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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 기자]
네 번째 올림픽이 될까. 하계와 동계, 그리고 패럴림픽에 이어 'e스포츠'가 독립된 올림픽 대회로 꾸려질 가능성이 커졌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공식 추진하는 '올림픽 e스포츠 게임즈(Olympic Esports Games·OEGs)'가 지난해 창설을 공식화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수립하고 있는 것이다. 각국이 대회 출범에 대응키 위한 작업에 착수한 가운데, e스포츠 강국으로 꼽히는 한국 또한 올해 대한체육회를 중심으로 담당팀을 꾸렸다. e스포츠, 그러니까 흔히 컴퓨터 및 비디오 게임이라 불렸던 것들이 세계인이 참여하는 최고 수준 스포츠 대회 공식 종목으로 거듭난다는 바다이야기게임사이트 이야기다.
라이엇 게임즈가 개발한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의 상징적 선수 페이커(이상혁)가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명사 가운데 한 명이 된 지 오래다. 영화감독 봉준호, 소설가 한강, 축구선수 손흥민의 곁에 페이커가 선 데도 이상할 것 없다. 이미 게임은 문화가 됐다. 손색없는 산업이다. 물론 언제나 그랬던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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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을 따르지 못하는 어리석은 이는 언제나 있어왔다. 불행히도 한국사회 주류들 또한 그와 같은 어리석음을 반복해왔다. 2010년 여성가족부가 추진한 소위 '셧다운제'가 이듬해 국회에서 법안이 가결되고 시행된 건 지금은 돌아보기에도 민망한 촌극이다. 비슷한 시기 MBC 뉴스데스크에선 게임에 빠진 이들의 폭력성을 확인하겠다며 기 바다이야기모바일 자란 이가 PC방을 찾아 전원을 내리고 그 반응을 보도하는 황당한 보도가 방송되기도 했다. 불과 10여 년 전 있었던 이 같은 일들 뒤엔 게임이 그저 오락일 뿐이며 사회적 효용은 전혀 없는 무용한 일이란 인식이 자리했다. 그 어리석음과 오만이 여전한 가운데 게임이 가진 유효함을 돌아보는 작업엔 분명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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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이라구요? 저에겐 인생입니다만 책 표지
ⓒ 모두의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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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을 딛고 작가가 되기까지, 게임이 있었다
<게임이라구요? 저에겐 인생입니다만>(2026년 1월 출간)은 게임을 소재 삼은 에세이집이다. 두 권의 장편소설을 발표하고 지난해 신춘문예로도 등단한 작가 최참치의 첫 번째 에세이집으로, 작가가 되기까지의 삶을 게임과 엮어 풀어냈다(관련 기사 : 수천 명 묻힌 대전의 비극 위에 SF를 덧칠했더니).
소설가가 쓰는 에세이란 출판시장에선 꽤나 흔한 조합일 수 있겠는데, 책은 게임이란 돌출된 소재로써 저만의 가치를 오늘의 독자 앞에 내보인다. 통상 글쓰기, 또 일상의 소소한 일들, 아니면 사회상에 대해 쓰는 것이 소설가의 에세이란 것들이다.
그런데 게임이라고? 나는 게임으로 삶을 풀어가는 에세이집을 이제껏 단 한 권도 읽어본 적 없다.스포츠나 영화, 요리, 글쓰기 등 온갖 것이 에세이의 재료가 되는 세상에서 게임 에세이만큼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 또한 어쩌면 편견이며 고정관념 때문은 아니었을까. 그것이 내가 이 책을 집어 펼치도록 한 이유였다.
문명 시리즈의 개발자인 시드 마이어는 '게임이란 흥미로운 선택의 연속이다.'라고 했습니다. 재능이 많은 사람, 뭘 해도 평균 이상 하는 사람, 자신의 주변이 내 선택을 기다려줄 수 있는 사람에게는 인생이 흥미로운 선택의 연속일 수도 있겠지요.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구요. 저는 그렇지 않은 사람이었구요. -111, 112p
저자는 자신이 몹시 가난한 시절을 지나왔다고 고백한다. 할머니와 함께 살던 사글세방의 고달픈 기억은 읽는 이의 감각을 일깨울 만큼 적당히 내밀하고 구체적이다. 기초생활수급 가정에서 소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낸 소년에게 세상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결코 너그럽고 편안하지 않았으리란 건 어렵잖게 짐작할 수 있다.
