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차기 의장 인선을 둘러싼 베팅 시장이 며칠 사이 극적으로 요동치고 있다. 4명으로 압축된 후보군 중 ‘두 케빈’의 대결 구도가 뚜렷해진 가운데, 베팅 시장에서는 케빈 해싯과 케빈 워시의 순위가 엎치락뒤치락하며 막판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21일 주요 외신 보도와 베팅 시장 상황을 종합하면, 차기 연준 의장 후보군은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릭 리더 블랙록 글로벌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 등 4명으로 압축됐다.
카카오야마토당초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미셸 보먼 연준 이사는 보수적 매파 성향과 은행 규제 완화 방식에서 백악관과 미묘한 입장차를 보이며 명단에서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왼쪽 상단에서 시계방향으로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바다이야기게임방법 , 릭 리더 블랙록 글로벌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 크리스토퍼 월러 현 연준 이사. (사진=AFP, 로이터, 블랙록)



며칠새 1·2위 재역전…해싯 55% vs 워시 20%

폴리마켓(Polymarket)에 따르면 해싯 위원장이 55%의 손오공릴게임예시 지지율로 1위를 재탈환했고, 워시 전 이사는 20%로 급락하며 2위에 머물렀다. 월러는 14.6%, 리더는 7.2%를 기록했다.
이달초만 해도 해싯은 85%에 육박하는 압도적 지지율을 보이며 ‘떼어놓은 당상’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지난 16일 워시가 7%에서 48%로 급등하며 해싯(42%)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이는 오래가지 사아다쿨 못했다. 해싯이 다시 1위를 탈환한 것이다.
외신들은 이 같은 상황 변화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선택이 여전히 유동적임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해석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인터뷰에서 “두 케빈이 훌륭하다”고 말한 바 있다.
해싯, 극적 재역전에도 ‘불안한 1위’
해싯은 ‘불안한 선두주자’다 사이다쿨접속방법 . ‘친트럼프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그는 이달 월스트리트저널(WSJ) CEO 컨퍼런스에서 “금리를 더 내릴 여지가 충분하다”고 말하며 트럼프의 저금리 기조와 궤를 같이했다.
인공지능(AI)과 생산성 혁신이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려 인플레이션을 크게 자극하지 않고도 낮은 금리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게 그의 논리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을 지낸 그는 현재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으로 재직 중이며, 트럼프 측근으로서 백악관과의 원활한 정책 공조가 가능하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해싯 위원장은 “연준 독립성은 매우 중요하다”고 반복 강조하며 제도적 독립성을 지키는 합리적 보수 경제학자 이미지를 구축하려 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채권 투자자들이 지난 11월 재무부에 해싯의 공격적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는데, 이것이 워시 지지로 이어졌다가 다시 해싯으로 회귀한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 최대 예측 베팅 사이트 폴리마켓의 ‘차기 연준 의장’ 예측 추이 (단위: %, 그래픽=폴리마켓)



워시, 월가 지지에도 급락…‘연준 비판자’

