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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대 바다이야기사이트 구 [연합뉴스 자료 사진]
겨울 바다의 맑고 차가운 물결 아래에는 폭풍처럼 기운을 모으는 생선이 있다. 바로 겨울의 왕이라 불리는 대구(大口)다. 한국의 겨울이 깊어질수록 대구는 바다의 기운을 온몸에 머금어 더욱 단단하고 향기로워진다.
우리 조상은 이 생선을 기(氣)를 북돋우는 사이다쿨바다이야기게임 약(藥)으로 대했다. 오늘 우리는 잊고 있지만, 대구는 한국인의 삶 곳곳을 지탱한 양생의 생선이었다.
우리 문화에서 대구는 바다에서 온 보약이었다. 조선 시대 의궤와 공물 관련 문헌인 '공선정례'에는 대구 건어물과 대구알젓·내장젓이 진상품으로 기록돼 있다. 동해의 명태, 서해의 조기와 함께 남해를 대표하던 어종이 바로 대구였다.
황금성오락실
거제 대구 [연합뉴스 자료 사진]
경상남도 진해·가덕·거제 일대는 고려 시대부터 왕의 수라상에 올랐던 '가덕대구'의 산지로 유명했다. 특히 정월이면 술에 지친 속을 달래고 기운을 보하려 대굿국을 찾았다. 대구의 흰 창자(이 바다이야기사이트 리)는 불로불사의 약이라 믿어 귀하게 여겼고, 간은 영양이 풍부해 약재로 쓰였다.
영양학적으로도 풍성한 대구 음식
우리의 식탁에는 오래전부터 다양한 대구 음식이 올라왔다. 대구탕은 차가운 기운을 몰아내고 위장을 덥혀주는 겨울철 최고의 양생탕이다. 대구전·대구구이는 지방이 적고 담백해 소화가 쉽다. 대구뽈찜은 '어두육미' 카카오야마토 라는 말의 근거가 되었다. 대구알젓·이리젓은 단백질·EPA·DHA가 풍부한 자연 발효 영양식이며, 대구포는 정조 때부터 진상되던 귀한 겨울 보양 건어물이었다. 이처럼 대구는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생선이다.
대구탕 [연합뉴스 자료 사진]
양생학에서 대구는 인체의 간장(肝腸)을 열어 생명을 흐르게 한다고 봤다. 맛은 달고 성질은 평(甘平)하며 간·대장으로 들어가 활혈지통(어혈을 풀어 통증을 멎게 함), 소종(염증과 부종을 가라앉힘), 통변(장의 윤기를 돋워 변비를 개선함), 보기(허한 기를 보함)를 한다고 기록한다.
또한 선조들은 대구로 외상·골절·타박을 치료했으며, 대구살을 구워 가루를 내 상처에 바르기도 했다.
양생에서 대구는 차가운 바다에서 몸을 단단히 길러낸 어종이다. '노자'가 말한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는 원리가 여기에도 적용된다. 대구의 살은 부드럽지만, 그 기운은 깊고 맑아, 체내의 정체된 기운을 풀어 혈액 순환을 돕는 힘이 크다.
약선에서 본 대구는 기를 보하고 몸을 가볍게 하는 대표적인 저열량·고단백·고흡수 단백질 식재료다. 효능을 살펴보면, 원기 회복 보양식으로 장기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에너지를 채워준다.
혈(血)·정(精)을 보호해 근육 회복에 탁월하며, 비타민 E와 셀레늄의 항산화 작용으로 노화 억제와 염증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 이는 현대 의학에서 이야기하는 항염 작용과도 맞닿아 있다.
현대 영양학에서 대구는 단백질 약 17.5%, 지방 1% 미만으로, EPA·DHA와 비타민 A·D·B1·B2·E가 풍부한 생선으로 평가된다. 아미노산 구성률이 높아 근육 형성에 적합한 식품으로 분류되며, 항염·항암·면역력 강화, 심혈관 보호, 혈당 조절, 눈·피부 건강(비타민 A), 피로 회복·감기 예방(비타민 B군), 노화 방지(비타민 E)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저지방 고단백'을 넘어 대사 건강을 바꿀 수 있는 생선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우리에게 익숙한 대구 요리의 효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대구탕은 차가운 기운을 물리치고 위장을 따뜻하게 하며, 숙취 해소·부종 완화·체력 저하 개선에 좋다. 파·배추·쑥갓과 함께 먹으면 혈액순환과 해독 효과가 증가한다.
