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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가 쏟아지는 밤, 사람의 흔적이 끊긴 외딴 통나무집 하나. 두 남자가 동시에 눈을 뜬다. 여긴 어디지? 왜 함께 있는 걸까? 문은 굳게 닫혀 있고, 창밖엔 비가 쉼 없이 쏟아진다. 휴대전화는 먹통이고, 오늘 날짜와 시간조차 알 수 없다. 기자 ‘데이’와 제약회사 내부고발자 ‘마이클’은 아무런 설명도 없이 ‘캐빈’이라 불리는 밀실에 갇혀 있다.
서울 대학로 이티 씨어터 원에서 지난달 27일 막을 올린 뮤지컬 ‘캐빈’(내년 3월1일까지)은 이 낯선 상황을 출발점 삼아 관객을 단숨에 이야기의 릴게임바다신2 중심으로 끌어당긴다. 한국 창작 뮤지컬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2인극 심리 스릴러라는 형식은 화려함보다 인물의 말과 침묵, 시선과 호흡에 집중하게 만든다. 작품은 단서를 하나씩 흘리며 두 주인공의 심리전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집요하게 따라간다. 전개는 빠르지 않지만 느슨하지 않고, 쫀득한 리듬 속에서 긴장을 차곡차곡 축적한다. 밀실이라는 설정은 인물의 감정 야마토게임다운로드 을 숨길 여지를 허락하지 않으며, 관객 역시 그 공간에 함께 갇힌 채 진실을 추적하게 된다.
뮤지컬 ‘캐빈’. 이모셔널씨어터 제공
이야기의 중심에는 “기록은 기억이다”라는 대사가 놓여 있다. 데이(정동화·유승현·홍 사아다쿨 성원)는 진실을 기록하는 기자로서의 사명에 매달리는 인물이고, 마이클(박호산·하도권·윤석원)은 세상에 폭로한 진실 때문에 이미 삶이 무너진 내부고발자다. 두 사람은 서로를 심문하듯 대면하면서도, 상대의 말과 반응 속에서 자신의 상처를 마주하게 된다. 진실은 언제나 불완전하고, 기억은 지워지지 않는 고통의 형태로 되살아난다.
음악은 서사를 야마토게임다운로드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떠받친다. 넘버들은 감정을 과잉으로 밀어붙이지 않고, 반복되는 선율과 절제된 리듬으로 인물의 불안을 서서히 고조시킨다. 독백에 가까운 솔로 넘버에서는 기억의 파편들이 하나씩 떠오르고, 두 사람이 함께 부르는 넘버에서는 진실을 둘러싼 긴장과 미묘한 연대가 음악적 대화처럼 펼쳐진다. 특정 멜로디가 변주되어 반복될 때마다 관객은 같은 기억을 릴게임추천 다른 각도에서 다시 바라보게 되며, 음악은 사건의 흐름이 아닌 심리의 깊이를 안내하는 나침반처럼 기능한다.
뮤지컬 ‘캐빈’. 이모셔널씨어터 제공
무대와 연출 역시 인상적이다. 제한된 공간을 활용한 무대, 조명과 영상은 캐빈을 단순한 오두막이 아닌, 기억이 저장되고 왜곡되는 장소로 만든다. 시간의 흐름과 심리의 균열이 시각적으로 드러나며, 관객은 인물의 기억 속에 함께 갇힌 듯한 감각을 경험한다. 이는 ‘소란스러운 나의 서림에서’ ‘보이스 오브 햄릿: 더 콘서트’ ‘르 마스크’ 등으로 실험적이고 감각적인 무대를 선보여온 제작사 이모셔널씨어터의 작업 흐름 위에 놓인 결과다.
‘캐빈’의 가장 큰 미덕은 스릴러의 문법을 따라가면서도, 결국 치유의 서사로 나아간다는 점이다. ‘식스센스급’ 반전은 충격을 위한 장치가 아니라, 기억과 기록의 의미를 새롭게 바라보게 만드는 계기로 작동한다. 스릴러로 시작해 마음 졸이며 지켜보던 관객은, 마지막에 이르러 조용한 위로와 따뜻한 마음을 안고 극장을 나서게 된다. 작은 오두막에서 시작된 두 남자의 이야기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이유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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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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