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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화수여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6-02-03 04:47조회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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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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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admin@gamemong.info
김의경 작가가 챗지피티에 “머릿수건을 쓰고 검은색 토시를 끼고 중식당 주방에서 가마솥으로 면을 삶고 있는 오십대 남자를 유화풍으로 그려줘”라는 지시어를 입력해 생성한 이미지.
우리는 일을 해서 돈을 벌고, 타인과 관계를 맺으며, 보람도 얻습니다. 지금 한국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일 이야기를 ‘월급사실주의’ 동인 소설가들이 만나 듣고 글로 전합니다.
짜장면과 짬뽕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지금도 중식당에 가면 바다신2다운로드 짬뽕과 짜장면을 놓고 무얼 먹을지 고민하지만 고민 끝에 선택하는 건 항상 짜장면이다. 그러고는 옆 테이블에 앉은 사람이 먹는 짬뽕을 힐끔거리곤 한다. 그래서 유진석(가명)씨가 일하는 중식당으로 가는 길이 즐거웠다. 우리는 근처 카페에서 저녁시간에 만나기로 했지만 나는 점심시간에 중식당으로 찾아갔다. 인터뷰를 핑계로 짜장면을 먹으며 그의 일터를 엿보고 싶었 바다이야기릴게임 다. 누구나 아는 유명 체인점이라서 찾기가 쉬웠고, 짜장면도 맛있었다. 대중적인 입맛에 맞춘 누구나 좋아할 만한 맛이었다. 홀에 손님이 가득하고 끊임없이 배달 주문 벨이 울려대는 것을 보면 장사도 잘되는 것 같았다.
나는 짜장면을 먹으며 틈틈이 주방을 쳐다봤다. 주방 안에서는 세 사람이 분주히 오가며 일하고 있었다. 유 릴짱 리를 통해서 들여다볼 수 있도록 주방이 공개되어 있었는데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다.
점심을 먹은 다음 개인적인 업무를 처리하고, 스터디카페에 들러 책을 보다가 저녁 9시에 그와 만나기로 한 카페로 들어갔다. 그가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일찍 오셨네요. 많이 기다리셨어요?”
바다이야기게임2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방금 왔습니다. 원래는 10시 퇴근인데 오늘은 사장님께 말하고 일찍 나왔어요.”
내가 점심으로 그곳에서 짜장면을 먹었다고 하자 그는 반가워했다.
“그래요? 제가 삶은 면으로 만든 짜장면을 드셨네요.”
진석씨는 중식당 주방에서 ‘면장’으로 일하고 있다. 야마토게임다운로드 튀김도 튀기는 등 가끔 다른 일도 하지만 지금 일하는 곳에서는 2년 내내, 주로 면을 담당하는 면장으로 일했다. 그가 일하는 중식당은 체인점이기 때문에 양념을 비롯한 많은 것들이 본사로부터 제공된다. 그래서 재료 준비가 크게 힘들지는 않고 업무가 엄청 복잡하지도 않지만, 주방은 다치기 쉬운 장소이므로 일하는 내내 긴장을 놓으면 안 된다.
물과 기름이 튀는 것을 막기 위해 착용하는 진석씨의 토시. 본인 제공
그는 오전 10시에 출근해서 전날 주문한 자재들을 냉동실, 냉장실의 각각의 위치로 옮긴다. 그날 쓸 밥을 하고(밥은 떨어질 것 같으면 수시로 한다) 15킬로그램 분량의 양파 두 망을 깐다. 그러는 사이 주방장인 실장과 사장은 화구에서 짜장을 볶은 웍 등 주방도구들을 설거지하고 그날 사용할 면과 여러 가지 채소를 손질하며 장사 준비를 한다.
