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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화수여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6-01-01 01:40조회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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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admin@slotnara.info‘싱크넥스트25’를 통해 선보인 김성훈 안무가의 ‘핑크(Pink)’ [세종문화회관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1. 줄지어 늘어선 의자가 사라졌다. 무대 앞쪽으로 DJ 부스를 마주하고 선 관객들의 모습은 영락없는 테크노 클럽의 한복판이었다. 난데없는 상황이 이어졌다. 신을 부르는 듯한 제의적 목소리에 이곳이 공연장인지, 굿판인지 아리송해질 무렵, 금방이라도 굿을 할 무당이 스탠딩석 중앙으로 등장한다. 런웨이를 연상케 하는 무대에서 살풀이를 하려나 싶더니 온몸을 싸맨 한복을 한 겹씩 벗어내며 19금 바다이야기5만 퍼포먼스를 시작한다. 테크노 레이브가 엄숙한 공연장을 5시간 내내 뒤흔들고, 관객은 의자가 사라진 객석과 무대 위를 배회한다. 벌트(vurt.)와 업체(eobchae)가 만든 파격의 현장이다.
#2. 선혈이 낭자한 새하얀 무대. 8명의 남성 무용수는 격렬한 ‘충돌의 춤’을 춘다. ‘조폭’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하는 거친 몸짓, 타인과 검증완료릴게임 자신을 동시에 위협하는 칼을 들고 자해하며, 주사기를 들고 채혈하는 행위, 커다란 얼음을 끌어안다 내던지며 구토하는 장면도 퍼포먼스의 일부가 된다. 끝도 없는 폭력에 노출돼 인간성을 잃어가는 세계를 그린 김성훈 안무가의 ‘핑크(Pink)’다.
어안이 벙벙하다. 극장 문을 벗어나는 사람마다 복잡미묘한 표정들이 얼굴에 내려앉았다. 쉽사리 관람 쿨사이다릴게임 평이 나오지 않는 파격과 혁신이 비집고 나온다. 아직은 정체를 규정하기 힘든 미확인 비행물체(UFO) 같은 존재, 지금의 ‘싱크 넥스트’다. 대중성과 예술성 사이의 ‘기묘한 줄타기’로 이들만의 생태계를 구축해 가고 있는 4년 차 축제의 지나온 어제와 다가올 오늘을 들여다봤다.
모바일바다이야기 2022년 싱크 넥스트 이날치의 무대 [세종문화회관 제공]
축제 공화국에 상륙한 미확인 비행물체 ‘싱크 넥스트’
한국 공연계는 분기마다, 계절마다 각종 페스티벌이 쏟아지는 이른바 ‘축제 공화국’이다. 클래식 음악 축제와 이름도 다양한 연 바다이야기게임방법 극제는 물론, 저마다 ‘최신’과 ‘참신’을 가치로 내건 공연예술제가 적잖다.
‘싱크 넥스트 25’ 역시 그중 하나다. 2022년 출발한 후발주자로, 고작 4년 차를 맞은 이 축제는 세종문화회관에서 기획했다. 조휘영 세종문화회관 PD는 “2021년 말 기획을 시작, 개관 4년 차의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를 블랙박스 시어터 본연의 기능에 맞게 활용하고 ‘제작극장’이라는 세종의 정체성 강화와 젊은 관객층 확보를 위해 동시대 시각의 프로덕션을 기획, 제작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세종문화회관 산하 9개 예술단체 공연이나 자체 기획 공연과는 다른 ‘뭔가’를 만들기 위한 출발이었다. 애초 시작부터 달랐던 셈이다.
이 축제가 특별한 것은 하나의 극장에서, 장장 3개월 동안 동시대 공연예술의 용광로가 돼준다는 점이다. 조 PD는 “아시아권뿐만 아니라 전 세계 공연장에서도 복합문화공간 규모의 대형 베뉴(Venue)가 직접 프로듀싱해 3개월 안팎의 시즌을 돌리는 사례는 드물다”고 말했다.
