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이야기부활 다시 돌아온 해저 모험의 릴게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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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화수여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5-12-24 09:13조회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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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이야기부활 다시 돌아온 해저 모험의 릴게임 이야기오랜 기다림 끝에, 전설적인 해저 모험 릴게임 바다이야기가 부활했습니다. 수많은 게이머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그 짜릿함과 향수가 다시금 우리 곁으로 돌아온 것입니다. 깊은 바닷속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환상적인 그래픽과 예측 불가능한 재미 요소들은 이제 더욱 업그레이드되어 우리를 새로운 모험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단순히 과거의 명성을 재현하는 것을 넘어, 현대적인 감각과 기술력을 더해 완벽하게 재탄생한 바다이야기부활은 릴게임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며 다시 한번 뜨거운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추억 속 바다이야기, 왜 다시 돌아왔을까?
2000년대 초반, 바다이야기는 대한민국 오락실과 게임 시장을 뜨겁게 달구었던 대표적인 릴게임이었습니다. 독특한 해양 테마와 시원한 연출, 그리고 잭팟의 스릴은 많은 이들을 매료시키며 하나의 문화 현상을 만들어냈습니다. 하지만 여러 논란과 함께 아쉽게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듯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이용자들은 바다이야기에 대한 향수와 재출시에 대한 갈망을 끊임없이 표출해왔습니다. 이러한 이용자들의 목소리와 기술 발전은 바다이야기부활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돌아온 해저 모험 릴게임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단순히 과거를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더 안전하고 건전하며, 더욱 풍성한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 과정을 거쳐 다시 세상에 나온 것입니다. 이는 과거의 영광을 되찾는 동시에 새로운 전설을 만들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새로워진 해저 모험, 무엇이 달라졌나?
다시 돌아온 바다이야기부활은 단순히 과거 버전의 재탕이 아닙니다. 최신 기술력이 집약되어 놀라운 변화를 이뤄냈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단연 압도적인 그래픽과 사운드입니다. 고해상도 그래픽은 깊은 심해의 신비로운 분위기와 다채로운 해양 생물들을 생생하게 구현하며, 몰입감을 극대화합니다. 고래, 상어, 다양한 물고기들이 화면을 가득 채우는 모습은 마치 실제 바닷속을 유영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입니다. 또한, 더욱 정교해진 릴게임 시스템은 단순한 운을 넘어선 전략적인 플레이를 가능하게 하며, 새로운 보너스 게임과 미니 게임들은 끊임없는 즐거움을 제공합니다. 숨겨진 보물을 찾아 나서는 재미, 거대한 해양 생물을 만났을 때의 짜릿함 등 다채로운 이벤트가 플레이어들을 기다립니다. 온라인 환경에 최적화된 안정적인 서버 운영과 사용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 역시 바다이야기부활의 큰 장점입니다.
릴게임의 재미, 바다이야기부활에서 다시 느끼다
릴게임의 본질적인 재미는 바로 예측 불가능한 스릴과 잭팟의 짜릿함에 있습니다. 바다이야기부활은 이러한 릴게임 본연의 재미를 극대화하면서도, 더욱 다채로운 형태로 풀어냅니다. 여러 개의 릴이 회전하며 특정 조합을 맞출 때마다 터지는 시원한 효과음과 화려한 애니메이션은 시각과 청각을 동시에 자극하며 극도의 만족감을 선사합니다. 특히, 고배당 잭팟이 터졌을 때의 희열은 다른 어떤 게임에서도 맛볼 수 없는 바다이야기부활만의 특별한 경험입니다. 간단한 조작으로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지만, 깊이 있는 플레이를 통해 더 큰 보상을 노릴 수 있는 구조는 초보자와 숙련자 모두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합니다. 끝없이 펼쳐지는 해저 모험 속에서 숨겨진 보물상자를 열고, 특별한 물고기를 잡아내며, 매 순간 새로운 기대감과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바다이야기부활, 건전한 여가 문화로의 정착
바다이야기부활은 과거의 명암을 교훈 삼아, 더욱 건전하고 안전한 온라인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책임감 있는 게임 플레이를 유도하고, 과몰입 방지를 위한 다양한 시스템을 도입하여 모든 이용자들이 건강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제 바다이야기부활은 단순한 릴게임을 넘어, 일상생활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즐거운 여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건전한 문화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고자 합니다. 향수를 자극하는 추억의 게임이자, 동시에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새로운 해저 모험의 시작인 바다이야기부활과 함께, 당신의 잠 못 이루는 밤을 위한 최고의 선택이 될 것입니다. 지금 바로 다시 돌아온 바다이야기부활의 세계로 뛰어들어, 황금빛 잭팟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
기자 admin@slotmega.info
12월8일 제주시 아라일동 제주대병원 응급의료센터에서 이수훈 응급의학과 교수를 만났다. ⓒ시사IN 조남진
헐렁한 흰색 가운에 달린 주머니들이 두둑했다. 왼쪽 손주머니에는 청진기, 왼쪽 가슴 주머니에는 의료용 플래시, 볼펜, 설압자(혀누르개) 등이 들어 있었다. 환자를 볼 때 사용하는 도구들이다. “응급실은 앉아 있을 겨를이 없습니다. 환자가 베드(병상)에 누우면 제가 베드로 가서 진료하는 시스템이니까요.” 12월8일 제주대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에서 만난 이수훈 응급의학과 교수(48)가 손오공릴게임 말했다.
응급실. 병원의 가장 앞단에 버티고 서서, 생사의 갈림길에 선 환자들을 건져내고, 꼴딱대는 숨을 딱 붙여둔 뒤, 입원과 수술이 필요한 중증 환자들은 외과, 내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흉부외과, 신경외과 등 병원의 다른 진료과(배후 진료과)로 연계하는 일이 숨 가쁘게 이루어지는 그의 오리지널바다이야기 일터이다. 몇 년 전부터 이곳에 ‘뺑뺑이’라는 수식어가 자주 달린다. 2024년 수용 병원을 찾기 위해 20번 이상 전화를 돌린 극단적 ‘응급실 뺑뺑이’ 건수는 약 1200건에 달했다.
지난 10월, 학교에서 쓰러진 채 발견된 고3 남학생이 14차례 수용 거부된 끝에 사망한 ‘부산 10대 응급 체리마스터pc용다운로드 환자 사망사건’ 이후 논란은 더욱 뜨거워졌다. 특히 의사들의 반응이 격렬했다. ‘의사 때리기가 또 시작되었다’는 전반적인 반감 속에 ‘119 구급대의 현장 평가·환자 파악 미흡’ ‘필수의료를 위축시키는 의료 소송 위험’ 등을 거론하는 의견들이 SNS에 연달아 올라왔다. 그런 와중에 이수훈 교수는 드물게도 “의사들의 책임”과 “응급의학과의 실패”를 언급한 거 황금성오락실 의 유일한 현직 응급실 의사다.
〈시사IN〉은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실을 통해 10월20일 발생한 ‘부산 10대 응급환자 사망사건’ 구급 활동 일지와 녹취록 등을 확보했다. 이수훈 교수와 함께 이 자료를 살펴보며, 응급의료체계의 현주소를 짚고 생명을 살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모색해보았다. 대체 릴게임황금성 응급·필수의료 현장에서는, 또 119 구급대와 병원 사이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비난의 손가락질이 오가는 사이 누락되는 것은 없을까.
