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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복길 대중문화평론가가 화제의 방송을 깊게 들여다봅니다.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예능 '운명전쟁49'의 한 장면.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무속과 결탁한 권력은 국가의 시스템을 흔들며 12·3 불법 계엄 사태라는 파국을 초래했다. 그러나 이러한 사건들이 주는 경각심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현관에 액막이 모빌을 걸고, 거실에 달항아리와 해바라기 그림을 놓으며 가정의 평화를 기원한다. 기술과 과학이 비약적으로 발 바다이야기게임 전한 현대에도 무속은 아주 오래된 민간 풍습으로 인간의 불안을 다독이고 고단한 삶을 위로하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속으로 불안을 해소하려는 인간의 오랜 습성은 유희를 찾는 행위와 본질적으로 닮아 있다. 현실의 고통을 달래주는 점복과 주술은 그 자체로 엔터테인먼트적 속성을 지니기 때문이다. 미디어는 바로 이 지점을 포착해 무속의 오 바다이야기고래출현 락성을 산업의 영역으로 끌어들였다. MZ세대에게 신점은 하나의 놀이 콘텐츠가 되었고 사주 앱과 커뮤니티는 일상적인 온라인 문화가 되었으며, ‘파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샤먼’ ‘신들린 연애’ 등 샤머니즘, 엑소시즘을 주제로 다양한 콘텐츠가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 11일 공개된 디즈니플러스의 ‘운명전쟁49’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탄생한 한국 최초의 ‘무 검증완료릴게임 속 서바이벌’이다.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예능 '운명전쟁49'의 한 장면.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방송은 인류의 근원적 질문인 ‘운명’을 탐구한다는 거창한 내레이션으로 포문을 열며 신점, 타로, 사주 등 각각 바다이야기합법 의 영역에서 점술가로 활동하는 이들을 소개한다. 황해도 굿으로 억대 수입을 올린다는 박수무당, 계엄령 선포를 맞히며 유명해진 만신, 발바닥의 모양을 관찰해 운명을 점치는 족상가, 대기업 출신의 사주 앱 기획자와 신점과 타로를 함께 본다는 ‘영타로’ 전문가까지. 한국 무속의 거대한 시장 규모를 증명하듯 다양한 이력을 가진 점술가들이 잔뜩 긴장한 채 기묘한 분 릴게임바다신2 위기의 세트에 모습을 드러낸다.
그러나 출연자들은 1차 미션인 ‘적중률 테스트’를 마주하고 충격에 빠진다. ‘로또 1등 당첨자 찾기’, ‘진짜 의사 찾기’ 등 퀴즈의 정답을 맞혀 영험함을 증명하라는 노골적인 ‘검증’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점술가들은 학벌, 직업, 외모, 재산과 같은 가치에 치중해 운명을 해석해 나간다. 무대 위의 모든 이가 ‘재물이 들어오는 관상’ ‘서울대 사주’ ‘의사 손금’ 등을 논하는 이러한 광경은, 무속의 영험함마저 세속적 성공의 서열로 검증받아야 하는 한국 사회의 기괴한 능력주의를 투영하고, 무속을 인간의 욕망을 확인하는 도구로 한정 지으며 방송 전체를 무속의 상업적 기능과 편견을 강화하는 근거로 인식시킨다.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예능 '운명전쟁49'의 한 장면.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무속에 대한 편견을 예능적 요소로 이용하기 위해 제작진이 동원하는 또 다른 수단은 교묘한 게이트키핑에서도 드러난다. 방송은 무속이라는 개념을 시청자에게 설득하기 위해 수많은 점술가의 의견 중 정답 혹은 정답에 근접한 답변만을 선별적으로 노출하면서, 이들이 실제로 운명을 예측할 수 있는 영험한 사람으로 보이도록 연출한다. 또한 ‘바람잡이’ 패널들의 반응을 출연자가 답을 맞히는 과정에서 이용할 수 있게 하고, 맞히는 순간마저 의도적으로 편집하고 배치하여 시청자의 확증 편향을 강화한다. 이러한 연출은 방송 초반 내걸었던 “방송의 모든 내용은 과학적 입증이 되지 않았으며 제작진에겐 책임이 없다”라는 경고문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의도된 연출을 통해 비과학적 영역에 신뢰를 입히면서도, 정작 그 확신이 가져올 사회적 파장과 책임은 회피하는 것이다.