책이 꺼내는 사례들을 읽다보면 가난 속에서 삶을 긍정하고 내일에의 희망을 간직하는 일이 얼마나 많은 수고로움을 이겨낸 뒤에 얻어지는 것인지를 실감하게 된다. 바로 그때, 최참치의 삶에서 게임이 나름의 역할을 해내었던 것이다. 다른 많은 아이들에게도 그러했듯이.
친구이고 선생이 되어준 고마운 존재
친구가 함께 시간을 보내고 마음을 둘 안식처가 되어주는 존재라면 저자에겐 게임이 좋은 친구가 되어주었다. '힘든 시간을 버티게 해준 인생의 버팀목이었고 또 잠깐이나마 힘든 삶을 잊게 해주는 효과 좋은 진통제였다'는 저자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게임을 하는 동안엔 삶의 고단함이며 비루함을 생각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이다.
험난한 시절을 건너 한 숨 돌리게 된 저자가 제가 지나온 결코 만만찮았던 시절 동안 제 곁에 있어 준 변치 않는 친구를 떠올리며 적은 회상의 글, 그것이 <게임이라구요? 저에겐 인생입니다만>의 정체성이기도 하다.
재능도, 능력도, 주변의 환경까지도 마땅치 않았다고 고백하는 저자다. 그리하여 삶은 그에게 흥미로운 선택지가 되지 못하였는데, 대신 게임이 그 자리를 채워준 때가 많았다고. 책에도 언급되는 젠슨 황(엔비디아 CEO)의 말은 각별히 주목할 만하다.
엔비디아의 경영자 젠슨 황이 그랬던가요, 게임은 실패를 배우는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수단이라고요. 다크소울이 실로 그랬습니다. 게임 내내 이어지는 이 실패의 경험을 극복하면, 대단히 큰 기쁨으로 이어지거든요. -119p
일론 머스크를 비롯하여 성공한 공학도 출신 기업가 상당수가 그렇듯 유명한 겜돌이였던 젠슨 황은 여러 연설 등을 통해 게임적 사고의 중요성을 언급해왔다. 실패의 비용이 거의 제로(0), 즉 실패한다 해도 얼마든지 다시 할 수 있고 그 고난을 재미로 느낄 수 있는 게임적 사고를 갖고 삶을 살아가는 것이 이 시대의 유효한 자세란 이야기다.
단순한 도피, 또 오락에 그치지 않는다. 게임으로부터 삶의 주요한 가치를 배우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뭐, 도피며 오락에 그친대도 어떤가. 사회가, 때로는 가정도 해내지 못한 역할을 게임이 해내고 있다면 말이다. 요컨대 무용하지 않다.
80년대생 남성이라면 누구나 아는 걸작들
책엔 모두 20여 개의 게임이 주요하게 다뤄진다. 꽤 깊이 언급되는 작품만 해도 ▲소닉3 ▲포켓몬스터 그린 ▲메가맨 X3 ▲삼국지 7 ▲삼국지 조조전 ▲제4차 슈퍼로봇대전 ▲서풍의 광시곡 ▲투하트 ▲건담택틱스 ▲대항해시대 온라인 ▲판타지 마스터즈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커맨드 앤 컨커 ▲프로야구 매니저 ▲리그 오브 레전드 ▲문명 5 ▲다크 소울 리마스터 ▲엘더스크롤 5: 스카이림 ▲위쳐 3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 ▲폴아웃: 뉴 베가스 ▲워 썬더 ▲사이버펑크2077 ▲스플렌더 2 ▲슬레이 더 스파이어 등 여럿이다. 가볍게 언급하고 지나가는 게임은 훨씬 더 많다. 한국에 들어와 시대를 풍미한 게임이라면 가볍게나마 훑어보겠다는 의지가 느껴질 정도니, 게임 깨나 한 이라면 반가운 게임을 여럿 발견할 듯하다.
위 목록에서 알 수 있듯, 1990년대부터 최근까지 약 30여 년의 시간 동안 발표된 다채로운 장르의 게임이 망라된다. 오락실에서 할 수 있는 슈팅게임부터 PC가 막 보급된 시절 유행한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또 오프라인에서 즐길 수 있는 SRPG(simulation role playing game), 온라인에서 동시간 대 다양한 유저와 소통하며 즐기는 게임, 별도의 콘솔 게임기에서 더 잘 돌아가는 최신 사양 게임까지 다채로운 게임이 소개된다.
