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학교 야외 전경. 오월학교 제공


학령인구 감소로 문을 닫았던 폐교들이 예술 공간, 캠핑장, 도서관, 창의적인 체험터 등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해 나들이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폐교 활용은 버려진 지역 유휴 공간에 새로운 가치와 활력을 불어넣는 도시 재생 사업이다. 동시에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배움과 경험을, 어른들에게는 추억을 상기하는 공간으로 추억을 만들 수 있다. 올가을에는 과거 흔적과 새로운 문화 체험이 공존하는 지역의 폐교 활용 공간으로 떠나보자.



오월학교 야외 전경. 오월학교 제공


■ 아빠의 로망이 우리캐피탈할부 만든 가족 놀이터, 오월학교
강원도 춘천 시내를 조금 벗어나 서면 오월리의 끝자락에 다다르면 동화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오월학교가 나타난다. 이곳은 1969년 개교해 13년 만인 1982년 폐교된 후, 40년 가까이 방치됐던 지암초등학교 가덕 분교장이었다. 온기를 잃은 채 방치되던 폐교는 지난 2019년, 오월학교라는 이름의 복합공간으로 신용불량자보증인대출 되살아났다.



오월학교 스카우트 캠프. 오월학교 제공


가구를 만드는 일을 하던 최상희 대표는 아이를 키우면서 가족이 함께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공간을 꿈꿨고, 폐교로 방치된 곳을 리모델링해 스테이와 레스토랑, 카페, 저축은행 대환대출 목공소 등의 공간이 어우러진 오월학교로 변신시켰다. 빨간 박공지붕을 얹은 오월학교는 옹기종기 모인 단층 건물과 아담한 운동장 덕분에 정겨운 시골 학교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아늑하게 묵을 수 있는 숙소와 지역 식재료를 적극 활용한 레스토랑과 카페에서 여행하듯, 나들이하듯 공간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시원한 유리창 너머로 계절의 감각을 느낄 수 있는 일본닛케이 카페, 어느 창문에서든 숲을 바라볼 수 있는 숙소가 매력적이다.
아이와 보호자가 유대 관계를 쌓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다채롭다는 점도 오월학교의 특별함이다. 오월나무창작소에서는 안전하게 공구를 쓰면서 목공을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캠핑용 의자나 우드박스 중 하나를 선택해 만들고 꾸밀 수 있다. 단순히 물건을 만드는 것을 넘 수시지원기간 어 보호자와 유대감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이다.



오월학교에서 RC 체험을 하는 아이들. 오월학교 제공


이외에 소중한 순간을 사진으로 담아보는 ‘오월사진관’, 접시 카빙을 체험해보는 ‘카빙 클래스’, 아이와 아빠가 함께 조종기로 추억을 쌓는 ‘오월 RC CAR 그랑프리', 계절에 따라 진행하는 캠핑, 빙어낚시 등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다채롭다. 오월학교 프로그램에 대한 상세한 정보 및 예약은 누리집(bio.site/owolshool)을 통해 할 수 있다. 문의 033-253-2111.
■ 메밀꽃 향기와 예술 공존, 평창 무이예술관
강원도 평창시에서는 1999년 폐교한 무이초등학교에서 새롭게 변신한 평창무이예술관을 만날 수 있다. 2001년 개관한 무이예술관은 조각가 오상욱, 서양화가 정연서, 서예가 이천섭 등의 예술가들을 통해 변신한 공간으로 기존 학교의 틀을 살려 학교 운동장은 조각공원으로, 교실은 전시실로 만들어냈다. 야외 공간부터 교실 전시실까지, 공간 곳곳을 돌아보면서 예술 감수성을 채우는 것은 물론 옛 학교 시절의 정취도 만끽할 수 있다. 무이예술관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공간은 2층 규모의 갤러리 카페다. 야외테라스를 갖춘 2층 공간에서는 주변 경치와 예술관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이곳의 인기 메뉴인 지역 감자로 만든 봉평 감자 피자도 아이와 함께 즐겨보자.
‘메밀꽃 필 무렵’을 쓴 이효석 작가의 육필원고와 일대기를 살펴볼 수 있는 이효석문학관, 효석달빛언덕, 봉평장 등 인근 명소를 함께 방문하면 더욱 풍성한 나들이 코스가 될 수 있다.
운영시간은 오전 10시부터 밤 9시까지며, 실내 전시관은 오후 6시까지만 이용할 수 있다. 입장료는 5살 이상부터 64살까지는 5000원, 65살 이상 4000원이다. 단, 야간 입장(오후 6시 이후)은 무료다. 문의: 033-335-4118.



