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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쇼케이스 '극단 배우, 관객 그리고 공간'의 '안네 프랑크' 공연 모습. 부산문화재단 제공


“올해는 공식 쇼케이스 작품의 전반적인 수준 향상, 품격과 재미를 갖춘 외국 작품 소개를 통한 국제마켓화 진일보, 다양한 분야·지역의 델리게이트 초청에 힘입은 네트워킹 범위 확대와 협력 내용의 다변화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부산시 주최· 사마의 부산문화재단 주관으로 지난 9월 24일부터 28일까지 닷새간 부산 전역에서 개최한 2025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BPAM·Busan International Performing Arts Market, 이하 비팜)에 대한 이종호 비팜 예술감독의 평가이다.
올해로 3회를 맞은 비팜은 35개국 300여 명(해외 약 100명, 국내 약 200명)의 내힘으로학자금대출 공연예술 관계자와 735건의 ‘BPAM 저스트텐미닛’(공연예술단체와 델리게이트가 만나 작품 유통과 협력을 논의하는 1 대 1 비즈니스 미팅), 시민 등 6만여 명이 참여했고, 연극·음악·무용·거리예술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 작품을 선보이며, ‘축제형 공연 마켓’으로서 발전 가능성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공연장 이동에 따라 동선의 문제와 운영 구매전용카드 시스템과 조직 안정화를 위한 제반 여건 마련은 숙제로 지적됐다. 올해 관람객은 6만 1130명으로 전년도의 5만 명에서 크게 늘었다. 해외 유통도 부산 예술단체 3곳을 포함해 총 16건이 진행 중이다.



공연예술 관걔자 간 교류와 연대를 위한 네트워크 파티 '치얼스!'에 참여 현대캐피탈 금리 한 해외 델리게이트이 담소를 나누며 친교하고 있다. 부산문화재단 제공





매년 1월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공연예술마켓이자 컨퍼런스인 APAP(Association of Performing Arts Professionals)의 토지지분대출 리사 리차드 토니 대표. 박희진 사진가 제공


■종합 평가
비팜 개최 3년째가 되면서 국제적 인지도가 확실히 상승하고 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올해 델리게이트 초청 부분은 꽤나 성공적이라 할 만하다. 매년 1월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공연예술마켓이자 컨퍼런스인 APAP(Association of Performing Arts Professionals)의 존재를 부산 공연계에 알린 것(부산문화재단과 MOU 체결 추진)을 비롯해 많은 해외 델리게이트가 “전 세계의 축제와 공연예술 마켓을 무수히 다녀봤지만, 어딜 가나 늘 보는 얼굴만 보는 게 보통인데 비팜은 전혀 새로운 얼굴을 만날 수 있어서 정말 좋다. 진정한 네트워크의 장”이라고 평가한 점이 그러하다.
올해는 특히 숙소(아스티호텔)가 있는 부산역 앞 부산유라시아플랫폼에 운영 본부를 설치해 모든 커뮤니티를 진행하고, 부산문화재단이 주관한 클로징파티로 마지막까지 해외 델리게이트와 적극적인 소통에 나선 점도 후한 점수를 받았다. 이 예술감독은 “대부분 제가 알던 사람들이지만 올해 행사가 끝나면서 인간관계가 더욱 좋아져서 ‘이거 해 보자, 저거 해 보자’며 의욕이 넘치고 있다”면서 “2027년 콜롬비아 무용 축제에 ‘코리아 포커스’를 하기로 하고 그중 적어도 2편 이상을 부산 작품으로 합의한 것도 그런 연장선”이라고 밝혔다.

부산문화재단이 내린 자체 평가도 비슷하다. “올해 비팜은 축제형 마켓으로서 질적 성장의 계기를 마련하고 지속가능한 성과를 이루었다. 그동안 신생 마켓으로 양적 확장에 노력했다면 3회째를 맞아 참여 작품과 델리게이트들에게 질적 성장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노력했다. 또한 APAP, 에든버러프린지페스티벌, 아프리카공연예술마켓, 홍콩공연예술엑스포 등과 상호교류와 공동 협력을 기반으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성과를 이루었다고 자부한다. 앞으로 재단은 공연예술 플랫폼으로서 국내외 유통시장을 견인하는 역할을 충실히 해나갈 것이다.”