지난 10월의 부산 응급환자 사망사건부터 얘기해보자. 사후적으로 보면, 발견 당시 출혈 등 외상 흔적이 없어서 119 구급대가 추락 환자라는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채 병원들에 이송을 문의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하지만 바이탈 사인(활력 징후)과 경련, 의식 혼미, 발작 등의 증상에 따라 구급대가 이 환자를 ‘긴급’에 해당하는 Pre-KTAS 레벨 2로 분류하긴 했다. 그런데 부산, 양산, 창원의 병원에서 ‘소아과 진료 불가’ ‘소아 신경과 혹은 성인 신경과 진료 불가’ 등 ‘배후 진료’가 안 된다는 이유로 14차례 수용이 거절되다 결국 심정지로 사망했다(위〈그림 1〉 참조). 배후 진료과로 환자를 넘기기 어렵다 해도 이런 긴급 환자는 일단 응급실에서는 받아 응급처치를 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많이 안타까운 사건이다. 의원실 자료를 보면 이 학생은 산소포화도 88%에 혈압은 80에 50이었다. ‘추락 환자’라는 사실이 전제되었을 때 바이탈 사인이 이 정도로 나쁘다? 그러면 외상환자 평가 가이드라인의 첫 단계부터 중증 외상환자로 분류된다. 이런 경우, 현재 우리나라 EMS 시스템(응급의료 시스템)에서는 다른 생각할 것 없이 곧장 권역외상센터로 가는 거다. 권역외상센터에서도 ‘그냥 오세요’ 한다. 우리 몸에 혈액은 5~6L가량 되는데 보통 30%가량 출혈이 있기 전에는 혈압이 잘 안 떨어진다. 이 환자는 맥박수도 130회에다 혈압까지 이렇게 떨어졌다면 최소 2L 이상 (내부) 출혈이었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이제 문제가 어디서부터 꼬이냐면, 일단 떨어지는 걸 본 목격자가 없고, 신고 전화도 학생이 쓰러진 채 경련 중이라고 들어왔고, 가봤더니 겉으로 드러나는 명확한 ‘외상’도 보이지 않았다. 머리라도 붓고 찢어져서 피가 난다거나, 어디 팔다리가 하나라도 꺾여 있었다면 추락이구나 의심을 했을 텐데, 구급 기록을 보면 심전도 측정을 위해 상의를 올렸을 때도 외상이 보이지 않았다고 나온다.
119 구급대의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고 봐야 하는 건가? 지금처럼 받아주는 응급실 찾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추락 외상환자’로 분류하면 환자 이송이 한결 쉬워지는데, 구급대원이 그런 정보 파악을 소홀히 했을까 싶다.
추락 확인이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 출동 기록을 보면 환자가 발로 차고 손을 휘두르고 몸부림이 심해서 대원 세 명이 다 붙어 있었다고 나온다. 환자를 처치하는 구급대원 두 명에 운전하는 구급대원 한 명까지 전부 환자를 잡고 있어야 할 만큼 난리통이 벌어졌다는 뜻이다. 게다가 응급 현장은 병원처럼 세팅된 곳이 아니기 때문에 100%의 평가를 요구할 수 없다. 다만, 능숙한 구급대원이었다면 단서를 찾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다. 지금 기록을 봐서는 외상 쇼크와 극심한 통증으로 인한 반응이었던 것 같다. (내과적인) 경련일 때는 이 환자처럼 혈압이 잘 낮아지지 않는다.
다시 첫 질문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다. 추락 환자라는 건 파악하지 못했지만, 이 환자는 ‘pre-KTAS(병원 전 응급환자 중증도 분류)’의 5개 레벨 가운데 ‘긴급’에 해당하는 2급으로 분류되었다. 그렇다면 어느 응급실에서든 받아줬어야 하는 것 아닌가?
맞다. 그래서 제가 ‘이 사건은 응급의학과의 실패’라고 페이스북에 글을 썼다. 어차피 병원 전 단계에서 모든 환자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는 없다. 최종 진단은 병원에 와야 할 수 있는 거고, 그렇기 때문에 환자가 경련을 하고 활력 징후가 불안정하다 그러면 누군가는 받았어야 했다.
그런데 왜 주요 대학병원을 비롯해 부산의 응급실 중 단 한 곳도 이 환자를 받지 않았을까? 경련이 치료가 어려운 증상인가?
경련이 5분 이상 지속되면 ‘경련 중첩증’이라 해서 굉장히 응급 상황이라고 판단을 한다. 뇌가 손상을 받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경련 중첩증에 대한 ‘어큐트 매니지(accute manage·급성 치료)’ 자체는 까다롭다고 할 수 없다. ‘틴티넬리’라는 응급의학과의 대표적인 교과서에도 치료 프로토콜이 나와 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 시험의 족보 같은 기본적인 치료라고 할 수 있다.
다만 경련 중첩증 치료는 응급의학과에서 끝나지 않는다. 뇌출혈이나 뇌종양처럼 뇌 쪽에 이상이 있을 가능성이 높으니 신경과나 신경외과, 나이가 어린 경우 소아 신경과로 보내야 한다. 만약에 우리 병원에 해당 진료과나 의사가 없으면 다른 병원으로 전원을 보내야 하는데, 전원을 보내기가 정말로 너무 어려워졌다. 전화통을 1시간은 붙들고 있어야 된다. 응급실마다 응급의학과 의사가 보통 한두 명 있는데, 전원 환자가 생기면 전화를 돌리느라 다른 환자를 전혀 못 본다. 병원 전 단계에서는 응급실 뺑뺑이라고 하지만, 응급실에 들어온 뒤에는 ‘전원 뺑뺑이’가 생긴다. 이런 추세가 심해지다 보니 응급의학과에서 환자를 받는 잣대가 ‘자기가 매니지(manage)할 수 있느냐’에서 ‘배후 진료가 가능하냐 아니냐’로 바뀌어버렸다.
“우리 단계에서 끝나지 않겠구나. 이 환자 받으면 일 커진다” 이렇게 생각하게 된다?
그렇다. 차라리 ‘어린아이가 체온이 39℃이고 요즘 독감이 유행해서 열경련을 해요’ 그러면 응급실에서 받을 여지가 커진다. 열성 경련은 대부분 열 내리고 검사해서 특별한 일 없으면 소아과 입원을 안 하고 귀가시킬 수 있다. 그런데 ‘길가에 쓰러진 채 5분 이상 경련을 하고 있다’ 그러면, 내가 전화를 받았어도 ‘이건 무조건 배후 진료과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11월5일 국회에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조합원들이 ‘응급실 뺑뺑이’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은 한국에서 두 번째로 큰 대도시인데 지금 말한 신경과, 소아 신경과, 신경외과 같은 배후 진료과 의사가 그렇게 부족한가?
부산은 물론이고 서울도 그렇다. 진료 과목을 특정할 것도 없다. 이번에는 신경과가 문제였지만, 대학병원·상급종합병원에 필수의료를 하는 의사가 이미 어디에도 충분하게 남아 있지 않다. 서울 동부에서 발생한 응급환자가 인천 길병원까지 이송 가고 그런 일이 거의 매일 한 건 이상은 발생한다.
