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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준정희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5-09-30 09:00조회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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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어난 장소(off-site)’와 모두의 장치
아트선재센터의 연계 기획전 《오프사이트》는 ‘장소성’을 탐구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전시장이라고 생각하는 새하얀 부천대부중개 벽의 공간은 1929년 MoMA의 알프레드 바아가 처음 선보인 것으로, 100년이 채 되지 않은 전시 구성 방식이다. 작품에 온전히 집중하며, 작품이 ‘잘 보이도록’ 하는 화이트큐브는, 역설적으로 무언가를 보이지 않도록 한다. 일상의 삶을 초월하는 공간으로서의 전시장은, 우리가 살아온 역사와 문화, 맥락, 사회적 요소를 작품에서 의도적으로 제거한다.
mg2023년 《오프사이트》는 이러한 장소성에 관한 오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전시장 밖의 공간을 탐구했다. 백스테이지, 물품 보관함, 기계실, 계단, 옥상정원 등, 우리가 일상적으로 머무르는 다양한 공간은 작품의 배경인 동시에 주제가 되었다. 하얀 벽 뒤에 숨겨져 노동하는 설비들, 무대 뒤편이라는 또 다른 무대, 해가 뜨고 짐에 따라 변화하는 빛 등록금대출성적 과 그림자, 이동을 위한 중간 장소를 전시된 작품만큼이나 중요하게 다뤘다.
2025년 《오프사이트2: 열한 가지 에피소드》(이하 《오프사이트2》)는 이러한 장소성에 관한 탐구를 이어간다. 특이한 것은 ‘장소’를 몸으로 확장해 해석했다는 점이다. 장소가 사회적 맥락과 더불어 그곳을 오가는 사람들의 정체성을 반영한다는 것은 새로운 이야기는 아 상여금 400% 니다. 여자 화장실에 가발을 쓴 남자가 들어가면 문제가 되는 것처럼, 이주민들이 서울의 특정 지역에 거주하며 삶과 거리의 풍경이 바뀌는 것처럼, 수도권 밖의 학교에선 점차 다문화 가정이 다수가 되고 있는 것처럼, 우리의 가족, 친구, 동료가 성소수자임을 보이지 않고 공개된 장소에선 묵묵히 이성애자인 척 살아가는 것처럼 말이다. 장소가 인간의 몸과 성·국가·계급적 정체성을 반영한다는 사실은 자명해 보인다. 그렇다면 나아가 몸을 ‘장소’ 자체로 바라볼 수 있을까?
《오프사이트 2 열한 가지 에피소드》 설치 전경 / 사진. ⓒ남서원, 제공. 아트선재센터 ⓒ 2025 Art Sonje Center all rights reserved
정치철학자 사라 아메드는 저서 『퀴어 현상학 Queer Phenomenology』에서 몸이 단순히 장소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장소를 형성한다고 본다. 우리가 누구를 만나고(나와 성향이 ‘맞는’ 친구), 어느 장소에 가느냐에 따라(서울, 카페, 직장, 강의실, 군대, 화장실) 몸의 규칙이 바뀌는 것만큼이나, 몸은 그 장소의 규칙을 만들어 낸다. 사회는 이미 과거의 수많은 몸이 얽혀 만들어진 다양한 장소의 복합체이다. 이러한 관점은, 동양에서 몸을 단순히 개인의 생리현상의 장이 아니라 우주 질서의 축소판인, 소우주로 바라보는 것과 겹쳐볼 때 흥미롭다. 이에 따르면 몸은 하나의 개체가 아니라, 수많은 기관, 세포, 세균과 바이러스가 거주하는 공간이며, ‘인간’, ‘주체’, ‘성별’, ‘정신’, ‘가치’, ‘화폐’ 등 역사에서 만들어진 여러 사회적인 개념이 작동하는 역동적인 장소이다. 몸은, 우주가 그렇듯, 별이 충돌하고, 폭발하여 사라지고, 중력에 의해 물질이 새롭게 모여 또 다른 별을 다시 만들어내는 물리적인 공간이자 사회적인 ‘장소’이다.
