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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이다. 사람과 무심해졌다. 건설 있었다. 정도로 달라는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민간 고용평등상담실 네트워크’(고평넷)와 한국여성노동자회가 민간 고용평등상담실 확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국여성노동자회 제공


직장인 구미정씨는 2018년부터 4년여 동안 같은 회사에서 근무하는 동료 ㄱ씨에게 스토킹을 당했다. 처음엔 단순한 호감 표명이라 생각해서 정중히 거절했다. 하지만 ㄱ씨는 2달, 3달 혹은 반년 이상 간격을 두고 전화, 선물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미정씨에게 접근했다. “직장은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매일 출근해야 하는 곳인데” “회사에서 최대한 상대와 마주치지 않으려 노력하고 다른 사람과 늘 함께 있으려 했으며 혼자일 때는 밖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ㄱ씨의) 접근을 막았던 번거로움과 연차휴가일수 두려움이 반복”됐다.
“정신적 괴롭힘으로 매일 죽어가는 기분”이었던 미정씨는, 2023년 말 부천여성노동자회에서 운영하는 ‘고용평등상담실’을 찾은 일을 “숨통이 트이는 결정적 계기”이자 “싸움의 시작”으로 기억한다. 고용평등상담은 직장 내 성희롱·성차별 등 피해를 당한 노동자에게 특화된 상담서비스다. 미정씨는 ㄱ씨의 “교묘하고 집요한 폭 국민건강보험 력”에 짓눌린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인지하게 되면서 ‘벗어나야 한다’ ‘일상을 되찾자’는 의지를 다지게 됐다고 했다. 회사에 정식으로 문제제기를 했다.
문제는 미정씨에게 ‘싸울 결심’을 가능케 했던 부천여성노동자회 고용평등상담실(고평실)이 2024년 사라진 것이다. 고평실은 정부 지원으로 운영됐는데 윤석열 정부 시기인 2023년에 소관 부 서울대 대학원 처인 고용노동부가 2024년 상담실 관련 예산을 ‘0원’으로 전액 삭감했다. 2000년부터 20여년 이상 민간에 위탁해온 고용평등상담 업무를 정부 직접 운영 방식으로 바꾼다고 했다. 부천여성노동자회를 포함한 전국 19개 고평실(상담 인력 30여명)이 하루 아침에 문을 닫아야 했다.
이재명 정부는 최근 발표한 2026년 고용노동부 예산안에 세무무료상담 ‘민간단체 고용평등상담실 운영’으로 4억5000만원을 편성하며 민간 고평실을 되살리기로 했으나, 여성노동단체들은 “반토막·형식적 복원”이라며 비판에 나섰다. 12억원1500만원 규모였던(2023년 기준) 예산이 절반 이하로 줄었고, 정부 직접 운영으로 바꾼 고용평등상담창구도 민간 고평실과 병행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의 사업 세부 예산안을 보면 진급일 민간 고평실 9곳을 대상으로 1곳당 5000만원씩 편성할 예정이다. 지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1일 오전 경주·광주·대구·마산창원·부천·서울·수원·안산·인천·전북여성노동자회와 제주여민회, 한국노동광양지역지부, 한국여성민우회 등이 모인 ‘민간 고용평등상담실 네트워크’(고평넷)와 한국여성노동자회는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민간 고용평등상담실 확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바람 인천여성노동자회 상담실장은 이 자리에서 “2024년 민간고평실이 폐지된 뒤 여성노동자가 신고를 위해 고용노동부에 전화하니 ‘진정접수를 해봤자 결과가 좋지 않을 수 있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오히려 당신만 정신적으로 고통스러울 수 있다’며 진정 접수를 포기하도록 응대를 받기도 했고, 정부에 진정해서 2차 피해를 겪느니 차라리 진정하지 않겠다고 그만두겠다는 여성노동자가 있었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 시절 고용노동부는 ‘고용평등상담관’을 순차적으로 채용하며 지방 고용노동청 8곳에서 상담 업무를 실시했으나, ‘충분히 예상가능한 우려’가 현실로 이어져 여성노동자 피해 구제의 공백이 커졌다는 것이다. 노동자들이 찾을 수 있는 곳이 민간위탁 시절(19개)보다 절반으로 줄어든 점, 정부 직접 운영이다보니 신분 노출 우려 등이 커서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바람 실장은 “여성노동자가 겪는 일터 내 고충은 상담사가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만 피해 회복과 권리 구제가 가능한 사건이 많다. 피해 정도가 심각하고 2차 가해, 재발 위험이 있기에 신속하게 대응해야만 하는 사건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불안정한 노동환경에서 힘겹게 하루하루를 버티며 노동을 이어가야 하는 여성노동자를 위해 지금 당장 시급하게 필요한 것은 성평등한 노동환경을 만들어나가기 위한 행정집행력을 강화하는 추진체계”라며 “고용평등상담실을 제대로 복원·확대해야 하는 이유”라고 주장했다.



1일 서울 여의도 앞에서 열린 ‘민간고용평등상담실 확대 촉구 기자회견’에서 전북여성노동자회 김익자 대표가 민간고용평등상담실 복원을 촉구하는 시민 1만81명의 서명을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관계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정은숙 제주여민회 대표도 “(2024년) 상담실 운영을 중단한 뒤 전면적인 상담 진행하기 어려운 가운데서도 여성노동자들은 계속해서 상담실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상담 대응 매뉴얼을 마련해 성폭력 관련 상담기관이나 노동 관련 상담을 하는 다른 기관으로 연결하는 역할은 계속 해나가고 있다”면서도 “여성노동자를 위해 특화된 기관들이 아니라서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정부가 반토막 예산으로 몇 개의 지역만 선별적으로 상담실을 재개하겠다고 하는 것은 언발에 오줌누기도 되지 않는 것”이라며 “2년 동안이나 중단된 고용평등상담실을 완전하게 재가동하는 것은 실질적 변화를 위한 출발점”이라고 덧붙였다.
미정씨도 이날 기자회견에 발언문을 보내 김정연 부천여성노동자회 회장이 대독했다. 민간 고평실이 사라진 뒤 부천여성노동자회에서는 미정씨를 다른 지원처(경기도젠더폭력통합대응단)와 연계해 심리상담, 법률조력 등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도왔다. 미정씨는 “직장에서 스토킹, 성희롱, 성차별 등을 겪은 피해자가 이러한 조력을 당연하게 누리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면서 “피해를 입은 사람, 싸워서 피해를 벗어나고 싶은 사람의 상황과 심정을 가장 잘 알고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는 고용평등상담실이 온전히 복원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민간 고용평등상담실 네트워크’(고평넷)와 한국여성노동자회가 민간 고용평등상담실 확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한겨레에 “고용평등상담지원관을 공무직근로자로 채용한 상태여서 민간사업을 복원하더라도 (지원관들의) 고용유지가 되어야 하는 상황이라 내부 상담사업과 병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또한 내부적으로는 근로감독 사건 연계나 모성보호 등에 있어서는 장점이 있었던 걸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각자 가진 전문성, 각자 가진 영역을 보완하며 병행하는 형태로 운영해보면서, 향후 모니터링을 통해 필요한 경우 대안을 모색해볼 계획”이라고 했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