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시 권선구 버드내복지관에서 노인맞춤돌봄서비스 통합건강관리 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르신들이 '예쁜말하기' 강의를 듣고 있다.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혼자 사는 어르신이 늘면서 노인 우울·고립 문제는 사회적 과제로 떠올랐다. 노인상담은 이러한 위기 신호를 포착할 수 있는 안전망으로서 역할 확대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경기도가 내년도 본예산에서 노인복지 관련 예산 삭감을 결정하면서 정책 방향은 불투명해졌다. 예산 복원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여전히 노인상담 분야는 '소외 예산'으로 취급받는 게 현실이다. 이로 인 바다이야기합법 한 우려는 도내 66개 상담센터와 상담사, 어르신들에게 전해지고 있다. 인천일보는 노인상담망 의미와 예산 논의가 현장에 남길 변화 등을 두 편에 걸쳐 짚어본다.
"제가 사랑하는 분이에요."
지난 10일 오후 2시 수원시 권선구 한 다세대주택 반지하에 홀로 거주하는 안모(81) 어르신은 2주 만에 자신을 찾은 수원버드내복지 뽀빠이릴게임 관 노인상담센터 소속 박주선 전문상담사를 보자마자 환하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안 어르신은 "선생님이 오면 차를 꼭 타드려야 한다. 안 드시면 내가 서운하다"며 찻잔을 내왔다.
안 어르신은 연골 수술 이후 거동이 불편해 정기적인 방문상담을 받고 있는 내담자다. 남편과 자녀가 없고 이사 온 지 얼마 안 된 그에게 방문상담은 사실상 유일한 오션파라다이스사이트 누군가와의 만남 시간이다.
식탁에 마주 앉자 안 어르신은 "다리가 도통 낫질 않는다"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수술 뒤 겪은 통증과 병원 생활, 면회가 부담스러웠던 기억을 풀어냈다. 박 상담사는 "아플 땐 사람 만나는 것 자체가 큰 에너지"라며 어르신의 말 속도를 따라갔다.
대화는 자연스럽게 외로움으로 옮겨갔다. 안 어 바다이야기고래출현 르신은 "매일 혼자 있으니까 외로운 게 제일 힘들다"며 "선생님 목소리가 듣고 싶어 전화하고 싶어도 괜히 폐가 될까 봐 참을 때도 있다"고 털어놨다.
박 상담사는 방문상담에서 주로 과거 이야기와 현재의 어려움, 관계 속 갈등을 듣는다고 했다. 안 어르신은 "선생님이 생글생글 웃으면서 이야기를 들어주면 마음이 풀린다"며 "한번 다녀간 날은 황금성게임다운로드 저녁까지 기분이 좋다"고 했다.
상담은 보통 50분에서 1시간이지만 안 어르신은 "내가 말을 자꾸 하다 보면 두 시간이 되기도 한다"며 "상담은 늘 기다려지는 시간"이라고 했다.
박 상담사는 "이런 방문이 끊기면 다음 연결 고리는 병원이나 응급신고가 되는 경우도 있다"며 "주기적인 상담은 위기 징후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고 했다.
▲웰다잉 집단상담 가보니…"억눌린 마음 해소되는 기분"
지난 4일 오전 10시 수원시 권선구 버드내노인복지관 3층 '믿음둥지' 교실. ㅁ자 모양으로 놓인 책상에 60~80대 남녀 어르신 7명이 빙 둘러앉았다. 책상 위에는 '토닥토닥 괜찮아', '기쁘다', '사랑', '해바라기', '영수', '잘살았어' 등 스스로 지은 별칭이 적힌 팻말이 놓여 있었다.
이날은 3주간 진행된 버드내노인복지관 노인맞춤돌봄서비스 통합건강관리 프로그램 '든든한 건강습관 교실'에서 운영하는 웰다잉 집단상담의 마지막 수업날이었다.
어떤 이야기가 오갈지 모르기에 실명 대신 별칭을 사용하는 건 이 수업만의 특징이다.
박 상담사는 "죽음을 맞이하는 준비 교육을 미리 해야 두려움을 덜 수 있다"면서 "웰다잉은 잘 죽는 법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버텨내는 힘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앞선 수업 내용을 되짚었다.
이어 행복했거나 감사했던 일을 떠올린 뒤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려보는 시간도 마련됐다. 웃는 표정을 그린 해바라기(별칭) 어르신은 "결혼 생활을 하며 그동안 억눌린 감정들이 여기 와서 풀리는 것 같다"며 "이해받는 기분이 들어 좋다"고 했다.
집단상담에서 다 하지 못한 내밀한 이야기는 박 상담사와의 개인상담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실제 몇몇 어르신은 수업을 마친 뒤 개인상담을 신청하고 복지관을 나섰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60대 후반 어르신은 "혼자 살다 보니 우울해지고 웃을 일도 점점 줄었다"며 "여기 와서 다 같이 이야기하면서 공감받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박 상담사는 "상담에 참여하는 어르신들 중 일부는 우울 위험군으로 분류된 경우도 있다"며 "이야기를 꺼낼 공간이 없고 고립될수록 위험 신호는 더 드러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혜진 기자 tru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