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노인과 우울증 환자의 정서적 어려움을 도울 수 있는 인공지능 아바타 개발로 제71회 전국과학전람회 대통령상(학생부)을 수상한 인천 구산중 2학년 홍태민(왼쪽), 채효림 학생(오른쪽). 국립중앙과학관 제공


“앨리스, 내가 이 불편한 기분을 어떻게 풀어야 할까?”
“기분이 안 좋을 때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어요. 가장 중요한 건 스스로를 너무 다그치지 않는 거예요. 작은 행동부터 시작해 보세요.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산책, 맛있는 간식 먹기…”
기자의 질문에 중학생 또래로 보이는 미소 띤 얼굴의 인공지능 아바타 ‘앨리스’가 따뜻한 목소리로 답했다. ‘앨리스(A.L.I.C.E., Autonomous Learning알라딘온라인릴게임
Intelligent Cognitive Entity)’는 홍태민, 채효림 학생(인천 구산중 2학년)이 개발한 감정 교류형 인공지능 아바타로 독거노인의 사회적 고립과 우울증 환자의 정서적 어려움 완화를 돕도록 설계됐다. 
두 학생은 이러한 ‘인공지능 컴패니언 개발 연구–Project A.L.I.C.E’로 제71회 전국과학전람회에서 대통령현대제철 주식
상을 받았다.
전국과학전람회는 1949년에 처음 개최돼 올해 71회째를 맞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과학탐구대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립중앙과학관은 25일 제71회 전국과학전람회 심사결과를 발표했다. 올해는 전국 17개 시·도에서 총 2836점이 출품됐고 지역대회를 거쳐 선발된 301점이 본선 무대에서 겨뤘다.
최고근화제약 주식
상인 대통령상(학생부)은 감정 교류형 인공지능 아바타 ‘앨리스’를 개발한 두 중학생에게 돌아갔다. 홍태민 학생이 전반적인 시스템 개발을 맡고, 채효림 학생이 2D 애니메이팅 기술을 활용해 앨리스 아바타를 구현했다. 
홍태민 군은 “앨리스가 사람과 대화를 할 수 있도록 파인튜닝과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통해 언어 모델을 구축하고, 앨리스에 신영와코루 주식
단기, 순간, 장기 기억 장치를 개발했다”며 “로컬 서버 기반으로 설계해 개인 정보를 보호하고, 인터넷이 없는 환경에서도 구애받지 않고 동작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채효림 양은 “사람은 표정과 입 모양을 보며 대화하기 때문에 앨리스가 사람과 대화하는 느낌을 주도록 다양한 입 모양을 구현했다”며 “특히 입은 변형이 가장 큰 부황금성공략법
위라 표현하는 작업이 가장 어려웠다”고 고백했다. 
심사협의회 위원장인 이우일 서울대 명예교수는 “AI가 유행처럼 보일 수는 있지만, 이 작품은 유행과 무관하게 창의성과 완성도가 매우 높아 대통령상에 걸맞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고흥만 큰기러기의 생태를 조사하고 이를 기반으로 학습 자료를 개발해 제71회 전국과학전람회 대통령상(교원·일반부)을 수상한 ‘구스다운’팀의 신대초 안호정 교사(왼쪽), 여수서초 김윤하 교사(오른쪽). 국립중앙과학관 제공


교원·일반부 대통령상은 ‘고흥만 큰기러기(Anser fabalis)의 개체 수 증가 및 행동 특성 중심의 탐구 학습 자료 개발’ 연구를 한 세 교사(김윤하 여수서초, 안호정 신대초, 최성희 순천도사초)가 받았다. 이들은 대규모 조류 계수 방법과 행동 기반 관찰을 결합해 최근 큰기러기 개체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고흥만의 생태·환경 특성을 정밀 분석했다. 



