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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덥지도, 춥지도 않은 가을은 야외로 나가 활동하기 좋은 시기다. 본격적인 가을을 맞아, 전국 곳곳에서 다양한 축제가 잇따라 열리고 있다. 지역별로 해당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자연·특산물 등을 테마로 축제를 꾸며, 가을 하늘 아래서 추억을 남기려는 사람들의 발길을 이끈다. 그중 지난 9월 26일부터 10월 5일까지 경북 안동을 흥겨움으로 물들인 ‘2025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을 찾았다.
얼굴을 감추거나 달리 꾸미는 ‘탈’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오래전부터 존재해왔다. 탈을 쓰고 춤을 추는 ‘탈춤’은 춤과 노래, 연극적 요소가 전업주부대출조건 결합돼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전통 탈춤은 풍자와 해학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매년 가을이면, 경북 안동에서 우리나라 탈춤은 물론 전 세계의 다채로운 공연을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이하 탈춤축제)’이 개최된다.




탈춤축제는 1997년 마이너스대출조건 문을 연 후 지금까지 발전을 거듭하며, 명확한 주제와 탄탄한 구성으로 명실상부 가을을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는 ‘춤추는 탈, 다양한 얼굴을 찾아서’를 주제로 삼았다. 국내외 공연단 200여 개가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의 공연을 선보였다. 열흘간 안동 원도심을 비롯한 시 전역이 흥겨운 탈춤축제의 장으로 변신했다. 9월 26~27일 양일간 탈춤축제 새희망홀씨대출 한도 현장을 찾았다.


하회마을에서 서막을 열다
탈춤축제는 하회마을에서 시작된다. 하회마을은 풍산 류씨가 대대로 살아온 동성 마을로, 전통 유교문화가 잘 보전돼 있어 지난 2010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하회마을에서 전승되는 ‘하회별신굿탈놀이’는 탈축춤제의 모태다 부산대학교 취업지원 . 국가무형유산이기도 한 이 탈놀이는 마을 서낭신에게 마을의 평화와 풍농을 기원하는 별신굿의 일환이다. 전체 구성은 10개 마당이며, 그중 강신마당으로 탈춤축제의 서막을 연다. 강신마당은 별신굿을 하기 위해 신내림을 받는 과정으로, 하회마을 주산(主山)인 화산에 있는 서낭당에서 진행된다.

초행길이라 서낭당으로 올라가는 연이자 계산 입구를 찾는 데 시간이 걸렸다. 서둘러 서낭당에 도착하니, 강신마당이 진행되고 있다. 쉽게 볼 수 없는 이 장면을 카메라로 촬영하는 사람이 여럿이다. 탈춤축제가 무사히 진행되길 기원하며 강신마당이 마무리되고, 산 중턱까지 찾아온 이들에게 의례 음식으로 준비한 떡을 나누어준다.



하회탈의 표정과 공연자의 몸짓이 합쳐져 생동감이 느껴진다.


다음은 길놀이다. 하회마을 내에서 장소를 바꿔가며 하회별신굿탈놀이 일부 마당을 공연한다. 관객들은 공연단을 따라다니며 자연스레 하회마을 풍경을 눈에 담는다. 공연 중간 공연자가 관객에게 말을 걸어 호응을 유도하고, 외국인 관객도 흥미 어린 표정으로 눈을 떼지 못한다. 탈춤축제 기간이 아니어도 하회마을 상설 공연장에서 하회별신굿탈놀이를 감상할 수 있다. 시기별로 공연이 열리는 요일이 달라지니, 하회별신굿탈놀이보존회(hahoemask.co.kr)에서 공연 일정을 미리 확인 후 방문해야 한다.
볼거리가 많은 하회마을에는 우리나라 탈의 역사를 알아보는 ‘하회세계탈박물관’도 있다. 탈춤축제로 방문객이 가득하다. 하회별신굿탈놀이에 쓰이는 하회탈부터 봉산탈춤·북청사자놀음 등에 쓰이는 탈들이 설명과 함께 전시돼 있다. 아시아·아프리카 등 세계 각국의 탈도 있어 나라별 탈 특징을 비교할 수 있다. 중년으로 보이는 방문객들이 “이 탈은 코가 크네, 탈마다 재료도 다르다”라며 흥미롭게 탈을 살펴본다.


세계의 공연이 한곳에!
탈춤축제 축제장은 안동역에서 차로 약 10분 거리에 있는 탈춤공원을 중심으로 조성돼 있다. 축제 기간 동안 공원 내 탈춤공연장에서는 우리나라 전통 탈춤을 비롯한 국내외 공연단의 특색 있는 공연들이 계속 이어진다.

‘가산오광대’ 공연을 보기 위해 공연장을 찾으니 긴 줄이 늘어서 있다. 국제적인 축제인 만큼 외국인들도 줄 중간중간에 서서 입장 차례를 기다린다. 한 외국인이 주변을 둘러보며 “여기에서 어떤 공연이 열리나”라고 영어로 묻자, 함께 줄을 서 있던 부부가 영어로 된 리플릿을 건넨다.



