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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개성 있는 크리에이티브를 갖춘 독립 레이블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전 세계 음악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주요 음악회사들의 전략과도 맞닿아있는 이 시스템이 K팝 생태계에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부여할지 주목된다.
최근 K팝 업계에서 눈에 띄는 성장 모델은 '멀티레이블 체제'다. 멀티 레이블 시스템이란, 산하에 장르별로 독립된 레이블을 두고 본사의 통합 운영 부서를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걸 일컫는다.
북미 음악 시장의 약 70~80%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빅3' 음악회사 유니버설뮤직그룹,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 워너뮤직그룹 등은 이미 북미에서 연차계산기 만 수십 개 이상의 독립 레이블을 운영하고 있다. 전 세계로 확장하면 산하 레이블과 자회사의 그 규모는 수백 개로 늘어난다.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는 비욘세·아델 등이 소속되었던 슈퍼스타 중심의 대표 레이블 컬럼비아 레코드를 비롯해 RCA 레코드, 아리스타 레코드, 에픽 레코드, 오차드, 컨트리 장르 위주의 소니뮤직 내슈빌, 클래식 레이블 소 창업넷 니 클래시컬 등을 두고 있다. 소니뮤직 라틴, 소니뮤직 재팬 등을 통해 글로벌에서 장르 다각화를 꾀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성과를 내왔다.
유니버설뮤직그룹 산하에도 인터스코프 레코드, 게펜 레코드, 캐피톨뮤직그룹, 리퍼블릭 레코드, 유니버설 뮤직 그룹 내슈빌, 클래식스 등이 있으며, 워너뮤직그룹에도 애틀랜틱 레코드, 라이노, 워너 뮤직 내슈빌 사전채무조정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은 멀티 레이블 시스템을 통해 차별화된 아티스트 전략을 마련한다.
멀티 레이블 시스템은 산하 레이블에 독립적인 A&R과 창작 환경 보장해 신인 발굴부터 스타 육성까지 아티스트별로 특화된 체계적인 성장 로드맵을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본사는 통합 인프라를 활용해 글로벌 유통망, 마케팅 및 프로모션, 데이터 분석 시스 부당행위계산 템 공유하며 사업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이에 더해 장르별, 지역별 전문성을 바탕으로 타깃 시장을 세분화하며 각 영역에 맞는 수익 모델을 개발하고, 사업을 확장한다.
K팝이 아시아는 물론 미국·유럽 등 각종 글로벌 무대로 진출하면서 획일화된 아이돌 모델에서 벗어나 각자의 개성과 강점을 살린 다각화 전략의 중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그 가운데 sk 통합 가장 화두가 되는 게 바로 글로벌 메이저 음악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3대 음악회사들의 멀티레이블 운영 방식을 한국식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시각이다.



