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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광주송정역에서 열차 이용객들이 용산행 KTX를 기다리고 있다. 2025.9.19/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소리 없는 전쟁이죠. 열차표 예매도 야구·콘서트 티케팅 못지않아요."
광주·전남 지역민들이 턱없이 부족한 호남선 KTX 운행 횟수와 좌석 수 신용등급조회방법 , 구성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주말을 하루 앞둔 지난 19일 찾은 광주송정역. 오전 시간부터 열차를 이용하려는 승객들로 북적였다. 주말 부부, 출장, 여행, 자녀와의 만남 등 저마다의 이유로 열차에 몸을 싣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이들은 '열차표 예매'를 묻는 말에 하나같이 불만을 토해냈다.
특히 든든학자금 중도상환 출장이 잦은 직장인과 전남 나주 혁신도시 소재 공기업 직원들은 한숨부터 내쉬었다.
업무상 한 달에 4번가량 서울로 당일 출장을 간다는 직장인 홍준호 씨(47)는 "오늘 저녁 내려오는 열차는 예약 대기를 걸어뒀는데 표를 구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헛웃음 지었다.
금·토·일 열차 예매를 '소리 없는 전쟁'에 비유한 홍 성별무관 씨는 "출장 일정이 잡히면 가정 먼저 하는 일이 애플리케이션 새로 고침을 누르며 열차표를 실시간 확인하는 것"이라며 "하행 열차표를 못 구해 다른 일정을 잡아 지인을 만나고 오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농어촌공사 직원 김 모 씨는 "평일 오전 9시 전 출장 장소 도착을 위해 호남선 상행 첫차를 이용하는데 일주일 전부터 매진"이라며 직장인밴드 "비슷한 시간대라도 정차역이 많거나 배차 간격이 길어 이른 업무에 어려움이 있다"고 털어놨다.
한국전력공사 직원 홍 모 씨는 "상행은 늘 좌석이 부족하고 하행은 열차표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며 "평일 용산에서 목포로 내려오는 막차는 오후 9시 18분으로 지나치게 일찍 끝나 늘 시간과의 싸움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시폐지


19일 오전 광주송정역에서 열차 이용객들이 용산행 KTX에 오르고 있다. 2025.9.19/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개인 사유로 서울과 광주를 오가는 이들도 답답함을 토로하긴 마찬가지다.
주말부부인 50대 권 모 씨는 "열차표 예매가 풀리는 한 달 전에 예약하지 않으면 내가 원하는 시간에 가족들에게 갈 수 없다"고 말했다.
전날 서울에서 KIA 타이거즈 경기를 보러 광주에 온 유진경·김민정 씨(24·여)는 "열차표를 구할 수 없으니 팬심으로 광주에 오고 싶은 마음이 들다가도 꺼려진다"고 했다.
이들은 "부모님께 해드리던 나훈아·임영웅 콘서트 티케팅을 하는 게 더 낫다. 호남선 열차 예매는 야구, 콘서트 티케팅 못지않다"며 "막차 시간도 애매해 야구를 보다가 중간에 나가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말했다.
한 달에 한 번꼴로 서울에 거주하는 자녀 집을 찾는 50대 여성 신 모 씨는 일요일마다 내려오는 당일 새벽 일찍 일어나 취소 표가 있는지 확인하는 게 '루틴'이라고 하소연했다.
호남선 KTX는 운행 간격이 20분으로 주중 55대, 주말 56대가 오간다.
좌석 수로 따지면 주중엔 3만 7573석, 주말은 3만 8960석으로 수요가 많은 주말에도 평일과 운행 대수, 좌석 수에 차이가 없어 시민 불편은 가중되고 있다.
반면 경부선은 운행 간격이 10분인 데다 주중에는 115대, 주말에는 136대가 운행돼 호남선과 2배 이상 차이 난다.
차량 편성 비율 역시 호남선에는 KTX와 그 절반 크기인 KTX-산천이 비슷한 비율로 운행되지만 경부선은 KTX 비율이 더 높다.
열차 운행 횟수, 좌석, 구성에서 차별이 수년째 이뤄지면서 지역민들은 차별 해소와 함께 증편을 요구하고 있다.



19일 오전 광주송정역에서 한 열차 이용객이 서울행 KTX산천 탑승을 위해 뛰어가고 있다. 2025.9.19/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50대 신 모 씨는 "영호남 KTX 불균형은 과거부터 불거진 문제지만 달라진 게 없다"며 "비슷한 값을 지불하고 이용하는데 왜 우리 지역민들이 피해를 봐야 하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서울-광주를 오가며 작품활동을 하는 조문현 씨(60)는 "수치만 봐도 지역민이 소외되는 부분을 알 수 있다"며 "KTX는 광주에서 서울 도심권으로 바로 들어갈 수 있는 장점이 있어 3시간 30분이 걸리는 버스, 값비싼 비행기보다 이용객이 더 많아지고 있다. 이동 인구 등을 고려해 재편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인경 씨(32·여)는 "문제라는 점을 인식하면서도 왜 바뀌지 않느냐. 금요일 저녁, 토요일 아침, 일요일처럼 사람이 몰리는 날, 특정 시간대라도 증편이 이뤄져야 한다"며 "불필요한 예매를 막기 위해 지나치게 낮은 취소 수수료 또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pepp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