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의 기억은 자라면서 쉽게 사라진다. 하지만 갓 태어난 아기도 자신의 경험을 저장하는 기억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게 여러 연구에서 밝혀져왔다. 최근에는 잊힌 어릴적 기억 또한 회상하지 못할 뿐이고 신경세포 어딘가에 저장되어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그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지난해 9년만에 이뤄진 출생아수와 합계출산율 반등에 이어 올해에도 이어지는 출산 청신호의 주인공은 30대 여성, 특히 30대 중후반 여성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연령대에 속하는 여성의 결혼이나 출산에 대한 인식이 다른 연령대 여성이나 남성에 견줘 긍정적으로 돌아서지는 않았다. 결혼과 출산이 여성만의 몫이 아무료야마토
니라는 점을 염두에 두면 여성의 인식 변화보다는 연인이나 배우자의 인식 변화가 더 큰 영향을 줬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1년 남짓 이어지는 ‘저출산 반전’ 배경에 대한 심층 조사와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올해 출생아수 증가 이끄는 주체는 30대 중후반 여성
26일 국가통계포털과 통계청 자료를 보면, 들어보면, 올해 들어 오리지날 양귀비
7월까지 태어난 아이는 약 14만7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6500명 더 많다. 올해 들어 출생아 수는 전년 동월에 견줘 매달 늘었다.
언론 공표 자료에는 담지는 않지만 통계청은 ‘월별 모(母)의 연령대별 출생아수’를 담은 문서를 누리집에 별도 공개하고 있다. 이를 보면, 올해 들어 아이를 가장 많이 낳은 여성의 연령대는 35~3주식의종류
9살이다. 이들 연령대 여성이 낳은 아이 수 증가 폭은 약 3300명이다. 30~34살(출생아수 증가 폭·2900명)과 40살 이상(500명)이 뒤를 잇고 있다. 20대 여성은 같은 기간 출생아 수가 약 200명 줄었다.



자료 : 통계청 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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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결혼과 출산 시점이 시간이 흐를수록 늦어지고 있는 현상과 더불어 인구 변화와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고 짐작해볼 수 있다. 해당 연령대 여성 인구가 많아지면서 출생아 수도 함께 증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뜻이다.
통계는 이런 짐작과는 조금 다른 결과를 보여준다. 인구총조사 자료를 보면, 인구가 늘고 있는 연S&T대우 주식
령대는 30대 중후반이 아닌 30대 초중반 여성이다. 지난해 말 현재 20살부터 54살까지 여성 중 30~34살 여성 인구만 한 해 전보다 증가했다. 30~34살 여성 인구는 최근 4년(2021~2024년) 연속 늘었다. 인구학계에선 이에 대해 통상 ‘2차 베이비부머 세대(1964~1974년생)’ 효과로 풀이한다. 이들 연령대 여성의 부모 인구가 많아서 생긴 ‘인구학적 특성’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 35~39살 연령대는 물론 나머지 모든 연령대의 여성 인구는 모두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30~34살 연령대에서 출생아 수 증가 폭이 가장 컸던 터라 주된 이유로 ‘인구학적 효과’가 지목됐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선 출산의 중심 연령대가 35~39살로 나타나고 있는 터라 ‘인구 요인’의 설명력은 작년보다는 떨어진다.



자료 : 국가통계포털, 통계청


조짐은 작년부터?
출생아 수와 더불어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동안 나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도 지난해 반등했다. 이 흐름 역시 올해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합계출산율 반등을 이끈 여성 연령대는 어디일까.
아쉽게도 통계청은 합계출산율과는 달리 ‘연령별 출산율’은 매월 공표하지 않고 있다. 이런 까닭에 지난해까지 집계된 결과만 현재 분석할 수 있다. 연령별 출산율은 합계출산율을 산출할 때 활용되는 정보다. 통계청은 ‘1살 연령별 출산율’을 활용해 합계출산율을 산출한다.
분석 결과, 30대는 모든 연령에서 출산율이 한 해 전보다 상승했다. 보다 주목되는 지점은 35~39살 연령대에선 모든 나이의 여성의 출산율 증감율이 전체 평균(4.2%)을 웃돌았다는 점이다. 특히 38살 여성의 출산율 증감율은 전체 평균의 두 배 수준인 8.0%에 이르렀다. 출산율은 해당 연령 여성이 나은 아이 수를 해당 연령 여성 인구로 나눠 구한 값인 터라 출생아 수와는 달리 ‘인구 변화’에 따른 착시가 발생하지 않는다.



자료 : 통계청, 국가통계포털


결혼·출산 인식 변화는 뚜렷하지 않아
출생아 수 증가와 합계출산율 상승을 모두 이끌고 있는 30대 중후반 여성들의 결혼과 출산에 대한 생각이 바뀌고 있는 것일까. 이를 가늠해볼 수 있는 자료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정기적으로 내놓고 있다. 다만 이 자료는 30대 여성을 초중반과 중후반으로 구분하지 않고 있어서 좀더 세밀한 분석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여하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결혼·출산·양육 인식조사’에선 해당 연령대 여성의 인식 변화가 뚜렷하게 관찰되지 않는다.



주 : 지난해 3월 조사와 올해 9월 조사의 비교 자료 :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올해 9월 조사와 지난해 3월 조사 결과를 비교해보면, 결혼에 대힌 긍정 응답이 가장 크게 늘어난 계층은 25~29살 남성으로 변화 폭이 11.9%포인트에 이른다. 전체 평균 변화 폭(3.6%포인트)을 크게 웃돈다. 이 문항에 대한 30대 여성의 긍정 응답 비율은 같은 기간 1.1%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에 대한 인식이 30대 여성은 1년 남짓 새 더 부정적으로 변화했다는 뜻이다. 자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응답 비율도 40대 남성(14.4%포인트)과 25~29살 여성(17.6%포인트)에서 크게 높아졌을 뿐 30대 여성의 응답 비율 상승 폭(4.3%포인트)은 전체 평균(9.7%포인트)에도 미치지 못했다.



주 : 지난해 3월 조사와 올해 9월 조사의 비교 자료 :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이런 결과는 30대 여성 혹은 30대 중후반 여성의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돌아섰기 때문에 이들 연령대의 출생아 수가 늘고 출산율이 상승했다고 보는 건 섣부르다는 걸 뜻한다. 외려 40대 남성의 자녀 필요성 공감 응답이 치솟고 있다는 건 30대 여성 혹은 30대 중후반 여성의 인식 변화보다는 배우자 혹은 연인의 인식 변화가 좀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정을 할 수 있다.
좀더 실상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심층 설문조사나 소득 수준과 직업 등 결혼과 출산에 영향을 주는 정보와 연계한 통계가 개발되거나 연구가 이뤄져야할 것으로 보인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