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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선거·반중·반이민 등을 내세운 극우 세력의 ‘준동’은 한·미 양국의 문제만은 아니다. 미국 극우를 중심으로 한 세계적 극우 네트워크는 유럽, 남미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 권위주의 확산 및 저항운동을 연구한 비판사회학 분야 세계적 권위자 찰스 더버 보스턴칼리지 사회학과 교수는 “글로벌 극우 네트워크는 역사적으로 반복되어왔던 현상”주성투
이라며 “극우 세력은 서로를 모델로 삼았고, 동맹 전략을 통해 권력을 얻어왔다”고 분석했다.



찰스 더버 보스턴칼리지 교수


더버 교수는 지난 8일(현지시각) 한겨레와 한 전화 인터뷰에서 ‘마가’(MAGA·미국을 다시 2011유망펀드
위대하게)로 상징되는 미국 극우 운동이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 극우 세력과 긴밀히 연결되고 있는 현상에 대해 “1930년대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파시스트 정권이 서로를 참고하며 권력을 강화했듯, 현재 미국 극우 세력도 헝가리, 브라질, 폴란드, 한국의 극우 세력과 전략을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밖의 극우 세력은 미국의 극우를 ‘정당성의증권학원
근거’로 삼고, 반대로 미국의 극우는 다른 나라 극우들을 ‘국제적 증거’로 활용한다”며 “극우 세력들은 자신들의 세계관과 정치 방식에 절대적인 신의 진리가 담겨 있다고 여기는데, 다른 나라에서도 자신들과 같은 방식으로 행동하는 이들을 보면 ‘나의 세계관이 어떤 문화에서든 통한다’고 생각해 ‘확증편향 효과’가 극대화된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황금성 릴게임
측근들이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와 같은 국제 행사에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 등 외국 극우 인사들을 초청해 ‘글로벌 마가 동맹’의 이미지를 추구하는 이유다.
극우 세력의 동시다발적 출현과 확장에 대해 더버 교수는 “대부분의 국가가 글로벌 자본주의 시스템 아래서 비슷한 경제적·문화적 압력에 처해신천기릴게임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는 “권위주의의 뿌리는 경제적 요인에 있고, 이는 대중을 경제적 자본과 사회적 자본 모두에서 극도로 불안정하게 만든다”며 “유럽도 미국과 같은 압력에 직면해 있고, 글로벌 사우스(개발도상국)는 그런 압력에 노출된 지 이미 오래됐다”고 말했다. 이는 ‘우리 나라가 망하고 있다’, ‘이민자 때문에 일자리가 없다’, ‘가족과 종교가 무너지고 있다’는 공통의 불안을 자극한다. 더버 교수는 “극우 세력은 ‘진짜 국민’의 혈통적·인종적 적에게 이런 불안을 투사해 지지층을 결집시킨다”고 분석했다.
특히 더버 교수는 “극우는 필요하다면 군대를 동원해서라도 선거와 정당 구조를 자기들에게 유리하게 만들려고 한다”고 우려했다. 이는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며, 트럼프 행정부 역시 ‘치안 강화’를 명분 삼아 워싱턴디시(D.C.) 등 미국 주요 도시에 주 방위군을 파병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 공화당 우위의 여러 주들은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선거구를 공화당에 유리한 방향으로 개편 중이다.
더버 교수는 유튜브, 소셜미디어 같은 플랫폼도 극우 글로벌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극우적 음모론·선동 콘텐츠가 돈이 되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업 모델은 국경을 쉽게 넘는다. 미국에서 생산된 ‘부정선거론’, ‘반중·반이민 담론’은 한국, 브라질, 유럽 등에 쉽게 이식된다. 이 과정에서 플랫폼 기업과 극우 주장 전파자들은 국외에서도 후원금·광고·구독료 등 수익을 얻는다. 그는 “기술이 글로벌 극우의 인프라가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더버 교수는 이에 맞서는 진보 진영의 분발을 촉구했다. 그는 “과거 진보는 국제 연대에 뿌리를 뒀지만, 미국 민주당이 계급 문제를 포기하고 기업 친화적으로 변모하면서 중심을 잃었다. 특히 미국은 젊은층에서 사회주의 성향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이를 조직화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극우는 돈과 조직, 국가 권력을 갖고 세계적으로 움직이는 반면, 진보는 이를 막기 위한 글로벌 연대를 아직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그는 “트럼프의 정책은 그의 지지층에게조차 파국적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거대한 반대가 존재하며 수백만명의 시민이 더 나은 체제를 위해 나설 거라는 희망이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wonch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