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ews1 DB


(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100세 시대, 당신의 폐는 두 개뿐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흡연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내건 금연 캠페인 문구다.

이 경고를 가장 철저히 실천하기로 한 나라가 있다. 몰디브는 2007년 이후 출생자를 대상으로 평생 흡연을 금지하는 '금연 세대법'을 통과시키며, 세계 최초로 담배 없는 세대를 제도화했다.
우리나라 역시 성인 흡연율은 꾸준히 낮아지고 있지만, 전자담배 확산과 청소년 흡연의 저연령화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흡연 인구를 줄여가CS주식
는 나라를 넘어 '처음부터 피우지 않는 세대'를 만들겠다는 몰디브의 실험은 국내 금연정책에도 새로운 화두를 던지고 있다.
4일(현지 시각) AFP 통신 등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몰디브 보건부는 11월 1일부터 2007년 1월 1일 이후 출생자에 대해 성인이 되어도 담배를 피우거나 판매·구매를 평생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이황금성 다운로드
번 규제는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며, 미성년자에게 담배를 판매할 경우 최대 5만 루피야(약 460만 원), 담배를 피우다가 적발되면 5000루피아(약 46만 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2021년 기준 몰디브 15~69세 흡연율은 25% 수준으로, 미국(약 20%), 영국(약 12%)보다 높은 편이다.
몰디브는 원금보장형
이미 전자담배의 제조·유통·보관·사용을 모두 금지해, 전 연령층이 전자담배를 사용할 수 없는 상태다. 몰디브 보건부는 "이번 조치는 청소년을 담배 중독으로부터 완전히 보호하기 위한 강력한 의지"라며 "우리의 다음 세대는 처음부터 담배를 접하지 않는 국민으로 자라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역시 2009년 1월 1일 이후 출생자를 대상으릴게임동영상
로 평생 담배 구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의회에서 논의 중이다. 리시 수낵 전 총리가 제안한 이 법은 하원을 통과해 상원 심의 중이며 시행 시 유럽 내 첫 '세대 금연법'이 된다.
앞서 뉴질랜드는 같은 취지의 법안을 추진했지만 정권 교체로 폐기됐다.
몰디브는 이 계획을 실제로 시행하며 뉴질랜드가 실패한 실험을 현실화한 사례로주식루머
평가받게 됐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매년 700만 명 이상이 흡연으로 사망하며, 미국 내 흡연 관련 질환자는 1600만 명에 달한다.



사진=이미지비트 ⓒ News1


전자담배는 무해하다?…만성폐쇄성폐질환, 고혈압 위험도 증가
흡연은 폐암뿐 아니라 심장병, 뇌졸중, 당뇨병, 만성폐쇄성폐질환 등 수십 종의 질환을 유발한다.
존스홉킨스의대 연구진은 약 24만 9000명을 4년간 추적한 결과, 전자담배만 사용하는 사람도 비흡연자보다 만성폐쇄성폐질환 발병 위험이 2.29배 높았다고 밝혔다.
또한 30~70세 전자담배 사용자에게서 고혈압 위험은 1.39배 증가했다. 연구팀은 "전자담배가 안전한 대안이라는 인식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며 "일부 기기에서는 니켈·납·크롬 등 중금속이 검출된다"고 경고했다.
CDC는 또 "흡연자는 평균적으로 비흡연자보다 10년 빨리 사망하며, 간접흡연만으로도 매년 약 4만 명이 조기 사망한다"고 밝혔다. 특히 어린이와 영유아는 간접흡연에 노출될 경우 중이염·천식·돌연사증후군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국내에서도 금연정책은 꾸준히 강화되고 있다.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성인 흡연율은 2010년 27.8%에서 2024년 19.3%로 낮아졌고, 청소년 흡연율도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 News1 DB


"몰디브 사례는 질병의 대물림 끊는 '백신 효과'"
정부는 2022년부터 학교 주변 금연구역을 확대하고, 편의점 담배 광고 규제를 강화하는 등 '흡연 접근성 차단' 중심의 정책을 추진 중이다. 또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올해 초부터 금연치료 지원 사업을 재개해, 상담·니코틴 대체요법 비용을 전액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전자담배 사용률은 여전히 증가세다. 2024년 기준 전자담배 사용 경험률은 13.5%로, 5년 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10대 후반과 20대 초반 남성층에서 '냄새가 덜 난다', '중독성이 덜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전통 담배인 연초에서 전자담배로 이동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서울의 한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전자담배가 덜 해롭다는 오해가 많지만, 실제로는 니코틴 농도가 불규칙하고 중독성이 더 강하다"며 "몰디브처럼 세대 단위 금연은 청소년이 처음 담배에 노출될 가능성을 원천 차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의학 전문가들은 몰디브의 사례에 대해 "단순한 금연 운동이 아닌, 질병의 세대 단절을 위한 예방의학적 실험의 첫 발걸음"이라고 평가했다.
대한금연학회 관계자는 "흡연은 개인의 습관이 아니라 사회 구조가 만든 중독"이라며 "흡연의 시작을 막는 정책이야말로 가장 확실한 치료이자 예방이며 '금연 세대화' 정책은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질병의 대물림을 끊는 사회적 백신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khj8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