11시부터 홀과 배달 주문이 시작되는데 그는 자신의 주 업무인 면 삶는 일을 한다. 실장이 탕수육, 만두 등의 각종 튀김과 설거지 등을 담당하고 사장이 화구 업무를 담당한다. 대략 11시 반부터 2시까지 점심 주문이 가장 많이 몰린다. 5시 이후 저녁 시간에는 주문 수는 적지만 탕수육 등의 요리가 첨가되어 조금 더 까다롭다고 할 수 있다. 보통 점심때 100건, 저녁때 60~70건, 나머지 시간에 30~40건 해서 200개의 주문을 3명이 처리한다. 200개의 주문이면 그릇 수가 400~500개 정도 나오는데 그중에 면이 300그릇 정도다.
면은 상태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2분 안팎으로 삶는다. 홀에 나가는 면은 물기를 바짝 털어서 나가지만 배달로 나가는 면은 눌어붙지 않도록 물기가 좀 있게 촉촉하게 나간다. 주문이 몰리는 시간대에는 오더가 3인분밖에 없다고 해도 미리 10인분을 삶는다. 3인분 하는 사이에 주문이 계속 들어오기 때문이다. 처음에 곧이곧대로 하다가 배달 라이더나 홀 손님을 기다리게 하는 일이 반복되다 보니 나름 요령이 생겼다. 특히 배달은 시간을 못 맞추면 기사가 페널티를 받는 경우도 있으므로 시간이 밀리지 않게끔 무척 신경을 쓴다. 그렇게 9시쯤 마지막 주문이 끝나면 청소를 하고 하루 일과를 마무리한다.
진석씨는 원래 경기도에 있는 제조업체에서 생산직으로 근무했다. 그런데 회사가 중국 등지의 저가 공세에 밀려 경쟁력을 잃으면서 더 이상 유지될 수가 없어서 결국 직장을 잃고 말았다. 그 후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마냥 놀 수는 없어서 배민, 쿠팡이츠 등 배달플랫폼에서 배달일을 했다. 중식당에 음식을 찾으러 갔는데 주방 직원을 구한다는 구인광고가 입구에 붙어 있었다. 마침 집 근처이기도 했다. 근무 시간이 12시간 정도로 길기는 했지만 휴게 시간이 2시간으로 길었고 출퇴근하면서 길에서 버리는 시간이 없어 괜찮을 것 같았다. 배달을 하면서 사장과는 어느 정도 안면을 튼 사이라 슬쩍 일하고 싶다는 뜻을 비치자 일단 일을 한번 해보고 결정하자고 해서 시작한 것이 어느덧 2년이 되었다.
게티이미지뱅크
모든 일이 그렇지만 업무에 적응하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처음에는 주문 오더를 기억하는 것이 힘들었다. 딩동, 하면서 주문지가 하나씩 나오면 실장이 주문 내용을 부르는데, 짜장 3개, 면(짬뽕을 줄여서 그냥 면이라고 부른다) 2개, 이런 식으로 불러주면 진석씨는 그에 맞게 면 양을 조절해서 삶는다. 그런데 이게 그냥 한번 나오고 마는 게 아니라 여러 건이 연달아 나오니 그에 맞춰 양을 조절해 삶는 게 너무 어려웠다. 면을 너무 많이 삶아 시간이 지나면 불어서 버리게 된 일도 있었고, 또 적게 삶으면 배달이 늦어져 라이더가 짜증을 내는 일도 많았다. 사실 이전에 요식업 쪽 일을 해본 적이 없어서 처음 하는 일이다 보니 쉽게 익숙해지지 않았고, 요령을 깨치는 게 쉽지 않았다. 눈치도 빠르지 못한 편이라서 처음에는 적응하는 것이 무척 힘들었다.
그런 것에 조금 익숙해질 무렵에 튀김이나 설거지 등을 거들어야 했는데, 튀김 등은 소요되는 시간이 면을 삶을 때와는 또 달라서 실수를 자주 했다. 어느 정도 나이가 있다 보니 사장이나 실장이 대놓고 뭐라고 하지는 않았지만 자꾸만 실수하는 나 자신에 대한 자괴감 때문에 괴로웠다. 지금 생각하면 오십대로 접어들어서 그랬나 싶기도 하다. 아무래도 한해 한해 다르다. 업무에 적응하는 속도도 조금씩 느려진다.