가수 아이유 /사진=EDA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라이즈 첫 월드투어 '라이징 라우드' 도쿄 공연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국내에서도 관련 시도가 진행 중인 상태다. 업계 '투톱'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하이브의 사례가 독보적이다.
먼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엔터)의 멀티레이블 운영 방식이 북미 메이저 업체의 프로듀서, 장르별 특화된 독립 레이블 운영방식의 장점을 잘 따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카카오엔터는 산하에 몬스타엑스·아이브의 소속사 스타쉽, 아이유·우즈의 이담, 이효리·규현의 안테나 등을 두고, 각 레이블 고유의 프로듀싱 역량과 본사의 음악 비즈니스 노하우를 결합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
카카오엔터 본사는 국내외 음악 유통 네트워크 바탕으로 아티스트의 글로벌 진출 토대를 탄탄히 하는 동시에, 북미 현지 법인을 거점으로 소속 아티스트들의 글로벌 마케팅·프로모션 등 해외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성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음악 유통 사업과 같이 기본적인 글로벌 활동 인프라를 갖춰놓은 것에 더해 본사를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글로벌 활동 전략을 마련하고 이를 추진하며 소속 아티스트들의 글로벌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해외 음반 발매뿐만 아니라 온·오프라인 플랫폼 유통망에 음반 발매 프로모션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현지 방송 및 언론 노출 등을 꾀했다. 또 인지도와 인기를 바탕으로 글로벌 페스티벌 무대 및 투어를 진행해 현지 팬들과의 접점을 확대했고, 현지 아티스트와의 컬래버 음원 발매, OST 협업 등과 같은 글로벌 엔터사와의 협업 등 보다 단계적인 글로벌 활동 확장 전략을 추진해 성과를 내고 있다. 글로벌 팬 플랫폼 베리즈를 통해 소속 아티스트들의 팬 커뮤니티도 열었다.
구체적으로 스타쉽 소속 아이브의 사례를 보면, 이들은 레이블의 대표 프로듀서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프로듀싱 체제를 확보하고, 카카오엔터가 추진한 글로벌 사업 전략 아래 글로벌 활동 영역을 확장했다. 카카오엔터가 북미 현지 법인을 통해 맺은 컬럼비아 레코드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글로벌 유통망과 프로모션 기회를 넓혀왔다. 이어 대규모 월드투어에 나섬과 동시에 '롤라팔루자'와 같은 해외 대형 페스티벌 무대로 팬들과의 접점을 확대해 나가며 인지도를 높였고, 미국 여성 래퍼 사위티, 세계적인 DJ 데이비드 게타 등 해외 아티스트와의 컬래버 프로젝트도 추진했다.
스타쉽 신인 걸그룹 키키 또한 데뷔와 동시에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과 해외 언론 등에서 노출을 늘려나가는 전략을 꾀하며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이어 KCON과 같은 K팝 페스티벌과 다양한 해외 무대를 통해 현지 팬들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와의 협력이다. SM은 카카오엔터와 다양한 협력 관계를 추진하며 본격적으로 멀티프로덕션 체제를 구축, 성과를 이어왔다. NCT(네오 프로덕션), 에스파(원 프로덕션), 라이즈(위저드 프로덕션) 등 각 프로덕션 별로 음악의 다양성을 확대하며 아티스트의 특성을 고려한 플랜과 프로모션을 마련해 더욱 다각화된 아티스트 활동 지표를 선보였다. 컨템퍼러리 R&B 레이블 크루셜라이즈, 클래식 레이블 SM 클래식스도 호평을 얻고 있다.
앞으로도 카카오엔터와 SM은 글로벌 멀티레이블 체제를 발전시켜나가는 동시에 아티스트들의 글로벌 활동을 확장해 나가며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키워 나간다는 계획이다.



그룹 방탄소년단(BTS) /사진=빅히트 뮤직 제공






그룹 캣츠아이 /사진=하이브 제공


멀티 레이블 시스템 하면 하이브도 빼놓을 수 없다. 몇년 새 여러 국내외 엔터사를 인수하며 거대 음악회사로 진용을 갖춘 하이브는 각 레이블이 독립적이고 독창적인 크리에이티브 활동을 펼치게 한다는 기조 아래 회사의 핵심 가치로 멀티 레이블 시스템을 내세우고 있다.
방탄소년단과 이현·투모로우바이투게더·코르티스가 소속된 빅히트 뮤직을 필두로 엔하이픈·아일릿이 있는 빌리프랩, 르세라핌이 포함된 걸그룹 전문 레이블 쏘스뮤직, 세븐틴·투어스가 활약 중인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지코·보이넥스트도어가 있는 KOZ엔터테인먼트, 뉴진스를 배출했던 어도어까지 각 레이블이 겹치는 구석 없이 각자의 특색을 살려 아티스트와의 시너지를 내고 있다.
이 밖에도 글로벌향 레이블을 통해 장르적 다양성을 확보하고 있다. 일본 레이블 YX 레이블즈, 컨트리와 록 장르에 특화된 빅 머신 레이블 그룹, 하이브 아메리카가 2023년 인수한 힙합 레이블 QC 뮤직 등을 보유 중이다. 유니버설뮤직그룹의 게펜 레코드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글로벌 걸그룹 캣츠아이를 성공시키기도 했다. 캣츠아이는 미국 빌보드에서 꾸준히 순위를 높이며 활약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미국 최대 음악 축제인 '코첼라' 무대에도 선다.
하이브는 계속해서 공격적으로 해외 현지에 직접 뿌리내리고 있다. 중국과 인도에 각각 해외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특히 라틴 시장에 주목해 라틴 아메리카 레이블인 엑자일 뮤직(현 자르파소)을 인수하고, 도세밀 뮤직을 설립한 데 이어 최근 시엔토 레코즈도 세웠다.
장르별·지역별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독립 레이블 운영과 통합 인프라를 통한 시너지 극대화는 글로벌 경쟁에서 필수 핵심 전략으로 꼽히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 탄생한 음악이라는 지역적 특수성과 태생적 한계를 가진 K팝이 글로벌 메이저 음악 시장의 주류 장르로 도약하려면 보다 전략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독립 레이블별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고, 글로벌 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통합 인프라를 구축해 유통·마케팅 등의 시너지를 키우는 시도가 지속해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