《오프사이트2》는 작가의 몸을 하나의 우주적 장소로 바라본다. 작가는 한 명의 인간이 아니라, 사회적인 공간이다. 이쯤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사실은, 이 전시가 보편적인 장소가 아닌, 벗어난 장소를 다룬다는 점이다. ‘벗어난 장소(off-site)’는 이 전시의 첫 번째 키워드로, 접두사 ‘off-’는 원래의 중심에서 떨어져 나온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기존의 장소에 맞지 않아 튀어나온 사람들, 주류에서 벗어나 늘 남의 것을 훔치고 빌려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들, 이들은 자본과 권력이 없기에 자기만의 방식으로 꾀를 부리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오프사이트 2 열한 가지 에피소드》 설치 전경 / 사진. ⓒ남서원, 제공. 아트선재센터 ⓒ 2025 Art Sonje Center all rights reserved
전시가 다루고 있는 두 번째 키워드는 ‘장치(dispositif)’다. 장치는 작품을 제작하는 붓, 카메라, 드릴과 같은 장비는 물론, 전시를 보여주는 관습, 사회 제도 등을 포함하는 넓은 개념이다. 이처럼 《오프사이트2》는 규범적인 장소를 이탈한 퀴어적 주체와 그 몸을 장소로 바라보면서 동시에, 우리 사회가 보편적으로 사용하거나 상호작용하고 있는 ‘장치’들, 미디어적 장비, 제도, 경제 체제, 규범들을 동시에 다룬다. 개별적인 정체성을 지닌 몸과 보편적 매개(mediums)라는 긴장이 있는 두 주제를 맞부딛히며, 이 전시는 우리 ‘모두’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
서로 떨어진 두 전시장,(투게더)(투게더)와 국제갤러리 K2를 이어 걸으며
안국역에서 《오프사이트2》를 보기 위해 걸으면, 복층으로 된 좁고 높은 전시장 (투게더)(투게더)에 도착한다. 1층에는 하지민의 〈니콜라스의 십자말〉이 상영되고 있다. 남동생의 영어 이름 ‘니콜라스’를 인터넷상의 닉네임으로 삼아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니콜라스라는 이름을 가진 서로 다른 이들의 정체성과 몸을 겹쳐내는 작업이다. 작가는 원하는 이미지를 찍기 위해 대상을 노려보고 사냥(shoot)하는 촬영보단, 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친 대상을 채집하고, 이를 재조합하는 편집에 더 관심을 가진다. 몽타주라는 영화 일반 기법에서 나아가, 작가는 이미지를 144개의 격자로 쪼개고, 뒤섞으며 무의식적인 화면을 만든다.
, 2025, 단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10분 30초. / 사진. © 하지민."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9/29/ked/20250929180054393njns.jpg" data-org-width="1200" dmcf-mid="yiJ1JDzTvD"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29/ked/20250929180054393njns.jpg" width="658">
하지민, <니콜라스의 십자말>, 2025, 단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10분 30초. / 사진. © 하지민.
가로와 세로로 적힌 텍스트가 한 부분을 공유하는 십자말풀이의 구조는, 텍스트를 이중적으로 읽히게 한다. 관객은 조각난 이미지와 문장 중 어떤 것은 포착해 내고, 어떤 것은 놓칠 수밖에 없다. 십자말풀이의 수수께끼, 상하좌우로 움직이며 이미지를 맞추는 격자 퍼즐의 이미지들, 웹상에서 로봇과 인간을 구분하기 위한 로봇 방지 테스트의 쪼개진 사진들. (이 중에 ‘자동차’가 아닌 것을 골라내시오.) 이 같은 형식은 정상적인 이미지를 쪼개고, 무작위로 배치하면서 망가지고 엉겨진 순간을 아름답게 바라본다. 숨겨진 내용은 무엇일까?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서로 경합을 벌인 상대와 결혼한 여자 유도 선수 니콜라(스) 페어브리더, 남동생이 목격한 공동경비구역 너머의 두 북한군의 입맞춤, 빨간색과 파란색 자동차 너머로 서로 껴안아 한 덩어리가 된 남잔지 여잔지 모를 몸들. 작가는 십자말의 텍스트를 이미지가 있는 종이 뒤에 인쇄해 숨기고, 이를 라이트 박스로 드러내 촬영한다. 숨겨진 말, 누군가에겐 드러나고, 누군가에겐 드러나지 않는 감각은 퀴어 주체에게는 익숙한 놀이 방식이다.