힘든 것이 많겠지만 가장 힘든 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지금 가장 힘든 건 조금씩 고장 나는 신호를 보내는 몸인 것 같아요. 10년 전이라면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요즘은 쉽지 않거든요. 신체 능력이 따라주지 않아요. 중식당은 아무래도 화구에서 볶고 끓이고 튀기는 일을 많이 하다 보니 공기가 썩 좋지 않아요. 환풍기가 있지만 없는 것보다 나은 정도죠. 좀 자극적인 양념을 볶으면 몇미터 떨어져 있는 제가 재채기를 하거나 눈물이 핑 돌 정도인 걸 보면 알 수 있어요. 그래도 그런 건 마스크를 쓰면 좀 나은데 관절에 느껴지는 통증은 도무지 방법이 없어요. 병원에 갔더니 딱지를 자꾸 건드리는 것처럼 염증이 도지는 것이라서 일을 쉬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고 하는데, 일은 쉴 수가 없으니 사실 방법이 없죠. 조금씩 나빠지는 게 자꾸만 신경이 쓰여요. 언젠가 이 일도 못 하게 되면 어떤 안정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을지가 걱정이에요. 하지만 2년이나 버틴 것을 보면 제가 이 일을 싫어하는 것 같진 않아요. 면을 삶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거든요. 그동안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떠돌아다녔는데 이제 그만 정착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요.”
서비스직이나 영업직 같은 다른 일을 해보면 어떠냐고 하자 그는 고개를 저었다.
“사람 상대하는 것보다 주방에서 일하는 게 마음이 편해요. 성격이 외향적이었으면 몸을 혹사시키지 않는 일을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타고난 성격은 고치기가 힘드네요.”
그러고 보니 그는 말을 할 때 상대의 눈을 보지 않고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며 작게 말했다. 인터뷰하는 것도 그로서는 큰 용기를 낸 것인지도 모른다. 그가 팔에 낀 토시를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그래도 부양해야 할 가족이 없어서 다행이에요. 이야기가 좀 어두워졌죠? 부끄럽네요. 넋두리나 하고.”
그가 멋쩍은 듯 머리를 긁적였다.
“아니에요. 이해해요. 솔직히 노동강도가 센 일이죠. 누구나 적응하기 쉽지 않을 거예요. 주방에는 칼도 있고 불도 있잖아요. 일하다가 다친 적은 없나요?”
그는 손에 난 흉터를 보여주며 말했다.
“초보 때는 채소 손질을 하다가 손을 많이 베였어요. 지금은 요리 프로그램에 나오는 것처럼 중식도로 채소를 빠르게 썰어낼 수 있어요. 처음에는 칼 잡는 법, 채소를 고정할 때의 손 모양, 썰어내는 방향 등이 익지 않아서 자잘하게 손을 베였어요. 진짜 위험한 건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나서예요. 익숙해지면 방심하게 되는데 그러다가 한번에 크게 다칠 수도 있어요. 칼질이 과감하고 빨라지거든요. 기름 쪽도 항상 조심해야 하는데 튀김기에는 항상 끓는 기름이 가득 차 있어서 물이 튀지 않게 해야 해요. 우리 가게는 구조상 튀김기 바로 옆에 수도가 있어서 특히 조심해야 하죠. 한번은 수도 호스의 방향이 튀김기를 향한 줄도 모르고 물을 틀었다가 큰일 날 뻔한 적이 있어요. 끓는 기름에 물이 다량으로 들어가서 거의 폭발 수준으로 기름이 튀었어요. 다행히 주변에 사람이 없어서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주변에 누가 있었으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고 생각해요.”