언론에 비춰지는 것보다도 상황이 심각한 것 같다.
내 생각에는 오늘이 그나마 제일 나은 날이다. 오늘이 내일보다 나을 거고, 내일이 글피보다 나을 거다. 향후 10년 동안은 악화되면 되었지, 좋아지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학병원·상급종합병원에서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사람들이 밖으로 나가는 것에 대해 너무 방관하고 있었다. 모든 직종에서 사명감을 요구하는 시대는 지났다지만, 어찌저찌 사명감으로 버티고 버티던 사람들조차 병원을 나가고 있다. 남은 사람들은 더 힘들어지고, 후배들은 ‘저거 하면 안 되는구나’ 그렇게 생각한다. 필수의료를 선택하면 ‘쟤 되게 독특하다’는 식의 분위기가 잡혀가고 있다.
그런 추세가 언제부터, 왜 생긴 건가?
개원가 시장이 커진 것이 결정적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2000년대 말 실손보험이 생기면서 비급여 시장이 엄청나게 확대됐다. 예전에는 병원을 나가서 개원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던 진료과 의원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요즘 ‘365 의원’이라고 있지 않나.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이 병원 그만두고 나가서 차린 의원이다. 그것 때문에 응급실은 (인력 수급에) 타격이 크다. 통증클리닉도 신경외과, 마취통증의학과, 정형외과 전문의들이 많이 한다. 밖에 나가면 수입도 더 많고, 당직도 안 서고, 중하고 힘든 환자도 안 본다. 코로나19 유행과 지난해 의·정 갈등이 대학병원 의사들의 이탈을 가속화한 것은 맞지만 첫 트리거는 실손보험 도입이었다. 소비자들의 도덕적 해이, 그걸 이용해 수익을 올리는 의사들, 보험회사를 함부로 건드릴 수 없었던 정부의 방관, 그런 것들이 다 합쳐져서 생긴 문제이다.
‘필수의료과의 건강보험 수가가 너무 낮아 기피 과가 된다’는 의사 사회의 일반적 주장과는 꽤 다른 시각인 것 같다.
솔직히 말하면, 수가는 개원가에서 하는 얘기고 대학병원에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물론 내가 이만큼 고생하는데 그만큼 못 버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있지만, 대학병원 의사들은 수가가 올라간다고 월급이 올라가진 않는다. 수가가 높으면 수익이 많이 나니 해당 과에서 병원에 요구할 수 있는 부분이 넓어질 순 있지만, 대학병원에서 버티던 사람들이 수가가 낮아서 나가는 건 아니다. 중증·필수의료 의사가 병원을 그만둘 때까지는 좌절과 상처가 엄청나게 쌓인다. 이것저것 개선해보려 하는데 계속 막힌다.
그런 사람이 대학병원에서 빠지면 그냥 그 병원에 의사 한 명 줄어든 게 아니라, 지역 의료에 엄청난 타격이 된다. 우리 병원도 얼마 전에 소아 정형외과 선생님이 나갔다. 이제 제주도에 소아 골절 중증환자를 수술할 수 있는 곳이 없다. 그러면 병원뿐만 아니라 지역 전체가 뜯어 말리고 적극적으로 붙잡아야 하지 않나? 누가 빠지고 나가는 것에 아무도 관심이 없다.
앞이 깜깜한데,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제가 말씀 드리고 싶은 건, 일단 어디든 (필수의료 인력이) 다 부족하다. 서울은 그나마 낫다고 하지만 서울도 부족하고, 지역으로 갈수록 일할 사람들이 엄청 더 부족하고. 이런 상황에서 해결책을 찾으려면 부족한 자원들을 어떻게든 유기적으로 엮어서 효율적으로 돌아가게끔 만드는 것이 관건이다.
12월11일 오후 4시경, 부산 지역 권역응급의료센터인 D 대학병원 응급실 종합상황판 화면.
임시방편 같은 거라도 없나?
중앙응급의료센터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종합상황판’이라는 것이 있다. 각 응급실의 대략적인 상황이 올라온다. 부산 지역을 보면 주요 대학병원 응급실의 신경과, 소아 신경과, 소아청소년과 ‘진료 불가’나 ‘진료 제한’ 메시지가 줄줄이 떠 있다. 이것만 봐도 부산 지역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야간에, 주말에, 혹은 평일 낮이라도 어떤 진료가 안 되는지 뻔히 보인다. 그러면 ‘배후 진료 의사가 없다’ 이러고 말 게 아니라, 그에 맞춰서 뭔가 대책을 세워야 한다.
‘타임 센서티브’라고 하는데 분초를 다투는 초응급 질환들은 차라리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급성 심근경색, 급성 뇌졸중은 권역 심뇌혈관센터에 통보만 하고 바로 간다. 중증 외상환자들도 권역외상센터가 맡으면서 상당 부분이 해결되었다. 문제는 그 아래 단계에 있는 회색지대 환자들이다. 응급이긴 한데 분초를 다투는 정도까지는 아니고, 그런데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하긴 한 환자들. 이런 환자들에서 응급실 뺑뺑이가 주로 발생한다.
예를 들어 급성 담도염 환자 중에 담석이 담도를 막아 염증이 생긴 경우, ERCP라고 불리는 ‘내시경적 담석 제거술’을 해야 한다. 제주도에서 ERCP 할 수 있는 교수님이 우리 병원에 한 명 있다. 이 선생님이 어디 출장이라도 가면 ERCP를 못한다. 이럴 때 상복부 복통을 호소하는 응급환자 이송 문의가 온다? ‘급성 담도염이 의심되니 못 받는다’ 할 수도 있지만 우리 응급실은 우선 받는다. 모든 복통 환자가 담석 때문은 아니니까. 그리고 검사를 했는데 실제 담석이 원인이라면, (복부) 한쪽에 관을 뚫어서 막힌 담즙을 빼는 시술을 하고 항생제를 투여해서 환자 상태를 호전시킨다. 당장 담석 제거는 못하지만 그런 처치를 통해 ERCP 가능한 선생님이 복귀할 때까지 시간을 버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뭔가 틀을 짜놔야 한다.
2024년 3월, SRT 수서역 앞에서 서울 대형 종합병원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 ⓒ연합뉴스
지역에 이런 문제에 대응할 만한 기구나 체계가 없나?
응급의료법에 따라 시도마다 지역응급의료위원회를 구성하고 분기별로 1회씩 열도록 되어 있다. 지역 소방본부, 응급의학과 의사, 행정(지자체)이 모여서 그 지역의 응급의료 현안에 대해 논의하라고 만든 기구인데 사실상 유명무실하다. 모여서 인사하고 밥 먹고 사진 찍고 끝난다.
왜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는 건가? 하다못해 성토대회라도 열어야 하는 것 아닌가.
지금 응급의학과 의사들과 119 사이에 신뢰가 너무 깨졌다. 응급실 뺑뺑이 사건이 기사화되면 응급의학과 의사들은 소방 쪽에서 터트렸다 생각하고, 일부 그런 측면도 있는 걸로 안다. 또 한편으로 SNS에서 봐서 알겠지만, 의사들이 구급대원의 환자 상태 파악에 대해 비판을 아주 신랄하게 한다. 응급의료 현장을 모르고 하는 얘기다. 내가 응급의학과 들어와서 전공의 하던 시절과 비교하면 구급대원들의 수준이 차원이 다르게 올라갔다.
