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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22일 예멘 수도 사나에서 가뭄으로 인해 낙타가 목초지를 찾아다니고 있다. ⓒEPA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가장 긴장된 순간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천천히 일정한 속력으로 오르던 롤러코스터가 정상에서 방향을 바꿔 낙하하는 순간 아닐까. 아니면 떨어지던 열차가 속력을 더한 끝에 최고 속도로 최저점을 지나는 찰나거나. 어느 쪽이든 정신을 차릴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기후변화에서도 이렇게 아찔한 가속 구간이 존재할 수 있다. 기후학자들은 그 시기가 언제 올지를 놓고 논 바다이야기무료머니 쟁 중이다. 우리가 알던 최근 수십 년간의 기후변화는, 비유하자면 천천히 일정한 속력으로 움직이는 구간이다. 기온이 오르긴 했지만 시간에 따른 폭이 비교적 규칙적이고 예측 가능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이런 꾸준함을 유지한다는 보장은 없다. 변덕스럽게 방향을 바꾸고 가속구간에 돌입할 수 있다. 이때가 되면 기온은 걷잡을 수 없이, 점점 더 급격하게 올라갈 것 오션파라다이스게임 이다. 기후변화 가속화다.
2년여 전, 실제로 지구가 기후변화 가속화 구간에 돌입했다는 주장을 일부 학자가 제기하며 기후학계에 작은 파동을 일으킨 적이 있다. 공교롭게도 이 주장의 주인공은 30여 년 전 세계에 기후변화의 실체를 알리는 데 크게 기여한 미국의 저명한 과학자 겸 활동가였다. 이 연재 바다이야기릴게임2 1화(〈시사IN〉 제927호 ‘기후위기에 ‘서른 살’이 있다면’ 기사 참조)에서 이 과학자, 제임스 핸슨 미국 컬럼비아 대학 교수의 일화를 다룬 적이 있다. 38년 전인 1988년 6월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전문가 자격으로 미국 상원에 출석해 “지구온난화(기후변화)는 사실이다”라고 증언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10여 년간 치열하게 이어지던, 기후변화의 릴게임모바일 실체를 둘러싼 논쟁이 과학적 사실로 인정받게 된 계기였다.
2023년 11월, 핸슨 교수팀은 지구의 기후가 온실가스의 농도 증가에 생각보다 더 민감하며, 따라서 기후변화가 최근 점점 더 빨리 심화되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논문을 기후변화 분야 국제 학술지 ‘옥스퍼드 오픈 기후변화’에 발표했다. 연 야마토연타 구팀은 1970~2010년에는 1년에 0.018℃꼴로 온난화가 진행됐지만, 2010년 이후에는 연 0.27℃로 크게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2030년이 되기 전에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시대 이전 대비 1.5℃ 이상 상승할 것이며, 2050년에는 2℃를 초과해 상승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핸슨 교수팀은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지구 온실가스 증가가 온난화를 얼마나 일으키는지를 다시 계산했다. 6600만 년 전 이후 기후 기록과 대기 중 온실가스(이산화탄소) 비율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산화탄소량이 두 배 증가하면 지구 온도가 3.6~5℃ 따뜻해진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위원회(IPCC)가 추정한 범위(2~5℃)에서도 가장 높은 범위에 속한다.
연구팀은 이 같은 현상을 일으킨 원인으로 대기 중에 방출된 미세 입자와 먼지를 꼽았다. 해운 선박에서 배출되던 대기오염물인 황산화물 에어로졸이 2020년 국제해사기구(IMO)의 규제로 줄어들기 시작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배에서 내뿜던 황산화물 입자가 대기 중에 떠서 햇빛을 반사해 기후변화를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었는데, 해운 규정 강화로 에어로졸이 줄고 햇빛 반사도 줄어들어 온난화가 더 가속화된다는 것이다.
