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지난 22일(현지시각) 공개한 ‘트럼프급 전함’ 이미지를 보면, 함미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먹을 불끈 쥔 이미지가 로고로 새겨져 있다. 미 해군 누리집 갈무리


미국이 지난 22일(현지시각) 새로운 ‘트럼프급’ 전함을 건조하고, 신형 군함으로 구성된 ‘황금 함대’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은 해군이 새로 만들 2척의 신세대 전함(battleship)을 새롭게 추가된 “트럼프급”이라고 소개하며, 궁극적으로는 25척의 군함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전함들은 황금성오락실 가장 빠르고, 가장 크며, 지금까지 만들어진 어떤 전함보다 100배 강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표에서 눈길을 끈 것은 미국이 전함(battleship)이란 용어를 다시 사용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전에도 해군 군함이 구식이고 “보기 흉하다”고 비판하며, 2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된 대구경 함포를 장착한 전함들을 다시 도입해야 한 릴게임추천 다고 주장한 바 있다.
거함거포주의와 전함의 시대를 종식시킨 미국이 다시 전함을 부활시킨 것은 아이러니다.



미국이 지난 22일(현지시각) 공개한 교전하는 ‘트럼프급 전함’ 이미지. 미 해군 누리집 갈무리


오리지널바다이야기 2차 세계대전 전까지 전 세계 해군은 파괴력이 엄청나고 구경이 큰 대포로 무장한 거대한 전함의 함포 사격으로 상대방 군함을 격침시키는 해상전투를 했다. 상대 포탄 공격에 견디기 위해 선체에 철갑을 두텁게 둘러 덩치가 커졌고 상대를 격침시키려고 함포의 파괴력을 키우려고 구경이 큰 함포를 달았다. 이를 ‘거함거포주의’라고 한다.
일본 사이다릴게임 이 거함거포주의 시대를 열고 닫았다. 1905년 5월, 러-일전쟁 때 일본 해군 함대가 대한해협의 쓰시마섬 인근 해역 동해에서 벌어진 러시아 발틱 함대와의 함포 대결에서 이겼다. 일본은 이를 계기로 ‘함대결전 사상’의 절대 신봉자가 됐다. 함대결전은 적의 함대를 격파해 영구적인 제해권 확보를 하려는 발상이다. 영국 등 강대국들은 러시아 발틱함대의 궤멸을 반 온라인릴게임 면교사로 삼아 다투어 전함 건조에 나서 거함거포 시대가 열렸다.
일본은 1941년 12월 일본의 진주만 기습으로 전함을 해군력의 중추로 인식하던 거함거포주의 통념을 깨고, 항공모함과 항공기의 조합만으로 달성한 새로운 해군 전략을 구사했다.
당시 일본군 항공기 성능을 감안하면, 일본 본토 기지를 이륙한 일본군 항공기가 드넓은 태평양을 가로질러 진주만을 기습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이 때문에 미국은 일본군이 진주만을 공격하리라 상상조차 못했는데, 일본은 1941년 12월7일 6대의 항공모함에 420대의 함재기를 싣고 공격 지점인 진주만 근처까지 가서 기습공격에 성공했다.
일본은 항모를 통한 항공작전이란 새로운 작전개념을 창조해놓고도, 함대결전과 거함거포주의에 빠져 전함 건조에 매달렸다. 일본이 1941년 건조한 전함 야마토는 배수량 7만2800톤의 사상 최대 규모 전함이다. 야마토가 일본을 부르는 다른 이름인 점을 감안하면 이 전함은 당시 일본제국 영광의 상징이었다.
2차대전 해전 양상이 전함 간 함포 대결이 아닌 항공모함과 함재기 항공작전으로 변해 야마토가 이렇다 할 활약을 못했다. 1945년 4월 아먀토는 미군의 오키나와 상륙작전을 막기 위해 투입됐지만, 1945년 4월7일 제공권을 장악한 미 해군 함재기들의 공격을 받아 침몰했다. 미국 항모들이 야마토의 함포 사거리 밖에서 함재기를 보내니 야마토는 속수무책이었다.



퇴역한 미주리호가 미국 하와이 미주함 전함 기념관에 정박해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2차대전 이후 전함의 시대는 저물고 항모의 시대가 본격 개막됐다. 항모 시대에도 미 해군에서 전함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다.
미국은 2차대전 말기에 아이오와급 전함 4척을 건조했다. 이 가운데 미주리호는 1945년 2월 9월2일 일본의 항복문서 조인 장소로 등장했다. 2차대전 뒤 영구보존 상태에 들어갔지만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전함 4척이 다시 실전에 투입됐다. 1980년대 초 소련의 팽창에 위협을 느낀 미국이 전함 4척을 현대화했고, 1990년 걸프전쟁에도 참전시켰다. 이후 아이오아급 전함은 현역에서 은퇴했다.
‘트럼프급’ 전함은 2차대전 때 전함과는 다르다. 약 3만5천톤으로 아이오와급 전함(5만800톤급)보다 작다. 대형 함포 대신 극초음속 미사일과 핵탄두 탑재 순항 미사일을 달 예정이다.
과거 전함에 견줘 크기와 무장이 달라도 트럼프급 전함이 현대전 작전 환경엔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월30일(현지시각) 미국 버지니아주 퀀티코 해병대 기지에서 800여명의 장군·제독·군 인사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전함을 찬양하면서 “전함 개념은 실제로 우리가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 튼튼한 6인치 측면 강철 장갑을 갖춘 것이다. (현재 군함처럼) 알루미늄이 아니다. 알루미늄은 적의 미사일이 아직 2마일쯤 떨어져 있을 때부터 녹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선체 알루미늄은 적 레이더 반사 단면적(RCS)을 줄이는 스텔스 기능 때문에 사용한다. 과거 전함은 ‘얼마나 크고 튼튼한가‘가 생존성을 좌우하는 관건이었지만 현대전에서는 “누가 먼저 발견하느냐”에 좌우된다.
강철 장갑을 갖춘 트럼프급 전함은 적 레이더에 잘 잡히는 ‘거대한 단일 표적‘을 만드는 꼴이다. 트럼프급 전함이 레이더에 탐지되면 수백㎞ 밖에서 날아오는 미사일 공격 등에 취약하다.
트럼트 대통령의 ‘황금 함대’는 정치적 수사로는 화려한데, 실행은 두고 볼 일이다.

※해군 함정은 ‘항공모함’을 제외하면 ‘전함’이 가장 크다. 다음으로 순양함, 구축함, 호위함, 초계함 순이다. 전함(battle ship, BB)은 2차 세계대전 때만 해도 독일의 비스마르크함, 일본의 야마토함 등이 있었으나, 지금은 운영하는 나라가 없다.

전함보다 조금 덩치를 줄인 순양함(cruiser, C)도 애초 대양을 순회하면서 단독 전술임무를 수행하도록 설계됐으나 이제 미국, 러시아 등 일부 나라를 빼곤 운영하는 나라가 없다.

구축함(destroyer, DD)은 한국 해군이 운용하는 최대 규모의 주요 전투함으로, 광개토왕급(3200톤)과 충무공이순신급(4400톤), 세종대왕급(7600톤), 정조대왕급(8200톤)이 있다.

호위함(frigate, FF)은 연안 경비와 선단 호위 등을 담당하는 통상 1500~3000톤급 사이의 함정이다. 미국 등 외국 해군은 초계함 규모가 5천~7천톤급으로 구축함과 비슷하다.

초계함(patrol combat, PCC)은 1천t급 안팎의 전투함으로 연안 경비와 초계·순찰 임무를 수행한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