물론 100% 완벽하지는 않다. 그건 의사들도 마찬가지다. 거기도 신규 구급대원이 있고, 우리도 응급실에 신규 의사, 전공의들이 있으니 미숙한 부분이 생긴다. 결국 베스트는 서로 그런 점을 이해하고 격려하면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응급의료체계가 잘 작동하도록 협력하는 것이다. 지금은 꼬투리 하나 잡아서 저쪽을 비난하고 이쪽은 면피하려는 분위기가 너무 강하다.
책임 소재를 묻는 방식에는 어떤 문제가 있나?
응급실 뺑뺑이 사건이 터졌을 때 보건복지부에서 ‘톱다운’ 방식으로 조사를 하는데, 이는 좋은 방식이 아니다. 부산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으면, 우선 지역 응급의료위원회에서 응급의료 관련된 사람들끼리 모여서 심도 있게 조사를 해서 어느 파트, 어느 시점에서 문제가 있었는지, 개선 사항은 무엇인지 보고서를 만들어야 한다. 지역 내 의료 자원은 지역에서 제일 잘 안다. ‘쟤네 병원은 뭐가 안 돼, 저 병원은 사실 이건 할 수 있어.’ 소방도 알고, 병원끼리도 안다. 복지부는 그 보고서를 받아본 뒤에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 추가 조사를 지시하든지 해야 한다. 지금처럼 복지부에서 바로 조사를 하면, 개선이 아니라 문책에 초점이 맞춰지고 문책을 당한 의료기관은 비슷한 유형의 환자를 더 안 받게 된다.
응급실 뺑뺑이를 막기 위해 여러 법안이 국회에 발의돼 있다. 그중 ‘119 구조구급법 개정안’은 119 구급대가 이송할 병원을 지정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진짜 환자를 위한 법인지 의문스럽다. 어떻게든 빨리 아무 병원이나 보내는 것이 응급의료체계가 아니다. 적절한 타이밍 안에,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곳으로 이송해야 환자에게 가장 좋다. 만약 경남 함양이나 하동에서 급성 심근경색 환자가 생기면 중간에 있는 병원은 다 패스하고 진주 경상국립대병원 권역심뇌혈관센터로 쏘는 게 베스트이다. 그런데 이 법은 구급에서 정하는 병원으로 일단 환자를 집어 넣는 것이 우선으로 보인다. 그러면 응급실 뺑뺑이 뉴스는 줄어들겠지만, 환자를 제대로 치료하느냐는 부차적인 문제가 된다.
A 병원으로 환자를 바로 이송하면 최선이겠지만 가고 싶어도 못 가니 ‘B 병원에라도 넣어서 응급처치를 받고 목숨이라도 살려놓는 게 낫다’라고 생각할 법하지 않나?
인정한다. 하지만 환자 수용을 누가 결정하느냐 ‘권한 싸움’처럼 흘러가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금은 의사한테 권한이 너무 많아서 구급차가 뺑뺑이를 돌고 있지만, 그 권한을 소방에 준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만약 제가 응급실에서 인공호흡기 달고 있는 환자를 3~4명 보고 있는데, 산소포화도가 80%까지 떨어진 호흡곤란 환자가 또 이송된다? 그러면 나의 부담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그 환자들이 모두 위험해질 수 있다. 지역의 응급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쓰는 방법이라고 할 수 없다.
또 하나 큰 걱정은, 우리나라는 배 아픈 환자도, 두드러기 난 환자도 본인이 제일 응급이다. 구급차 부르면 무조건 대학병원으로 가자고 한다. 구급대원이 ‘환자분은 중증도가 낮아서 그 병원 응급실은 못 갑니다’ 하면 동의를 하느냐? 그렇지 않다. 지금도 소방에 민원이 들어와서 보호자들이랑 싸우곤 한다. 119에서 ‘그쪽으로는 못 간다, 정 가시려면 택시 타고 가라’ 해서 택시 태워 보낸다. 우리 병원 응급실도 걸어오는 경증 환자가 절반 이상이다. 낮에도 2~3시간씩 기다린다. 지금도 사정이 이런데, 경증에 해당하는 KTAS 3·4·5등급 환자가 부적절한 요구를 했을 시 거부할 조치도 마련해놓지 않고 이 법이 시행되면 더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응급의료법 개정안’도 발의돼 있다. 구급대원이 사전에 응급실 수용 능력을 확인해야 한다는 규정을 현행법에서 삭제하되, 각 응급실에서 진료가 어려운 케이스를 중앙응급의료상황센터에 미리 고지를 할 수 있도록 한다.
지금도 온라인 응급실 종합상황판에 병원마다 진료 불가 메시지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데 그 법이 시행되면 두 배는 더 많이 올라올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119가 병원을 지정해서 오면, 우리 그런 환자 진료 안 된다고 올려놨는데 왜 왔느냐고 싸움만 난다.
이런 법보다도, 환자 전원을 책임성 있게 보장하겠다는 믿음을 공공이 심어줄 수 있다면 ‘응급실 뺑뺑이’ 상황이 많이 나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정부에서 광역 응급의료 상황실을 확대시키려 하고 있다. 광역 상황실의 기능을 강화해 ‘병원이나 지역에서 전원이 막히면 우리가 어떻게든 다른 병원을 수배해서 전원을 책임질 테니 배후 진료 안 된다고 너무 가려 받지 말고 적극적으로 환자를 수용해달라’ 이렇게 하면 응급의학과 의사들이 변명할 여지도 줄어든다.
서울의 한 상급종합병원에서 의료진이 중증환자를 외상소생실로 옮기고 있다. ⓒ시사IN 박미소
쭉 얘기를 들어보니 응급·중증·필수의료가 무너진 현상이 ‘응급실 뺑뺑이’라는 이름으로 나타나기까지는 정부의 방관과 정책의 공백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 그런데 의사들도 자성이 필요하다고 하는 이유는 뭔가?
응급의학과 의사들이 배후 진료를 먼저 생각해서 ‘이 환자는 우리가 매니지할 수 없다’고 하는 틀이 너무 공고해졌다. 좀 달라져야 한다. 병원에서 심장내과 진료가 안 된다고 응급실이 모든 흉통 환자를 못 받는다고 하는 건 심하지 않나. 우리 병원은 응급실에서 응급의학과 의사들이 소아도 다 본다. 일단 우리가 치료하고 입원이 필요한 환자면 소아청소년과 교수님한테 연락한다. 그것도 밤 10시까지는 바로 하고, 야간이면 새벽 내내 우리가 보고 있다가 아침 6시에 연락을 한다.
솔직히 배후 진료과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다. 이번 부산 환자 같은 경우 고3이면, 소아 신경과가 아니라 (일반) 신경과에서 봐도 된다. 그런 식으로 진료 범위를 줄이고, 정규 환자가 아닌 응급환자는 잘 안 받아주려는 경향이 심해지고 있다. 그래서 응급의학과가 다른 과와 트러블이 많다. 배후 진료과에서는 왜 환자 데려왔냐 하고, 응급의학과에서는 그럼 환자 상태가 점점 나빠지는데 어떻게 하느냐 따지고. 물론 충분치 않은 인력으로 기존 환자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힘에 부칠 것이다. 그래도 지역의료체계 내에서 차지하는 각자의 역할을 생각하면 할 수 있는 부분들은 조금씩 더 해야 한다.
