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몹쓸 말할 보면서 그저 어딘가에선 조금 “말해봐.14일 미국 워싱턴 DC '월터 E. 워싱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육군협회(AUSA) 연례 전시회 한화 통합 부스에 K9 자주포가 설치돼 있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14일 백악관에서 북동쪽으로 약 1km 떨어져 있는 대형 컨벤션 센터인 ‘월터 E. 워싱턴 컨벤션 센터’는 양복·군복을 입은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곳에선 지난 13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미 육군협회(AUSA)가 주관하는 북미 최대 규모의 지상 방산 전시회 및 연례회의가 열려 전 세계 내로라하는 방산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보잉, 록히드 마틴, 라인메탈 같은 글로벌 방산 메이커들 사이에서 삼성전자, 풍산 등 우리 기업들도 부스를 차리고 제품을 선보였다. 이날 찾은 한화에어로 선형시불변시스템 스페이스 279㎡ 규모 부스 한가운데에는 ‘K방산’의 간판 격이라 할 수 있는 총중량 50톤에 가까운 K9A2 자주포가 설치돼 있었다.
한화는 최근 미국 시장에서 방산 메이커로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미 전문 기업과의 협업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날 오전 캘리포니아주(州) 샌디에이고에 본사를 둔 70년 업력의 ‘제너럴 대출모집인제도 아토믹스(GA)’ 부스에선 단거리 이착륙(STOL) 무인기인 ‘그레이 이글(GE)-STOL’ 공동 개발 계약을 기념하는 세리머니가 열렸다. GE-STOL은 기존 그레이 이글에 단거리 이착륙 기능을 추가한 버전으로 동급 무인기들이 보통 1㎞ 이상의 활주로를 필요로 하는 것과 달리 약 100m 활주로만 확보해도 이착륙이 가능해 갑판이 짧은 함상, 해변, 주차장 신한카드 같은 환경에서도 운용이 가능하다.



14일 미국 워싱턴 DC '월터 E. 워싱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육군협회(AUSA) 연례 전시회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제너럴 아토믹스 측 관계자들이 무인기 공동개발 계약을 기념하는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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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영국을 비롯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 일본·호주 등이 제너럴 아토믹스의 무인기를 운용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10년 동안 15조원이 넘는 GE-STOL 구매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주한 미군도 현재 그레이 이글 무인기를 운용하고 있어 우리 군이 GE-STOL을 도입하 한국감정원 면 양측 연합 작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 양사는 이번 계약에 따라 시연기 1대를 개발해 초도 비행을 진행하고 생산·마케팅 협력을 통해 2028년 구매국에 대한 첫 인도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엔진·랜딩기어·연료 계통, 한화시스템이 항공전자장비·임무 장비 등을 공급할 예정이다. 한화 측은 “한미동맹을 넘어선 한미 업체 간 방산 협력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이라고 했다.
제너럴 아토믹스 측의 더그 아이큰 GE-STOL 담당 시니어 디렉터는 이날 본지와 만나 “한화는 우리와 같이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를 갖고 있고 높은 품질의 제품을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며 “우리의 (생산) 일정을 가속화하고, (고객 입장에선) 획득 비용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로 봤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인명 피해가 상대적으로 덜하고 가격도 저렴한 드론이 현대전의 대세가 되고 있는 가운데, 아이큰은 “우리는 무인 항공기 분야 업계 리더로서 입증된 실적을 보유하고 있고 한화와의 파트너십은 우리가 보유한 역량을 보완하고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데이비드 알렉산더 제너럴 아토믹스 사장은 “한미 파트너십은 강력하고 미 정부 최고위층에서도 이를 매우 지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14일 미국 워싱턴 DC '월터 E. 워싱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육군협회(AUSA) 연례 전시회에서 육군이 주최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이달 초 부임한 강경화 신임 주미 대사도 이날 오전 AUSA 전시회 현장을 찾아 둘러봤다. 마이클 쿨터 한화글로벌디펜스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한국을 대표하는 항공우주 및 방산 기업으로서 글로벌 방산 메이커로 성장하려 한다”며 “제너럴 아토믹스 같은 글로벌 기업과 협력해 시장을 선도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할 분야가 있다. 그들과 우리의 경험을 결합하면 시장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이어 “제너럴 아토믹스 팀이 한국을 방문하고 있고, 한국 엔지니어들도 캘리포니아주에서 그들과 함께 개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미국·유럽 시장에서는 경쟁하면서 또 협력한다. 한미 방산 업체 간에는 이런 식의 협력이 더 확대될 것 같다”고 했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는 “한국과 미국이 GE-STOL을 공동 생산함으로써 관련 일자리를 창출하고 항공 산업 생태계를 강화할 것”이라며 “한화는 전투기 엔진, 레이더, 항공전자 장비에 이르는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종합 무인항공기업으로 도약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한편 이날 한화 부스에는 글로벌 베스트셀러인 K9 자주포의 차세대 모델과 함께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155㎜ 모듈형 추진장약(MCS)도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한화의 스마트 팩토리 기반 자동 생산 시스템으로 제작되는 것으로, 현재 이 공장의 현지화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사될 경우 미 육군과 동맹국의 탄약 자급 역량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한화오션이 2023년 인수한 필라델피아 조선소에 이어 한미 경제 안보 협력 차원에서 지니는 의미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