23년 1월 고흥만 간척농경지에서 큰기러기의 먹이활동을 조사하는 안호정 교사. 안호정 제공 


또한 결과를 학습 자료로 구성해 생태 교육의 현장 적용성과 지역 연계 가능성을 입증했다. 안호정 교사는 “고흥만의 간척 농경지, 인공습지, 갯벌을 먹이터나 수면지로 삼는 큰기러기 개체 수가 크게 늘었다”며 “현장 데이터로 만든 메타버스 학습 환경을 수업에 적용하니 아이들의 생태 감수성과 관찰·계수 역량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말했다.
연구를 하며 가장 힘들었던 점을 묻자 그는 “한겨울, 하늘을 까맣게 메운 큰기러기 떼를 세느라 무엇보다 추위와 싸워야 했다”며 “아이들은 이제 추위에 떨지 않고도 큰기러기를 배울 수 있다”고 웃었다.
국무총리상은 학생부 ‘도플러’팀과 류재환 남대전고 교사가 차지했다. ‘도플러’팀의 이현수·유승준 충북고 3학년 학생은 ‘이동하는 소음을 지워라!: 도플러 환경에서 최적화된 소음제거 모델 설계’ 연구로 이동하는 소음을 제대로 잡지 못하는 노이즈 캔슬링의 취약 지점을 물리적인 원리로 보완해 주목을 받았다. 



이동하는 소음을 제대로 잡지 못하는 노이즈 캔슬링의 취약 지점을 물리적인 원리로 보완한 연구로 제71회 전국과학전람회 국무총리상(학생부)을 수상한 충북고 3학년 유승준(왼쪽), 이현수 학생(오른쪽).  국립중앙과학관 제공


이들은 도로 바로 옆 학교에 다니며 수능을 준비하는 고3 수험생들이었다. 전기전자공학과 진학을 희망한다는 이현수 학생은 “시험 기간 집중을 위해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을 사용했는데 에어컨 소음은 잘 줄어드는 반면 지나가는 오토바이 소음은 잘 제거되지 않았다”며 “두 소음의 차이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이동하는 소음원이 만들어내는 도플러 효과가 원인일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동하는 소음원의 상대 속도를 실시간 추정해, 도플러 효과로 변하는 주파수에 맞춰 반대 위상의 보상 신호를 내보내는 시스템을 설계했다. 유승준 군은 “이 기술은 자율주행차의 주행 소음 저감, 드론이나 철도와 같은 이동 소음 처리 등에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골판지·폐박스로 몰입형 천문학 학습 공간을 구축하는 연구로 제71회 전국과학전람회 국무총리상(교원·일반부)을 수상한 남대전고 류재환 교사. 국립중앙과학관 제공


류재환 교사의 ‘폐자원을 활용한 몰입형 천문학 학습 공간 구축에 관한 연구’는 골판지·폐박스로 돔을 만들고 구형 거울 반사식 투영기를 적용해 약 60만 원 규모의 저비용 학교용 천체투영관을 구현, 자원 순환과 지속가능성 교육을 동시에 실현하면서 현장 보급성과 파급효과를 보여줬다. 
류재환 교사는 “골판지 돔을 직접 운영해 보니 습기에 약해 눅눅해지고, 붙였다 떼는 과정에서 접착 부위가 약해지는 문제가 있었다”며 “이를 개선해 별도 제작 지식 없이도 바로 설치할 수 있도록 키트화하고 나아가서는 팝업 텐트처럼 펼치면 곧바로 구조가 잡히는 방식으로 개발해 현장 적용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올해 전국과학전람회에는 최우수상 10점, 특상 75점, 우수상 100점, 장려상 112점이 선정됐다. 생활 속 문제 해결형 아이디어부터 첨단 과학기술을 활용한 응용 연구까지 스펙트럼이 넓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립중앙과학관은 25일 제71회 전국과학전람회 심사결과를 발표했다. 전국과학전람회는 1949년에 처음 개최돼 올해 71회째를 맞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과학탐구대회다. 국립중앙과학관 제공


권석민 관장은 “전국과학전람회는 우리나라 과학인재의 등용문이자 과학문화 확산의 요람 역할을 해왔다”며 “학생들이 과학적 탐구심을 바탕으로 주변의 다양한 문제를 창의적 아이디어로 해결하고자 한 노력이 돋보였다. 앞으로 이들이 미래 사회를 선도할 과학기술 인재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체 수상자 명단은 국립중앙과학관 누리집(www.science.go.kr)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시상식은 11월 5일(수) 국립중앙과학관 사이언스홀에서 열린다.
[이영혜 기자 yh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