가산오광대 무대 모습. 턱이 가슴까지 내려온 탈이 인상적이다.


가산오광대는 경남 사천시 축동면 가산리에서 전승되는 탈춤이다. 턱이 가슴까지 내려온 탈이 인상적이다. 무대 위 공연자의 행동은 과장되지만 어색하지 않다. 관객들은 음악 소리에 맞춰 박수로 흥을 돋운다. 열심히 박수를 치는 한 여성 관객은 “예전에 하회마을에서 탈춤을 본 적이 있었는데, 탈춤축제를 한다고 해서 아들과 함께 왔어요. 가산오광대는 처음 보는데 아주 흥미로워요”라며 소감을 전한다.
한 시간여의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공연자들이 모두 나와 탈을 벗고 인사를 건네자, 여기저기서 큰 박수로 화답한다. 해외 공연은 4개 국가 공연단이 약 15분씩 1시간 동안 진행하는 방식으로 구성했다. 해외에 나가야 볼 법한 공연들을 한자리에서 보는 흔치 않은 기회다. 튀르키예·태국·볼리비아·이탈리아 공연단이 함께 꾸민 공연을 보려는 관객들이 객석에 가득하다. 특히 아이들이 많다. 이국적인 음악과 화려한 의상에 아이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이 집중된다. 열정적인 춤사위에 모자가 벗겨지고 장식이 떨어져도 공연단은 개의치 않고 공연을 이어간다.


모두가 함께 보고, 즐기고, 먹고
축제 방문객들이 탈춤을 단순히 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직접 즐기도록 유도하는 프로그램이 눈에 띈다. 버스킹 무대에서는 탈춤을 직접 배우고 춰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흥겹게 어깨를 들썩이며 탈춤을 배우는 모습이 사뭇 진지하기까지 하다. 이 외에도 탈춤 그리기, 탈 쓰기, 창작 탈 공모전 수상작 전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축제를 풍성하게 한다.




개막식 퍼레이드에 참여한 해외 공연단의 익살스러운 표정.


볼거리, 즐길 거리가 있으면 먹거리도 빠질 수 없다. 초대형 천막에 차려진 식당에서는 안동식혜를 넣은 물회, 고등어가 속 재료로 들어간 고등갓김밥 등 안동만의 특색을 담은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안동의 특별한 맛을 보려는 사람들로 식당이 인산인해다.
‘탈놀이 대동난장’은 공연단과 안동 시민, 관광객이 하나가 돼 만드는 탈춤축제의 하이라이트다. 원도심과 축제장을 넘나들며 퍼레이드가 진행되고, 메인 무대에서 춤판이 벌어진다. 이 순간만큼은 일상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고 모두 함께 탈춤축제를 즐긴다. 어색함은 잠시다. 서로에서 손을 흔들어 인사를 건네고,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든다. 가을밤 위로 탈춤축제의 흥겨움이 퍼져나간다.


[올가을엔 여기로, 가을 축제 3곳!]
베어트리파크 가을 단풍 축제

곱게 물든 단풍은 가을이 기다려지는 이유 중 하나다. 동물원과 수목원이 결합된 베어트리파크(유료 입장)에는 ‘가을 산책길’이 숨겨져 있다. 가을이면 산책길이 형형색색의 단풍으로 물들어 장관을 연출한다. 이 시기에 맞춰 가을 단풍 축제가 열린다. 산책길은 보호를 위해 축제 기간에만 개방된다. 11월 15일에는 ‘이삼수 브라스 밴드’의 공연이 예정돼 있다. 주말과 공휴일은 가을의 정취를 기념하는 만들기 체험(일부 유료)도 진행한다. 축제는 11월 16일까지 열린다.



고흥유자축제
전남 고흥은 국내 유자 최대 주산지이다. 11월이면 고흥에는 상큼한 유자 향기가 가득하다. 유자 수확시기가 되면 고흥 유자의 가치와 맛을 널리 알리는 고흥유자축제가 열린다. 올해는 누구나 즐기는 축제를 지향하며, 참여·체험 프로그램을 강화했다. 유자밭에서 즐기는 가을 캠핑, 따뜻한 물과 유자가 조화로운 유자 스파, 직접 수확한 유자로 유자청 만들기 등 프로그램들이 준비돼 있다. 유자밭 야간 경관 개방은 12월 31일까지 운영한다. 축제 기간은 11월 6~9일이다.



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
아이와 함께 즐기는 축제를 찾는다면 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유료 입장)는 어떨까? 10월 1일 개장 후 십만 명이 넘게 찾았을 만큼 인기 있는 축제다. 공룡을 좋아하는 아이들을 포함한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다. 꽃으로 만든 10m 높이의 공룡 조형물 ‘플라워 사우루스’는 사진 명소다. 매주 토요일에는 불꽃 축제와 야간 공룡 퍼레이드가 열린다. 가을밤을 수놓은 불꽃과 공룡 캐릭터 행렬이 추억을 선사한다. 11월 9일까지 열린다.



글 허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