컨트리음악 장르 중 하나인 블루그래스를 주로 하는 5인조 밴드 '컨트리공방' 쇼케이스 모습. 부산문화재단 제공



올해 비팜 첫 해외 유통 작품은 음악(퓨전 앙상블 ‘크레인’ 벨기에 초청, 블루그래스 ‘컨트리공방’ 프랑스 초청)에서 나왔지만, 무용 성과가 눈부시다. 부산 현대무용단 자유(부산)는 인도네시아 SIPA에 초청됐고, 모던테이블(서울)은 프랑스 칸 국제무용축제와 루마니아 국제축제 부름을 받았다, 컴퍼니 단작(일본)과 류장현과친구들(서울)은 인도네시아에 초청됐다. 또한 부대 프로그램 참가작인 일본 핫팟의 우매다 히로유키는 대만 갈라 축제, 박나훈컴퍼니(부산)은 러시아 축제에 초청됐다. 마지막으로 2024년 공식 프로그램 중 ‘영남무악’과 양종예는 콜롬비아 외 지역 투어(2027)를 확정했다.




부산의 청년 예술 단체들이 모인 ‘부산청년프린지연합’의 ‘NEXT GENERATION’ 쇼케이스 공연장 모습. 부산청년프린지연합 제공





부산의 청년 예술 단체들이 모인 ‘부산청년프린지연합’의 ‘NEXT GENERATION’ 쇼케이스 공연장 모습. 부산청년프린지연합 제공



비팜과 연계한 '부산청년프린지연합'의 ‘NEXT GENERATION’ 쇼케이스도 첫해부터 기대를 모았다. 이날 쇼케이스에는 델리게이트를 포함해 약 150명이 관람했다. 에든버러 C 아츠는 “서울아트마켓(PAMS)에서도 볼 수 없는 프로그램이었다”며 “엄브렐러(공동관) 형태로 이번 프린지에 참여한 아티스트를 부산관으로 한번에 공동 기획해서 에든버러에서 공연하는 것”을 제안했다. 또 브라질 델리게이트는 “청년 예술가를 위한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우리도 도입하겠다”고 피드백한 뒤 “매우 우수한 쇼케이스 시스템”이라고 평가했다.




아스티호텔 부산에서 열린 '부스' 전경. 부산문화재단 제공





아스티호텔 부산에서 열린 '부스' 전경. 부산문화재단 제공





부산유라시아플랫폼에서 열린 BPAM '넥스트 토크' 모습. 부산문화재단 제공


■네트워킹
올해 BPAM 커넥트는 △부스 △저스트텐미닛 △넥스트 토크 △오픈루프 △치얼스!로 구성했다. 이 중 공연예술의 전망과 작품 유통에 관한 주제 발표와 토론을 다룬 넥스트 토크가 유익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비팜 개최 기간 매일 오전에 유라시아플랫폼에서 2시간가량 열린 넥스트 토크는 국내외 각지에서 초청된 주요 델리게이트들과 참석자들이 ‘지속가능한 공연예술 마켓 전략’이나 ‘아시아 공연예술 협업’ 등에 관한 의견을 나누었다. 또한 오픈루프와 치얼스!는 공연예술 관계자 간의 만남과 교류의 장 역할을 톡톡히 한 것으로 호평받았다.

올해 부스는 참여 기관이나 예술단체가 33개 팀(전년도 46개 팀)에 불과해 개막 당일 4시간 남짓 운영으로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부산유라시아플랫폼에서 열린 BPAM '저스트텐미닛' 모습. 부산문화재단 제공





부산유라시아플랫폼에서 열린 BPAM '저스트텐미닛' 모습. 부산문화재단 제공





부산유라시아플랫폼에서 열린 BPAM '저스트텐미닛' 모습. 부산문화재단 제공


저스트텐미닛은 향후 성장 가능성은 커 보이나 참가자 풀을 보다 확대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1, 2회 때 ‘비팜 데이트’(15분씩)로 진행하던 것을 올해는 ‘저스트텐미닛’으로 이름을 바꿨고, 연극(25일)·음악·다원(26일), 무용(27일), 종합(28일) 등 장르별로 일자를 정해 만남을 주선했다. 매일 12~13명의 델리게이트가 비즈니스 만남을 사전 신청한 아티스트 17~28명을 돌아가며 만났다. 공연예술마켓이 뭔지도 모르고 참가한 이들이 있는가 하면 보다 심층적인 만남을 원하는 극장 관계자도 있어서 이들 간 간극을 어떻게 메우느냐가 관건일 듯싶다. 그래도 공식 초청작에 들지 못한 개인이나 예술단체에겐 또 하나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선 긍정적이라고 할 만하다. 향후 아티스트 그룹과 델리게이트 풀이 넉넉해진다면 사전에 참가자 목록을 공유해 원하는 이들 간에 심층적인 비즈니스 미팅을 주선해도 좋을 것이다. 지난해는 총 58개 단체(중복 포함) 473건이 진행됐다면, 올해는 735건으로 전년 대비 1.6배나 늘었다.