기후학자들은 신중하다. 작은 변동보다는 긴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변화를 포착한다. 바로 반발이 나왔다. 마이클 만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 교수는 성명을 통해 “지구 표면 온난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통계적 근거가 없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온난화는 놀라울 정도로 일정한 속도로 지속됐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선박에서 발생한 에어로졸 변화가 온난화 추세에 실질적인 역할을 했다는 증거는 없다” “이들이 온난화에 기여한 건 0.05~0.06℃ 수준이다”라고 주장했다. 이후 다시 만 교수의 주장에 재반론을 펼치는 학자가 나오는 등 한동안 논쟁이 이어졌다.
‘기후 탈주’ 염려되는 기울기 변화
2년여 전의 논쟁을 새삼 끄집어낸 이유가 있다. 매년 1월 중순, 세계 주요 기후 연구기관들은 일제히 전년도 기후를 분석해 보고서를 발표한다. 다양한 기관이 각자의 관측 데이터와 분석 기법을 이용해 동향을 진단한다. 수시로 데이터를 통해 양상을 확인하는 나 역시 전문가의 진중한 해석을 좇아 매년 이 순간을 기다린다.
먼저 미국의 비영리 기후 연구기관 버클리어스(Berkeley Earth)가 1월14일 ‘2025 세계기온보고서’를 내놓았다. 같은 날 저녁, 유럽의 기후 연구기관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도 ‘2025년 분석 보고서’를 발행했다. 두 보고서를 차분히 읽었다. 그러다 한 대목에서 눈길이 멈췄다. 직접 쓰지는 않았지만, 읽기에 따라 기후변화가 가속화 구간에 돌입했을지 모른다는 뜻으로도 보일 표현이 등장했다.
우선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간략히 정리해보자. 먼저 기온이다. 버클리어스 데이터를 기준으로, 전 지구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 평균(1850~1900년 평균) 대비 1.44℃ 상승한 상태로 나타났다. 역대 3위 수준이다.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의 데이터로는 1.47℃ 상승했다. 역대 2위인 2023년(산업화 이전 대비 1.48℃ 상승)과 근소한 차이로 3위를 차지했다(이런 근소한 차이 때문에, 일부 다른 기관의 분석에서는 지난해가 역대 2위가 측정되기도 했다). 중요한 건 추세다. 역대 가장 더웠던 해 1~11위를 꼽으면 지난 열한 해가 꼽혔다. 가장 더웠던 해 1~3위를 꼽으면 최근 세 해가 꼽혔다. 계속 최고기온을 경신하고 있으니 당연해 보인다.
2020년 이후 기온 상승 경향(오른쪽 노란색)은 이전의 추세(가운데 주황색)에 비해 가파르다.
하지만 문제는 격차다. 최근 3년의 급격한 온난화는 1970년대 이후 기온 증가 패턴과 차이가 있다. 1970~2019년 약 50년간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온 상승 궤적을 그려보면 직선에 가까운 그래프가 나온다. 비록 한 해 한 해 등락은 있었지만, 해마다 일정한 비율로 기온이 상승했다는 뜻이다. 학창 시절에 배운 수학 공식으로 ‘y=ax+b’처럼 표기할 수 있다. 버클리어스의 분석에서 이 수식의 그래프 기울기(a)는 약 0.02였다. 매년 약 0.02℃ 상승하는 경향이 있었다는 뜻이다. 아주 작게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50년이면 거의 1℃ 가까이 상승하는 무서운 기울기다. 나도 유럽 데이터를 이용해 교차로 계산했고, 동일한 값을 얻었다(〈그림 1〉 주황색 실선).
이런 직선을 그리고 수식을 찾는 이유는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다. 이 기울기 경향이 유지된다면, 선을 죽 연장하는 것만으로 대략적인 미래 지구 기온을 예측할 수 있다. 일종의 예측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이 모델에 따르면, 예를 들어 2050년에는 기온 평균이 15.27℃ 전후가 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이는 1970년 이후 약 1.58℃ 상승한 상태다.