하지민, 니콜라스의 십자말, 2025, 단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10분 30초 / 사진. ⓒ남서원. 제공. 아트선재센터. ⓒ 2025. Art Sonje Center all rights reserved
조금 걷다가 국제갤러리에 들어가면 곽소진의 〈만지기, 구름에서 땅까지〉를 만날 수 있다. 영상에서 거대한 손과 검은 산은, 마치 살이 또 다른 살을 만지듯 섬세하게 닿는다. A와 B 사이에 순간적으로 전류가 흘러 감전되는 현상을 주제로 한 이 작업은, 테슬라 코일의 작은 전류를 포착해 손과 산을 잠시 만나게 한다. 작업은 가깝고 먼 대상을 일렬로 배열하는 원근법을 교란하며, 자연물과 신체, 남과 여, 촬영하는 자와 촬영되는 대상 사이의 기존의 구분을 의문시하고, 이 둘 사이를 접촉하길 시도한다. 이는 동시에 여성 사이의 내밀한 스킨십의 도구인 손을 에로틱한 방식으로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 2025, 싱글채널비디오, 컬러, 사운드, 4분 30초, / 제공. © 곽소진"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9/29/ked/20250929180056900vpcx.jpg" data-org-width="1200" dmcf-mid="YNxObRWAlk"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29/ked/20250929180056900vpcx.jpg" width="658">
곽소진, <만지기, 구름에서 땅까지>, 2025, 싱글채널비디오, 컬러, 사운드, 4분 30초, / 제공. © 곽소진
이어지는 장영혜의 〈I want to die because I want to touch mono / I want to hold mono so badly I could die〉는 스케이팅의 페어링 안무에서 성별에 따라 달라지는 남녀의 동작을 살핀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남녀의 움직임 차이를 다루고자 한 처음의 의도가 점점, 함께 춤을 추는 과정에서 서로의 몸짓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흐른다는 것이다. 문상훈의 〈손짓〉은 이러한 시선과 몸의 반영 과정을 다시 두 여성 사이의 관계로 이어받는다. 겉으론 중립적인 태도를 가진 유형학적인 사진처럼 보이지만, 연인인 두 여성이 상대방의 손을 찍어준 사진 연작이다. 노동하는 손의 제스처를 유형화해 촬영한 근과거의 사진을 표피로, 여성 연인들 사이에서 성적인 방식으로 사용되는 손의 맥락을 숨겨두었다. 스파이가 일반적인 단어를 사용해 암호를 숨기듯, 작가는 통상적인 기호와 클리셰를 뒤집어 사용한다.
, 2019–2025, 트레이싱지에 프린트, 각 355 × 45 cm / 사진. © 문상훈"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9/29/ked/20250929180058121tuvl.jpg" data-org-width="1200" dmcf-mid="GV5QltLKlc"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29/ked/20250929180058121tuvl.jpg" width="658">
문상훈, <손>, 2019–2025, 트레이싱지에 프린트, 각 355 × 45 cm / 사진. © 문상훈
, 2019–2025, 트레이싱지에 프린트, 각 35.5 × 45 cm. / 사진. ⓒ남서원, 제공. 아트선재센터. ⓒ 2025. Art Sonje Center all rights reserved."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9/29/ked/20250929180059357zuly.jpg" data-org-width="1200" dmcf-mid="H2LNt9meyA"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29/ked/20250929180059357zuly.jpg" width="658">
문상훈, <손>, 2019–2025, 트레이싱지에 프린트, 각 35.5 × 45 cm. / 사진. ⓒ남서원, 제공. 아트선재센터. ⓒ 2025. Art Sonje Center all rights reserved.
기계처럼 반복되는 격자에 숨고 이를 뒤트는 방식은, 국제갤러리 바닥과 벽에 숨어든 조현진의 〈K2 깍지케이드〉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작가는 ‘공간에 묻혀버리거나, 묻히기 때문에 가시화되는 상태’에 집중했다. 공적인 공간에 드러날 수 없는 감각은 조각의 언어로 해석되며, 퀴어의 기울어진 자세를 그 자체로 드러낸다. 그들은 전시장이라는 주어진 조건(K2의 바닥 색과 화이트큐브의 흰 벽)에 숨어들기 위해, 색을 덧칠하고, 표면에 철 가루를 뿌린다.