실제로 ‘싱크 넥스트’의 가장 큰 무기는 ‘부재(不在)’다. 여타 축제처럼 그해를 관통하는 주제도, 저명한 예술감독도 없다. 대신 이 축제를 관장하는 주인공은 바로 세종문화회관의 공연기획팀이다. 비슷한 시기 막을 올리는 국립극장의 ‘여우락’이 출발 당시 공연기획팀과 예술감독이 뭉쳐 ‘집단지성의 힘’을 발휘했던 것과 비슷하다. 다만 지금의 ‘여우락’은 무게추가 예술감독으로 기운 반면 ‘싱크 넥스트’는 극장의, 극장에 의한, 극장을 위한 축제로의 정체성을 지켜가고 있다. 그만큼 어느 축제보다도 극장의 기획력이 돋보여야 하는 어려운 페스티벌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해마다 성장이 있었다. 2022년 첫해엔 예술단체나 기획사의 작품을 선정해 올리는 비중이 높았으나, 2025년엔 자체 제작 비중을 80%까지 늘렸다.
2024년 싱크 넥스트 빵송국 무대 [세종문화회관 제공]
기획부터 제작까지 10개월, 주제 없는 확장의 힘
준비기간이 상당히 길다. ‘싱크 넥스트’는 7~9월 초까지 이어지는데, 축제가 끝나자마자 기획팀은 다음 해 축제 준비에 돌입한다. 이미 2026년 축제 역시 구상과 섭외의 마무리 단계다.
조 PD는 “시즌 중에도 제작 PD들은 꾸준히 아티스트들을 톺아보고, 최근 공연이나 활동을 모니터링하며 9월 초 시즌이 끝나면 곧바로 차기 연도 시즌의 본격적인 구상에 들어간다”고 귀띔했다.
11월 전후로 1차 프로그래밍을 마무리한 뒤, 10월 전후부터 출연자들의 1차 섭외를 진행한다. 늦어도 다음 해 1월까지 모든 공연 출연진의 섭외가 마무리된다. 공연마다 ‘어울릴 듯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독특한 조합을 만들어내는 것도 기획팀의 머리에서 나온 아이디어다. 각각의 아티스트마다 프로덕션의 방향성과 콘셉트를 정한 뒤, 3월이면 전체 시즌 60~70% 정도의 윤곽선이 나온다.
프로그램을 짜는 과정에서 특정 주제가 없다는 것은 위험을 담보하는 일이다. 자칫 공연 전체가 통일성 없이 산만하다고 느껴지기 쉽다. 특히나 대부분의 페스티벌이 ‘하나의 주제’ 아래 일관성 있는 축제로 관객을 공략하는 때에, 싱크 넥스트는 장르도 성격도 천차만별이다. 그러니 전체 프로그램을 펼쳐놓으면 의문 부호가 떠오를 때도 있다.
조 PD는 “특정 주제를 가지고 구성하지는 않기 때문에 싱크 넥스트를 하나의 브랜딩으로 묶는 게 상대적으로 어렵다”면서도 “그러나 오히려 한 곳으로 수렴해야 하거나 큰 틀에서 묶어야 하는 직접적인 방향성이 없다 보니 각기 다른 성향의 제작 PD들이 바라보는 키워드를 다채로운 시각으로 시의성 있게 바라보며 확장하는 컨템퍼러리 시즌을 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24년 싱크 넥스트 ‘블라인드 러너’ 무대 [세종문화회관 제공]
한 보는 너무 큰 걸음, 딱 적당히 ‘반보의 진보’
키워드는 ‘새로움’, 주체는 ‘창발의 용광로’인 공연예술 1번지 세종문화회관. 이토록 거창하기도 쉽지 않다. 새로움은 ‘양날의 검’이다. 공연 기획자와 관객이 정의하는 신선함의 간극이 크기 때문이다. 어떤 때엔 공감과 이해 없이 ‘파격을 위한 파격’으로 비치기 십상이며 ‘자기들만의 축제’라는 인식을 주기도 한다. 반대로 일각에서 아무런 혁신도 남지 않은 안전한 선택이라는 비판을 듣게 될 때도 있다. 그러니 예술성과 대중성 사이의 줄다리기는 필수다.