이미 충분히 두려운 경향인데, 보고서는 좀 더 섬뜩한 언급을 남겼다. 최근 3년의 이상고온 현상은, 이 모델의 예측 범위와 차이가 크다는 말이었다. 지난 50년간의 일정한 상승 경향에서 이탈했다. 버클리어스는 온실가스 증가를 바탕으로 구한 예측치와도 차이가 크다고 했다. 말은 아꼈지만, 적어도 최근 3년은 과거에 비해 기온 상승이 더욱 가속화된 상태였을지 모른다는 뜻이다. 실제로, 2020~2025년만 따로 선형 그래프를 그리면 완전히 다른 그래프가 나온다(〈그림1〉 노란색 실선). 버클리어스는 “자연적 변동만으로 이런 결과가 나올 확률은 1% 미만”이라며 “적어도 단기적으로라도, 과거 온난화 속도가 미래를 예측하기 위한 신뢰할 만한 지표가 아닐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버클리어스가 꼽은 원인은 복잡했다. 최근 몇 해 동안 논의된 다양한 가설을 두루 탐색했다. 태양 활동주기의 변동, 수증기와 황 입자를 동시에 내뿜어 기온을 오르내리게 한 훙가통가 화산 분화, 그리고 핸슨 교수팀도 언급했던 선박 규제에 따른 황산화물 에어로졸 감소, 저층운 감소에 따른 태양복사 에너지 흡수량의 변화 등을 두루 짚었다. 이들이 크고 작은 복잡한 작용을 하여 이상고온에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일평균 기온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파란색에서 노란색, 노란색에서 빨간색으로 갈수록 최근이다.
를 산업화 이전 대비 편차로 변환한 그래프. 최근 3년간 편차가 1.5℃를 넘는 날이 많았다."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2/26/sisain/20260226070655091aenx.jpg" data-org-width="1280" dmcf-mid="9mNfMH6bnb"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26/sisain/20260226070655091aenx.jpg" width="658">
<그림 2>를 산업화 이전 대비 편차로 변환한 그래프. 최근 3년간 편차가 1.5℃를 넘는 날이 많았다.
그 결과로, 보고서는 걱정스러운 미래를 언급했다. 2026년은 단기적으로 지난해보다 약간 온도가 내려갈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장기 추세로는 이미 산업화 이전 대비 1.4℃ 이상 상승했으며, 향후 5년 이내에 1.5℃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21세기 말까지 수호하기로 국제 사회가 합의한 마지노선이 목표보다 70년 일찍 무력화될 위기다. 공교롭게도, 이 예측 시점은 2년여 전 핸슨 교수팀이 언급한 때와 일치한다.
온난화 마지노선, 70년 일찍 무너지나
최근 3년간 유독 심했던 기후변화가, 정말 궤도를 이탈하기 시작했을까. 기후가 탈주를 시작했을까. 아직 모른다. 데이터는 지나고 나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예측과 모델을 통해 미리 경고하고 대비하는 게 무용한 일은 아닐 테다. 도박일까. 핸슨 교수가 지난해 12월 쓴 글의 한 대목이 대답이 될지 모른다.
“왜 이런 ‘예측’ 게임을 하는 걸까. (중략) 내가 고 월리 브로커(1970년대에 ‘지구온난화’라는 말을 대중화시킨 미국 지구화학자)에게서 가장 존경하는 자질은 추측할 용기였다. 과학의 발전은 불완전하고 측정상의 오류를 포함하는 가용 데이터를 해석하려는 지식과 용기를 가진 사람들에게 달려 있다. (중략) 때때로 월리가 제안한 해석은 모래성처럼 허술하다는 비판을 받았고, 실제로 무너지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그 경우에도 연구를 촉진했다. 다른 과학자들은 그의 제안을 비판했고, 이를 통해 오류가 드러났으며, 개선이 이뤄졌다. 이것이 바로 과학적 진보가 빠르게 이뤄지는 방식이다.”
