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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하철 4호선 명동역 10번 출구 앞. 금장을 두른 세종호텔 입구는 쉴 새 없이 관광객들을 삼키고 뱉어냈다. 하루 만에 뚝 떨어진 기온 속에서 캐리어를 끌고 가는 발길이 분주했다. 겨울, 봄, 여름, 가을 그리고 다시 겨울이다. 고진수 민주노총 관광레저산업노조 세종호텔지부장(52)은 활기와 설렘으로 북적이는 명동 거리를, 객실마다 불을 밝힌 자신의 옛 직장을 사계절 꼬박 지켜보았다. 12월9일이면 6차선 대로 한복판 10m 높이 철 사이다쿨바다이야기게임 제 구조물에 오른 지 300일이 된다. 12월10일은 그와 동료들이 세종호텔에서 해고된 지 4년째 되는 날이다.
4년 전 그날, 명동의 풍경은 지금과 아주 많이 달랐다. ‘점포 임대’ 출력물이 나붙은 거리는 미국의 좀비 드라마 〈워킹 데드〉를 연상시켰다. 하루 종일 행인 수를 세어도 열 손가락을 릴게임신천지 채우지 못했다. “당시 코로나19 유행으로 호텔이 어려웠다는 건 인정해요. 하지만 그 시기가 지나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을 예상할 수 있었거든요. 세종호텔은 우선 위치가 너무 좋아서 옛날부터 객실 점유율이 높았어요.” 호텔은 정부의 고용유지 지원금을 한 번 더 신청하거나 고통 분담을 통해 고용을 유지하려는 자구책을 마련하기보다는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릴게임갓 2011년부터 회사 측의 방해로 규모가 점점 줄어들던 민주노총 세종호텔지부 조합원 12명은, 경영상의 위기를 이유로 정리해고 당했다.
해고 노동자들이 세종호텔 앞에 차린 ‘무지개 농성장’. ⓒ시사IN 신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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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년 영업을 시작한 세종호텔이 명동의 4성급 고급 호텔로 자리매김해온 역사는 직원들이 함께 쓴 것이었다. 2001년 일식 셰프로 세종호텔에 입사한 고진수 지부장은 오랫동안 연회장 요리를 맡았다. 행사가 많은 주말에는 하루 3000~4000명분의 음식을 만들었다. “그런 때는 수요일부터 준비를 해요. 새벽까지 집에도 골드몽릴게임 안 가고 호텔에서 내주는 방에서 하루 4시간씩 자며 일터를 지켰는데, 수익이 안 난다고 헌신짝처럼 버리나···. 복합적으로 너무 화가 났어요.” 복직을 요구하며 호텔 입구에 차린 ‘무지개 농성장’에서 보낸 시간이 한 해 두 해 쌓여갔다. 그러나 지난해 12월12일 대법원은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인정된다며 정리해고 판결을 끝내 확정했다.
2월13일 새벽 4시, 고진수 지부장은 “같이 일하던 동료들과 함께 다시 노동자가 되고 싶다”라는 간절함을 품고 조심스럽게 호텔 앞 도로의 교통시설물에 올랐다. 외동아들을 군 훈련소에 보내고 20일 만이었다. 집에 있는 아내에게 “형용하지 못할” 미안함을 뒤로한 채로 ‘윤석열 파면! 세종호텔 해고자 복직’이라고 쓰인 현수막을 내걸었다.
하늘에서 보낸 300일 가운데서도 2월15일을 특히 잊을 수 없다. 광화문에서 윤석열 탄핵 집회를 마친 시위대의 행진이 세종호텔 앞으로 향했다. 수천, 수만의 응원봉 물결이 세종호텔 해고자들의 복직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코로나19는 끝났고, 특수를 맞은 호텔은 그 이전보다 더 큰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기운을 모아준다면 이제 6명 남은 조합원들도 곧 복직할 수 있지 않을까.’ 부푼 기대감은 한겨울 맹추위도 잊게 했다.
지난 3월18일 고진수 지부장이 점심 선전전에 맞춰 북을 치고 있다. ⓒ시사IN 신선영
윤석열은 탄핵되었고, 새로운 정권이 들어섰다. 고용노동부 장관이 고공 농성 현장을 직접 찾기도 했다. 많은 것이 바뀌었지만 고진수 지부장은 여전히 길이 9m, 폭 80㎝의 난간에 갇혀 있다. 여기저기 경고음을 내는 몸 상태보다도 그를 더 힘겹게 하는 건, 갈수록 희미해지는 듯한 희망의 단서들이다. 사용자 측과의 교섭은 네 차례 끝에 중단된 상태다. 호텔은 퇴직금 액수를 몇 개월치 더 올려줄 수 있지만, 복직은 허용 불가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는다.
전하고 싶은 말을 묻는 질문에, 통화음 너머로 바람 소리, 차 소리와 섞인 덤덤한 음성이 답했다. “저희 조합원들도 새로운 세상에 대한 기대를 걸고 탄핵 광장에 나가서 싸웠는데 1년이 다 되도록 또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좀 더 많은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시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12월9일이면 고진수 지부장의 고공 농성이 300일째가 된다. ⓒ시사IN 이명익
김연희 기자 uni@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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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하철 4호선 명동역 10번 출구 앞. 금장을 두른 세종호텔 입구는 쉴 새 없이 관광객들을 삼키고 뱉어냈다. 하루 만에 뚝 떨어진 기온 속에서 캐리어를 끌고 가는 발길이 분주했다. 겨울, 봄, 여름, 가을 그리고 다시 겨울이다. 고진수 민주노총 관광레저산업노조 세종호텔지부장(52)은 활기와 설렘으로 북적이는 명동 거리를, 객실마다 불을 밝힌 자신의 옛 직장을 사계절 꼬박 지켜보았다. 12월9일이면 6차선 대로 한복판 10m 높이 철 사이다쿨바다이야기게임 제 구조물에 오른 지 300일이 된다. 12월10일은 그와 동료들이 세종호텔에서 해고된 지 4년째 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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