대구뽈찜은 콜라겐이 풍부해 피부 건강과 관절 윤활에 도움이 되고, 고추의 캡사이신과 만나 어혈 제거 작용이 강화된다.
대구전은 소화가 쉬운 부드러운 단백질 공급원으로, 노인·청소년·환자의 회복기에 좋다.
대구알탕·이리탕은 비타민 D·오메가3·아연이 풍부해 신장의 정(精)을 보하고 기력을 돋운다. 대구포는 단백질·미네랄이 농축된 보양 간식으로, 예부터 제사상에도 올랐다.
손자병법으로 바라본 대구 요리의 전략
손자병법에 따르면 장수는 지형을 알고, 군사는 흐름을 따라 움직인다. 대구의 생태는 바로, 이 전략을 보여준다. 차가운 바다에서 기회를 엿보다 산란철이 되면 일정한 지형(가덕·진해)으로 돌아오고, 먹잇감이 보이면 군집을 이루어 한꺼번에 사냥한다. 이는 손자가 '모공(謀攻)의 장'에서 말한 '집중해 단번에 돌파하라'는 전략과 같다. 대구 떼가 큰 먹이를 한 번에 삼키는 모습은 자연의 병법이다.
그러나 이 전략 때문에 인간은 대구를 남획했고, 유럽에서는 '대구 전쟁'이라 불리는 자원 분쟁까지 겪었다. 이는 자연 자원을 지혜롭게 쓰는 것이 손자병법의 핵심임을 일깨워 준다. 노자는 인위(人爲)를 버리고 자연으로 돌아가라 했다.
17kg 대물 대구 [연합뉴스 자료 사진]
대구의 생명력은 자연 그대로의 힘에서 온다. 겨울의 차가움 속에서 단단해지고 깊은 곳에서 기를 비축하다가, 때가 오면 물 흐르듯 산란장으로 되돌아간다. 이 흐름이 바로 양생의 원리다.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으며,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대구의 평(平)한 성질은 노자가 말한 중용의 조화를 온전히 담고 있다.
한국인의 밥상에서 대구는 한겨울을 버티게 한 생명, 기력을 보하는 약, 백성과 왕이 함께 먹던 보양식이었다.
대구(大口)는 이름 그대로 큰 입을 가진 물고기다. 그러나 그 큰 입은 단순히 먹이를 삼키는 능력의 상징이 아니라, 자연을 품고 사람을 살리는 넉넉함의 상징일지도 모른다. 대구가 우리 밥상에 오를 때마다 한국인의 삶에는 겨울을 견디는 지혜와 자연과 더불어 사는 철학이 담긴다. 이것이 대구가 약이 되고, 음식이 되고, 문화가 되는 이유다.
손자병법 '군형'(軍形) 편에서는 승리하는 군대는 먼저 이길 형세를 만들고 전장에 나선다고 했다. 즉 형(形)은 모양만이 아니라 상황을 주도하는 기세와 기반이다. 이를 대구 요리에 비유하면, 각각의 조리법은 모두 몸을 이롭게 하는 형세를 만드는 전략적 방식이다.
대구탕은 형세를 맑게 세우는 정형(正形)이다. 군형의 기본인 정(正)과 기(奇)의 조화처럼, 맑고 담백한 맛은 인체의 기운을 고요히 가라앉히고 위장을 편안하게 한다. 비위를 도우며 체내 수분 대사를 조절해 겨울철 무거운 기운을 가볍게 풀어 준다. 강한 양념을 추가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는 대구 자체가 이미 정(正)의 힘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찜은 응집하며 나아가는 집형(集形)이다. 찜은 열의 기운으로 재료를 모으고 응집시키는 조리법이다. 고추·마늘·무·콩나물 등과 어우러져 대구의 부드러운 살을 감싸며, 단백질을 파괴하지 않고 몸을 따뜻하게 해 준다. 겨울철 대구찜은 기혈 순환을 돕고 신장과 비위를 보하는 군량(軍糧)의 역할을 한다. 응집의 미학이다.