종일 힘들게 주방에서 일하는 그이지만 집에서 쉴 때는 ‘흑백요리사’ 같은 요리 예능 프로그램을 즐겨 본다. 그는 요리는 직접 하는 것보다 보는 것이 즐겁다고 말하며 웃었다. 점심시간이 2시간이니 다른 영업장에 비해서 긴 것 같은데 그 시간에는 뭘 하냐고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처음에는 동료와 수다를 떨었는데 쉬는 시간에 대화를 하니 더 피곤한 거 같아서 요즘은 넷플릭스를 봅니다. 그런데 지난주에 여동생이 해외에 나가게 되었다고 제게 한달 동안 개를 맡겼어요, 그래서 식사를 마치고 집에 들러서 1시간 동안 개 산책을 시킨 다음 식당으로 돌아와요. 긴 시간 혼자 있으니 얼마나 외롭겠어요. 음식을 취급하는 식당만 아니라면 개와 함께 출근하고 싶네요.”
그는 개와 정이 들어서 한달 뒤에 어떻게 보낼지 걱정이라고 했다. 하루 종일 대용량의 면을 삶는 그의 모습을 상상해보았다. 정이 많고 내성적인 그에게 중식당 면장이라는 자리는 제법 어울리는 것 같았다. 그가 아쉬운 듯 말했다.
“반려견을 키우고 싶은데 12시간 일하는 지금은 무리예요.”
진석씨의 가게를 차리면 되지 않겠냐고, 개를 식당에 데려와 휴게실에 놓아두고 쉬는 시간에 놀아주면 되지 않겠냐고 하자 그가 웃으며 말했다.
“꿈같은 이야기지만 그런 날이 정말 오면 좋겠네요.”
※ 인터뷰이의 요청에 따라 이름 등 일부 사실을 변경했음을 알려드립니다.
김의경 소설가
김의경 l ‘월급사실주의’ 동인. 2014년 장편소설 ‘청춘 파산’으로 한국경제 청년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쇼룸’ ‘두리안의 맛’, 장편소설 ‘콜센터’ ‘헬로 베이비’가 있다. 수림문학상을 수상했다.
우리는 일을 해서 돈을 벌고, 타인과 관계를 맺으며, 보람도 얻습니다. 지금 한국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일 이야기를 ‘월급사실주의’ 동인 소설가들이 만나 듣고 글로 전합니다.
짜장면과 짬뽕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지금도 중식당에 가면 바다신2다운로드 짬뽕과 짜장면을 놓고 무얼 먹을지 고민하지만 고민 끝에 선택하는 건 항상 짜장면이다. 그러고는 옆 테이블에 앉은 사람이 먹는 짬뽕을 힐끔거리곤 한다. 그래서 유진석(가명)씨가 일하는 중식당으로 가는 길이 즐거웠다. 우리는 근처 카페에서 저녁시간에 만나기로 했지만 나는 점심시간에 중식당으로 찾아갔다. 인터뷰를 핑계로 짜장면을 먹으며 그의 일터를 엿보고 싶었 바다이야기릴게임 다. 누구나 아는 유명 체인점이라서 찾기가 쉬웠고, 짜장면도 맛있었다. 대중적인 입맛에 맞춘 누구나 좋아할 만한 맛이었다. 홀에 손님이 가득하고 끊임없이 배달 주문 벨이 울려대는 것을 보면 장사도 잘되는 것 같았다.
나는 짜장면을 먹으며 틈틈이 주방을 쳐다봤다. 주방 안에서는 세 사람이 분주히 오가며 일하고 있었다. 유 릴짱 리를 통해서 들여다볼 수 있도록 주방이 공개되어 있었는데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다.
점심을 먹은 다음 개인적인 업무를 처리하고, 스터디카페에 들러 책을 보다가 저녁 9시에 그와 만나기로 한 카페로 들어갔다. 그가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일찍 오셨네요. 많이 기다리셨어요?”
