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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24일 세계무역기구(WTO)에서 '개발도상국 지위'를 포기한 것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압박 속에서 실리와 명분을 찾기 위한 조치로 읽힌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관세 부과 속에서 WTO 체제가 형해화됐다는 판단하에 중국은 이 지위를 포기하더라도 치명적인 타격은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의 지속적인 요구를 전격적으로 수용, 미국과 여유자금재테크 의 협상에서 명분을 챙길 수 있게 됐다.

■개도국 지위 포기로 사라지는 특혜
WTO 체제에서 개도국 지위는 규범 이행 유예, 무역자유화 의무 완화, 농업·식량안보 보호, 기술·재정 지원 등 다양한 특혜를 수반했다. 중국은 이를 바탕으로 농업 보조금과 제조업 보조금 등에서 그동안 상대적으로 넓은 활동 약정금리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포기 선언으로 신규 협상에서는 이런 혜택을 주장하기 어려워진다.
특히 농업 분야에서 중국은 막대한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곡물 가격을 안정화하고 농민 소득을 보전해왔다. 하지만 선진국 기준에 맞춰 보조금 규모를 줄여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 공업 제품의 경우에도 무역자유화 의무가 강화되면 중국 기업은 아파트 매매시 세금 저비용 구조를 유지하기 어렵게 된다. 결국 이는 중국이 그동안 '세계의 공장' 지위를 유지해온 기반, 즉 가격경쟁력에 직격탄을 날릴 수 있다.
중국의 결정은 미국과의 통상협상에서 '논쟁거리 제거' 효과를 노린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9년부터 중국의 개도국 지위 남용을 강하게 비판하며 포기를 요구해왔다. 실제로 미국 집매매시 주의사항 은 중국산 제품에 광범위한 고율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도 보복관세로 맞대응하면서 세계 공급망에 큰 충격이 발생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의 요구를 6년 만에 수용함으로써 협상 테이블 위에 놓인 갈등요인을 제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관세 인상·보복의 악순환 속에 갇힌 양국 관계를 정상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측에 추가적 근저당권 설정비 인 양보를 이끌어내려는 중국이 '벼랑 끝 전술'로 승부수를 띄웠다는 평가다.
■가격경쟁력 약화, 한국에 기회
중국이 WTO 개도국 혜택을 내려놓으면서 글로벌 무역질서에서 경쟁 구도가 바뀔 가능성이 크다. 특히 농업·철강·화학 등 보조금 의존도가 높은 산업에서는 가격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 이는 한국 기업들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예컨대 석유화학, 철강, 조선 등 한국의 주력 산업은 중국의 가격 공세에 장기간 시달려왔다. 그러나 중국이 보조금 지원을 줄이고 수출 가격을 높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면 한국 기업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강화된다. 반도체·배터리와 같은 첨단 산업에서도 중국 기업이 저가전략을 유지하기 어려워지면서 한국 기업의 기술 우위가 더욱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
■예전만 못한 '심판'…벗어나는 G2
중국의 이번 결정은 WTO 내부개혁 논의에도 불을 붙였다. 개도국 지위는 가입국이 '자가 선언' 방식으로 선택해온 제도로, 그동안 선진국과 신흥국 간 갈등의 불씨였다. 중국이 먼저 물러선 만큼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다른 주요 신흥국에도 압박이 가해질 수 있다.
이번 조치를 WTO 체제의 균열을 드러내는 신호로 보는 쪽도 있다. 세계 교역질서를 조정하는 핵심 무대로 기능해온 WTO는 최근 다자협상의 동력이 크게 약화됐고, 주요국은 양자·소다자 협상에 집중하는 추세다.
다만 중국 내부에서는 이번 결정을 단순한 '완전 포기'로 보지 않는 시각도 있다. 현재와 미래 협상에서 새롭게 특혜를 요구하지 않겠다는 의미일 뿐, 과거에 이미 확보한 권리는 유지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중국이 농업·제조업 보호를 위한 새로운 협상 카드를 꺼내들 여지를 남겨둔 것이라는 분석이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