대구뽈찜 [연합뉴스 자료 사진]
대구전은 기동하는 기형(奇形)이다. 대구는 기름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적당한 온도의 기름을 만나면 향이 살아나고, 겉은 고소하고 속은 부드럽다. 전은 소화 부담을 덜어주는 조리법으로, 단백질 구조를 해치지 않으면서 위장을 따뜻하게 한다. 식욕이 떨어질 때 흐름을 바꾸는 기세 전환의 요리다.
대구젓갈은 오래 버티는 지형(持形)이다. 소금의 기운이 잡내를 제거하고, 발효 과정에서 감칠맛이 응축되며 장기 보관이 가능해진다. 전장에서의 지형이 지속된 전력이라면, 식탁에서는 변치 않는 감칠맛이다. 단백질이 아미노산으로 분해되며 장 기능을 돕고 미생물 균형을 맞춰 준다.
대구포는 정예병을 세우는 건형(建形)이다. 건조 과정에서 단백질의 층이 단단해지고 감칠맛이 농축된다. 이는 병력이 숙련되고 군기가 선 모습과 같으며, 비위를 보하는 데 적합하다. 오래 저장할 수 있어 군량처럼 일상의 에너지를 보충하는 식재다.
대구어란은 깊이를 더하는 심형(深形)이다. 생선알을 소금에 절여 건조·숙성한 어란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응축된 전력을 뜻한다. 기력 회복을 돕고 뇌 기능과 신장을 보하는데 유익하며, 숙성은 음식의 깊이를 만들고 이는 곧 생명을 보하는 양생의 경지다.
대구라는 하나의 재료는 탕에서는 정형, 찜에서는 집형, 전에서는 기형, 젓갈에서는 지형, 포에서는 건형, 어란에서는 심형이 된다. 조리법에 따라 형태는 달라져도 본성은 변하지 않는다. 이것이 겨울 대구가 사랑받는 이유이며, 한국 음식인 K-푸드가 지닌 생명 철학이다.
대구 요리는 화려하지 않지만 깊고 탄탄하며 군형처럼 체계적이다. 자연이 만든 생명의 형세를 조리에 담는 것, 이것이 약선이자 양생이다. 형세를 알면 건강을 다스릴 수 있고, 본질을 세우면 저속 노화의 길이 열린다.
최만순 음식 칼럼니스트
▲ 한국약선요리 창시자. ▲ 한국전통약선연구소장. ▲ 중국약선요리 창시자 팽명천 교수 사사 후 한중일 약선협회장 역임.
<정리 : 이세영 기자>
s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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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대 바다이야기사이트 구 [연합뉴스 자료 사진]
겨울 바다의 맑고 차가운 물결 아래에는 폭풍처럼 기운을 모으는 생선이 있다. 바로 겨울의 왕이라 불리는 대구(大口)다. 한국의 겨울이 깊어질수록 대구는 바다의 기운을 온몸에 머금어 더욱 단단하고 향기로워진다.
우리 조상은 이 생선을 기(氣)를 북돋우는 사이다쿨바다이야기게임 약(藥)으로 대했다. 오늘 우리는 잊고 있지만, 대구는 한국인의 삶 곳곳을 지탱한 양생의 생선이었다.
우리 문화에서 대구는 바다에서 온 보약이었다. 조선 시대 의궤와 공물 관련 문헌인 '공선정례'에는 대구 건어물과 대구알젓·내장젓이 진상품으로 기록돼 있다. 동해의 명태, 서해의 조기와 함께 남해를 대표하던 어종이 바로 대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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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대구 [연합뉴스 자료 사진]
경상남도 진해·가덕·거제 일대는 고려 시대부터 왕의 수라상에 올랐던 '가덕대구'의 산지로 유명했다. 특히 정월이면 술에 지친 속을 달래고 기운을 보하려 대굿국을 찾았다. 대구의 흰 창자(이 바다이야기사이트 리)는 불로불사의 약이라 믿어 귀하게 여겼고, 간은 영양이 풍부해 약재로 쓰였다.
