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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 미술 작품 '캐리어 179'가 24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 설치돼 있다.
크리스마스 하루 전날인 24일 전남 무안 하늘은 잔뜩 흐려 있었다. 이날 마주한 무안국제공항은 공항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만큼 고요했다. 지난해 12·29 무안 제주항공 참사 이후 공항은 폐쇄돼 정상 운영을 멈춘 상태였다. 출발·도착을 알리는 안내 방송도, 여행객의 발걸음도 없었다. 활주로와 터미널은 침묵 속에 잠겨 있었다.
1층 입구에 들어서자 설치 미술 작품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제목은 ‘캐리어 179’. 게이트에서부터 길게 이어진 신발 179켤레가 사아다쿨 바닥을 채우고 있었다. 한편에는 여객기 사고 희생자들을 기리는 합동분향소가 마련돼 있었다. 액자에 담긴 희생자들의 얼굴에는 담백한 미소만이 남아 있었다.
2층 계단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유족과 방문객들이 남긴 편지들이 즐비해 있었다. ‘같이 저녁 식사를 할 때가 생각이 나네요. 누나는 옆에서 잘 챙길 테니 부디 좋은 곳으로 가셨으면 합니다 바다이야기하는법 .’ ‘따뜻한 햇살로, 시원한 바람으로 내 곁에 오래오래 있어 줘.’ 자리 한편에는 유가족 쉘터(쉼터)가 있었다. 외부와 분리된 공간은 여전히 유가족들의 시간에 맞춰 숨 쉬고 있는 듯 보였다.
쉘터 모습.
이날 공항 바다이야기pc버전다운 에서 기독교대한복음교회 총회 총무인 임의진 목사를 만났다. 그는 제주항공 참사로 두 누이를 잃은 당사자다. 이곳을 다시 찾는 일이 쉽지 않았을 법했지만, 그는 1년의 세월을 버텨온 이야기를 차분히 꺼내기 시작했다.
“지난 1년 동안 유가족들의 삶은 정말 힘들었습니다.”
임 목사는 이번 참사가 사회적 혼란 속에 묻혀버렸다고 황금성릴게임 했다. 그는 “12·3 비상계엄 사태에 가려져서, 참사는 거의 목소리가 죽어 있는 상태였다”며 “사망자 수만 놓고 봐도 200명에 가까운 대형 참사였지만, 여론은 ‘이미 해결된 일’처럼 흘러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년이 지났지만 단 한 명도 책임을 진 사람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임 목사는 특히 유가족들의 현실을 강조했다. “이번 바다이야기pc버전다운 참사는 가정을 책임지던 가장들이 많이 희생됐습니다. 그래서 경제적 어려움이 훨씬 큽니다. 파산하거나 사업체가 무너진 경우도 있고요. 유가족들 안에서 ‘아프면 살아야지’가 아니라 ‘이제 가족 만나러 가야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무너지는 상황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는 지난 1년을 어떤 기도로 버텨왔을까. 임 목사의 답은 신학적 고백에 가까웠다. “기독교인은 모두 예수의 유가족입니다. 우리는 예수의 부활을 믿지만, 동시에 불행하게 살해당한 그분의 죽음을 기억하는 사람들이잖아요.”
임의진 목사가 24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열린 추모기도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임 목사는 “신앙은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서 공동체를 책임지는 일”이라며 “교회가 빛과 소금의 역할을 못 할 때, 사회의 안전망도 함께 무너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낮은 곳으로 내려가는 것, 우는 자들과 함께 있는 것.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총회장 이종화 목사) 교회와사회위원회(위원장 이성구 목사)와 기장 전남서노회(노회장 오승현 목사), 기장 전남·광주 5개 노회 교사평통위원회는 이날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주기 추모기도회’를 열고 임 목사와 같은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기장 교회와사회위원장 이성구 목사는 ‘낮은 곳에 오신 주님’(빌 2:5~8)이란 제목의 설교를 전했다.
이 목사는 자신의 자녀를 잃은 경험을 전하며 “사랑하는 가족을 이 땅에서 다시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아직 실감나지 않고 가슴이 미어진다”며 “그 어떤 위로나 말로도 유가족의 아픈 마음을 온전히 다 할 수는 없지만,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유가족에게 위로가 되기를 간절히 축원한다”고 말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교회와사회위원회와 기장 전남서노회, 기장 전남·광주 5개노회 교사평통위원회는 24일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주기 추모기도회’를 진행했다.
이어 “성탄은 하나님이 인간의 고통을 멀리서 관망하신 사건이 아니라, 가장 낮은 자리로 직접 내려오신 사건”이라며 “자기를 비우고 십자가의 고통까지 감당하신 예수 그리스도는 오늘 이 자리에서 고통받는 유가족과 함께 계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 역시 마음의 빈자리를 내어 이웃의 아픔과 고난을 함께 짊어질 때, 비로소 애도는 끝나지 않은 채 희망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메시지는 유가족들의 마음을 만졌다. 곳곳에서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눈시울이 불거진 유가족들은 흐르는 눈물을 휴지로 닦아내기도 했다.
이훈삼 기장 총무는 추모사에서 “이곳에는 원래 성탄 캐럴이 울려 퍼져야 할 계절이지만, 오늘 우리는 가슴을 저미는 현실 앞에 서 있다”며 “위로와 눈물을 닦아주시는 주님이 이곳에 오시기를 간절히 기도한다”고 전했다. 그는 “오늘의 기도와 예배가 유가족의 아픔을 온전히 덜어주지는 못하더라도, 가족을 잃은 마음으로 함께 애도하고 진실을 밝히며 재발 방지를 위해 힘을 모으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책임”이라고 덧붙였다.