개중에선 수많은 개발자들이 총력을 기울여 만든 명작들과 이제는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져 찾는 이 얼마 없는 추억의 게임도 뒤섞여 있다. 그러나 분명한 건 저자와 같은 시기, 이 나라 수많은 사람들이 같은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냈으리란 것.
PC를 비교적 늦은 시기에 가졌고 주머니 사정이 팍팍해 PC방에 간 일이 거의 없는 나조차 이중 몇몇 게임에 깊이 빠져든 시기가 있었으니, 평범한 또래 남성이라면 이로부터 추억을 되살리지 않는 이가 얼마 없을 테다. 고백하자면 나 또한 책을 읽고서 십 수 년의 세월을 가로질러 이중 몇을 구해 몇 차례 다시 플레이 해보기도 하였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게임들
영국의 게임학자 리처드 바틀은 온라인 게이머들을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했지요.
첫 번째는 성취가형으로 게임이 제시하는 승리에 목적을 두고 게임을 합니다.
두 번째는 탐험가형으로 게임 세계에 주어진 다양한 경험들을 해보고 싶어합니다.
세 번째는 사교형으로 게임 내에서 다른 플레이어들과 커뮤니케이션과 상호작용을 즐기고,
네 번째는 킬러형으로 다른 플레이어들을 괴롭히는 걸 즐깁니다.
-57, 58p
각 게임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이나 해설 혹은 문학적 아름다움이나 독자적 통찰의 순간이 얼마 되지 않는 점은 다소 아쉽다. 그러나 결국 책을 통해 읽게 되는 건 저자의 삶 그 자체다. 다양한 게임과 상호작용하며 걸어온 저자의 삶을 읽어내는 과정에서 내 삶 가운데서도 게임과 함께 한 희로애락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그 긍정적 영향들이 자연스레 들추어질 수 있단 게 이 책의 의의가 아닐까 한다.
분명한 사실은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게임들이 이 책 안에 있단 것, 그리고 그 게임들이 최참치라는 작가 뿐 아니라 수많은 우리의 오늘에 기여했단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야 당도한 게임 에세이란 반가운 존재가 아닌가 말이다.
덧붙이는 글
네 번째 올림픽이 될까. 하계와 동계, 그리고 패럴림픽에 이어 'e스포츠'가 독립된 올림픽 대회로 꾸려질 가능성이 커졌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공식 추진하는 '올림픽 e스포츠 게임즈(Olympic Esports Games·OEGs)'가 지난해 창설을 공식화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수립하고 있는 것이다. 각국이 대회 출범에 대응키 위한 작업에 착수한 가운데, e스포츠 강국으로 꼽히는 한국 또한 올해 대한체육회를 중심으로 담당팀을 꾸렸다. e스포츠, 그러니까 흔히 컴퓨터 및 비디오 게임이라 불렸던 것들이 세계인이 참여하는 최고 수준 스포츠 대회 공식 종목으로 거듭난다는 바다이야기게임사이트 이야기다.
라이엇 게임즈가 개발한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의 상징적 선수 페이커(이상혁)가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명사 가운데 한 명이 된 지 오래다. 영화감독 봉준호, 소설가 한강, 축구선수 손흥민의 곁에 페이커가 선 데도 이상할 것 없다. 이미 게임은 문화가 됐다. 손색없는 산업이다. 물론 언제나 그랬던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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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을 따르지 못하는 어리석은 이는 언제나 있어왔다. 불행히도 한국사회 주류들 또한 그와 같은 어리석음을 반복해왔다. 2010년 여성가족부가 추진한 소위 '셧다운제'가 이듬해 국회에서 법안이 가결되고 시행된 건 지금은 돌아보기에도 민망한 촌극이다. 비슷한 시기 MBC 뉴스데스크에선 게임에 빠진 이들의 폭력성을 확인하겠다며 기 바다이야기모바일 자란 이가 PC방을 찾아 전원을 내리고 그 반응을 보도하는 황당한 보도가 방송되기도 했다. 불과 10여 년 전 있었던 이 같은 일들 뒤엔 게임이 그저 오락일 뿐이며 사회적 효용은 전혀 없는 무용한 일이란 인식이 자리했다. 그 어리석음과 오만이 여전한 가운데 게임이 가진 유효함을 돌아보는 작업엔 분명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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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이라구요? 저에겐 인생입니다만 책 표지
ⓒ 모두의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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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을 딛고 작가가 되기까지, 게임이 있었다
<게임이라구요? 저에겐 인생입니다만>(2026년 1월 출간)은 게임을 소재 삼은 에세이집이다. 두 권의 장편소설을 발표하고 지난해 신춘문예로도 등단한 작가 최참치의 첫 번째 에세이집으로, 작가가 되기까지의 삶을 게임과 엮어 풀어냈다(관련 기사 : 수천 명 묻힌 대전의 비극 위에 SF를 덧칠했더니).