바다이야기게임2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방금 왔습니다. 원래는 10시 퇴근인데 오늘은 사장님께 말하고 일찍 나왔어요.”
내가 점심으로 그곳에서 짜장면을 먹었다고 하자 그는 반가워했다.
“그래요? 제가 삶은 면으로 만든 짜장면을 드셨네요.”
진석씨는 중식당 주방에서 ‘면장’으로 일하고 있다. 야마토게임다운로드 튀김도 튀기는 등 가끔 다른 일도 하지만 지금 일하는 곳에서는 2년 내내, 주로 면을 담당하는 면장으로 일했다. 그가 일하는 중식당은 체인점이기 때문에 양념을 비롯한 많은 것들이 본사로부터 제공된다. 그래서 재료 준비가 크게 힘들지는 않고 업무가 엄청 복잡하지도 않지만, 주방은 다치기 쉬운 장소이므로 일하는 내내 긴장을 놓으면 안 된다.
물과 기름이 튀는 것을 막기 위해 착용하는 진석씨의 토시. 본인 제공
그는 오전 10시에 출근해서 전날 주문한 자재들을 냉동실, 냉장실의 각각의 위치로 옮긴다. 그날 쓸 밥을 하고(밥은 떨어질 것 같으면 수시로 한다) 15킬로그램 분량의 양파 두 망을 깐다. 그러는 사이 주방장인 실장과 사장은 화구에서 짜장을 볶은 웍 등 주방도구들을 설거지하고 그날 사용할 면과 여러 가지 채소를 손질하며 장사 준비를 한다.
11시부터 홀과 배달 주문이 시작되는데 그는 자신의 주 업무인 면 삶는 일을 한다. 실장이 탕수육, 만두 등의 각종 튀김과 설거지 등을 담당하고 사장이 화구 업무를 담당한다. 대략 11시 반부터 2시까지 점심 주문이 가장 많이 몰린다. 5시 이후 저녁 시간에는 주문 수는 적지만 탕수육 등의 요리가 첨가되어 조금 더 까다롭다고 할 수 있다. 보통 점심때 100건, 저녁때 60~70건, 나머지 시간에 30~40건 해서 200개의 주문을 3명이 처리한다. 200개의 주문이면 그릇 수가 400~500개 정도 나오는데 그중에 면이 300그릇 정도다.
면은 상태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2분 안팎으로 삶는다. 홀에 나가는 면은 물기를 바짝 털어서 나가지만 배달로 나가는 면은 눌어붙지 않도록 물기가 좀 있게 촉촉하게 나간다. 주문이 몰리는 시간대에는 오더가 3인분밖에 없다고 해도 미리 10인분을 삶는다. 3인분 하는 사이에 주문이 계속 들어오기 때문이다. 처음에 곧이곧대로 하다가 배달 라이더나 홀 손님을 기다리게 하는 일이 반복되다 보니 나름 요령이 생겼다. 특히 배달은 시간을 못 맞추면 기사가 페널티를 받는 경우도 있으므로 시간이 밀리지 않게끔 무척 신경을 쓴다. 그렇게 9시쯤 마지막 주문이 끝나면 청소를 하고 하루 일과를 마무리한다.
진석씨는 원래 경기도에 있는 제조업체에서 생산직으로 근무했다. 그런데 회사가 중국 등지의 저가 공세에 밀려 경쟁력을 잃으면서 더 이상 유지될 수가 없어서 결국 직장을 잃고 말았다. 그 후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마냥 놀 수는 없어서 배민, 쿠팡이츠 등 배달플랫폼에서 배달일을 했다. 중식당에 음식을 찾으러 갔는데 주방 직원을 구한다는 구인광고가 입구에 붙어 있었다. 마침 집 근처이기도 했다. 근무 시간이 12시간 정도로 길기는 했지만 휴게 시간이 2시간으로 길었고 출퇴근하면서 길에서 버리는 시간이 없어 괜찮을 것 같았다. 배달을 하면서 사장과는 어느 정도 안면을 튼 사이라 슬쩍 일하고 싶다는 뜻을 비치자 일단 일을 한번 해보고 결정하자고 해서 시작한 것이 어느덧 2년이 되었다.