이러한 연출 방향의 문제점이 잘 드러나는 대목은 공개 직후 많은 시청자의 항의를 받은 ‘망자의 사인 맞히기’ 미션이다. 등반 도중 사망한 산악인, 화재를 진압하다 순직한 소방관, 범인을 검거하다 순직한 경찰관의 사진과 사주를 두고 사인을 맞혀야 하는 문제에서 출연자들은 “깔려 죽었어”, “칼빵 맞았어”처럼 원색적인 묘사를 서슴지 않는다. 마땅히 존중받아야 할 고인의 삶을 함부로 추측하고 재단하는 동안 방송은 출연자들의 발언에 자극적인 음악을 입히고 교차 편집을 통해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연출을 선택한다.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예능 '운명전쟁49'의 한 장면.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생업이 위협받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무속이 주는 확신은 그 자체로 강력한 심리적 위안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운명전쟁 49’가 보여주는 방식은 대중의 불안을 달래는 위로가 아니라, 자본의 논리에 매몰되어 미디어의 공적 책임을 방기한 결과에 가깝다. 비과학적 주술을 '서바이벌'이라는 자극적인 놀이로 포장함으로써 시청자의 이성적 판단을 흐리게 하는 리터러시의 붕괴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제작진이 진정으로 사회적 불안을 읽어내려 했다면, 점술의 '적중률'에 집착해 영험함을 전시하기보다 우리 시대의 어떤 결핍이 대중을 주술로 내몰고 있는지 성찰하는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해야 했다.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예능 '운명전쟁49'의 한 장면.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한국 무속 산업의 구조와 실태를 추적하는 책 ‘방치된 믿음’은 ‘무속’을 상실과 실패를 겪은 이들을 보듬는 사회적 종교로 정의하는 동시에, 취약한 불안을 파고드는 착취적 산업으로 바라보며 경계한다. ‘운명전쟁49’를 비롯한 현재 무속 예능은 주술적 사고를 예능화하여 무속의 순기능보다 변질된 부작용에 더욱 부합하는 패턴을 보인다. 우리는 소외된 삶을 보듬는 무속의 유연함을 아끼면서도, 이것이 합리적 이성을 대체할 때 맞이한 비극을 여러 차례 목격했다. 비과학적인 ‘운명 맞히기’의 쾌락과 그것을 하나의 유행 정도로 취급하는 안일한 태도가 현실과 만나는 순간, 우리는 합리적 공론장이 주술에 잠식되는 또 다른 형태의 퇴보를 목격하게 될지도 모른다.
대중문화평론가
복길 대중문화평론가가 화제의 방송을 깊게 들여다봅니다.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예능 '운명전쟁49'의 한 장면.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무속과 결탁한 권력은 국가의 시스템을 흔들며 12·3 불법 계엄 사태라는 파국을 초래했다. 그러나 이러한 사건들이 주는 경각심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현관에 액막이 모빌을 걸고, 거실에 달항아리와 해바라기 그림을 놓으며 가정의 평화를 기원한다. 기술과 과학이 비약적으로 발 바다이야기게임 전한 현대에도 무속은 아주 오래된 민간 풍습으로 인간의 불안을 다독이고 고단한 삶을 위로하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속으로 불안을 해소하려는 인간의 오랜 습성은 유희를 찾는 행위와 본질적으로 닮아 있다. 현실의 고통을 달래주는 점복과 주술은 그 자체로 엔터테인먼트적 속성을 지니기 때문이다. 미디어는 바로 이 지점을 포착해 무속의 오 바다이야기고래출현 락성을 산업의 영역으로 끌어들였다. MZ세대에게 신점은 하나의 놀이 콘텐츠가 되었고 사주 앱과 커뮤니티는 일상적인 온라인 문화가 되었으며, ‘파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샤먼’ ‘신들린 연애’ 등 샤머니즘, 엑소시즘을 주제로 다양한 콘텐츠가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 11일 공개된 디즈니플러스의 ‘운명전쟁49’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탄생한 한국 최초의 ‘무 검증완료릴게임 속 서바이벌’이다.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예능 '운명전쟁49'의 한 장면.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방송은 인류의 근원적 질문인 ‘운명’을 탐구한다는 거창한 내레이션으로 포문을 열며 신점, 타로, 사주 등 각각 바다이야기합법 의 영역에서 점술가로 활동하는 이들을 소개한다. 황해도 굿으로 억대 수입을 올린다는 박수무당, 계엄령 선포를 맞히며 유명해진 만신, 발바닥의 모양을 관찰해 운명을 점치는 족상가, 대기업 출신의 사주 앱 기획자와 신점과 타로를 함께 본다는 ‘영타로’ 전문가까지. 한국 무속의 거대한 시장 규모를 증명하듯 다양한 이력을 가진 점술가들이 잔뜩 긴장한 채 기묘한 분 릴게임바다신2 위기의 세트에 모습을 드러낸다.