조 PD는 “색다른 것을 찾고자 하지만, 정작 제작을 시작하면 ‘새로워야 한다’는 압박에서 오히려 거리를 두려고 한다”고 말했다. ‘파격과 혁신’의 키워드에 매몰되다 “대중성과 예술성의 스펙트럼에서 균형을 잡지 못하고 ‘그들만의 무엇’으로 정의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경계하고 있다”는 것이다.
싱크 넥스트가 정의하는 ‘새로움’은 세상에 없던 ‘뉴(new)’ 콘텐츠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익숙함에 균열을 낸 새로움, 같은 공간을 다르게 바라본 새로움, 공간의 역사성을 탈피하는 새로움이 한 그릇에 담겨 싱크 넥스트의 이미지를 만들었다”고 봤다. 무엇보다 기획자도 공연자도 “기존의 작업 방식에서 느낀 한계에서 반보(半步)만 넘어보자는 의지와 아이디어가 시너지를 이뤘다”고 극장 측은 봤다.
그럴지라도 ‘싱크 넥스트’의 모든 공연 콘텐츠가 관객에게 친절한 것은 아니다. 이름 자체의 낯섦과 이들 무대의 난해함이 진입장벽을 높인다. 물론 극장의 입장은 다르다. 극장에선 예술가들의 도전을 주요 가치로 내세운 장인 만큼, “예술성에 더 치우치는 것에도 관대한 시각”이라고 했다.
대신 다른 방식으로 균형을 맞춘다. 대대로 ‘싱크 넥스트’엔 서브컬처와 마니아 중심의 프로그램과 대중적 스타도 공존했다. 2023년 김선영, 한예리, 김고은이 출동한 배우 백현진의 무대, ‘뉴진스의 아버지’로 불린 프로듀서 250의 무대, ‘스트릿 우먼 파이터’ 모니카의 무대가 그랬다. 지난해엔 메타코미디의 스탠드업 코미디 쇼가 엄청난 인기였고, 올해는 루시드폴의 일명 ‘눕콘’(누워서 보는 콘서트)이 화제가 됐다. 뮤지컬 배우로 대중에게 친숙한 김호영이 출연한 것도 공연이 낯선 관객의 진입장벽을 낮춘 시도였다. 기획팀에 따르면 통계적으로는 매년 40% 내외는 대중성에 기준을 둔다고 했다. 너무 앞서면 외면받고, 머무르면 고이고 마는 예술의 한계를 넘기 위한 절충안이었다.
2024년 싱크 넥스트 메타코미디의 만담 어셈블 [세종문화회관 제공]
2만 4000명의 관객, 그리고 확장되는 세계
‘누구를 세울 것인가’는 매해 뜨거운 고민이다. 60분 이상의 러닝타임을 끌고 갈 수 있는 잠재력, 소통 역량을 큰 축으로 삼아 축제 측에선 아티스트를 선정한다. 2~3개월짜리 단기 프로덕션이 아닌 길게는 10개월을 준비해야 하는 긴 호흡의 작업인 만큼,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협업은 필수다.
그 결과 지금까지 싱크 넥스트엔 총 2만 4617명의 관객이 다녀갔다. 역대 최다 관객을 동원한 무대는 2024년 메타코미디의 ‘코미디 어셈블:만담/스탠드업’ 공연이었다. 1219명이 찾았다. 2022년 첫해 ‘범 내려온다’ 신드롬의 주역인 이날치의 ‘토끼, 자라, 호랑이, 독수리, 용왕’은 1156명이 찾았다. 세계 공연계의 ‘문제작’인 연극도 무대에 올렸다. 2022년 이란의 히잡 시위 시발점이 된 마르사 아미니 사망사건을 다룬 기자 닐루파 하메디와 남편의 실화를 모티프로 창작한 ‘블라인드 러너’다. 동시대 주목받는 연출가 중 한 사람인 아미르 레자 헤스타니의 이 작품은 1090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4년 차 ‘싱크 넥스트’에서 관객 동원 톱 3에 올랐다.
