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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손가락은 다섯 손가락 중 나머지 네 손가락과 마주볼 수 있는 유일한 손가락이다. 이런 특성은 진화 과정에서 인간의 생존력을 크게 높이는 데 기여했다.
엄지손가락 덕분에 우리는 물건을 쉽게 쥐거나 잡을 수 있다. 도구를 사용하고 정교한 작업을 수행하는 데도 엄지손가락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엄지 하나가 손 전체 기능의 약 40%를 차지한다고 할 정도로 비중이 높은 손가락이다. 250만년 전에 출현한 최초의 호모속(사람속) 집단을 ‘호모 하빌리스’(손재주 있는 사람)로 부르는 데서 볼 수 있듯, 엄지손가락은 인간 진에스에너지 주식
화사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해부학적으로도 엄지손가락은 다른 손가락과 차이가 있다. 다른 손가락은 3개의 뼈와 관절로 이뤄져 있지만 엄지손가락은 2개의 뼈와 관절로 구성돼 있다. 이는 손가락을 더 넓은 범위로 움직일 수 있게 해준다. 엄지손가락이 길면 손재주를 부릴 수 있는 범위도 커진다.
마주보는 엄지손가락은 사람코오롱생명과학 주식
뿐 아니라 대부분의 영장류에도 있다. 엄지손가락은 영장류 진화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을까?
영국 레딩대 연구진이 이를 알아보기 위해 고대 인류 화석을 포함해 94종의 영장류 뇌 크기와 엄지손가락 길이를 비교 분석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커뮤니케이션스 바이올로지’(Communications Biology)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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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손가락이 긴 영장류는 인지, 감각, 행동 계획을 담당하는 뇌 영역인 신피질이 더 컸다. 영장류 Dan Dennis/Unsplash


엄지손가락 관련 뇌 부위는 신피질
이에 따르면 엄지손가락과 뇌가 서로 영향을 제이씨현 주식
주고 받으며 함께 진화한 ‘공진화’(coevolution) 관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엄지손가락이 길면 뇌도 컸다. 사람을 빼고 봐도 둘 사이의 연관성은 그대로 유지됐다. 둘 사이의 연관성에 대해선 그동안 많은 이론이 나왔지만, 이번 연구는 능숙한 손놀림과 뇌의 진화가 연결돼 있다는 최초의 직접적인 증거를 보여준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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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엄지손가락 길이는 엄지손가락 손허리뼈(MC1)와 검지손가락 손허리뼈(MC2) 길이의 비율로, 뇌 크기는 두개골 부피로 측정했다. 손허리뼈는 손가락뼈(지골)와 손목뼈(손목뼈)를 이어주는 손바닥 뼈를 가리킨다.
또 하나 흥미로운 발견은 긴 엄지손가락과 연관이 있는 뇌 부위였다. 연구진은 긴 엄지손가락이 운동 능력을 제어하는 주요 중추인 소뇌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분석 결과 엄지손가락 길이와 소뇌의 크기는 관련이 없었다. 관련성은 신피질에서 발견됐다. 엄지손가락이 긴 영장류는 인지, 감각, 행동 계획을 담당하는 뇌 영역인 신피질이 더 컸다. 신피질은 대뇌의 가장 바깥층으로 가장 최근에 발달한 뇌 영역이다. 이는 영장류가 더 나은 손놀림 기술을 효과적으로 처리하고 위해서는 뇌가 더 커져야 했음을 시사한다.



연구진이 분석 대상으로 삼은 영장류 95종의 분석 결과를 담은 계통수. 왼쪽은 영장류 전체에서 뇌 크기와 엄지손가락 길이가 함께 진화(실선)했음을 보여주는 그림. 오른쪽은 영장류 95종의 엄지손가락 길이와 뇌 크기를 보여주는 그림. 막대는 엄지 손허리뼈(MC1, 녹색)와 검지 손허리뼈(MC2, 파란색)의 길이를 뜻한다. 주황색 원의 크기는 뇌의 크기이며, 검은색 테두리는 도구 사용 기록이 있다는 뜻이다. 커뮤니케이션스 바이올로지


연구진은 “긴 엄지손가락이 뇌 영역 중 신피질과만 관련돼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그러나 신피질이 손의 조작 능력을 정확히 어떻게 지원하는지 규명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엄지손가락이 길다는 것이 도구 사용을 보증하는 건 아니었다. 도구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영장류에서 엄지손가락 길이와 뇌 크기의 관계는 일정하게 유지됐다.
연구를 주도한 레딩대 조애나 베이커 박사는 “물건을 집어들고 다루는 우리 조상들의 능력이 좋아지면서 그들의 뇌는 새 기술을 다룰 수 있도록 커져야 했다”며 “이러한 능력은 수백만년에 걸친 뇌 진화를 통해 미세하게 조정됐다”고 말했다.
*논문 정보
Human dexterity and brains evolved hand in hand. Commun Biol(2025).
https://doi.org/10.1038/s42003-025-08686-5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