윤신영 (과학 저널리스트)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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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코스터를 타면서 가장 긴장된 순간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천천히 일정한 속력으로 오르던 롤러코스터가 정상에서 방향을 바꿔 낙하하는 순간 아닐까. 아니면 떨어지던 열차가 속력을 더한 끝에 최고 속도로 최저점을 지나는 찰나거나. 어느 쪽이든 정신을 차릴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기후변화에서도 이렇게 아찔한 가속 구간이 존재할 수 있다. 기후학자들은 그 시기가 언제 올지를 놓고 논 바다이야기무료머니 쟁 중이다. 우리가 알던 최근 수십 년간의 기후변화는, 비유하자면 천천히 일정한 속력으로 움직이는 구간이다. 기온이 오르긴 했지만 시간에 따른 폭이 비교적 규칙적이고 예측 가능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이런 꾸준함을 유지한다는 보장은 없다. 변덕스럽게 방향을 바꾸고 가속구간에 돌입할 수 있다. 이때가 되면 기온은 걷잡을 수 없이, 점점 더 급격하게 올라갈 것 오션파라다이스게임 이다. 기후변화 가속화다.
2년여 전, 실제로 지구가 기후변화 가속화 구간에 돌입했다는 주장을 일부 학자가 제기하며 기후학계에 작은 파동을 일으킨 적이 있다. 공교롭게도 이 주장의 주인공은 30여 년 전 세계에 기후변화의 실체를 알리는 데 크게 기여한 미국의 저명한 과학자 겸 활동가였다. 이 연재 바다이야기릴게임2 1화(〈시사IN〉 제927호 ‘기후위기에 ‘서른 살’이 있다면’ 기사 참조)에서 이 과학자, 제임스 핸슨 미국 컬럼비아 대학 교수의 일화를 다룬 적이 있다. 38년 전인 1988년 6월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전문가 자격으로 미국 상원에 출석해 “지구온난화(기후변화)는 사실이다”라고 증언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10여 년간 치열하게 이어지던, 기후변화의 릴게임모바일 실체를 둘러싼 논쟁이 과학적 사실로 인정받게 된 계기였다.
2023년 11월, 핸슨 교수팀은 지구의 기후가 온실가스의 농도 증가에 생각보다 더 민감하며, 따라서 기후변화가 최근 점점 더 빨리 심화되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논문을 기후변화 분야 국제 학술지 ‘옥스퍼드 오픈 기후변화’에 발표했다. 연 야마토연타 구팀은 1970~2010년에는 1년에 0.018℃꼴로 온난화가 진행됐지만, 2010년 이후에는 연 0.27℃로 크게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2030년이 되기 전에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시대 이전 대비 1.5℃ 이상 상승할 것이며, 2050년에는 2℃를 초과해 상승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핸슨 교수팀은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지구 온실가스 증가가 온난화를 얼마나 일으키는지를 다시 계산했다. 6600만 년 전 이후 기후 기록과 대기 중 온실가스(이산화탄소) 비율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산화탄소량이 두 배 증가하면 지구 온도가 3.6~5℃ 따뜻해진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위원회(IPCC)가 추정한 범위(2~5℃)에서도 가장 높은 범위에 속한다.
연구팀은 이 같은 현상을 일으킨 원인으로 대기 중에 방출된 미세 입자와 먼지를 꼽았다. 해운 선박에서 배출되던 대기오염물인 황산화물 에어로졸이 2020년 국제해사기구(IMO)의 규제로 줄어들기 시작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배에서 내뿜던 황산화물 입자가 대기 중에 떠서 햇빛을 반사해 기후변화를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었는데, 해운 규정 강화로 에어로졸이 줄고 햇빛 반사도 줄어들어 온난화가 더 가속화된다는 것이다.