조현진, 〈K2깍지케이드〉, 2025, 종이, 철 페인트, 철 부식액, 가변 크기. / 사진. ⓒ남서원. 제공. 아트선재센터. ⓒ 2025. Art Sonje Center all rights reserved
2층으로 올라가면, 어두운 공간에 세 작가의 작업이 서로 관계를 맺으며 설치되어 있다. 야광은 일부러 가짜임을 드러내는 영화의 특수 분장을 활용한 괴물성을 전면으로, 화려하게 자신을 선보인다. 그 뒤편으로 조용히 홍지영의 사진 슬라이드가 돌아간다. 자신 주변의 일상을 담담히 담은 사진들이다. 시위하는 모습, 쌓인 설거지, 여성 동반자와의 입맞춤, 반려견의 목욕 모습, 자화상과 딜도, 비어 있는 침대 등, 계속되는 100개의 사진은 고요하지만 강력하게 다면적인 삶의 증거를 보여 준다. 높은 고해상도의 이미지가 아니라, 필름 그레인의 거친 입자로, 언젠가는 사라질 풍화된 이미지로 삶을 증언한다.
, 2025, 단채널 비디오 프로젝션. / 사진. ⓒ남서원, 제공. 아트선재센터. ⓒ 2025. Art Sonje Center all rights reserved."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9/29/ked/20250929180101863ncsk.jpg" data-org-width="1200" dmcf-mid="Z9TGxj0CWN"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29/ked/20250929180101863ncsk.jpg" width="658">
홍지영, <다크룸>, 2025, 단채널 비디오 프로젝션. / 사진. ⓒ남서원, 제공. 아트선재센터. ⓒ 2025. Art Sonje Center all rights reserved.
같은 리듬으로 성재윤의 사진 슬라이드가 돌아가고 있다. 트랜스 성정체성을 탐구하는 작가는, 패치로 눌린 반쪽 가슴, 밤의 지저분한 거리, 책장 앞의 친구(홍지영), 남자 소변기, 뿌연 수증기 뒤에서 거울을 통해 찍은 자신의 사진을 보여준다. 홍지영의 슬라이드와 어떤 이미지는 비슷하게 겹치지만, 또 다른 사진들이 끼어들며 의미를 변화시킨다. 두 작가의 슬라이드는 같은 리듬으로 다른 이미지를, 서로가 서로에게 포함된 이미지를 보여주면서, 함께 또 따로 살아가고 있는 각자의 공간을 묵묵히 발언한다.
, 2025, 2채널 비디오, 컬러, 무음, 2분 30초 / 사진. ⓒ남서원, 제공. 아트선재센터. ⓒ 2025. Art Sonje Center all rights reserved."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9/29/ked/20250929180103095xxgx.jpg" data-org-width="1200" dmcf-mid="5DHIKeYcTa"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29/ked/20250929180103095xxgx.jpg" width="658">
성재윤, <더 가이 데이즈>, 2025, 2채널 비디오, 컬러, 무음, 2분 30초 / 사진. ⓒ남서원, 제공. 아트선재센터. ⓒ 2025. Art Sonje Center all rights reserved.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보자. 《오프사이트2》는 특수한 퀴어 정체성과 보편적인 사회·기술적 장치라는 긴장이 있는 주제를 함께 겹쳐뒀다. 이는 우리에게 무얼 말하고 있을까? 전시는 하나의 메시지를 전달하기보단 11개의 고유한 목소리를, 관객이 머물며 해석할 수 있는 특정한 ‘장소’로 내보이고자 했다. 동시에, 이 각각의 장소는 서로 공명하거나 이어진다. 시선을 교환하거나, 때론 다시 서로에게 선을 그으며 그렇게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외부로 드러날 수 없는 퀴어는, 공적이며 사회적인 공간인 전시장에 숨어든다. 오와 열을 맞춘 격자에 틈을 내고, 내밀하게 하나가 되고 싶은 욕망을 심어 두거나, 너와 나의 우정의, 사랑의 리듬을 연구한다.
사회의 보편적인 믿음에서 벗어나는 이들, 기존의 질서에 부합하지 않는 이들은, 우리가 따르고 있는 규칙이 무엇인지 몸으로 되묻는다. 이는 우리 사회가 아직 발현하지 못한 새로운 삶의 길을 깨울 가능성이 있다. 미술은 비판적인 목소리를 유지하며, 동시에 이상적인 꿈을 꿀 수 있을까? 이 글에서 모두 다루지 못한 11개의 에피소드, 그들의 몸과 장소가 앞으로 우리와 어떤 꿈을 나누게 될지 궁금하다.