사실 첫해엔 섭외도 쉽지 않았다. 세종문화회관은 이전까지 제작 극장으로 자리 잡지 않았기에, 산하 예술단이 아닌 공연의 자체 제작에 대한 예술가들의 인식이 저조했다. 첫해 싱크 넥스트를 살려준 주인공은 무용계 대모 안은미와 이날치 장영규다. 끊임없이 관습과 경계를 넘어온 안은미와 오랜 시간 안은미의 무용 세계에 숨결을 불어넣고 한국 대중음악사에도 한 획을 그은 장영규, 여기에 미술작가 배우 가수로 활동 중인 장영규가 오랜만에 뭉쳐 ‘은미와 영규와 현진’ 무대를 꾸몄다. 1025명의 관객을 동원한 이 무대는 싱크 넥스트 역대 관객수 4위에 올랐다.
회를 거듭하며 출연 예술가들의 입소문을 타고 싱크 넥스트는 다양한 아티스트를 섭외할 수 있었다. ‘싱크 넥스트 25’에 참여한 앙상블 블랭크와 해금 연주자 주정현은 2022년부터 아티스트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주인공이었다. 현재 싱크 넥스트가 보유한 아티스트 풀은 170여 명. 낯선 아티스트를 발굴하기 위해 수개월간 SNS와 유튜브를 ‘디깅(digging)’한 집요함의 결과다.
‘싱크넥스트25’를 통해 선보인 김성훈 안무가의 ‘핑크(Pink)’ [세종문화회관 제공]
‘파격을 담는 그릇’ 블랙박스 극장
2025년 ‘싱크 넥스트’ 무대는 다양했다. 연극, 무용, 테크노, 랩, 앰비언트 음악까지 다양한 장르가 경계를 넘어 관객과 만났다.
제작진은 2025년 ‘최고의 무대’로 ‘벌트(vurt.)’와 ‘업체(eobchae)’를 꼽는다. 5시간의 긴 러닝타임과 생소한 음악 장르는 기존 세종문화회관의 관객층과는 다른 ‘클러버’와 ‘테크노 마니아’들을 끌어들였다. 광화문 한복판이 거대한 해방구로 변모하게 한 이 시도는 ‘싱크 넥스트’가 추구해 온 관객 확장의 측면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남겼다. 벌트는 이 공연을 준비하며 “테크노는 비주류 장르이고, 클럽에서 발생하는 거리 음악이라 도시 중심으로 다양성이 요구되는 사회에서 발전해 왔다”며 “세종문화회관이라는 상징적 공연장에 서는 것은 그동안 해온 것에 대한 중간 결과 같은 느낌이었다”고 했다.
서울시무용단의 히트작인 ‘일무’를 공동 안무한 김성훈의 ‘핑크’는 극장이 꼽는 ‘가장 도전적인 무대’다. 이 무대는 지난 몇 년 사이 ‘파격’을 달고 나온 그 어떤 작품과 비교해도 수위가 높았다. ‘폭력의 전시’와 관객과 예술가 모두 고통으로 몰아넣는 가학적 전개, 전라의 몸으로 피 칠갑이 된 남성 무용수들의 엔딩까지 내내 높은 수위를 이어간 작품이었다. 조 PD는 “공연이 진행되는 내내 의료지원 인력이 상주해 무용수와 관객의 안전을 지켜봤고, 인공 피·소 부속물·오일 등 파격적인 소재 사용을 위해 오랜 테스트를 거쳤다”고 했다.
최재혁 지휘자가 이끄는 앙상블 블랭크와 해금 연주자 주정현의 만남은 한국의 전통과 서양 클래식 음악의 경계에서 각자의 길을 개척해온 두 예술가의 조합으로 화제가 됐다. 블랙박스 극장인 S씨어터는 이들에게 무한한 캔버스가 되었다. 기존 음악 공연과는 달리 런웨이처럼 길게 뻗은 중앙 무대를 두고 관객을 양옆에 배치해 독창적인 사운드 실험을 시도했다. 개막작이었던 루시드폴, 정마리, 부지현의 무대 역시 객석과 무대의 경계를 허문 등고선 구조를 만들어 ‘눕콘’을 즐기게 했다.
2022년 싱크 넥스트 안은미, 장영규의 무대 [옥상훈, 세종문화회관 제공]
조 PD는 “1950년대의 여성국극을 2020년대에 선보이거나, 뽕짝·만담·테크노 등 서브컬처 장르를 무대 위로 소환하는 등 명분이 맞는다면 그 어떤 아티스트나 장르도 싱크 넥스트 풀에 들어올 수 있다”며 “아티스트 풀 만큼은 쉽게 고갈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고 귀띔했다.