기후학자들은 신중하다. 작은 변동보다는 긴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변화를 포착한다. 바로 반발이 나왔다. 마이클 만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 교수는 성명을 통해 “지구 표면 온난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통계적 근거가 없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온난화는 놀라울 정도로 일정한 속도로 지속됐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선박에서 발생한 에어로졸 변화가 온난화 추세에 실질적인 역할을 했다는 증거는 없다” “이들이 온난화에 기여한 건 0.05~0.06℃ 수준이다”라고 주장했다. 이후 다시 만 교수의 주장에 재반론을 펼치는 학자가 나오는 등 한동안 논쟁이 이어졌다.
‘기후 탈주’ 염려되는 기울기 변화
2년여 전의 논쟁을 새삼 끄집어낸 이유가 있다. 매년 1월 중순, 세계 주요 기후 연구기관들은 일제히 전년도 기후를 분석해 보고서를 발표한다. 다양한 기관이 각자의 관측 데이터와 분석 기법을 이용해 동향을 진단한다. 수시로 데이터를 통해 양상을 확인하는 나 역시 전문가의 진중한 해석을 좇아 매년 이 순간을 기다린다.
먼저 미국의 비영리 기후 연구기관 버클리어스(Berkeley Earth)가 1월14일 ‘2025 세계기온보고서’를 내놓았다. 같은 날 저녁, 유럽의 기후 연구기관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도 ‘2025년 분석 보고서’를 발행했다. 두 보고서를 차분히 읽었다. 그러다 한 대목에서 눈길이 멈췄다. 직접 쓰지는 않았지만, 읽기에 따라 기후변화가 가속화 구간에 돌입했을지 모른다는 뜻으로도 보일 표현이 등장했다.
우선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간략히 정리해보자. 먼저 기온이다. 버클리어스 데이터를 기준으로, 전 지구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 평균(1850~1900년 평균) 대비 1.44℃ 상승한 상태로 나타났다. 역대 3위 수준이다.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의 데이터로는 1.47℃ 상승했다. 역대 2위인 2023년(산업화 이전 대비 1.48℃ 상승)과 근소한 차이로 3위를 차지했다(이런 근소한 차이 때문에, 일부 다른 기관의 분석에서는 지난해가 역대 2위가 측정되기도 했다). 중요한 건 추세다. 역대 가장 더웠던 해 1~11위를 꼽으면 지난 열한 해가 꼽혔다. 가장 더웠던 해 1~3위를 꼽으면 최근 세 해가 꼽혔다. 계속 최고기온을 경신하고 있으니 당연해 보인다.
2020년 이후 기온 상승 경향(오른쪽 노란색)은 이전의 추세(가운데 주황색)에 비해 가파르다.
하지만 문제는 격차다. 최근 3년의 급격한 온난화는 1970년대 이후 기온 증가 패턴과 차이가 있다. 1970~2019년 약 50년간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온 상승 궤적을 그려보면 직선에 가까운 그래프가 나온다. 비록 한 해 한 해 등락은 있었지만, 해마다 일정한 비율로 기온이 상승했다는 뜻이다. 학창 시절에 배운 수학 공식으로 ‘y=ax+b’처럼 표기할 수 있다. 버클리어스의 분석에서 이 수식의 그래프 기울기(a)는 약 0.02였다. 매년 약 0.02℃ 상승하는 경향이 있었다는 뜻이다. 아주 작게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50년이면 거의 1℃ 가까이 상승하는 무서운 기울기다. 나도 유럽 데이터를 이용해 교차로 계산했고, 동일한 값을 얻었다(〈그림 1〉 주황색 실선).
이런 직선을 그리고 수식을 찾는 이유는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다. 이 기울기 경향이 유지된다면, 선을 죽 연장하는 것만으로 대략적인 미래 지구 기온을 예측할 수 있다. 일종의 예측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이 모델에 따르면, 예를 들어 2050년에는 기온 평균이 15.27℃ 전후가 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이는 1970년 이후 약 1.58℃ 상승한 상태다.
