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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어금호은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5-11-10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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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내가 근무하는 초등학교에서는 현장체험학습(옛날에는 '소풍'이라고 함. 이하 줄여서 현장학습)을 가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학생 안전에 대한 우려와 함께 학생 사고에 대한 교사의 부담 때문이다. 그전에도 현장학습에서 크고 작은 사건 사고는 일어났고, 그에 대한 우려는 있어왔다. 그런데 3년 전, 매우 중대한 큰 사건이 발생했다. 유족은 물론이고 교사 학생 그리고 이 소식을 접한 많은 사람들이 슬픔에 빠졌던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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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체험학습 차량 걸어서 소풍가던 옛날과 달리 요즘, 초등학교 현장체험학습은 대부분 버스를 이용해 이동하고 있다. 수십 명 내지 수백 명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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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년 강원도 속초시에 있는 모 테마파크에서 현장학습 중이었던 당시 초6학년 학생이 버스에 치여 사망하는 매우 가슴아픈 사건이 일어났다. 이에 당시 사건 담당 판사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담임교사에게 금고 6개월 형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였다. 이 판결 이후, 학 부산시중은행 교에서는 현장학습의 효용성에도 불구하고 불안 요소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현장 학습을 기피하는 분위기로 흘러갔다.

이러한 가운데 '학생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학교안전법)이 개정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교육청은 보조인력을 배치하겠으니 현장학습을 장려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갔다. 또한 교직원이 학교 안전사 새마을금고 정기예금 고 예방 및 안전조치 의무를 다 한 경우, 민·형사상 책임이 면제될 수 있도록 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일단 사고가 나면 안전조치 의무를 다 했다는 것을 어떻게 증명할 것인가. 학생, 학부모, 교사의 불안 요소는 상존한다.
초등학교에서는 현장학습 계획이 세워질 때부터 긴장 상태에 돌입한다. 버스를 타고 내릴 때의 규칙, 버스 안에서 지킬 일 아파트 담보대출 한도 , 멀미가 나거나 용변이 급할 때 대처할 방법, 몸이 아플 때 할 일 등등 여러 경우의 상황을 상정하고 안전교육을 실행한다. 그럼에도 크고 작은 일은 수시로 일어난다. 그런 것을 모두 감수하고 처리하고 이제까지 현장학습을 강행한 것이다.
예전처럼 김밥 싸서 가까운 공원이나 산과 들로 '걸어서 소풍 가던 시대'가 아니다. 현재의 학교 밖 현장학습은 짧든 길든 버스를 타고 이동한다. 그리고 현장학습 장소에 도착해서도 점심밥 먹고 노래 부르고 놀이 몇 가지 하고 오는 소풍이 아니다. 말 그대로 '체험 위주의 학습'이다. 여러 활동을 하다 보면 아이들이 뛰고 넘어지고 다투고 다치는 불상사가 일어나곤 한다. 현장학습 날 운동장에서 버스를 기다릴 때부터 일정을 마치고 귀가할 때까지 담임교사는 마음을 놓지 못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만약에 사고가 날 경우 최종 책임은 담임교사에게 있다.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책임질 사람, 그건 담임교사뿐이다. 특히 학생 사망 사건과 같은 중대한 사건 앞에서 담임교사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담임교사가 현장학습을 꺼리는 것은 인지상정 아닌가. 하여 우리 학교에서는 현장학습을 가지 않는 대신 여러 가지 교내 행사를 하여 그 아쉬움을 달랬다.










▲ 사물놀이 공연 초등학교 축제에서 동아리 학생들이 사물놀이 공연을 하고 있다. 공연도 관람도 모두 자율적으로 참여하였다.


ⓒ 강지영




먼저, 지난주에 학교 축제가 있었다. 학년별로 만들기, 그리기 등의 작품 전시회로 축제는 시작되었다. 방과 후 부서에서도 각종 그리기와 만들기 등의 작품도 펼쳐놓고 보는 이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축제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길거리 공연(버스킹)'이었다. 말 그대로 길거리 공연인데, 우리 학교에서는 길거리가 없으므로, 강당에서 공연하였다. 다만, 그 형식에서 길거리 공연의 모습을 살렸다. 교사가 학생을 지목하거나 강제하지 않고, 전적으로 학생 자율에 맡겼다. 공연 참여 희망자만 참여했고, 공연 내용도 학생 자율에 맡겼으며 진행도 방송도 관람석 안전요원 배치도 학생회 주관으로 진행하였다.