방어적으로 진료하게 되는 원인으로, 갈수록 커지는 의료 소송 위험을 꼽는 의사들이 많다. 부산 응급환자 사망사건 이후 ‘신생아 중장염전 2심 판결(2017년 응급수술이 필요한 신생아가 병원에 왔는데, 소아 외과 전문의가 없어서 일반 외과 전문의가 1차 수술을 했다가 후유증이 생겨 소송을 당한 사건. 1심에서는 “다른 병원으로 보냈다면 지연으로 더 위험했을 것”이라고 판단한 반면, 2심에서는 의사의 과실이 인정된다며 병원이 10억원을 배상하고, 그중 1000만원은 담당 의사가 책임지라고 판결했다)’이 많이 입에 오르내렸다.
그 2심 판결은 나도 무척 아쉽게 생각한다. 사법 리스크에서 필수의료 의사들이 제도적으로 보호받을 필요성이 분명 있다. 나도 환자 보호자가 고소해서 경찰 조사를 받는 일이 종종 있다. 하지만 소송 위험 때문에 환자를 못 본다고 하는 건, 많은 경우 핑계라고 생각한다. 일단 응급실에서 사법 리스크를 생각하면서 환자를 볼 틈이 없고, 고소당할 걸 하나하나 따지다 보면 개원가의 경증 환자라 할지라도 할 수 있는 의료행위가 거의 없다.
일반 시민이나 사회가 해야 하는 역할은 없을까?
하나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다. 지역마다 의과대학을 세워달라는 목소리는 엄청 높은데, 제가 진주 경상대병원부터 제주대병원까지 10여 년 지역 의료에 있어보니, 정작 지역의 거점 의료기관에 대한 주민들의 애정이 그리 높지 않다. 같은 실수를 해도 빅5 병원은 괜찮고, 지역 대학병원은 욕을 먹는다. 애정과 신뢰를 가지고 지역 병원을 지켜보고 이용해주셔야 나와 내 가족이 아플 때 믿고 갈 수 있는 병원을 곁에 둘 수 있다.
제주·김연희 기자 uni@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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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렁한 흰색 가운에 달린 주머니들이 두둑했다. 왼쪽 손주머니에는 청진기, 왼쪽 가슴 주머니에는 의료용 플래시, 볼펜, 설압자(혀누르개) 등이 들어 있었다. 환자를 볼 때 사용하는 도구들이다. “응급실은 앉아 있을 겨를이 없습니다. 환자가 베드(병상)에 누우면 제가 베드로 가서 진료하는 시스템이니까요.” 12월8일 제주대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에서 만난 이수훈 응급의학과 교수(48)가 손오공릴게임 말했다.
응급실. 병원의 가장 앞단에 버티고 서서, 생사의 갈림길에 선 환자들을 건져내고, 꼴딱대는 숨을 딱 붙여둔 뒤, 입원과 수술이 필요한 중증 환자들은 외과, 내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흉부외과, 신경외과 등 병원의 다른 진료과(배후 진료과)로 연계하는 일이 숨 가쁘게 이루어지는 그의 오리지널바다이야기 일터이다. 몇 년 전부터 이곳에 ‘뺑뺑이’라는 수식어가 자주 달린다. 2024년 수용 병원을 찾기 위해 20번 이상 전화를 돌린 극단적 ‘응급실 뺑뺑이’ 건수는 약 1200건에 달했다.
지난 10월, 학교에서 쓰러진 채 발견된 고3 남학생이 14차례 수용 거부된 끝에 사망한 ‘부산 10대 응급 체리마스터pc용다운로드 환자 사망사건’ 이후 논란은 더욱 뜨거워졌다. 특히 의사들의 반응이 격렬했다. ‘의사 때리기가 또 시작되었다’는 전반적인 반감 속에 ‘119 구급대의 현장 평가·환자 파악 미흡’ ‘필수의료를 위축시키는 의료 소송 위험’ 등을 거론하는 의견들이 SNS에 연달아 올라왔다. 그런 와중에 이수훈 교수는 드물게도 “의사들의 책임”과 “응급의학과의 실패”를 언급한 거 황금성오락실 의 유일한 현직 응급실 의사다.
〈시사IN〉은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실을 통해 10월20일 발생한 ‘부산 10대 응급환자 사망사건’ 구급 활동 일지와 녹취록 등을 확보했다. 이수훈 교수와 함께 이 자료를 살펴보며, 응급의료체계의 현주소를 짚고 생명을 살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모색해보았다. 대체 릴게임황금성 응급·필수의료 현장에서는, 또 119 구급대와 병원 사이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비난의 손가락질이 오가는 사이 누락되는 것은 없을까.
지난 10월의 부산 응급환자 사망사건부터 얘기해보자. 사후적으로 보면, 발견 당시 출혈 등 외상 흔적이 없어서 119 구급대가 추락 환자라는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채 병원들에 이송을 문의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하지만 바이탈 사인(활력 징후)과 경련, 의식 혼미, 발작 등의 증상에 따라 구급대가 이 환자를 ‘긴급’에 해당하는 Pre-KTAS 레벨 2로 분류하긴 했다. 그런데 부산, 양산, 창원의 병원에서 ‘소아과 진료 불가’ ‘소아 신경과 혹은 성인 신경과 진료 불가’ 등 ‘배후 진료’가 안 된다는 이유로 14차례 수용이 거절되다 결국 심정지로 사망했다(위〈그림 1〉 참조). 배후 진료과로 환자를 넘기기 어렵다 해도 이런 긴급 환자는 일단 응급실에서는 받아 응급처치를 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많이 안타까운 사건이다. 의원실 자료를 보면 이 학생은 산소포화도 88%에 혈압은 80에 50이었다. ‘추락 환자’라는 사실이 전제되었을 때 바이탈 사인이 이 정도로 나쁘다? 그러면 외상환자 평가 가이드라인의 첫 단계부터 중증 외상환자로 분류된다. 이런 경우, 현재 우리나라 EMS 시스템(응급의료 시스템)에서는 다른 생각할 것 없이 곧장 권역외상센터로 가는 거다. 권역외상센터에서도 ‘그냥 오세요’ 한다. 우리 몸에 혈액은 5~6L가량 되는데 보통 30%가량 출혈이 있기 전에는 혈압이 잘 안 떨어진다. 이 환자는 맥박수도 130회에다 혈압까지 이렇게 떨어졌다면 최소 2L 이상 (내부) 출혈이었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이제 문제가 어디서부터 꼬이냐면, 일단 떨어지는 걸 본 목격자가 없고, 신고 전화도 학생이 쓰러진 채 경련 중이라고 들어왔고, 가봤더니 겉으로 드러나는 명확한 ‘외상’도 보이지 않았다. 머리라도 붓고 찢어져서 피가 난다거나, 어디 팔다리가 하나라도 꺾여 있었다면 추락이구나 의심을 했을 텐데, 구급 기록을 보면 심전도 측정을 위해 상의를 올렸을 때도 외상이 보이지 않았다고 나온다.
