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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명동 박나리 수습 기자 = "이번 추석 연휴에도 여행을 가고 싶어 여러 지역에 전화를 돌렸지만 1억 한달이자 돌아온 건 '객실이 없다'는 답뿐이었어요. 성수기에 여행은 엄두도 못 내요." 27일 세계 관광의 날을 맞아 전동 휠체어를 타고 생활하는 전윤선(58)씨는 이같이 토로했다. 여행 안내서를 집필한 여행 작가인 전씨는 "국내에서 숙소를 예약할 때는 매번 벽에 부딪힌다"고 말한다. 장애인 객실이 턱없이 부족한데다 숙박시설 동선도 불편하기 때문이다.
하자의범위 이른바 관광의 일상화에도 장애인은 숙소 부족과 접근성 문제로 좀처럼 여행길에 오르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이 낸 2023년 장애인삶 패널조사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장애인 10명 중 8명(78.7%)은 여행을 경험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여행을 경험하지 못하는 이유 중 큰 문제로 숙박이 꼽힌다.
현대m카드 9월 장애인들이 지내기 위한 시설을 갖춘 객실은 예약이 쉽지 않아서다. 설령 예약에 성공하더라도 휠체어 동선이나 화장실 구조 등 기본 편의시설이 실제로 갖춰지지 않은 경우도 많다.
여행을 계획하고 준비하는 순간부터 숙소에 도착해 몸을 뉠 때까지 이들이 넘어야 할 문턱은 겹겹이 남아있는 셈이다.
찾기 어려운 장애인 객실, 예 세상에없는사람 약부터 '하늘의 별 따기'



[서귀포=뉴시스] 우장호 기자 = 제주관광공사와 제주도는 관광 약자들의 여행 접근성을 높이고, 무장애 관광의 가치 확산을 위해 지난 7일부터 5월6일까지 한 달간 제주 도내 일원에서 '모두를 위한 제주, 열린 관광 페스타'를 개최 중이다. 열린 관 원리금균등계산법 광 페스타는 장애인, 고령자, 임산부, 영유아 동반 가족 등 관광 약자들이 보다 자유롭고 편안하게 제주를 여행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사진은 11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송악산 제주올레 10코스 구간에서 페스타의 대표 프로그램인 제주 무장애 올레길 걷기 행사가 열리고 있는 모습. 2025.04.11. woo1223@newsis.com



법령은 장애인들의 편의를 위한 시설을 규정하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현행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령(장애인등편의법 시행령)은 객실 30실 이상 숙박업소는 객실의 1% 이상, 관광숙박시설은 3% 이상을 장애인 객실로 마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 2021년 4월 서울관광재단이 발표한 유니버설 관광환경 실태조사에서 따르면 서울 관광숙박시설 104곳 중 장애인 객실 설치 기준(전체 객실의 3% 이상)을 충족한 곳은 6.7%(7곳)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씨는 "장애인 객실 현황을 확인할 온라인 안내 페이지도 없어 결국 숙소마다 전화해 봐야 한다"며 "호텔마다 장애인 객실이 있더라도 한두 곳뿐이라 단체 여행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털어놨다.
예약이 가로막혀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한 사례도 있었다. 2023년 부산의 한 호텔이 장애인에게 우선 배정하던 객실을 선착순 예약으로 전환하면서 장애인 방문객 이용이 어려워진 것이다.
객실을 이용하지 못한 장애인이 차별이라고 진정을 제기했지만, 인권위는 법령이 객실 '설치'만을 규정했다는 이유로 '우선 배정'을 정당한 편의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기각 결정을 내렸다.
사실상 예약 단계에서 장애인의 사용이 보장되지도 않는 셈이다. 곳곳에서 숙소를 찾아 연락하더라도 예약을 거절당한 사례도 나타났다.
지체장애가 있는 조봉현(66)씨는 "장애인 객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업소가 비장애인에게 먼저 배정해 버리는 경우도 많다"면서 "장애인이 이용할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겨우 잡은 숙박 예약…실제 이용은 '복불복'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장애인 권리약탈 STOP 긴급 촉구 국회 기자회견'에서 '비장애인중심주의 철폐' 손피켓을 든 한 참가자의 모습이 전동휠체어 백미러에 비춰보이고 있다. 2024.12.03. suncho21@newsis.com



장애인 객실이라고 해도 휠체어 동선과 폭을 고려하지 않은 곳이 많아 실사용에는 불편함이 따른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관광재단이 발표한 같은 조사에 따르면 장애인 객실이 있는 경우에도 출입문 폭(유효 폭 0.9m 이상) 기준을 충족한 시설은 26.9%에 그쳤다. 화장실 크기나 침실 크기가 활동 공간 기준을 충족하는 시설도 30%가량에 머물렀다.
중증 근육장애인인 류금순(55)씨는 방 안에서도 휠체어가 필요하지만 막상 출입문이 좁아 들어가지 못하거나 화장실 입구에 턱이 있어 곤란을 겪은 적이 많다. 류씨는 척추측만증이 심해 평소 전동 휠체어 없이는 몸의 균형을 잡기 어렵다.
그는 "장애인 객실이 있다고 해서 갔는데 현관문이 좁아 들어가지 못했다"면서 "화장실 입구에 턱이 있어 들어가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고 회고했다.
불편함을 넘어 안전 문제로 이어지는 사례도 있었다.
휠체어에 의지해 생활하는 이경희(58)씨는 휠체어가 들어갈 수 없는 좁은 욕실에서 플라스틱 의자에 몸을 옮겨 샤워하다가 의자가 미끄러지며 다친 경험이 있다고 귀띔했다.
이씨는 "다리가 꺾여 자칫 큰 부상으로 이어질 뻔했다"라며 "휠체어가 들어갈 수 없는 샤워장은 사실상 사용이 어렵지만 그런 시설이 여전히 많다"고 아찔한 경험을 떠올렸다.
전문가 "기본권 보장 위한 지도·감독 강화해야"



[서울=뉴시스]



전문가는 장애인 관광의 핵심인 숙박 문제는 단순 편의 제공을 넘어 모든 시민이 관광에 참여할 권리를 보장하는 기본권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숙박 문제에 근거한 장애인 기본권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장애인 객실 설치 기준을 실질적으로 지킬 수 있도록 지도·감독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봉구 동의대 국제관광경영학과 교수는 "관광 참여는 인간의 기본권 중 하나"라며 "장애인 객실 설치 비율 준수는 단순한 규정 차원이 아니라 기본권 보장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지금은 법령 기준을 충족하는 시설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면서 "장애인 객실의 편의시설 충족 여부를 숙박업소 평가 요소에 포함한다면 장애인 객실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조한진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도 "장애인 객실이 제대로 운영되는지 국가나 지자체가 지도·감독할 필요가 있다"며 "여력이 없다면 민간단체에 위탁하는 방식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또 "일정 규모 이상의 숙박시설은 장애인 객실과 화장실 등 편의시설 여부를 누리집에 의무적으로 표시하도록 해 이용자 편의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동시에 장애인 객실을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이 개선돼야 한다는 점도 환기했다.
조 교수는 "비장애인이 장애인 주차구역을 이용하지 않듯 장애인 객실도 장애인을 위해 비워둬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 잡아야 한다"라면서 "장애인을 위해 객실을 우선 확보하려는 사회적 공감대가 마련돼야 한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dingdong@newsis.com, parknr@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