강당에 가서 관람하는 것도 자율이었다. 가고 싶은 사람만 관람하도록 하였다. 교사가 인솔하여 데리고 간 것이 아니라, 학생 자율로 관람하도록 하였다. 하루에 7팀이 일주일간 참여하였으니 35팀이 공연을 펼친 것이다. 9시에 시작하는 1교시 수업에 지장이 없도록 하기 위하여 8시 20분부터 8시 50분까지 행사가 이루어졌다. 특히 전교생이 같은 장소에서 같은 시간에 공연을 하기 때문에 여러 학년의 공연을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예전에도 아이들이 대중문화의 춤과 노래를 발표할 기회가 있긴 있었다. 주로 수학여행에서 보여줄 수 있었다. 수학여행에서 발표하는 공연은 다른 학년은 당연히 볼 수 없다. 그러나 이번처럼 학교에서 공연을 하면 여러 학년이 다 볼 수 있으니 이게 더 좋지 않은가.
공연은 노래와 춤 또는 악기 연주가 주를 이루었다. 노래는 주로 케이팝이었고, 춤은 일명 '방송댄스'였다. 텔레비전 방송에서 가수가 노래를 하고 그 뒤에서 춤추는 그 춤. 그리고 학교 동아리 학생들의 사물놀이 공연이 인상적이었다. 처음엔 강제하지 않으면 누가 참여하겠나, 요즘 아이들은 혼자 노는 것에 익숙해서 같이 모여 춤을 추거나 노래할 시간이 있겠나, 하는 우려가 컸다. 그러나 우려와 달리 공연 참여 신청자가 많아서 조정하느라고 힘들었다는 뒷소문을 들었다.
그중에서 아이들이 가장 열광적인 박수를 보낸 것이 몇 있다. '트러블메이커' 춤과 사물놀이 공연이다. 트러블메이커 음악그룹의 노래에 맞추어 춤을 추는데, 아이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즐거워했다. 특히 다소 관능적인 춤사위를 보일 때면 아이들의 환호성은 최고조에 달했다. 또한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나오는 노래 '골든'에 맞추어 춤을 추는 장면에서도 아이들은 이성을 잃은 듯이 흥분하여 박수를 쳤다. 대중문화를 받아들이는 속도는 기성세대보다는 아이들이 빨랐다. 방과 후에 친구들끼리 아파트 거실에 모여 유튜브를 틀어놓고 연습했다고 한다.

다만 아쉬운 것은 초등학교 축제에 동요를 부르는 아이는 없었고, 남학생의 참여는 매우 저조하였다. 춤과 노래, 악기 공연 여러 분야에서 여학생이 압도적인 참여율을 보였다. 피아노 연주와 같은 공연은 동영상으로 발표를 하였다. 교실에서 텔레비전 화면으로 동영상을 보았다. 아주 수준급이었다.










▲ 월병 만들기 초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중국의 전통음식인 '월병'을 만들고 있다. 강사가 재료와 조리도구를 모두 준비해 와서 학생과 교사는 부담이 없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 강지영




잔치에 먹을거리가 빠져서는 안 되듯이, 우리 학교 축제에도 먹는 것이 빠질 리가 없다. 우리 2학년에서는 '월병 만들기'를 하였다. 중국의 전통음식인 월병. 요리사가 재료와 조리도구를 모두 준비해 와서 학생이나 교사들은 부담이 없었다. 학생들은 월병을 정성 들여 만들어서 먹어보고, 대여섯 개씩 포장하여 집으로 가져갔다.


학교축제 기간이 지났어도 다양한 체험활동은 이어졌다. 마술전문가가 와서 흡연 예방 교육도 했다. 맑았던 물이 담배의 유해 성분을 집어넣자 오염된 물로 변하는 장면에서 아이들은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마술 중에 비둘기가 날아가는 부분에서 아이들은 입을 다물기 어려웠다.










▲ 러시아 전통의상 입어보기 러시아 출신 한국인이 러시아 전통의상을 입고 초등교실에 방문하였다. 초등2학년 학생에게 러시아에 대한 이모저모를 소개하였고, 러시아 전통의상을 가져와서 학생이 입어보는 체험을 하였다.


ⓒ 강지영




이뿐만이 아니다. 학교 인근 노인회관에서 여러 어르신이 학교를 방문하여 갖가지 전통놀이를 전수하셨다. 윷놀이, 죽방울놀이, 제기차기, 비사치기, 등을 가르쳐주셨다. 또한 다문화교육의 일환으로 러시아 출신 한국인이 와서 러시아의 전통과 문화 등을 소개하기도 하였고, 러시아 전통의상을 가지고 와서 학생들이 입어보는 시간도 가졌다.

주 6일 등교가 주 5일로 바뀐 지 오래되었다. 적게 일하고 잘 쉬라는, 가족과 함께 바깥 활동을 많이 하라는 취지로 도입된 주 5일제. 캠핑, 해외여행, 가족동반체험학습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학생들의 여가생활이 변화하고 있다. 물론 가정 사정에 따라 양상은 다르지만 예전에 비하면 여가생활의 질과 양이 늘어난 것은 확실하다. 이런 시대에 30명 가까이 되는 학생이 한 명의 교사에 의지하여 버스를 타고 한 시간가량을 가서 집단으로 활동하는 것은 매우 위험 부담이 큰 게 현실이다. 더구나 학생 수가 많은 학교는 수백명이 동시에 이동한다. 그럴 경우, 위험 부담은 더 커진다.
그러니 그 다양한 체험을 학교 안으로 가져와서 학교 내에서 체험하게 하는 것을 장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루 한 번 현장학습을 가는 것보다 여러 날 여러 활동으로 학생들이 즐겁고 유익한 시간을 갖는다면 이게 더 좋지 않은가. 상황이 바뀌면 그 상황에 맞게 적응하고 대처하는 게 맞다. 시대가 바뀌면 제도도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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