무안=글·사진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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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하루 전날인 24일 전남 무안 하늘은 잔뜩 흐려 있었다. 이날 마주한 무안국제공항은 공항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만큼 고요했다. 지난해 12·29 무안 제주항공 참사 이후 공항은 폐쇄돼 정상 운영을 멈춘 상태였다. 출발·도착을 알리는 안내 방송도, 여행객의 발걸음도 없었다. 활주로와 터미널은 침묵 속에 잠겨 있었다.
1층 입구에 들어서자 설치 미술 작품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제목은 ‘캐리어 179’. 게이트에서부터 길게 이어진 신발 179켤레가 사아다쿨 바닥을 채우고 있었다. 한편에는 여객기 사고 희생자들을 기리는 합동분향소가 마련돼 있었다. 액자에 담긴 희생자들의 얼굴에는 담백한 미소만이 남아 있었다.
2층 계단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유족과 방문객들이 남긴 편지들이 즐비해 있었다. ‘같이 저녁 식사를 할 때가 생각이 나네요. 누나는 옆에서 잘 챙길 테니 부디 좋은 곳으로 가셨으면 합니다 바다이야기하는법 .’ ‘따뜻한 햇살로, 시원한 바람으로 내 곁에 오래오래 있어 줘.’ 자리 한편에는 유가족 쉘터(쉼터)가 있었다. 외부와 분리된 공간은 여전히 유가족들의 시간에 맞춰 숨 쉬고 있는 듯 보였다.
쉘터 모습.
이날 공항 바다이야기pc버전다운 에서 기독교대한복음교회 총회 총무인 임의진 목사를 만났다. 그는 제주항공 참사로 두 누이를 잃은 당사자다. 이곳을 다시 찾는 일이 쉽지 않았을 법했지만, 그는 1년의 세월을 버텨온 이야기를 차분히 꺼내기 시작했다.
“지난 1년 동안 유가족들의 삶은 정말 힘들었습니다.”
임 목사는 이번 참사가 사회적 혼란 속에 묻혀버렸다고 황금성릴게임 했다. 그는 “12·3 비상계엄 사태에 가려져서, 참사는 거의 목소리가 죽어 있는 상태였다”며 “사망자 수만 놓고 봐도 200명에 가까운 대형 참사였지만, 여론은 ‘이미 해결된 일’처럼 흘러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년이 지났지만 단 한 명도 책임을 진 사람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임 목사는 특히 유가족들의 현실을 강조했다. “이번 바다이야기pc버전다운 참사는 가정을 책임지던 가장들이 많이 희생됐습니다. 그래서 경제적 어려움이 훨씬 큽니다. 파산하거나 사업체가 무너진 경우도 있고요. 유가족들 안에서 ‘아프면 살아야지’가 아니라 ‘이제 가족 만나러 가야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무너지는 상황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는 지난 1년을 어떤 기도로 버텨왔을까. 임 목사의 답은 신학적 고백에 가까웠다. “기독교인은 모두 예수의 유가족입니다. 우리는 예수의 부활을 믿지만, 동시에 불행하게 살해당한 그분의 죽음을 기억하는 사람들이잖아요.”
임의진 목사가 24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열린 추모기도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임 목사는 “신앙은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서 공동체를 책임지는 일”이라며 “교회가 빛과 소금의 역할을 못 할 때, 사회의 안전망도 함께 무너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낮은 곳으로 내려가는 것, 우는 자들과 함께 있는 것.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총회장 이종화 목사) 교회와사회위원회(위원장 이성구 목사)와 기장 전남서노회(노회장 오승현 목사), 기장 전남·광주 5개 노회 교사평통위원회는 이날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주기 추모기도회’를 열고 임 목사와 같은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기장 교회와사회위원장 이성구 목사는 ‘낮은 곳에 오신 주님’(빌 2:5~8)이란 제목의 설교를 전했다.
이 목사는 자신의 자녀를 잃은 경험을 전하며 “사랑하는 가족을 이 땅에서 다시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아직 실감나지 않고 가슴이 미어진다”며 “그 어떤 위로나 말로도 유가족의 아픈 마음을 온전히 다 할 수는 없지만,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유가족에게 위로가 되기를 간절히 축원한다”고 말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교회와사회위원회와 기장 전남서노회, 기장 전남·광주 5개노회 교사평통위원회는 24일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주기 추모기도회’를 진행했다.
이어 “성탄은 하나님이 인간의 고통을 멀리서 관망하신 사건이 아니라, 가장 낮은 자리로 직접 내려오신 사건”이라며 “자기를 비우고 십자가의 고통까지 감당하신 예수 그리스도는 오늘 이 자리에서 고통받는 유가족과 함께 계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 역시 마음의 빈자리를 내어 이웃의 아픔과 고난을 함께 짊어질 때, 비로소 애도는 끝나지 않은 채 희망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메시지는 유가족들의 마음을 만졌다. 곳곳에서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눈시울이 불거진 유가족들은 흐르는 눈물을 휴지로 닦아내기도 했다.
이훈삼 기장 총무는 추모사에서 “이곳에는 원래 성탄 캐럴이 울려 퍼져야 할 계절이지만, 오늘 우리는 가슴을 저미는 현실 앞에 서 있다”며 “위로와 눈물을 닦아주시는 주님이 이곳에 오시기를 간절히 기도한다”고 전했다. 그는 “오늘의 기도와 예배가 유가족의 아픔을 온전히 덜어주지는 못하더라도, 가족을 잃은 마음으로 함께 애도하고 진실을 밝히며 재발 방지를 위해 힘을 모으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책임”이라고 덧붙였다.
무안=글·사진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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