게티이미지뱅크
모든 일이 그렇지만 업무에 적응하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처음에는 주문 오더를 기억하는 것이 힘들었다. 딩동, 하면서 주문지가 하나씩 나오면 실장이 주문 내용을 부르는데, 짜장 3개, 면(짬뽕을 줄여서 그냥 면이라고 부른다) 2개, 이런 식으로 불러주면 진석씨는 그에 맞게 면 양을 조절해서 삶는다. 그런데 이게 그냥 한번 나오고 마는 게 아니라 여러 건이 연달아 나오니 그에 맞춰 양을 조절해 삶는 게 너무 어려웠다. 면을 너무 많이 삶아 시간이 지나면 불어서 버리게 된 일도 있었고, 또 적게 삶으면 배달이 늦어져 라이더가 짜증을 내는 일도 많았다. 사실 이전에 요식업 쪽 일을 해본 적이 없어서 처음 하는 일이다 보니 쉽게 익숙해지지 않았고, 요령을 깨치는 게 쉽지 않았다. 눈치도 빠르지 못한 편이라서 처음에는 적응하는 것이 무척 힘들었다.
그런 것에 조금 익숙해질 무렵에 튀김이나 설거지 등을 거들어야 했는데, 튀김 등은 소요되는 시간이 면을 삶을 때와는 또 달라서 실수를 자주 했다. 어느 정도 나이가 있다 보니 사장이나 실장이 대놓고 뭐라고 하지는 않았지만 자꾸만 실수하는 나 자신에 대한 자괴감 때문에 괴로웠다. 지금 생각하면 오십대로 접어들어서 그랬나 싶기도 하다. 아무래도 한해 한해 다르다. 업무에 적응하는 속도도 조금씩 느려진다.
힘든 것이 많겠지만 가장 힘든 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지금 가장 힘든 건 조금씩 고장 나는 신호를 보내는 몸인 것 같아요. 10년 전이라면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요즘은 쉽지 않거든요. 신체 능력이 따라주지 않아요. 중식당은 아무래도 화구에서 볶고 끓이고 튀기는 일을 많이 하다 보니 공기가 썩 좋지 않아요. 환풍기가 있지만 없는 것보다 나은 정도죠. 좀 자극적인 양념을 볶으면 몇미터 떨어져 있는 제가 재채기를 하거나 눈물이 핑 돌 정도인 걸 보면 알 수 있어요. 그래도 그런 건 마스크를 쓰면 좀 나은데 관절에 느껴지는 통증은 도무지 방법이 없어요. 병원에 갔더니 딱지를 자꾸 건드리는 것처럼 염증이 도지는 것이라서 일을 쉬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고 하는데, 일은 쉴 수가 없으니 사실 방법이 없죠. 조금씩 나빠지는 게 자꾸만 신경이 쓰여요. 언젠가 이 일도 못 하게 되면 어떤 안정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을지가 걱정이에요. 하지만 2년이나 버틴 것을 보면 제가 이 일을 싫어하는 것 같진 않아요. 면을 삶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거든요. 그동안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떠돌아다녔는데 이제 그만 정착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요.”
서비스직이나 영업직 같은 다른 일을 해보면 어떠냐고 하자 그는 고개를 저었다.
“사람 상대하는 것보다 주방에서 일하는 게 마음이 편해요. 성격이 외향적이었으면 몸을 혹사시키지 않는 일을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타고난 성격은 고치기가 힘드네요.”