워시의 지지율 급락은 베팅 시장의 가장 큰 반전이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 이후 급부상해 지난 16일 48%까지 치솟았다가 이내 20%로 급락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연준 이사를 지낸 워시는 팬데믹 이후 연준이 재정정책까지 떠안으며 “자기 영역을 벗어나 정치화됐다”고 비판해온 인물이다. “운영상의 독립성은 필수지만, 연준이 본래 역할을 넘어서면 정치 개입 명분만 키운다”는 그의 입장은 트럼프가 불만을 표해온 현 연준에 대한 비판과 맞닿아 있으면서도, 최소한의 제도적 독립성은 지키겠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월가 주요 인사들의 공개 지지에도 불구하고 워시의 지지율이 급락한 것은 트럼프의 최종 선택이 ‘월가의 선호’보다는 ‘백악관과의 정책 공조’에 더 무게를 두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3위 월러, ‘강력한 면접’으로 존재감
현직 연준 이사인 월러는 14.6%의 지지율로 3위를 유지하고 있다. 월러는 이번 주 트럼프 대통령과 면접을 가졌다. CNBC는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이를 ‘강력한 면접(strong interview)’이었다고 전했다.
내부 의사결정 프로세스에 정통한 월러는 고용시장 활성화 방안에 대해 트럼프와 깊이 있는 논의를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면접 후 기자들에게 “그는 훌륭하다. 오랫동안 그곳(연준)에 있었던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월러는 지난 7월 금리 동결에 반대표를 던지며 조기 금리 인하를 주장했고,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도 상대적으로 완화 성향의 발언을 내놓으며 트럼프가 원하는 금리 인하 방향과 접점을 형성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리더, 월가 실전 경험 앞세운 ‘다크호스’
최근 주목받는 변수는 12월 마지막 주 마러라고에서 트럼프 대통령 면접을 앞둔 릭 리더다. 7.2%의 지지율로 4위에 머물고 있지만, 면접 결과에 따라 판도가 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블랙록에서 수조 달러를 운용한 채권시장 전문가인 리더는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의 적극 추천을 받았다. 베센트 장관은 연준이 학계나 관료 집단에서 벗어나 실제 시장 작동 원리를 아는 인물을 영입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리더는 야후파이낸스와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2.5% 안팎까지 내려온 상황에서 더 빠른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면서도 부채와 재정 리스크는 ‘테일 리스크’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해, 정책 여유를 강조하되 채권시장 안정을 동시에 의식하는 실무형 인물로 평가받는다. 다만 공직 경험 부족은 상원 인준 과정에서 쟁점이 될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차기 의장 후보 4명 비교 (자료: 외신)



시장은 금리 경로에 촉각

투자자들이 연준 의장 인선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명확하다. 트럼프는 “금리를 많이 낮춰야 한다”는 점을 핵심 잣대로 못 박았고, 취임 직후 즉각적인 금리 인하를 리트머스 시험지로 삼겠다는 시그널을 반복했다. 이는 연준 독립성 논쟁이 인선 단계부터 구조적으로 내재돼 있음을 의미한다.
채권과 외환 투자자들은 과도한 금리 인하 압박이 달러 약세와 장기 기대인플레이션 재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주된 리스크로 보고 있다. 반면 전통적 주류 경제학 배경을 가진 후보들이 실물 지표가 급랭하지 않는 한 연준 내 매파·중도파와의 타협 속에서 절충적 경로로 귀결될 수 있다는 낙관론도 공존한다.
베팅 시장의 급변은 이 같은 불확실성을 그대로 반영한다. 워시가 급부상했을 때는 ‘시장 신뢰도 중시’가, 해싯이 재역전했을 때는 ‘트럼프와의 정책 공조’가 각각 우선순위로 부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금리 완화 기조는 확실, 속도가 변수
거론되고 있는 4명의 후보 모두 ‘현재 정책금리가 너무 높다’는 문제의식에는 동의하고 있는 만큼, 2026년 추가 금리 인하를 전제로 한 완화 기조 자체는 기정사실화됐다는 평가다. 다만 누가 의장이 되느냐에 따라 완화 속도와 강도가 달라질 전망이다.
해싯이나 워시가 선택될 경우 백악관과 재무부의 ‘150~175베이시스포인트(bp) 추가 인하’ 시각이 강하게 반영되면서, 인플레이션이 목표치 위에 머물더라도 상대적으로 빠른 금리 인하와 대차대조표 운용 완화를 조합하는 시도가 나올 가능성이 점쳐진다. 다만 워시가 선택될 경우 시장 신뢰도와 연준 독립성을 의식한 보다 신중한 접근이 예상되는 반면, 해싯은 보다 전향적인 완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월러나 리더가 선택될 경우 FOMC 내 컨센서스를 중시하며 ‘데이터 의존적, 점진적 완화’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릭 리더와의 면접을 마지막으로 ‘오디션’을 마무리한 뒤 내년 1월초 최종 지명자를 발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했다. 월가는 리더 CIO가 면접에서 얼마나 트럼프를 설득할 것인지, ‘두 케빈’의 접전 구도를 깨고 3강으로 진입할 수 있을지를 연말 최대 변수로 주시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워싱턴D.C 본부 전경(사진=연방준비제도)


성주원 (sjw1@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