그러나 출연자들은 1차 미션인 ‘적중률 테스트’를 마주하고 충격에 빠진다. ‘로또 1등 당첨자 찾기’, ‘진짜 의사 찾기’ 등 퀴즈의 정답을 맞혀 영험함을 증명하라는 노골적인 ‘검증’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점술가들은 학벌, 직업, 외모, 재산과 같은 가치에 치중해 운명을 해석해 나간다. 무대 위의 모든 이가 ‘재물이 들어오는 관상’ ‘서울대 사주’ ‘의사 손금’ 등을 논하는 이러한 광경은, 무속의 영험함마저 세속적 성공의 서열로 검증받아야 하는 한국 사회의 기괴한 능력주의를 투영하고, 무속을 인간의 욕망을 확인하는 도구로 한정 지으며 방송 전체를 무속의 상업적 기능과 편견을 강화하는 근거로 인식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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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속에 대한 편견을 예능적 요소로 이용하기 위해 제작진이 동원하는 또 다른 수단은 교묘한 게이트키핑에서도 드러난다. 방송은 무속이라는 개념을 시청자에게 설득하기 위해 수많은 점술가의 의견 중 정답 혹은 정답에 근접한 답변만을 선별적으로 노출하면서, 이들이 실제로 운명을 예측할 수 있는 영험한 사람으로 보이도록 연출한다. 또한 ‘바람잡이’ 패널들의 반응을 출연자가 답을 맞히는 과정에서 이용할 수 있게 하고, 맞히는 순간마저 의도적으로 편집하고 배치하여 시청자의 확증 편향을 강화한다. 이러한 연출은 방송 초반 내걸었던 “방송의 모든 내용은 과학적 입증이 되지 않았으며 제작진에겐 책임이 없다”라는 경고문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의도된 연출을 통해 비과학적 영역에 신뢰를 입히면서도, 정작 그 확신이 가져올 사회적 파장과 책임은 회피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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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업이 위협받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무속이 주는 확신은 그 자체로 강력한 심리적 위안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운명전쟁 49’가 보여주는 방식은 대중의 불안을 달래는 위로가 아니라, 자본의 논리에 매몰되어 미디어의 공적 책임을 방기한 결과에 가깝다. 비과학적 주술을 '서바이벌'이라는 자극적인 놀이로 포장함으로써 시청자의 이성적 판단을 흐리게 하는 리터러시의 붕괴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제작진이 진정으로 사회적 불안을 읽어내려 했다면, 점술의 '적중률'에 집착해 영험함을 전시하기보다 우리 시대의 어떤 결핍이 대중을 주술로 내몰고 있는지 성찰하는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해야 했다.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예능 '운명전쟁49'의 한 장면.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한국 무속 산업의 구조와 실태를 추적하는 책 ‘방치된 믿음’은 ‘무속’을 상실과 실패를 겪은 이들을 보듬는 사회적 종교로 정의하는 동시에, 취약한 불안을 파고드는 착취적 산업으로 바라보며 경계한다. ‘운명전쟁49’를 비롯한 현재 무속 예능은 주술적 사고를 예능화하여 무속의 순기능보다 변질된 부작용에 더욱 부합하는 패턴을 보인다. 우리는 소외된 삶을 보듬는 무속의 유연함을 아끼면서도, 이것이 합리적 이성을 대체할 때 맞이한 비극을 여러 차례 목격했다. 비과학적인 ‘운명 맞히기’의 쾌락과 그것을 하나의 유행 정도로 취급하는 안일한 태도가 현실과 만나는 순간, 우리는 합리적 공론장이 주술에 잠식되는 또 다른 형태의 퇴보를 목격하게 될지도 모른다.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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