영양학적으로도 풍성한 대구 음식
우리의 식탁에는 오래전부터 다양한 대구 음식이 올라왔다. 대구탕은 차가운 기운을 몰아내고 위장을 덥혀주는 겨울철 최고의 양생탕이다. 대구전·대구구이는 지방이 적고 담백해 소화가 쉽다. 대구뽈찜은 '어두육미' 카카오야마토 라는 말의 근거가 되었다. 대구알젓·이리젓은 단백질·EPA·DHA가 풍부한 자연 발효 영양식이며, 대구포는 정조 때부터 진상되던 귀한 겨울 보양 건어물이었다. 이처럼 대구는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생선이다.
대구탕 [연합뉴스 자료 사진]
양생학에서 대구는 인체의 간장(肝腸)을 열어 생명을 흐르게 한다고 봤다. 맛은 달고 성질은 평(甘平)하며 간·대장으로 들어가 활혈지통(어혈을 풀어 통증을 멎게 함), 소종(염증과 부종을 가라앉힘), 통변(장의 윤기를 돋워 변비를 개선함), 보기(허한 기를 보함)를 한다고 기록한다.
또한 선조들은 대구로 외상·골절·타박을 치료했으며, 대구살을 구워 가루를 내 상처에 바르기도 했다.
양생에서 대구는 차가운 바다에서 몸을 단단히 길러낸 어종이다. '노자'가 말한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는 원리가 여기에도 적용된다. 대구의 살은 부드럽지만, 그 기운은 깊고 맑아, 체내의 정체된 기운을 풀어 혈액 순환을 돕는 힘이 크다.
약선에서 본 대구는 기를 보하고 몸을 가볍게 하는 대표적인 저열량·고단백·고흡수 단백질 식재료다. 효능을 살펴보면, 원기 회복 보양식으로 장기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에너지를 채워준다.
혈(血)·정(精)을 보호해 근육 회복에 탁월하며, 비타민 E와 셀레늄의 항산화 작용으로 노화 억제와 염증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 이는 현대 의학에서 이야기하는 항염 작용과도 맞닿아 있다.
현대 영양학에서 대구는 단백질 약 17.5%, 지방 1% 미만으로, EPA·DHA와 비타민 A·D·B1·B2·E가 풍부한 생선으로 평가된다. 아미노산 구성률이 높아 근육 형성에 적합한 식품으로 분류되며, 항염·항암·면역력 강화, 심혈관 보호, 혈당 조절, 눈·피부 건강(비타민 A), 피로 회복·감기 예방(비타민 B군), 노화 방지(비타민 E)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저지방 고단백'을 넘어 대사 건강을 바꿀 수 있는 생선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우리에게 익숙한 대구 요리의 효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대구탕은 차가운 기운을 물리치고 위장을 따뜻하게 하며, 숙취 해소·부종 완화·체력 저하 개선에 좋다. 파·배추·쑥갓과 함께 먹으면 혈액순환과 해독 효과가 증가한다.
대구뽈찜은 콜라겐이 풍부해 피부 건강과 관절 윤활에 도움이 되고, 고추의 캡사이신과 만나 어혈 제거 작용이 강화된다.
대구전은 소화가 쉬운 부드러운 단백질 공급원으로, 노인·청소년·환자의 회복기에 좋다.
대구알탕·이리탕은 비타민 D·오메가3·아연이 풍부해 신장의 정(精)을 보하고 기력을 돋운다. 대구포는 단백질·미네랄이 농축된 보양 간식으로, 예부터 제사상에도 올랐다.
손자병법으로 바라본 대구 요리의 전략
손자병법에 따르면 장수는 지형을 알고, 군사는 흐름을 따라 움직인다. 대구의 생태는 바로, 이 전략을 보여준다. 차가운 바다에서 기회를 엿보다 산란철이 되면 일정한 지형(가덕·진해)으로 돌아오고, 먹잇감이 보이면 군집을 이루어 한꺼번에 사냥한다. 이는 손자가 '모공(謀攻)의 장'에서 말한 '집중해 단번에 돌파하라'는 전략과 같다. 대구 떼가 큰 먹이를 한 번에 삼키는 모습은 자연의 병법이다.