소설가가 쓰는 에세이란 출판시장에선 꽤나 흔한 조합일 수 있겠는데, 책은 게임이란 돌출된 소재로써 저만의 가치를 오늘의 독자 앞에 내보인다. 통상 글쓰기, 또 일상의 소소한 일들, 아니면 사회상에 대해 쓰는 것이 소설가의 에세이란 것들이다.
그런데 게임이라고? 나는 게임으로 삶을 풀어가는 에세이집을 이제껏 단 한 권도 읽어본 적 없다.스포츠나 영화, 요리, 글쓰기 등 온갖 것이 에세이의 재료가 되는 세상에서 게임 에세이만큼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 또한 어쩌면 편견이며 고정관념 때문은 아니었을까. 그것이 내가 이 책을 집어 펼치도록 한 이유였다.
문명 시리즈의 개발자인 시드 마이어는 '게임이란 흥미로운 선택의 연속이다.'라고 했습니다. 재능이 많은 사람, 뭘 해도 평균 이상 하는 사람, 자신의 주변이 내 선택을 기다려줄 수 있는 사람에게는 인생이 흥미로운 선택의 연속일 수도 있겠지요.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구요. 저는 그렇지 않은 사람이었구요. -111, 112p
저자는 자신이 몹시 가난한 시절을 지나왔다고 고백한다. 할머니와 함께 살던 사글세방의 고달픈 기억은 읽는 이의 감각을 일깨울 만큼 적당히 내밀하고 구체적이다. 기초생활수급 가정에서 소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낸 소년에게 세상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결코 너그럽고 편안하지 않았으리란 건 어렵잖게 짐작할 수 있다.
책이 꺼내는 사례들을 읽다보면 가난 속에서 삶을 긍정하고 내일에의 희망을 간직하는 일이 얼마나 많은 수고로움을 이겨낸 뒤에 얻어지는 것인지를 실감하게 된다. 바로 그때, 최참치의 삶에서 게임이 나름의 역할을 해내었던 것이다. 다른 많은 아이들에게도 그러했듯이.
친구이고 선생이 되어준 고마운 존재
친구가 함께 시간을 보내고 마음을 둘 안식처가 되어주는 존재라면 저자에겐 게임이 좋은 친구가 되어주었다. '힘든 시간을 버티게 해준 인생의 버팀목이었고 또 잠깐이나마 힘든 삶을 잊게 해주는 효과 좋은 진통제였다'는 저자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게임을 하는 동안엔 삶의 고단함이며 비루함을 생각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이다.
험난한 시절을 건너 한 숨 돌리게 된 저자가 제가 지나온 결코 만만찮았던 시절 동안 제 곁에 있어 준 변치 않는 친구를 떠올리며 적은 회상의 글, 그것이 <게임이라구요? 저에겐 인생입니다만>의 정체성이기도 하다.
재능도, 능력도, 주변의 환경까지도 마땅치 않았다고 고백하는 저자다. 그리하여 삶은 그에게 흥미로운 선택지가 되지 못하였는데, 대신 게임이 그 자리를 채워준 때가 많았다고. 책에도 언급되는 젠슨 황(엔비디아 CEO)의 말은 각별히 주목할 만하다.
엔비디아의 경영자 젠슨 황이 그랬던가요, 게임은 실패를 배우는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수단이라고요. 다크소울이 실로 그랬습니다. 게임 내내 이어지는 이 실패의 경험을 극복하면, 대단히 큰 기쁨으로 이어지거든요. -119p
일론 머스크를 비롯하여 성공한 공학도 출신 기업가 상당수가 그렇듯 유명한 겜돌이였던 젠슨 황은 여러 연설 등을 통해 게임적 사고의 중요성을 언급해왔다. 실패의 비용이 거의 제로(0), 즉 실패한다 해도 얼마든지 다시 할 수 있고 그 고난을 재미로 느낄 수 있는 게임적 사고를 갖고 삶을 살아가는 것이 이 시대의 유효한 자세란 이야기다.
