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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을 수사하던 현직 부장검사가 직속상관을 대검찰청에 감찰·수사의뢰하는 등 ‘쿠팡 물류센터 일용직 노동자 퇴직금 사건’ 파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고용노동부가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이하 시에프에스)의 일용직 노동자에게는 퇴직금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취업규칙이 법령에 부합하는지 검토에 나섰다.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김주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노동부의 ‘시에프에스 일용직 노동자 퇴직 신용회복위원회 금 지급 관련’ 문서를 보면, 노동부는 “변경된 취업규칙 가운데 퇴직금 일률배제와 ‘리셋 규정’의 노동관계법 강행규정 위반 여부에 대해 검토중”이라며 “위반으로 판단될 경우 유사 문제 재발 방지를 위해 (취업규칙) 변경 명령 등 조처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사건은 시에프에스가 일용노동자의 퇴직금 지급 관련 취업규칙을 변경한 20 자대출 23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시에프에스는 물류센터에서 배송할 물건을 고르고 포장하는 업무 등을 담당하는 노동자 대부분을 ‘일용직’ 형태로 고용하고 있다. 지난해 3월 고용형태공시 기준 시에프에스의 정규직노동자는 1만5천여명에 그치지만, 지난해 7월 고용보험 가입 기준 일용직노동자 규모는 10만명을 훌쩍 넘는다.
문제는 일용직 노동자들에 sk c&c 게 퇴직금 지급 의무가 발생하는지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은 ‘계속 근로기간이 1년 미만인 노동자, 4주를 평균해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노동자’를 제외하고는 사용자에게 퇴직급여 지급의무가 있다고 규정한다. 그동안 노동부는 퇴직일로부터 역산해 노동자의 4주간 평균 주당 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기간을 제외한 나머지 기간이 1년을 넘을 경우 이자율 높은 예금 퇴직금이 발생한다고 해석해왔다. 일용직 노동자의 근로계약이 하루 마다 갱신된다는 이유로 퇴직금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보면, 비용절감을 원하는 기업들로 하여금 실제로는 상용직(정규직)처럼 일하는데, 무늬만 일용직인 계약을 장려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995년 대법원 역시 최소한 1달에 4~5일 내지 15일 정도 계속 근무했다면 상용노동자에 해당해 검색해보세요 퇴직금이 발생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시에프에스도 2021년 제정한 취업규칙에는 노동부 행정해석과 동일한 방식으로 규정을 하고, 이를 근거로 퇴직금을 지급해왔다. 그런데 2023년 5월 취업규칙을 개정하면서, 일용직 노동자의 퇴직금 지급기준을 바꿨다. 시에프에스는 최초 근로한 날부터 퇴직하는 날까지의 기간이 1년 이상이고, 해당 기간 동안 4주 평균 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인 사람에게 지급하도록 하고, 한 달 이상 일하지 않은 경우 다음 일한 날부터 계속 근로기간을 새로 산정하기로 하기로 했다. 지난해 4월에는 최초 근로일부터 4주 평균 주당 근로시간이 15시간인 기간이 연속해서 1년 이상이어야 퇴직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한번 더 취업규칙을 바꿨다. 예를 들어, 1월부터 그 다음해 1월 말까지 주 평균 15시간 이상 일하면서 11월만 주평균 15시간 미만으로 근무했다면, 예전에는 퇴직금을 받을 수 있었지만 변경된 취업규칙에 따르면 퇴직금을 받지 못하게 되고, 1~10월 동안 근무한 것은 모두 날린 채 12월부터 계속 근로기간을 새로 산정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시에프에스는 2023년 5월 “단기사원(일용직 노동자)는 퇴직금 지급대상이 원칙적으로 될 수 없으나, 회사는 호혜적으로 단기사원에 대한 퇴직금품 지급 기준을 정하여 요건을 충족한 단기사원에게 퇴직금품을 지급한다”는 문구를 추가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해 4월에는 퇴직금뿐만 아니라 주휴일·연차도 “법령상 지급의무가 없다”는 취지로 취업규칙을 바꿨다. 퇴직금 지급이 노동관계법령에 따른 것이 아님을 강조할 목적이다.
이 때문에 시에프에스를 퇴직한 노동자들의 퇴직금 체불 진정이 잇따랐다. 앞서 지난해 3월 노동부 부천지청은 노동자들이 제기한 퇴직금 체불 진정에 기존 행정해석을 바탕으로 퇴직금을 지급하라고 시에프에스에 시정지시했으나 응하지 않았다. 이후 노동부 부천지청은 시에프에스를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진행해 지난 1월 퇴직급여보장법 위반 혐의에 대해 ‘기소의견’으로 송치했지만, 인천지검 부천지청은 퇴직급여보장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고, 위반이라 하더라도 고의가 없다는 이유에서 지난 4월 무혐의 처분했다. 지난 5월 사건을 담당한 부장검사는 해당 무혐의 처분의 배경에 부천지청장과 차장검사의 부당한 압력이 있었다며 대검에 진정·수사의뢰를 한 상태다.
노동부가 시에프에스 취업규칙 자체의 노동관계법 위반 여부를 따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기소 여부는 검찰이 시에프에스의 고의 여부까지 포함해 판단하지만, 시에프에스 취업규칙이 퇴직급여보장법에 위반했는지는 노동부가 자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동부 장관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법령에 위반되는 취업규칙에 대해 변경을 명할 수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시에프에스의 퇴직금 진정 사건이 아직 많이 남아있어 사건 처리에 기준이 필요하기 때문에 취업규칙 자체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