버려진 철도역인 부산 동구 부산진역을 재생한 어린이 복합문화공간 ‘들락날락\'. 부산시 제공


■ 아이들의 놀이터로 부활, 들락날락
부산시가 운영 중인 어린이 복합문화공간 ‘들락날락’은 폐교, 유휴 청사, 도심 한복판의 오래된 역까지, 낡고 쓸모없던 도시의 잉여 공간을 창의적인 아동·가족 친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공공 프로젝트다. 단순한 놀이시설을 넘어 도심의 낡은 건물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시도로, 현재 조성 중이거나 개관한 들락날락은 107개소에 이르며, 도시 재생의 성공 사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들락날락의 각 공간들은 ‘아이들을 위한 문화공간’이라는 정체성 아래 저마다의 차별성을 지니고 있다. 그중 덕천도서관은 2023년 폐교된 덕천여중 강당동을 증축·리모델링한 공간으로, 시교육청의 소프트웨어(SW)·인공지능(AI)교육센터와 함께 조성돼 폐교 활용의 새로운 복합화 모델을 제시한다.
한때 철도 교통의 중심지였던 부산진역 역사도 2023년 리모델링을 통해 ‘들락날락 부산진역’으로 새롭게 문을 열었으며, 실내놀이터, 감성미술 체험존 등을 조성해 도심 속 창의 놀이터로 활용되고 있다. 영화의전당에 마련된 들락날락 공간에서는 영상 콘텐츠 기반의 인터랙티브 체험과 가족 시네마 프로그램 등 문화와 교육이 접목된 복합 체험을 즐길 수 있다.
한편, 학령인구 감소로 2021년 폐교한 동구 좌성초등학교는 ‘금융특화 도서관 들락날락’으로 조성, 특화된 체험형 금융교육 공간으로 재탄생을 준비하고 있다. 부산 들락날락 각 공간 정보는 누리집(www.busan.go.kr/bschild)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오월학교에서 목공 체험을 하는 아이들. 오월학교 제공


■ 미래 예술 교육 거점, 성남 꿈꾸는 예술터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꿈꾸는 예술터는 학생 수 감소로 인해 2019년 문을 닫은 영성여자중학교 자리에 새롭게 탄생한 예술교육 기관이다. 학교라는 유휴 시설을 지역 주민 모두를 위한 문화예술교육 전용 공간으로 되살린 사례로, 공간 조성을 위해 성남시와 교육청이 합심해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면서 리모델링했다.
5층 높이의 꿈꾸는 예술터는 작업실과 스튜디오, 유아 놀이방 등 다양한 공간으로 조성돼 있다. 2020년 12월 개관한 이후, 지역의 아이들과 어른들이 일상에서 문화예술교육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다채로운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유아들이 상상하고 움직이며 놀이처럼 배울 수 있는 ‘해볼까? 팁토팁토’ 시리즈, 초등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도예 수업과 역사 수업 등 연령에 특화된 체험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한편, 꿈꾸는 예술터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생애주기별 문화예술교육 확대와 지역 특성 및 수요에 기반한 창의적 문화예술교육 생태계 조성, 아동과 청소년의 예술 감수성 향상과 창의적 인재 양성, 지역 주민의 문화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유휴공간을 활용해 조성한 특화된 문화예술교육 전용공간의 이름이다. 성남 꿈꾸는 예술터 외에도 춘천, 강릉, 밀양 등 전국 각지에 지역 유휴공간을 재생한 꿈꾸는 예술터가 운영되고 있다. 문의: 031-240-9120~4.



경주안전체험관 전경. 경주안전체험관 제공


■ 전국 각지 다양한 폐교 변신 공간 ‘가득’
이외에도 충남 세종시 금남면에 위치한 세종유아생태체험센터 솔솔놀이터는 2003년 폐교된 영대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한 곳으로, 세종시 유아(만 3~5살)전용 생태놀이시설이다. 아이들이 자연과 교감하며 감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놀이시설 및 프로그램을 갖췄다. 작은 물길을 따라 자유롭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첨벙첨벙냇가, 안전하게 모래놀이를 할 수 있는 모래마당, 색다른 숲 놀이를 경험할 수 있는 나무집, 계절별 농촌 체험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연을 만나기에 좋다. 문의: 044-905-1365.
전북 고창군 해리면에 자리잡은 책마을해리는 책과 출판에 대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복합 문화공간이다. 폐교의 교실을 활용해 책방, 전시실 등을 운영하며, 아이들에게 시골 마을에서의 특별한 독서 경험을 제공한다. 금∼일, 월요일과 공휴일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문의: 070-4175-0914.
아이들의 안전을 위한 체험 학습장으로 변신한 폐교도 있다. 경북 경주시 안강급에 소재한 경주안전체험관은 2013년 폐교된 안강북부초등학교를 활용한 곳이다. 유치원생, 초중고생 등을 대상으로 안전 교육 7대 표준안을 바탕으로 한 생활안전체험, 재난안전체험, 교통안전체험, 응급처치 체험, 생명존중 체험 등 총 7개 체험관, 25개 체험실과 4D 영상실 등을 운영한다. 체험은 누리집(www.gbe.kr/gjsafe)에서 사전 예약해야 하며, 토요 안전체험은 가족 및 개인 단위로 참여할 수 있다. 문의: 054-760-0410.
박은아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