▶▶[관련 리뷰] 인류 멸망 후의 미술관이란 이런 것…폐허가 된 아트선재, 무슨 일?
QF(하상현) 전시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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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선재센터의 연계 기획전 《오프사이트》는 ‘장소성’을 탐구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전시장이라고 생각하는 새하얀 부천대부중개 벽의 공간은 1929년 MoMA의 알프레드 바아가 처음 선보인 것으로, 100년이 채 되지 않은 전시 구성 방식이다. 작품에 온전히 집중하며, 작품이 ‘잘 보이도록’ 하는 화이트큐브는, 역설적으로 무언가를 보이지 않도록 한다. 일상의 삶을 초월하는 공간으로서의 전시장은, 우리가 살아온 역사와 문화, 맥락, 사회적 요소를 작품에서 의도적으로 제거한다.
mg2023년 《오프사이트》는 이러한 장소성에 관한 오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전시장 밖의 공간을 탐구했다. 백스테이지, 물품 보관함, 기계실, 계단, 옥상정원 등, 우리가 일상적으로 머무르는 다양한 공간은 작품의 배경인 동시에 주제가 되었다. 하얀 벽 뒤에 숨겨져 노동하는 설비들, 무대 뒤편이라는 또 다른 무대, 해가 뜨고 짐에 따라 변화하는 빛 등록금대출성적 과 그림자, 이동을 위한 중간 장소를 전시된 작품만큼이나 중요하게 다뤘다.
2025년 《오프사이트2: 열한 가지 에피소드》(이하 《오프사이트2》)는 이러한 장소성에 관한 탐구를 이어간다. 특이한 것은 ‘장소’를 몸으로 확장해 해석했다는 점이다. 장소가 사회적 맥락과 더불어 그곳을 오가는 사람들의 정체성을 반영한다는 것은 새로운 이야기는 아 상여금 400% 니다. 여자 화장실에 가발을 쓴 남자가 들어가면 문제가 되는 것처럼, 이주민들이 서울의 특정 지역에 거주하며 삶과 거리의 풍경이 바뀌는 것처럼, 수도권 밖의 학교에선 점차 다문화 가정이 다수가 되고 있는 것처럼, 우리의 가족, 친구, 동료가 성소수자임을 보이지 않고 공개된 장소에선 묵묵히 이성애자인 척 살아가는 것처럼 말이다. 장소가 인간의 몸과 성·국가·계급적 정체성을 반영한다는 사실은 자명해 보인다. 그렇다면 나아가 몸을 ‘장소’ 자체로 바라볼 수 있을까?
《오프사이트 2 열한 가지 에피소드》 설치 전경 / 사진. ⓒ남서원, 제공. 아트선재센터 ⓒ 2025 Art Sonje Center all rights reserved
정치철학자 사라 아메드는 저서 『퀴어 현상학 Queer Phenomenology』에서 몸이 단순히 장소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장소를 형성한다고 본다. 우리가 누구를 만나고(나와 성향이 ‘맞는’ 친구), 어느 장소에 가느냐에 따라(서울, 카페, 직장, 강의실, 군대, 화장실) 몸의 규칙이 바뀌는 것만큼이나, 몸은 그 장소의 규칙을 만들어 낸다. 사회는 이미 과거의 수많은 몸이 얽혀 만들어진 다양한 장소의 복합체이다. 이러한 관점은, 동양에서 몸을 단순히 개인의 생리현상의 장이 아니라 우주 질서의 축소판인, 소우주로 바라보는 것과 겹쳐볼 때 흥미롭다. 이에 따르면 몸은 하나의 개체가 아니라, 수많은 기관, 세포, 세균과 바이러스가 거주하는 공간이며, ‘인간’, ‘주체’, ‘성별’, ‘정신’, ‘가치’, ‘화폐’ 등 역사에서 만들어진 여러 사회적인 개념이 작동하는 역동적인 장소이다. 몸은, 우주가 그렇듯, 별이 충돌하고, 폭발하여 사라지고, 중력에 의해 물질이 새롭게 모여 또 다른 별을 다시 만들어내는 물리적인 공간이자 사회적인 ‘장소’이다.