단순한 도피, 또 오락에 그치지 않는다. 게임으로부터 삶의 주요한 가치를 배우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뭐, 도피며 오락에 그친대도 어떤가. 사회가, 때로는 가정도 해내지 못한 역할을 게임이 해내고 있다면 말이다. 요컨대 무용하지 않다.
80년대생 남성이라면 누구나 아는 걸작들
책엔 모두 20여 개의 게임이 주요하게 다뤄진다. 꽤 깊이 언급되는 작품만 해도 ▲소닉3 ▲포켓몬스터 그린 ▲메가맨 X3 ▲삼국지 7 ▲삼국지 조조전 ▲제4차 슈퍼로봇대전 ▲서풍의 광시곡 ▲투하트 ▲건담택틱스 ▲대항해시대 온라인 ▲판타지 마스터즈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커맨드 앤 컨커 ▲프로야구 매니저 ▲리그 오브 레전드 ▲문명 5 ▲다크 소울 리마스터 ▲엘더스크롤 5: 스카이림 ▲위쳐 3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 ▲폴아웃: 뉴 베가스 ▲워 썬더 ▲사이버펑크2077 ▲스플렌더 2 ▲슬레이 더 스파이어 등 여럿이다. 가볍게 언급하고 지나가는 게임은 훨씬 더 많다. 한국에 들어와 시대를 풍미한 게임이라면 가볍게나마 훑어보겠다는 의지가 느껴질 정도니, 게임 깨나 한 이라면 반가운 게임을 여럿 발견할 듯하다.
위 목록에서 알 수 있듯, 1990년대부터 최근까지 약 30여 년의 시간 동안 발표된 다채로운 장르의 게임이 망라된다. 오락실에서 할 수 있는 슈팅게임부터 PC가 막 보급된 시절 유행한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또 오프라인에서 즐길 수 있는 SRPG(simulation role playing game), 온라인에서 동시간 대 다양한 유저와 소통하며 즐기는 게임, 별도의 콘솔 게임기에서 더 잘 돌아가는 최신 사양 게임까지 다채로운 게임이 소개된다.
개중에선 수많은 개발자들이 총력을 기울여 만든 명작들과 이제는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져 찾는 이 얼마 없는 추억의 게임도 뒤섞여 있다. 그러나 분명한 건 저자와 같은 시기, 이 나라 수많은 사람들이 같은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냈으리란 것.
PC를 비교적 늦은 시기에 가졌고 주머니 사정이 팍팍해 PC방에 간 일이 거의 없는 나조차 이중 몇몇 게임에 깊이 빠져든 시기가 있었으니, 평범한 또래 남성이라면 이로부터 추억을 되살리지 않는 이가 얼마 없을 테다. 고백하자면 나 또한 책을 읽고서 십 수 년의 세월을 가로질러 이중 몇을 구해 몇 차례 다시 플레이 해보기도 하였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게임들
영국의 게임학자 리처드 바틀은 온라인 게이머들을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했지요.
첫 번째는 성취가형으로 게임이 제시하는 승리에 목적을 두고 게임을 합니다.
두 번째는 탐험가형으로 게임 세계에 주어진 다양한 경험들을 해보고 싶어합니다.
세 번째는 사교형으로 게임 내에서 다른 플레이어들과 커뮤니케이션과 상호작용을 즐기고,
네 번째는 킬러형으로 다른 플레이어들을 괴롭히는 걸 즐깁니다.
-57, 58p
각 게임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이나 해설 혹은 문학적 아름다움이나 독자적 통찰의 순간이 얼마 되지 않는 점은 다소 아쉽다. 그러나 결국 책을 통해 읽게 되는 건 저자의 삶 그 자체다. 다양한 게임과 상호작용하며 걸어온 저자의 삶을 읽어내는 과정에서 내 삶 가운데서도 게임과 함께 한 희로애락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그 긍정적 영향들이 자연스레 들추어질 수 있단 게 이 책의 의의가 아닐까 한다.
분명한 사실은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게임들이 이 책 안에 있단 것, 그리고 그 게임들이 최참치라는 작가 뿐 아니라 수많은 우리의 오늘에 기여했단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야 당도한 게임 에세이란 반가운 존재가 아닌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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