거가 민주당으로 기울면 백악관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컵스 교수도 낙관하는 축이다. 그는 “트럼프가 자신을 권위주의적 인물로 규정한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그의 권력에는 한계가 있다. 중간선거 이후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이 되면 트럼프는 곤경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이 권위주의로 다가가고 있다는 추세는 부인하기 어렵다. 미국 특유의 요인들이 촉매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스탠거론 전 국장 얘기다. 그는 “참여율이 낮은 예비선거(primary) 제도가 권위주의 경향이 강한 극단적 후보를 본선에 진출시켜 정치 양극화를 조장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 들어 의회와 시민사회, 기업계, 풀뿌리 민중 등 극단적 정치인의 권위주의 정책 경도를 막을 수 있는 가드레일들도 하나같이 무력화됐다(ineffective)”고 말했다.
스탠리 교수는 이미 권위주의가 미국 사회에 거의 착근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어떤 형태의 권위주의 정권하에서도 클럽에 갈 수 있고 레이브 파티(rave party·전자음악 댄스 파티)를 즐길 수도 있다. ‘식당에서 친구들에게 정부에 대해 불평할 수 있는데 어떻게 파시즘 사회라고 할 수 있느냐’는 주장은 순진하다”고 그는 말했다.
중간선거에서 하원은 확실히 민주당에 유리하고 공화당이 유리해 보였던 상원도 민주당에 넘어갈지 모른다는 게 전문가들 예상이었다. 고물가에 따른 생활비 여력(affordability)이 선거 핵심 의제가 될 공산이 큰데, 지금 추세대로라면 공화당이 당장 성과를 보여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키미지 소장은 “설령 관세가 우익 민족주의자 트럼프가 약속한 제조업 부활이나 미국의 위대함 복원과 연결돼 있더라도 10년 뒤 얘기일 뿐”이라고 말했다. 제이컵스 교수는 “중간선거 투표율이 유권자 3명 중 1명을 약간 상회할 정도로 통상 낮은 편인데 현재 공화당에서는 열성적 지지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스탠리 교수는 “트럼프는 선거를 조작하는(rig) 한이 있더라도 자신을 세 번째 탄핵으로 이끌지 모르는 민주당 승리를 막으려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성공할지는 불확실하다. 그들이 무능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이여, 민주주의 빛이 돼라”
12일 본보와 전화로 인터뷰한 래리 제이컵스 미국 미네소타대 험프리 공공관계 대학원 교수. 미네소타대 홈페이지
키미지 소장은 한국에 무역 등에서 미국과 불필요한 갈등을 빚기보다 인내심을 가질 것을 충고했다. “중간선거 이후 의회 세력 구도가 바뀌면 한국 등 미국의 동맹국들 입장에서는 백악관 말고도 다른 기관과 협력할 여지가 생기고 미국 내에 다양한 소통 채널이 열릴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정말 중요한 사안까지 전부 양보할 필요는 없다는 게 그의 조언이다. “권리를 위한 정당한 싸움과 인내심 유지가 해결책의 조합”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미국이 신뢰하지 못할 파트너가 될 때를 대비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스탠거론 전 국장은 “아직 트럼프 행정부가 일탈로 끝날지 장기적 변혁으로 나아갈지 알기 어려운 만큼 한국은 차기 미국 행정부가 전통적인 외교로 돌아갈 것에 대비해 한미 동맹을 관리하되 장기적으로 미국으로부터 독립할 수 있는 역량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이 미국을 대신해 전 세계 민주주의의 희망이 돼 주기를 바란다는 요청이 접수되기도 했다. 스탠리 교수는 “한국은 극우 때문에 모두가 위험에 처해 있는 현실을 수년간 보여 줬지만 독재와 싸우는 강한 민주주의 정신과 민주적 동원력(democratic mobilism·민주적 가치나 제도를 수호하기 위한 시민의 조직·행동 정치)도 함께 증명했다”며 “엄청나게 성장한 문화적 영향력을 토대로 극우 운동에 맞서고 여성 평등권, 성소수자(LGBTQ)의 권리를 위해 싸워 줘야 한다. 우리는 한국이 필요하다. ‘민주주의의 빛’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스탠리 교수는 2000년대 중반 1년여 동안 서울대에서 강의한 경험이 있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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