《오프사이트2》는 작가의 몸을 하나의 우주적 장소로 바라본다. 작가는 한 명의 인간이 아니라, 사회적인 공간이다. 이쯤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사실은, 이 전시가 보편적인 장소가 아닌, 벗어난 장소를 다룬다는 점이다. ‘벗어난 장소(off-site)’는 이 전시의 첫 번째 키워드로, 접두사 ‘off-’는 원래의 중심에서 떨어져 나온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기존의 장소에 맞지 않아 튀어나온 사람들, 주류에서 벗어나 늘 남의 것을 훔치고 빌려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들, 이들은 자본과 권력이 없기에 자기만의 방식으로 꾀를 부리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오프사이트 2 열한 가지 에피소드》 설치 전경 / 사진. ⓒ남서원, 제공. 아트선재센터 ⓒ 2025 Art Sonje Center all rights reserved
전시가 다루고 있는 두 번째 키워드는 ‘장치(dispositif)’다. 장치는 작품을 제작하는 붓, 카메라, 드릴과 같은 장비는 물론, 전시를 보여주는 관습, 사회 제도 등을 포함하는 넓은 개념이다. 이처럼 《오프사이트2》는 규범적인 장소를 이탈한 퀴어적 주체와 그 몸을 장소로 바라보면서 동시에, 우리 사회가 보편적으로 사용하거나 상호작용하고 있는 ‘장치’들, 미디어적 장비, 제도, 경제 체제, 규범들을 동시에 다룬다. 개별적인 정체성을 지닌 몸과 보편적 매개(mediums)라는 긴장이 있는 두 주제를 맞부딛히며, 이 전시는 우리 ‘모두’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
서로 떨어진 두 전시장,(투게더)(투게더)와 국제갤러리 K2를 이어 걸으며
안국역에서 《오프사이트2》를 보기 위해 걸으면, 복층으로 된 좁고 높은 전시장 (투게더)(투게더)에 도착한다. 1층에는 하지민의 〈니콜라스의 십자말〉이 상영되고 있다. 남동생의 영어 이름 ‘니콜라스’를 인터넷상의 닉네임으로 삼아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니콜라스라는 이름을 가진 서로 다른 이들의 정체성과 몸을 겹쳐내는 작업이다. 작가는 원하는 이미지를 찍기 위해 대상을 노려보고 사냥(shoot)하는 촬영보단, 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친 대상을 채집하고, 이를 재조합하는 편집에 더 관심을 가진다. 몽타주라는 영화 일반 기법에서 나아가, 작가는 이미지를 144개의 격자로 쪼개고, 뒤섞으며 무의식적인 화면을 만든다.
, 2025, 단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10분 30초. / 사진. © 하지민."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9/29/ked/20250929180054393njns.jpg" data-org-width="1200" dmcf-mid="yiJ1JDzTvD"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29/ked/20250929180054393njns.jpg" width="658">
하지민, <니콜라스의 십자말>, 2025, 단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10분 30초. / 사진. © 하지민.
가로와 세로로 적힌 텍스트가 한 부분을 공유하는 십자말풀이의 구조는, 텍스트를 이중적으로 읽히게 한다. 관객은 조각난 이미지와 문장 중 어떤 것은 포착해 내고, 어떤 것은 놓칠 수밖에 없다. 십자말풀이의 수수께끼, 상하좌우로 움직이며 이미지를 맞추는 격자 퍼즐의 이미지들, 웹상에서 로봇과 인간을 구분하기 위한 로봇 방지 테스트의 쪼개진 사진들. (이 중에 ‘자동차’가 아닌 것을 골라내시오.) 이 같은 형식은 정상적인 이미지를 쪼개고, 무작위로 배치하면서 망가지고 엉겨진 순간을 아름답게 바라본다. 숨겨진 내용은 무엇일까?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서로 경합을 벌인 상대와 결혼한 여자 유도 선수 니콜라(스) 페어브리더, 남동생이 목격한 공동경비구역 너머의 두 북한군의 입맞춤, 빨간색과 파란색 자동차 너머로 서로 껴안아 한 덩어리가 된 남잔지 여잔지 모를 몸들. 작가는 십자말의 텍스트를 이미지가 있는 종이 뒤에 인쇄해 숨기고, 이를 라이트 박스로 드러내 촬영한다. 숨겨진 말, 누군가에겐 드러나고, 누군가에겐 드러나지 않는 감각은 퀴어 주체에게는 익숙한 놀이 방식이다.