그러고 보니 그는 말을 할 때 상대의 눈을 보지 않고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며 작게 말했다. 인터뷰하는 것도 그로서는 큰 용기를 낸 것인지도 모른다. 그가 팔에 낀 토시를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그래도 부양해야 할 가족이 없어서 다행이에요. 이야기가 좀 어두워졌죠? 부끄럽네요. 넋두리나 하고.”
그가 멋쩍은 듯 머리를 긁적였다.
“아니에요. 이해해요. 솔직히 노동강도가 센 일이죠. 누구나 적응하기 쉽지 않을 거예요. 주방에는 칼도 있고 불도 있잖아요. 일하다가 다친 적은 없나요?”
그는 손에 난 흉터를 보여주며 말했다.
“초보 때는 채소 손질을 하다가 손을 많이 베였어요. 지금은 요리 프로그램에 나오는 것처럼 중식도로 채소를 빠르게 썰어낼 수 있어요. 처음에는 칼 잡는 법, 채소를 고정할 때의 손 모양, 썰어내는 방향 등이 익지 않아서 자잘하게 손을 베였어요. 진짜 위험한 건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나서예요. 익숙해지면 방심하게 되는데 그러다가 한번에 크게 다칠 수도 있어요. 칼질이 과감하고 빨라지거든요. 기름 쪽도 항상 조심해야 하는데 튀김기에는 항상 끓는 기름이 가득 차 있어서 물이 튀지 않게 해야 해요. 우리 가게는 구조상 튀김기 바로 옆에 수도가 있어서 특히 조심해야 하죠. 한번은 수도 호스의 방향이 튀김기를 향한 줄도 모르고 물을 틀었다가 큰일 날 뻔한 적이 있어요. 끓는 기름에 물이 다량으로 들어가서 거의 폭발 수준으로 기름이 튀었어요. 다행히 주변에 사람이 없어서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주변에 누가 있었으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고 생각해요.”
종일 힘들게 주방에서 일하는 그이지만 집에서 쉴 때는 ‘흑백요리사’ 같은 요리 예능 프로그램을 즐겨 본다. 그는 요리는 직접 하는 것보다 보는 것이 즐겁다고 말하며 웃었다. 점심시간이 2시간이니 다른 영업장에 비해서 긴 것 같은데 그 시간에는 뭘 하냐고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처음에는 동료와 수다를 떨었는데 쉬는 시간에 대화를 하니 더 피곤한 거 같아서 요즘은 넷플릭스를 봅니다. 그런데 지난주에 여동생이 해외에 나가게 되었다고 제게 한달 동안 개를 맡겼어요, 그래서 식사를 마치고 집에 들러서 1시간 동안 개 산책을 시킨 다음 식당으로 돌아와요. 긴 시간 혼자 있으니 얼마나 외롭겠어요. 음식을 취급하는 식당만 아니라면 개와 함께 출근하고 싶네요.”
그는 개와 정이 들어서 한달 뒤에 어떻게 보낼지 걱정이라고 했다. 하루 종일 대용량의 면을 삶는 그의 모습을 상상해보았다. 정이 많고 내성적인 그에게 중식당 면장이라는 자리는 제법 어울리는 것 같았다. 그가 아쉬운 듯 말했다.
“반려견을 키우고 싶은데 12시간 일하는 지금은 무리예요.”
진석씨의 가게를 차리면 되지 않겠냐고, 개를 식당에 데려와 휴게실에 놓아두고 쉬는 시간에 놀아주면 되지 않겠냐고 하자 그가 웃으며 말했다.
“꿈같은 이야기지만 그런 날이 정말 오면 좋겠네요.”
※ 인터뷰이의 요청에 따라 이름 등 일부 사실을 변경했음을 알려드립니다.
김의경 소설가
김의경 l ‘월급사실주의’ 동인. 2014년 장편소설 ‘청춘 파산’으로 한국경제 청년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쇼룸’ ‘두리안의 맛’, 장편소설 ‘콜센터’ ‘헬로 베이비’가 있다. 수림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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