그러나 이 전략 때문에 인간은 대구를 남획했고, 유럽에서는 '대구 전쟁'이라 불리는 자원 분쟁까지 겪었다. 이는 자연 자원을 지혜롭게 쓰는 것이 손자병법의 핵심임을 일깨워 준다. 노자는 인위(人爲)를 버리고 자연으로 돌아가라 했다.
17kg 대물 대구 [연합뉴스 자료 사진]
대구의 생명력은 자연 그대로의 힘에서 온다. 겨울의 차가움 속에서 단단해지고 깊은 곳에서 기를 비축하다가, 때가 오면 물 흐르듯 산란장으로 되돌아간다. 이 흐름이 바로 양생의 원리다.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으며,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대구의 평(平)한 성질은 노자가 말한 중용의 조화를 온전히 담고 있다.
한국인의 밥상에서 대구는 한겨울을 버티게 한 생명, 기력을 보하는 약, 백성과 왕이 함께 먹던 보양식이었다.
대구(大口)는 이름 그대로 큰 입을 가진 물고기다. 그러나 그 큰 입은 단순히 먹이를 삼키는 능력의 상징이 아니라, 자연을 품고 사람을 살리는 넉넉함의 상징일지도 모른다. 대구가 우리 밥상에 오를 때마다 한국인의 삶에는 겨울을 견디는 지혜와 자연과 더불어 사는 철학이 담긴다. 이것이 대구가 약이 되고, 음식이 되고, 문화가 되는 이유다.
손자병법 '군형'(軍形) 편에서는 승리하는 군대는 먼저 이길 형세를 만들고 전장에 나선다고 했다. 즉 형(形)은 모양만이 아니라 상황을 주도하는 기세와 기반이다. 이를 대구 요리에 비유하면, 각각의 조리법은 모두 몸을 이롭게 하는 형세를 만드는 전략적 방식이다.
대구탕은 형세를 맑게 세우는 정형(正形)이다. 군형의 기본인 정(正)과 기(奇)의 조화처럼, 맑고 담백한 맛은 인체의 기운을 고요히 가라앉히고 위장을 편안하게 한다. 비위를 도우며 체내 수분 대사를 조절해 겨울철 무거운 기운을 가볍게 풀어 준다. 강한 양념을 추가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는 대구 자체가 이미 정(正)의 힘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찜은 응집하며 나아가는 집형(集形)이다. 찜은 열의 기운으로 재료를 모으고 응집시키는 조리법이다. 고추·마늘·무·콩나물 등과 어우러져 대구의 부드러운 살을 감싸며, 단백질을 파괴하지 않고 몸을 따뜻하게 해 준다. 겨울철 대구찜은 기혈 순환을 돕고 신장과 비위를 보하는 군량(軍糧)의 역할을 한다. 응집의 미학이다.
대구뽈찜 [연합뉴스 자료 사진]
대구전은 기동하는 기형(奇形)이다. 대구는 기름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적당한 온도의 기름을 만나면 향이 살아나고, 겉은 고소하고 속은 부드럽다. 전은 소화 부담을 덜어주는 조리법으로, 단백질 구조를 해치지 않으면서 위장을 따뜻하게 한다. 식욕이 떨어질 때 흐름을 바꾸는 기세 전환의 요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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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라는 하나의 재료는 탕에서는 정형, 찜에서는 집형, 전에서는 기형, 젓갈에서는 지형, 포에서는 건형, 어란에서는 심형이 된다. 조리법에 따라 형태는 달라져도 본성은 변하지 않는다. 이것이 겨울 대구가 사랑받는 이유이며, 한국 음식인 K-푸드가 지닌 생명 철학이다.
대구 요리는 화려하지 않지만 깊고 탄탄하며 군형처럼 체계적이다. 자연이 만든 생명의 형세를 조리에 담는 것, 이것이 약선이자 양생이다. 형세를 알면 건강을 다스릴 수 있고, 본질을 세우면 저속 노화의 길이 열린다.
최만순 음식 칼럼니스트
▲ 한국약선요리 창시자. ▲ 한국전통약선연구소장. ▲ 중국약선요리 창시자 팽명천 교수 사사 후 한중일 약선협회장 역임.
<정리 :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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