하지민, 니콜라스의 십자말, 2025, 단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10분 30초 / 사진. ⓒ남서원. 제공. 아트선재센터. ⓒ 2025. Art Sonje Center all rights reserved
조금 걷다가 국제갤러리에 들어가면 곽소진의 〈만지기, 구름에서 땅까지〉를 만날 수 있다. 영상에서 거대한 손과 검은 산은, 마치 살이 또 다른 살을 만지듯 섬세하게 닿는다. A와 B 사이에 순간적으로 전류가 흘러 감전되는 현상을 주제로 한 이 작업은, 테슬라 코일의 작은 전류를 포착해 손과 산을 잠시 만나게 한다. 작업은 가깝고 먼 대상을 일렬로 배열하는 원근법을 교란하며, 자연물과 신체, 남과 여, 촬영하는 자와 촬영되는 대상 사이의 기존의 구분을 의문시하고, 이 둘 사이를 접촉하길 시도한다. 이는 동시에 여성 사이의 내밀한 스킨십의 도구인 손을 에로틱한 방식으로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 2025, 싱글채널비디오, 컬러, 사운드, 4분 30초, / 제공. © 곽소진"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9/29/ked/20250929180056900vpcx.jpg" data-org-width="1200" dmcf-mid="YNxObRWAlk"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29/ked/20250929180056900vpcx.jpg" width="658">
곽소진, <만지기, 구름에서 땅까지>, 2025, 싱글채널비디오, 컬러, 사운드, 4분 30초, / 제공. © 곽소진
이어지는 장영혜의 〈I want to die because I want to touch mono / I want to hold mono so badly I could die〉는 스케이팅의 페어링 안무에서 성별에 따라 달라지는 남녀의 동작을 살핀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남녀의 움직임 차이를 다루고자 한 처음의 의도가 점점, 함께 춤을 추는 과정에서 서로의 몸짓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흐른다는 것이다. 문상훈의 〈손짓〉은 이러한 시선과 몸의 반영 과정을 다시 두 여성 사이의 관계로 이어받는다. 겉으론 중립적인 태도를 가진 유형학적인 사진처럼 보이지만, 연인인 두 여성이 상대방의 손을 찍어준 사진 연작이다. 노동하는 손의 제스처를 유형화해 촬영한 근과거의 사진을 표피로, 여성 연인들 사이에서 성적인 방식으로 사용되는 손의 맥락을 숨겨두었다. 스파이가 일반적인 단어를 사용해 암호를 숨기듯, 작가는 통상적인 기호와 클리셰를 뒤집어 사용한다.
, 2019–2025, 트레이싱지에 프린트, 각 355 × 45 cm / 사진. © 문상훈"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9/29/ked/20250929180058121tuvl.jpg" data-org-width="1200" dmcf-mid="GV5QltLKlc"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29/ked/20250929180058121tuvl.jpg" width="658">
문상훈, <손>, 2019–2025, 트레이싱지에 프린트, 각 355 × 45 cm / 사진. © 문상훈
, 2019–2025, 트레이싱지에 프린트, 각 35.5 × 45 cm. / 사진. ⓒ남서원, 제공. 아트선재센터. ⓒ 2025. Art Sonje Center all rights reserved."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9/29/ked/20250929180059357zuly.jpg" data-org-width="1200" dmcf-mid="H2LNt9meyA"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29/ked/20250929180059357zuly.jpg" width="658">
문상훈, <손>, 2019–2025, 트레이싱지에 프린트, 각 35.5 × 45 cm. / 사진. ⓒ남서원, 제공. 아트선재센터. ⓒ 2025. Art Sonje Center all rights reserved.
기계처럼 반복되는 격자에 숨고 이를 뒤트는 방식은, 국제갤러리 바닥과 벽에 숨어든 조현진의 〈K2 깍지케이드〉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작가는 ‘공간에 묻혀버리거나, 묻히기 때문에 가시화되는 상태’에 집중했다. 공적인 공간에 드러날 수 없는 감각은 조각의 언어로 해석되며, 퀴어의 기울어진 자세를 그 자체로 드러낸다. 그들은 전시장이라는 주어진 조건(K2의 바닥 색과 화이트큐브의 흰 벽)에 숨어들기 위해, 색을 덧칠하고, 표면에 철 가루를 뿌린다.
