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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정민경 기자]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창민 의원이 이억원 금융위원장에 기자 선행매매 사건 관련 질의를 하고 있다. 사진출처=국회방송 유튜브 갈무리.



전·현직 기자들이 취재 과정에서 입수한 상장사의 호재성 정보를 활용해 주식을 우선 매수하고 기사를 쓴 후, 주가가 급등 이자율계산법 하면 팔아 수익을 챙긴 '선행 매매 사건'이 국정감사에서 다뤄졌다. 지난 20일 국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대상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선행매매 사건과 관련해 “자본 시장이 발전하기 위해서 불공정거래 척결을 최우선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 업종과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정 대응해야 한다는 생각”이라 밝혔다.

한국저축은행텔러 이날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은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이 위원장에게 “기자들이 일명 '선행매매' 혐의로 금융당국에 20여 명 이상이 대거 적발됐다. 많게는 1인당 5억 이상의 사익을 취득한 걸로 알려졌다”며 “또한 최근 김건희 특검의 삼부토건 주가조작 공소장에 따르면 기자들이 아예 '쫀찡조'라고 불리는 작전 세력의 일원으로 가담해 금품을 대가로 자기의 ' 대출금 바이라인'를 팔고 돈을 받은 내용까지 포함돼있다. 13개 언론사 19명의 기자가 삼부토건의 거짓 보도를 그대로 받아썼다. 13개 언론사 중 머니투데이, 파이낸셜뉴스, 이투데이, 뉴스핌 4개 언론사는 작전 세력의 보도자료를 3일 연속 기사화했다”고 지적했다.
[관련 기사: '허위 보도자료' 그대로 기사화…'삼부토건 주가조작' 통로된 언론]
학원강사 월급 이어 “이 과정에서 대행사가 범죄 통로 역할을 했는데, 대행사 관계자의 증언을 확인해 보니 대행사만 한정해도 30여 명의 기자들을 관리해서 작전을 짜고 기사의 대가로 수천만 원의 금품이 오가기도 한 걸로 확인됐다”며 “관련해 어디까지 조사가 진행되고 있느냐”고 질의했다.
기자 선행매매 논란에 이억원 금융위원장 “업종과 지 부산솔로몬저축은행 위 막론하고 엄정 대응해야”
이 위원장은 “자본시장이 제대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불공정 거래를 척결해야 한다”며 “불공정 거래에 관해서 업종 지위를 막론하고 엄정히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한 의원은 “이러한 일들은 그동안 쉬쉬했던 검은 유착들이었고 이제 빙산의 일각만 드러났다”며 “국민들도 대대적인 조사와 수사가 필요하다고 이야기 하는데 그렇게 하시겠느냐”고 말했다. 이 금융위원장은 “네”라고 답변했다.
한 의원은 실효성 있는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 의원은 “일부 보여주기식 수사가 아니라, 전반적인 수사와 검토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전 예방 조치와 금융 당국의 조치가 필요하다”며 “우리나라의 실태를 보시면 유일한 사전 예방 조치가 윤리 강령 하나뿐인데 내용도 허술하다. 선언적인 규정 때문에 실효적인 것은 없다. 사내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된다 하더라도 쉬쉬하거나 자진 사퇴 식으로 처리한다. 진상조사나 징계 다음 재발 방지책 수립은 물론 독자한테 사과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해외 언론사의 부당이득 취득 금지 자율규제 내용. 자료 출처=한창민 의원실. 그래픽=안혜나 기자.



한 의원은 뉴욕타임스 등 해외 언론의 구체적인 사전 규제를 소개하기도 했다. 한창민 의원실이 '해외 주요 언론사의 취재정보 이용 부당이득 취득 규제 사례'를 조사한 결과, 미국 뉴욕타임스(NYT)의 전직원은 자신이 취재하거나 감시하는 회사·기업·산업에 대한 주식 소유를 금지한다. 또한 기업과 금융 뉴스 데스크·오피니언 담당 데스크는 뉴욕타임스 외 기업 주식 소유를 금지한다. 이러한 원칙은 주식 외 파생상품·선물·공매·투기성 부채·기타 금융 상품·뮤추얼 펀드에도 적용된다. 암호화폐 산업 담당 직원들은 암호화폐 보유량을 제한한다. 또한 향후 보도를 예상한 증권 매매 및 다른 형태의 투자 역시 금지돼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 다우존스 직원(WSJ는 다우존스앤컴퍼니의 자회사로, 다우존스의 행동 강령을 준수함)은 증권의 공매도에 참여할 수 없으며 특정 산업 취재 직원은 해당 산업과 연계된 회사와 관련된 거래 가능한 금융 상품 또는 해당 산업에 주로 투자하는 집합 투자 상품 매매가 제한된다. 이는 직원 가족에게도 적용된다. 또한 특정 산업 취재을 취재하는 직원의 배우자나 동반자가 해당 산업 또는 취재 분야에서 근무하는 경우, 반드시 총괄 편집자나 윤리담당 데스크에 고지하고 상의를 해야 한다.
영국 로이터는 본인 또는 직계 가족이 이해관계를 가진 기업에 관한 보도 및 편집 권한 행사를 금지하고 있다. 특정 기업에 대한 비공개 정보 또는 자료를 보유한 채 해당 기업의 주식을 매매하는 행위는 '내부자 거래(Insider trading)', 해당 정보를 부적절하게 공개하는 행위인 '티핑(tipping)'에 참여하는 것을 금지하며 이는 해고의 사유가 될 수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경우, 사전 승인 없이 직원 또는 그의 배우자가 재정적 이해관계에 있는 기업의 주식이나 기타 투자에 관해 기사를 작성하거나 편집 결정을 할 수 없다. 최근 작성하는 기사나 작성 예정 기사와 관련된 기업의 주식 또는 금융 상품을 직간접적으로 매매하는 것도 금지되어 있다. 모든 편집 담당자나 기고가 역시 FT 투자등록부에 자신이 보유한 투자 자산을 신고해야 하며 추후 투자가 일어날 때마다 해당 기록을 업데이트해야 한다.
한창민 의원 “자율 규제 도입 여부 등 재허가·재승인 등에 반영해야”
한 의원은 한국 언론에 적용할 수 있는 대책으로 “문체부에서는 연간 국민 세금 1조 2000억 원이 들어가는 정부 광고가 있다. 집행 기준에 자율 규제 제도 도입 여부와 법 위반 횟수를 반영해야 한다”고 했으며 “신문법 시행령을 개정해, 인터넷 신문에도 등록 요건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나아가 “방미통위는 지상파 방송과 종편에서 재허가·재승인을 할 때 동일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금융위 같은 경우도 자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취지는 충분히 공감한다”며 “어떤 방법들이 있는지 고민해보겠다”고 답변했다.
한 의원은 “지금까지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반복됐기 때문에 말씀드리는 것”이라며 “정말로 자율규제와 윤리 경영으로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려면 해외 사례에서 봤든 선진국 수준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최소한 언론의 공적 책임을 확보할 수 있는 대책들이 방통위와 문체부 등에서 종합적으로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