119 구급대의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고 봐야 하는 건가? 지금처럼 받아주는 응급실 찾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추락 외상환자’로 분류하면 환자 이송이 한결 쉬워지는데, 구급대원이 그런 정보 파악을 소홀히 했을까 싶다.
추락 확인이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 출동 기록을 보면 환자가 발로 차고 손을 휘두르고 몸부림이 심해서 대원 세 명이 다 붙어 있었다고 나온다. 환자를 처치하는 구급대원 두 명에 운전하는 구급대원 한 명까지 전부 환자를 잡고 있어야 할 만큼 난리통이 벌어졌다는 뜻이다. 게다가 응급 현장은 병원처럼 세팅된 곳이 아니기 때문에 100%의 평가를 요구할 수 없다. 다만, 능숙한 구급대원이었다면 단서를 찾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다. 지금 기록을 봐서는 외상 쇼크와 극심한 통증으로 인한 반응이었던 것 같다. (내과적인) 경련일 때는 이 환자처럼 혈압이 잘 낮아지지 않는다.
다시 첫 질문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다. 추락 환자라는 건 파악하지 못했지만, 이 환자는 ‘pre-KTAS(병원 전 응급환자 중증도 분류)’의 5개 레벨 가운데 ‘긴급’에 해당하는 2급으로 분류되었다. 그렇다면 어느 응급실에서든 받아줬어야 하는 것 아닌가?
맞다. 그래서 제가 ‘이 사건은 응급의학과의 실패’라고 페이스북에 글을 썼다. 어차피 병원 전 단계에서 모든 환자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는 없다. 최종 진단은 병원에 와야 할 수 있는 거고, 그렇기 때문에 환자가 경련을 하고 활력 징후가 불안정하다 그러면 누군가는 받았어야 했다.
그런데 왜 주요 대학병원을 비롯해 부산의 응급실 중 단 한 곳도 이 환자를 받지 않았을까? 경련이 치료가 어려운 증상인가?
경련이 5분 이상 지속되면 ‘경련 중첩증’이라 해서 굉장히 응급 상황이라고 판단을 한다. 뇌가 손상을 받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경련 중첩증에 대한 ‘어큐트 매니지(accute manage·급성 치료)’ 자체는 까다롭다고 할 수 없다. ‘틴티넬리’라는 응급의학과의 대표적인 교과서에도 치료 프로토콜이 나와 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 시험의 족보 같은 기본적인 치료라고 할 수 있다.
다만 경련 중첩증 치료는 응급의학과에서 끝나지 않는다. 뇌출혈이나 뇌종양처럼 뇌 쪽에 이상이 있을 가능성이 높으니 신경과나 신경외과, 나이가 어린 경우 소아 신경과로 보내야 한다. 만약에 우리 병원에 해당 진료과나 의사가 없으면 다른 병원으로 전원을 보내야 하는데, 전원을 보내기가 정말로 너무 어려워졌다. 전화통을 1시간은 붙들고 있어야 된다. 응급실마다 응급의학과 의사가 보통 한두 명 있는데, 전원 환자가 생기면 전화를 돌리느라 다른 환자를 전혀 못 본다. 병원 전 단계에서는 응급실 뺑뺑이라고 하지만, 응급실에 들어온 뒤에는 ‘전원 뺑뺑이’가 생긴다. 이런 추세가 심해지다 보니 응급의학과에서 환자를 받는 잣대가 ‘자기가 매니지(manage)할 수 있느냐’에서 ‘배후 진료가 가능하냐 아니냐’로 바뀌어버렸다.
“우리 단계에서 끝나지 않겠구나. 이 환자 받으면 일 커진다” 이렇게 생각하게 된다?
그렇다. 차라리 ‘어린아이가 체온이 39℃이고 요즘 독감이 유행해서 열경련을 해요’ 그러면 응급실에서 받을 여지가 커진다. 열성 경련은 대부분 열 내리고 검사해서 특별한 일 없으면 소아과 입원을 안 하고 귀가시킬 수 있다. 그런데 ‘길가에 쓰러진 채 5분 이상 경련을 하고 있다’ 그러면, 내가 전화를 받았어도 ‘이건 무조건 배후 진료과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11월5일 국회에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조합원들이 ‘응급실 뺑뺑이’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은 한국에서 두 번째로 큰 대도시인데 지금 말한 신경과, 소아 신경과, 신경외과 같은 배후 진료과 의사가 그렇게 부족한가?
부산은 물론이고 서울도 그렇다. 진료 과목을 특정할 것도 없다. 이번에는 신경과가 문제였지만, 대학병원·상급종합병원에 필수의료를 하는 의사가 이미 어디에도 충분하게 남아 있지 않다. 서울 동부에서 발생한 응급환자가 인천 길병원까지 이송 가고 그런 일이 거의 매일 한 건 이상은 발생한다.
언론에 비춰지는 것보다도 상황이 심각한 것 같다.
내 생각에는 오늘이 그나마 제일 나은 날이다. 오늘이 내일보다 나을 거고, 내일이 글피보다 나을 거다. 향후 10년 동안은 악화되면 되었지, 좋아지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학병원·상급종합병원에서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사람들이 밖으로 나가는 것에 대해 너무 방관하고 있었다. 모든 직종에서 사명감을 요구하는 시대는 지났다지만, 어찌저찌 사명감으로 버티고 버티던 사람들조차 병원을 나가고 있다. 남은 사람들은 더 힘들어지고, 후배들은 ‘저거 하면 안 되는구나’ 그렇게 생각한다. 필수의료를 선택하면 ‘쟤 되게 독특하다’는 식의 분위기가 잡혀가고 있다.
그런 추세가 언제부터, 왜 생긴 건가?
개원가 시장이 커진 것이 결정적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2000년대 말 실손보험이 생기면서 비급여 시장이 엄청나게 확대됐다. 예전에는 병원을 나가서 개원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던 진료과 의원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요즘 ‘365 의원’이라고 있지 않나.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이 병원 그만두고 나가서 차린 의원이다. 그것 때문에 응급실은 (인력 수급에) 타격이 크다. 통증클리닉도 신경외과, 마취통증의학과, 정형외과 전문의들이 많이 한다. 밖에 나가면 수입도 더 많고, 당직도 안 서고, 중하고 힘든 환자도 안 본다. 코로나19 유행과 지난해 의·정 갈등이 대학병원 의사들의 이탈을 가속화한 것은 맞지만 첫 트리거는 실손보험 도입이었다. 소비자들의 도덕적 해이, 그걸 이용해 수익을 올리는 의사들, 보험회사를 함부로 건드릴 수 없었던 정부의 방관, 그런 것들이 다 합쳐져서 생긴 문제이다.
‘필수의료과의 건강보험 수가가 너무 낮아 기피 과가 된다’는 의사 사회의 일반적 주장과는 꽤 다른 시각인 것 같다.