이미 충분히 두려운 경향인데, 보고서는 좀 더 섬뜩한 언급을 남겼다. 최근 3년의 이상고온 현상은, 이 모델의 예측 범위와 차이가 크다는 말이었다. 지난 50년간의 일정한 상승 경향에서 이탈했다. 버클리어스는 온실가스 증가를 바탕으로 구한 예측치와도 차이가 크다고 했다. 말은 아꼈지만, 적어도 최근 3년은 과거에 비해 기온 상승이 더욱 가속화된 상태였을지 모른다는 뜻이다. 실제로, 2020~2025년만 따로 선형 그래프를 그리면 완전히 다른 그래프가 나온다(〈그림1〉 노란색 실선). 버클리어스는 “자연적 변동만으로 이런 결과가 나올 확률은 1% 미만”이라며 “적어도 단기적으로라도, 과거 온난화 속도가 미래를 예측하기 위한 신뢰할 만한 지표가 아닐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버클리어스가 꼽은 원인은 복잡했다. 최근 몇 해 동안 논의된 다양한 가설을 두루 탐색했다. 태양 활동주기의 변동, 수증기와 황 입자를 동시에 내뿜어 기온을 오르내리게 한 훙가통가 화산 분화, 그리고 핸슨 교수팀도 언급했던 선박 규제에 따른 황산화물 에어로졸 감소, 저층운 감소에 따른 태양복사 에너지 흡수량의 변화 등을 두루 짚었다. 이들이 크고 작은 복잡한 작용을 하여 이상고온에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일평균 기온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파란색에서 노란색, 노란색에서 빨간색으로 갈수록 최근이다.
를 산업화 이전 대비 편차로 변환한 그래프. 최근 3년간 편차가 1.5℃를 넘는 날이 많았다."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2/26/sisain/20260226070655091aenx.jpg" data-org-width="1280" dmcf-mid="9mNfMH6bnb"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26/sisain/20260226070655091aenx.jpg" width="658">
<그림 2>를 산업화 이전 대비 편차로 변환한 그래프. 최근 3년간 편차가 1.5℃를 넘는 날이 많았다.
그 결과로, 보고서는 걱정스러운 미래를 언급했다. 2026년은 단기적으로 지난해보다 약간 온도가 내려갈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장기 추세로는 이미 산업화 이전 대비 1.4℃ 이상 상승했으며, 향후 5년 이내에 1.5℃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21세기 말까지 수호하기로 국제 사회가 합의한 마지노선이 목표보다 70년 일찍 무력화될 위기다. 공교롭게도, 이 예측 시점은 2년여 전 핸슨 교수팀이 언급한 때와 일치한다.
온난화 마지노선, 70년 일찍 무너지나
최근 3년간 유독 심했던 기후변화가, 정말 궤도를 이탈하기 시작했을까. 기후가 탈주를 시작했을까. 아직 모른다. 데이터는 지나고 나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예측과 모델을 통해 미리 경고하고 대비하는 게 무용한 일은 아닐 테다. 도박일까. 핸슨 교수가 지난해 12월 쓴 글의 한 대목이 대답이 될지 모른다.
“왜 이런 ‘예측’ 게임을 하는 걸까. (중략) 내가 고 월리 브로커(1970년대에 ‘지구온난화’라는 말을 대중화시킨 미국 지구화학자)에게서 가장 존경하는 자질은 추측할 용기였다. 과학의 발전은 불완전하고 측정상의 오류를 포함하는 가용 데이터를 해석하려는 지식과 용기를 가진 사람들에게 달려 있다. (중략) 때때로 월리가 제안한 해석은 모래성처럼 허술하다는 비판을 받았고, 실제로 무너지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그 경우에도 연구를 촉진했다. 다른 과학자들은 그의 제안을 비판했고, 이를 통해 오류가 드러났으며, 개선이 이뤄졌다. 이것이 바로 과학적 진보가 빠르게 이뤄지는 방식이다.”
윤신영 (과학 저널리스트)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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