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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 명동본점 3층 버스 주차장에 45인승 관광버스가 우르르 들어왔다. 27일 중국 톈진에서 출발한 크루즈 드림호를 타고 한국을 찾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유커)이었다. 이들은 한국 정부가 이날부터 2026년 6월까지 허용한 3인 이상 중국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을 적용받았다.
40대 여성 리샤오판은 면세점에 방문하기 전 들른 서울 북촌 한옥마을에서 산 간식을 보여주며 "여행 비자는 급속으로 신청해도 한 달 정도 걸리는데 무비자로 오니 엄청 편했다"고 웃었다. 리샤오판과 함께 롯데면세점을 찾은 중국 단체 컴퓨터학원 강사 관광객은 1,700명이었다. 중국인 고객이 평일 기준 하루 평균 1,000명 정도 찾는 점을 감안하면 대규모다.
중국 관광객 무비자 입국 시작 첫날인 이날 명동은 손님맞이로 바빴다. 롯데면세점 맞은편 명동 한복판에 있는 3층 높이의 CJ올리브영 명동타운점 1층 마스크팩 매대엔 유난히 아시아 사람이 많았다. 삼삼오오 마스크팩을 고르는 열다섯 이용한도 명 대부분은 중국어를 쓰고 있었다.
중국 샤먼에서 이틀 전 한국에 들어왔다는 20대 여성 류이한은 마스크팩 네 상자를 집어 들었다. 중국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 '샤오홍수'에서 눈여겨봤던 제품이다. 그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 소식에 아쉬워했다. 한국 여행 비자를 받는 데 500위안(약 10만 원)을 들였기 때문이 suv 신차 다.

명동 상권 3분의 2, 알리페이 결제



29일 CJ올리브영 명동타운점 마스크팩 매대가 중국인 손님으로 붐비고 있다. 박경담 기자


류이한은 "한국 여행을 계획할 때 무비자 입국 저축은행 연체 을 먼저 알았다면 시기를 조금 늦췄을 것"이라며 "케이팝을 좋아하는 젊은 중국 사람이 무비자 입국으로 한국을 찾을 것 같고 나도 한 번 더 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명동에서 길거리 음식을 파는 거리 가로등에는 명동관광특구협의회가 중국 신용결제 브랜드 알리페이, 유니온페이와 함께 만든 환영 현수막이 걸렸다. 이 협의회는 무비자 입국에 맞춰 공무원연금관리공단 학자금대출 중국인이 명동 상점에서 유니온페이, 알리페이로 결제 시 5% 깎아주는 계약을 맺었다. 명동 상권 3분의 2 정도인 500개 상점이 합류했다.
CJ올리브영 명동타운점 인근 명동예술극장 앞에선 유니온페이 행사 천막이 막 자리를 잡았다. SNS에 유니온페이 사용자가 인증 사진을 남기면 사은품을 주는 행사 자체는 새로울 게 없었다. 하지만 한국에서 중국 회사가 중국인을 겨냥해 이벤트를 여는 모습은 색다른 장면이었다. 유니온페이는 중국 관광객 증가에 대비해 브랜드 홍보에 나섰다.

'큰손' 유커에, 기대 거는 기업들



29일 서울 명동에 중국인 단체 관광객 등을 환영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박경담 기자


기업들도 외국인 관광객 중 씀씀이가 커 큰손으로 불리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증가할 것이란 기대에 여러 준비를 하고 있다. CJ올리브영은 중국인 등 외국인이 많이 들르는 글로벌 관광 상권 내 매장 129개에서 연중 최대 할인 기간 '올영 세일'과 비슷한 수준의 재고를 확보해놨다. 롯데마트는 30일부터 서울역점 등 외국인 특화 매장 10개 점에서 중국인에게 인기 있는 제품을 최대 50% 할인하는 K푸드 페스타를 진행한다.
최근 과격해지고 있는 혐중 정서가 자칫 무비자 입국 특수를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9월 초순까지만 해도 명동 한복판에서 반중 시위가 열려 상인들과 시위대 간 마찰이 잦았다. 한 명동 상인은 "시위대가 명동 길거리 음식 거리를 다니면서 중국인으로 보이면 욕을 했다"며 "중국인과 함께 아시아계 사람들이 피해를 봤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명동 등에서 일어난 반중 시위를 향해 "깽판"이라고 지적한 다음 날인 12일부터 시위대는 명동 상권 내부로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도 무비자 입국 등을 감안해 명동 치안을 강화하고 있으나 명동 상인들은 아직 안심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박수돈 명동관광특구협의회 사무국장은 "반중 시위대가 의견을 표명하는 건 자유지만 명동에서 시위를 이어갈 경우 중국인은 물론 다른 나라 관광객까지 찾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29일 롯데면세점 주차장에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타고 온 관광버스 10여 대가 있다. 박경담 기자


박경담 기자 wall@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