솔직히 말하면, 수가는 개원가에서 하는 얘기고 대학병원에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물론 내가 이만큼 고생하는데 그만큼 못 버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있지만, 대학병원 의사들은 수가가 올라간다고 월급이 올라가진 않는다. 수가가 높으면 수익이 많이 나니 해당 과에서 병원에 요구할 수 있는 부분이 넓어질 순 있지만, 대학병원에서 버티던 사람들이 수가가 낮아서 나가는 건 아니다. 중증·필수의료 의사가 병원을 그만둘 때까지는 좌절과 상처가 엄청나게 쌓인다. 이것저것 개선해보려 하는데 계속 막힌다.
그런 사람이 대학병원에서 빠지면 그냥 그 병원에 의사 한 명 줄어든 게 아니라, 지역 의료에 엄청난 타격이 된다. 우리 병원도 얼마 전에 소아 정형외과 선생님이 나갔다. 이제 제주도에 소아 골절 중증환자를 수술할 수 있는 곳이 없다. 그러면 병원뿐만 아니라 지역 전체가 뜯어 말리고 적극적으로 붙잡아야 하지 않나? 누가 빠지고 나가는 것에 아무도 관심이 없다.
앞이 깜깜한데,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제가 말씀 드리고 싶은 건, 일단 어디든 (필수의료 인력이) 다 부족하다. 서울은 그나마 낫다고 하지만 서울도 부족하고, 지역으로 갈수록 일할 사람들이 엄청 더 부족하고. 이런 상황에서 해결책을 찾으려면 부족한 자원들을 어떻게든 유기적으로 엮어서 효율적으로 돌아가게끔 만드는 것이 관건이다.
12월11일 오후 4시경, 부산 지역 권역응급의료센터인 D 대학병원 응급실 종합상황판 화면.
임시방편 같은 거라도 없나?
중앙응급의료센터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종합상황판’이라는 것이 있다. 각 응급실의 대략적인 상황이 올라온다. 부산 지역을 보면 주요 대학병원 응급실의 신경과, 소아 신경과, 소아청소년과 ‘진료 불가’나 ‘진료 제한’ 메시지가 줄줄이 떠 있다. 이것만 봐도 부산 지역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야간에, 주말에, 혹은 평일 낮이라도 어떤 진료가 안 되는지 뻔히 보인다. 그러면 ‘배후 진료 의사가 없다’ 이러고 말 게 아니라, 그에 맞춰서 뭔가 대책을 세워야 한다.
‘타임 센서티브’라고 하는데 분초를 다투는 초응급 질환들은 차라리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급성 심근경색, 급성 뇌졸중은 권역 심뇌혈관센터에 통보만 하고 바로 간다. 중증 외상환자들도 권역외상센터가 맡으면서 상당 부분이 해결되었다. 문제는 그 아래 단계에 있는 회색지대 환자들이다. 응급이긴 한데 분초를 다투는 정도까지는 아니고, 그런데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하긴 한 환자들. 이런 환자들에서 응급실 뺑뺑이가 주로 발생한다.
예를 들어 급성 담도염 환자 중에 담석이 담도를 막아 염증이 생긴 경우, ERCP라고 불리는 ‘내시경적 담석 제거술’을 해야 한다. 제주도에서 ERCP 할 수 있는 교수님이 우리 병원에 한 명 있다. 이 선생님이 어디 출장이라도 가면 ERCP를 못한다. 이럴 때 상복부 복통을 호소하는 응급환자 이송 문의가 온다? ‘급성 담도염이 의심되니 못 받는다’ 할 수도 있지만 우리 응급실은 우선 받는다. 모든 복통 환자가 담석 때문은 아니니까. 그리고 검사를 했는데 실제 담석이 원인이라면, (복부) 한쪽에 관을 뚫어서 막힌 담즙을 빼는 시술을 하고 항생제를 투여해서 환자 상태를 호전시킨다. 당장 담석 제거는 못하지만 그런 처치를 통해 ERCP 가능한 선생님이 복귀할 때까지 시간을 버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뭔가 틀을 짜놔야 한다.
2024년 3월, SRT 수서역 앞에서 서울 대형 종합병원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 ⓒ연합뉴스
지역에 이런 문제에 대응할 만한 기구나 체계가 없나?
응급의료법에 따라 시도마다 지역응급의료위원회를 구성하고 분기별로 1회씩 열도록 되어 있다. 지역 소방본부, 응급의학과 의사, 행정(지자체)이 모여서 그 지역의 응급의료 현안에 대해 논의하라고 만든 기구인데 사실상 유명무실하다. 모여서 인사하고 밥 먹고 사진 찍고 끝난다.
왜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는 건가? 하다못해 성토대회라도 열어야 하는 것 아닌가.
지금 응급의학과 의사들과 119 사이에 신뢰가 너무 깨졌다. 응급실 뺑뺑이 사건이 기사화되면 응급의학과 의사들은 소방 쪽에서 터트렸다 생각하고, 일부 그런 측면도 있는 걸로 안다. 또 한편으로 SNS에서 봐서 알겠지만, 의사들이 구급대원의 환자 상태 파악에 대해 비판을 아주 신랄하게 한다. 응급의료 현장을 모르고 하는 얘기다. 내가 응급의학과 들어와서 전공의 하던 시절과 비교하면 구급대원들의 수준이 차원이 다르게 올라갔다.
물론 100% 완벽하지는 않다. 그건 의사들도 마찬가지다. 거기도 신규 구급대원이 있고, 우리도 응급실에 신규 의사, 전공의들이 있으니 미숙한 부분이 생긴다. 결국 베스트는 서로 그런 점을 이해하고 격려하면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응급의료체계가 잘 작동하도록 협력하는 것이다. 지금은 꼬투리 하나 잡아서 저쪽을 비난하고 이쪽은 면피하려는 분위기가 너무 강하다.
책임 소재를 묻는 방식에는 어떤 문제가 있나?
응급실 뺑뺑이 사건이 터졌을 때 보건복지부에서 ‘톱다운’ 방식으로 조사를 하는데, 이는 좋은 방식이 아니다. 부산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으면, 우선 지역 응급의료위원회에서 응급의료 관련된 사람들끼리 모여서 심도 있게 조사를 해서 어느 파트, 어느 시점에서 문제가 있었는지, 개선 사항은 무엇인지 보고서를 만들어야 한다. 지역 내 의료 자원은 지역에서 제일 잘 안다. ‘쟤네 병원은 뭐가 안 돼, 저 병원은 사실 이건 할 수 있어.’ 소방도 알고, 병원끼리도 안다. 복지부는 그 보고서를 받아본 뒤에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 추가 조사를 지시하든지 해야 한다. 지금처럼 복지부에서 바로 조사를 하면, 개선이 아니라 문책에 초점이 맞춰지고 문책을 당한 의료기관은 비슷한 유형의 환자를 더 안 받게 된다.
응급실 뺑뺑이를 막기 위해 여러 법안이 국회에 발의돼 있다. 그중 ‘119 구조구급법 개정안’은 119 구급대가 이송할 병원을 지정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진짜 환자를 위한 법인지 의문스럽다. 어떻게든 빨리 아무 병원이나 보내는 것이 응급의료체계가 아니다. 적절한 타이밍 안에,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곳으로 이송해야 환자에게 가장 좋다. 만약 경남 함양이나 하동에서 급성 심근경색 환자가 생기면 중간에 있는 병원은 다 패스하고 진주 경상국립대병원 권역심뇌혈관센터로 쏘는 게 베스트이다. 그런데 이 법은 구급에서 정하는 병원으로 일단 환자를 집어 넣는 것이 우선으로 보인다. 그러면 응급실 뺑뺑이 뉴스는 줄어들겠지만, 환자를 제대로 치료하느냐는 부차적인 문제가 된다.