조현진, 〈K2깍지케이드〉, 2025, 종이, 철 페인트, 철 부식액, 가변 크기. / 사진. ⓒ남서원. 제공. 아트선재센터. ⓒ 2025. Art Sonje Center all rights reserved
2층으로 올라가면, 어두운 공간에 세 작가의 작업이 서로 관계를 맺으며 설치되어 있다. 야광은 일부러 가짜임을 드러내는 영화의 특수 분장을 활용한 괴물성을 전면으로, 화려하게 자신을 선보인다. 그 뒤편으로 조용히 홍지영의 사진 슬라이드가 돌아간다. 자신 주변의 일상을 담담히 담은 사진들이다. 시위하는 모습, 쌓인 설거지, 여성 동반자와의 입맞춤, 반려견의 목욕 모습, 자화상과 딜도, 비어 있는 침대 등, 계속되는 100개의 사진은 고요하지만 강력하게 다면적인 삶의 증거를 보여 준다. 높은 고해상도의 이미지가 아니라, 필름 그레인의 거친 입자로, 언젠가는 사라질 풍화된 이미지로 삶을 증언한다.
, 2025, 단채널 비디오 프로젝션. / 사진. ⓒ남서원, 제공. 아트선재센터. ⓒ 2025. Art Sonje Center all rights reserved."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9/29/ked/20250929180101863ncsk.jpg" data-org-width="1200" dmcf-mid="Z9TGxj0CWN"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29/ked/20250929180101863ncsk.jpg" width="658">
홍지영, <다크룸>, 2025, 단채널 비디오 프로젝션. / 사진. ⓒ남서원, 제공. 아트선재센터. ⓒ 2025. Art Sonje Center all rights reserved.
같은 리듬으로 성재윤의 사진 슬라이드가 돌아가고 있다. 트랜스 성정체성을 탐구하는 작가는, 패치로 눌린 반쪽 가슴, 밤의 지저분한 거리, 책장 앞의 친구(홍지영), 남자 소변기, 뿌연 수증기 뒤에서 거울을 통해 찍은 자신의 사진을 보여준다. 홍지영의 슬라이드와 어떤 이미지는 비슷하게 겹치지만, 또 다른 사진들이 끼어들며 의미를 변화시킨다. 두 작가의 슬라이드는 같은 리듬으로 다른 이미지를, 서로가 서로에게 포함된 이미지를 보여주면서, 함께 또 따로 살아가고 있는 각자의 공간을 묵묵히 발언한다.
, 2025, 2채널 비디오, 컬러, 무음, 2분 30초 / 사진. ⓒ남서원, 제공. 아트선재센터. ⓒ 2025. Art Sonje Center all rights reserved."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9/29/ked/20250929180103095xxgx.jpg" data-org-width="1200" dmcf-mid="5DHIKeYcTa"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29/ked/20250929180103095xxgx.jpg" width="658">
성재윤, <더 가이 데이즈>, 2025, 2채널 비디오, 컬러, 무음, 2분 30초 / 사진. ⓒ남서원, 제공. 아트선재센터. ⓒ 2025. Art Sonje Center all rights reserved.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보자. 《오프사이트2》는 특수한 퀴어 정체성과 보편적인 사회·기술적 장치라는 긴장이 있는 주제를 함께 겹쳐뒀다. 이는 우리에게 무얼 말하고 있을까? 전시는 하나의 메시지를 전달하기보단 11개의 고유한 목소리를, 관객이 머물며 해석할 수 있는 특정한 ‘장소’로 내보이고자 했다. 동시에, 이 각각의 장소는 서로 공명하거나 이어진다. 시선을 교환하거나, 때론 다시 서로에게 선을 그으며 그렇게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외부로 드러날 수 없는 퀴어는, 공적이며 사회적인 공간인 전시장에 숨어든다. 오와 열을 맞춘 격자에 틈을 내고, 내밀하게 하나가 되고 싶은 욕망을 심어 두거나, 너와 나의 우정의, 사랑의 리듬을 연구한다.
사회의 보편적인 믿음에서 벗어나는 이들, 기존의 질서에 부합하지 않는 이들은, 우리가 따르고 있는 규칙이 무엇인지 몸으로 되묻는다. 이는 우리 사회가 아직 발현하지 못한 새로운 삶의 길을 깨울 가능성이 있다. 미술은 비판적인 목소리를 유지하며, 동시에 이상적인 꿈을 꿀 수 있을까? 이 글에서 모두 다루지 못한 11개의 에피소드, 그들의 몸과 장소가 앞으로 우리와 어떤 꿈을 나누게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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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F(하상현) 전시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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