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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짙은 못 따라 잔 가 는“삼사십대의 목표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교수 재직’. 모든 게 이루어지도록….” 피아니스트 윤홍천(43)이 중학교 입학 무렵 삐뚤빼뚤한 글씨체로 적어낸 메모지 한 귀퉁이엔 오래된 꿈 하나가 자리하고 있었다. 13살의 나이로 일찍이 유학길에 오른 뒤, 줄곧 해외에서 활동한 탓에 자신도 까맣게 잊고 있었던 그 꿈은 30년의 세월을 돌고 돌아서야 그를 찾아왔다. 지난달 한예종 음악원 정교수로 임용되면서다. 15일 한예종 서초동 캠퍼스에서 만난 윤홍천은 “오랜만에 한국에 머물게 되면서 우연히 발견한 메모지였는데, 어릴 적 막연히 적었던 목표가 진짜로 이뤄졌단 생각에 마냥 신기했다”고 말했다.
오랜 거주지인 독일 베를린을 잠시 떠나 이달부터 한국에서 제자들을 가르치기 시작한 윤홍천. 그는 “불 삼성카드 현금서비스 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난 연주자고, 교육자가 되진 않을 거야’란 생각이 있었다”며 “교육자의 삶을 선택한 건 인생의 큰 도전”이라고 했다. “오랜 시간 선생님과 연주자의 영역은 완전히 다르고, 이를 전부 해내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고 믿어왔어요. 그런데 주변을 돌아보니 안드라스 쉬프를 비롯한 많은 피아니스트가 이미 그 길을 성공적으로 걷고 있더군요. 스스 여유자금 투자 로 생각의 변화를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윤홍천의 교육 철학은 ‘기술적 완벽함보단 창의성을 키우는 것’에 방점이 찍혀 있다. 보통의 한국 연주자와 달리 콩쿠르 우승에 기대지 않고 공연과 음반만으로 유럽 무대를 제패해 나간 피아니스트라서다. 그가 2013년 세계적인 지휘 거장 로 적금 50만원 린 마젤에 연주를 녹음한 CD를 직접 보내 오디션 기회를 만들고, 뮌헨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협연자로 낙점받은 일화는 잘 알려져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예비학교 출신인 그는 13세에 도미한 이후 미국 보스턴 뉴잉글랜드 콘서바토리, 월넛힐 예술고등학교, 독일 하노버 음대 등 다양한 나라에서 교육을 받은 인재이기도 하다.
윤홍천은 “한국 학생들 회사원 줄거리 은 연주를 잘하지만, 콩쿠르를 목표로 두다 보니 우승자의 스타일을 모방하거나 한 음도 틀리지 않는 것에 지나치게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며 “그 길이 점수를 잘 받는 방법이 될 수 있을지 몰라도 연주자로서 성장하는 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음악가에게 가장 중요한 건 감수성과 호기심입니다. 한국의 주입식 교육은 학생들의 궁금증을 억제하는 경향이 있지 이자 높은 은행 만, 이 레슨실에서만큼은 질문이 학생이 갖춰야 할 최고의 태도가 될 겁니다. 적어도 나의 제자들은 ‘교과서’처럼 친다는 얘기는 듣지 않도록 말이죠.”
윤홍천은 '임윤찬의 스승'으로 잘 알려진 피아니스트 손민수의 후임자다. 손민수는 2023년 한예종에서 미국 명문 음악대학인 뉴잉글랜드음악원(NEC) 교수로 자리를 옮긴 바 있다. 전임자에 대한 부담감이 있느냐 묻자, 그는 “전혀 없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윤홍천은 “손민수 형과는 보스턴에서 함께 공부해 친분이 있어요. 한예종에서 굉장히 열성적인 교수였고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았다는 얘기를 듣고 조금 신경 쓰이긴 했지만, 모든 연주가 다르듯 가르침의 형태도 전부 다르잖아요. 불필요한 중압감을 느끼기보단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국내 유일의 소니 인터내셔널 아티스트인 그는 세계에서 ‘음반 거장’으로 통한다. 2013년 발매한 모차르트 소나타 전곡 녹음 음반으로 영국 그라모폰의 ‘에디터스 초이스’에 선정됐다. 그의 슈베르트 소나타 전곡 녹음 앨범은 독일 바이에른 클래식 라디오, 쥐트도이체 차이퉁 등에서 추천 음반으로 거론됐고, 2016년엔 모차르트 실내악 음반으로 독일 에코 클래식상을 수상했다. 매주 같은 작품으로 수십 개의 음반이 쏟아지는 유럽 시장에서 명반으로 주목을 받았다는 건 그만의 독보적인 색깔과 해석이 통했다는 방증이다.
윤홍천은 어떤 교수가 되고 싶을까. 그는 “적어도 윤홍천의 제자라고 하면 사람들이 어떻게 연주할 것이라 아예 예상할 수 없는 그런 선생이 되는 게 목표”라며 “세상의 정형화된 틀에 맞춰 ‘무언가를 하지 마’라고 하기보단 학생이 원하는 진정한 목표, 개성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고 ‘원하는 건 마음껏 다 해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모두에게 80점을 받아 1등을 차지하는 것보다 단 한 명에게라도 100점을 받을 수 있는 2등이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소한 좋은 음악가가 되는 길에서는요. 모범적으로만 칠 바에야 이상하게 쳐도 메시지가 분명한 연주가 좋아요. 결국 오래 기억되고 살아남는 건 그런 연주니까요.”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