A 병원으로 환자를 바로 이송하면 최선이겠지만 가고 싶어도 못 가니 ‘B 병원에라도 넣어서 응급처치를 받고 목숨이라도 살려놓는 게 낫다’라고 생각할 법하지 않나?
인정한다. 하지만 환자 수용을 누가 결정하느냐 ‘권한 싸움’처럼 흘러가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금은 의사한테 권한이 너무 많아서 구급차가 뺑뺑이를 돌고 있지만, 그 권한을 소방에 준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만약 제가 응급실에서 인공호흡기 달고 있는 환자를 3~4명 보고 있는데, 산소포화도가 80%까지 떨어진 호흡곤란 환자가 또 이송된다? 그러면 나의 부담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그 환자들이 모두 위험해질 수 있다. 지역의 응급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쓰는 방법이라고 할 수 없다.
또 하나 큰 걱정은, 우리나라는 배 아픈 환자도, 두드러기 난 환자도 본인이 제일 응급이다. 구급차 부르면 무조건 대학병원으로 가자고 한다. 구급대원이 ‘환자분은 중증도가 낮아서 그 병원 응급실은 못 갑니다’ 하면 동의를 하느냐? 그렇지 않다. 지금도 소방에 민원이 들어와서 보호자들이랑 싸우곤 한다. 119에서 ‘그쪽으로는 못 간다, 정 가시려면 택시 타고 가라’ 해서 택시 태워 보낸다. 우리 병원 응급실도 걸어오는 경증 환자가 절반 이상이다. 낮에도 2~3시간씩 기다린다. 지금도 사정이 이런데, 경증에 해당하는 KTAS 3·4·5등급 환자가 부적절한 요구를 했을 시 거부할 조치도 마련해놓지 않고 이 법이 시행되면 더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응급의료법 개정안’도 발의돼 있다. 구급대원이 사전에 응급실 수용 능력을 확인해야 한다는 규정을 현행법에서 삭제하되, 각 응급실에서 진료가 어려운 케이스를 중앙응급의료상황센터에 미리 고지를 할 수 있도록 한다.
지금도 온라인 응급실 종합상황판에 병원마다 진료 불가 메시지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데 그 법이 시행되면 두 배는 더 많이 올라올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119가 병원을 지정해서 오면, 우리 그런 환자 진료 안 된다고 올려놨는데 왜 왔느냐고 싸움만 난다.
이런 법보다도, 환자 전원을 책임성 있게 보장하겠다는 믿음을 공공이 심어줄 수 있다면 ‘응급실 뺑뺑이’ 상황이 많이 나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정부에서 광역 응급의료 상황실을 확대시키려 하고 있다. 광역 상황실의 기능을 강화해 ‘병원이나 지역에서 전원이 막히면 우리가 어떻게든 다른 병원을 수배해서 전원을 책임질 테니 배후 진료 안 된다고 너무 가려 받지 말고 적극적으로 환자를 수용해달라’ 이렇게 하면 응급의학과 의사들이 변명할 여지도 줄어든다.
서울의 한 상급종합병원에서 의료진이 중증환자를 외상소생실로 옮기고 있다. ⓒ시사IN 박미소
쭉 얘기를 들어보니 응급·중증·필수의료가 무너진 현상이 ‘응급실 뺑뺑이’라는 이름으로 나타나기까지는 정부의 방관과 정책의 공백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 그런데 의사들도 자성이 필요하다고 하는 이유는 뭔가?
응급의학과 의사들이 배후 진료를 먼저 생각해서 ‘이 환자는 우리가 매니지할 수 없다’고 하는 틀이 너무 공고해졌다. 좀 달라져야 한다. 병원에서 심장내과 진료가 안 된다고 응급실이 모든 흉통 환자를 못 받는다고 하는 건 심하지 않나. 우리 병원은 응급실에서 응급의학과 의사들이 소아도 다 본다. 일단 우리가 치료하고 입원이 필요한 환자면 소아청소년과 교수님한테 연락한다. 그것도 밤 10시까지는 바로 하고, 야간이면 새벽 내내 우리가 보고 있다가 아침 6시에 연락을 한다.
솔직히 배후 진료과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다. 이번 부산 환자 같은 경우 고3이면, 소아 신경과가 아니라 (일반) 신경과에서 봐도 된다. 그런 식으로 진료 범위를 줄이고, 정규 환자가 아닌 응급환자는 잘 안 받아주려는 경향이 심해지고 있다. 그래서 응급의학과가 다른 과와 트러블이 많다. 배후 진료과에서는 왜 환자 데려왔냐 하고, 응급의학과에서는 그럼 환자 상태가 점점 나빠지는데 어떻게 하느냐 따지고. 물론 충분치 않은 인력으로 기존 환자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힘에 부칠 것이다. 그래도 지역의료체계 내에서 차지하는 각자의 역할을 생각하면 할 수 있는 부분들은 조금씩 더 해야 한다.
방어적으로 진료하게 되는 원인으로, 갈수록 커지는 의료 소송 위험을 꼽는 의사들이 많다. 부산 응급환자 사망사건 이후 ‘신생아 중장염전 2심 판결(2017년 응급수술이 필요한 신생아가 병원에 왔는데, 소아 외과 전문의가 없어서 일반 외과 전문의가 1차 수술을 했다가 후유증이 생겨 소송을 당한 사건. 1심에서는 “다른 병원으로 보냈다면 지연으로 더 위험했을 것”이라고 판단한 반면, 2심에서는 의사의 과실이 인정된다며 병원이 10억원을 배상하고, 그중 1000만원은 담당 의사가 책임지라고 판결했다)’이 많이 입에 오르내렸다.
그 2심 판결은 나도 무척 아쉽게 생각한다. 사법 리스크에서 필수의료 의사들이 제도적으로 보호받을 필요성이 분명 있다. 나도 환자 보호자가 고소해서 경찰 조사를 받는 일이 종종 있다. 하지만 소송 위험 때문에 환자를 못 본다고 하는 건, 많은 경우 핑계라고 생각한다. 일단 응급실에서 사법 리스크를 생각하면서 환자를 볼 틈이 없고, 고소당할 걸 하나하나 따지다 보면 개원가의 경증 환자라 할지라도 할 수 있는 의료행위가 거의 없다.
일반 시민이나 사회가 해야 하는 역할은 없을까?
하나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다. 지역마다 의과대학을 세워달라는 목소리는 엄청 높은데, 제가 진주 경상대병원부터 제주대병원까지 10여 년 지역 의료에 있어보니, 정작 지역의 거점 의료기관에 대한 주민들의 애정이 그리 높지 않다. 같은 실수를 해도 빅5 병원은 괜찮고, 지역 대학병원은 욕을 먹는다. 애정과 신뢰를 가지고 지역 병원을 지켜보고 이용해주셔야 나와 내 가족이 아플 때 믿고 갈 수 있는 병원을 곁에 둘 수 있다.
제주·김연희 기자 uni@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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