올해 눈여겨볼 만한 네트워킹 사례는 한국소극장협회(이사장 장경민)가 ‘아시아 극장협의체-APC’ 선언과 아시아 도시 극장 간의 MOU를 체결한 점이다. 이것은 아시아 공연예술이 유럽식 투어링 모델의 한계를 넘어서, 민간 극장이 주도하는 새로운 유통·정책·연대 모델을 실험하는 역사적 출발점이라는 데 의의를 찾을 수 있다. 합의(참여) 극장은 일본 도쿄(시모키타자와) 8개 극장, 시즈오카 1개, 요코하마 1개, 나고야 1개, 삿포르 5개, 중국 상하이 2개 극장, 대만 타오위안 1개, 한국 전국 170여 극장이 APC 파트너 네트워크로 공식 합류하고 TF로 협업을 시작한다.




극단 초인의 연극 쇼케이스 모습. 부산문화재단 제공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비팜)과 연계한 ‘비팜 스트리트’의 부산거리예술축제 모습. 부산문화재단 제공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비팜)과 연계한 ‘비팜 스트리트’의 부산거리예술축제에 참가한 프랑스 컨템포러리 서커스 그룹 64J(Joule)의 작품 '목림삼'(Tree, Trees, Tres) 공연 모습. 부산문화재단 제공


■해결 과제
3년 차를 보낸 비팜이지만, 행사나 조직 운영 관련해서는 여전히 개선점이 눈에 보인다. 개최 시기와 장소 문제만 해도 수년째 지적 사항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페스티벌 시월’로 통합, 개최된 데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지역의 A 공연예술 전문가는 “올해는 그나마 부산국제영화제(9월 17~26일) 끝날 즈음에 맞물렸지만, 부산국제사진전 개막(9월 24일)이나 부산국제록페스티벌(9월 26~28일)과는 완전 시기가 겹쳐서 여러모로 불합리한 점이 많다”면서 “페스티벌 시월에서 빠져 나와 아예 봄이나 초여름으로 옮기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만하다”고 지적했다. B 아티스트는 “이미 부산에서 오랫동안 유지돼 온 부산국제연극제, 부산국제무용제, 부산국제음악제 등과도 면밀한 협조와 네트워킹이 필요할 것”고 강조했다. 이에 비해 김형준 비팜 프로그래머는 “공연예술 아트 마켓은 영화제와 마찬가지로 나라별로 개최 시기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고 말한 뒤 “영화제처럼 이를 총괄해 조율하는 국제 기구는 없지만, 경험상 한국은 10월 초~중순 개최가 가장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개최 장소의 문제이다. 지난해보다는 한층 정리가 된 듯하지만, 비팜 오피셜(초이스·쇼케이스)은 부산문화회관·부산시민회관·해운대문화회관, 비팜 스트리트는 해운대해수욕장과 부산유라시아플랫폼, 비팜 링크는 부산유라시아플랫폼·경성대·일터소극장·부산콘서트홀, 비팜 웨이브(프로젝트·픽·쇼업)는 경성대·액터스소극장·하늘바람소극장·전포와일드클럽·어댑터씨어터 2관·공간소극장·비바아첼 챔버홀·에저또 소극장·오아제 부산·가은아트홀·나다소극장·KT&G 상상마당 부산 등으로 흩어지면서 이동에 따른 시간 소요가 크다거나 중복된 시간대로 인해 보고 싶은 작품을 못 보는 경우도 발생해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이 외에도 확장성과 협업성 부분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서울에서 열리는 서울아트마켓(PAMS)과 차별화할 비팜의 고유성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 이는 부울경 각지의 문화재단과 해외 진출을 공동으로 참여하고 투자하는 방안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부산 소재의 예술인 혹은 예술단체가 부산에서 제작한 작품의 경우뿐 아니라 최소한 부산과 협업한 국내외 단체까지는 지원해 줘야 부산 예술 발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