‘싱크 넥스트’는 특정 예술가 한 사람의 무대가 아니다. 극장의 제작 PD들의 아이디어가 모인 기획, 극장을 매만지는 무대 연출의 모든 것, 그 위에 서는 아티스트들의 예술성, 이 무대를 포장해 세상에 아리는 홍보에 이르기까지 노동집약적 예술이자 협업의 결정체인 ‘공연 문화’의 미덕을 보여준다.
하지만 마지막 단계를 넘는 것은 쉽지 않다. 넘쳐나는 축제에서 생소한 아티스트의 무대를 알리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합정에서 10년간 테크노 씬을 이끌어온 벌트와 업체의 무대는 고심이 깊었다. 조 PD는 당시를 떠올리며 “합정에서 10년간 테크노 씬을 이끌었지만 세종 관객과 대중에겐 너무도 생소한 팀이라 걱정했지만, 첫 공연 이후 모든 걱정이 사라졌다”며 “테크노 클럽 팬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사실에 놀랐고, 공연 중 벌레스크 퍼포먼스에 열기가 더해져 하루 만에 입소문이 나 다음날 공연이 전석 매진됐다”고 돌아봤다.
당연히 티켓 판매가 아쉬운 공연도 있었다. 리퀴드사운드 팀의 오프온 연희해체 프로젝트 Ⅱ다. 이 무대는 공연명처럼 전통 연희를 해체했다가 다시 재결합하는 프로젝트였다. 연희도 낯선데, ‘해체’라는 명사가 붙고 나니 관객에겐 무대에 대한 물음표가 커진 공연이었다. 조 PD는 “공연명만으로는 내용을 짐작하기 어렵지만, 상모 돌리기와 같은 전통 연희의 요소는 그대로 살리되, 상모 없이 머리만 돌림으로써 움직임이라는 본질에 집중하는 형식이었다”며 “감각적인 음악과 S씨어터 공간 특성을 살린, 마치 야외 마당을 무대 안으로 옮겨온 듯한 무대 배치, 무용수들의 퍼포먼스가 훌륭했지만, 이전부터 이어져 온 프로젝트이고 다른 무대에서도 자주 공연된 탓에 티켓 판매가 기대만큼 활발하지 않았던 점은 매우 안타까웠다”고 했다.
세종문화회관에선 이미 다가올 축제 준비에 한창이다. 일찌감치 확정된 프로그램이 있다. ‘싱크 넥스트 25’에서 과정공유작으로 관객과 만난 강남 작, 김효은 작곡, 이준우 연출의 ‘문 속의 문’이다. 공연 당시 극장을 떠나는 관객에게 의견을 받았던 데다, “관객과 함께 만들어가는 공연”이라고 강조했던 만큼 다가올 ‘싱크 넥스트 26’에선 ‘문 속의 문’을 통해 새로운 관객 서사도 만들어가게 됐다.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1. 줄지어 늘어선 의자가 사라졌다. 무대 앞쪽으로 DJ 부스를 마주하고 선 관객들의 모습은 영락없는 테크노 클럽의 한복판이었다. 난데없는 상황이 이어졌다. 신을 부르는 듯한 제의적 목소리에 이곳이 공연장인지, 굿판인지 아리송해질 무렵, 금방이라도 굿을 할 무당이 스탠딩석 중앙으로 등장한다. 런웨이를 연상케 하는 무대에서 살풀이를 하려나 싶더니 온몸을 싸맨 한복을 한 겹씩 벗어내며 19금 바다이야기5만 퍼포먼스를 시작한다. 테크노 레이브가 엄숙한 공연장을 5시간 내내 뒤흔들고, 관객은 의자가 사라진 객석과 무대 위를 배회한다. 벌트(vurt.)와 업체(eobchae)가 만든 파격의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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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안이 벙벙하다. 극장 문을 벗어나는 사람마다 복잡미묘한 표정들이 얼굴에 내려앉았다. 쉽사리 관람 쿨사이다릴게임 평이 나오지 않는 파격과 혁신이 비집고 나온다. 아직은 정체를 규정하기 힘든 미확인 비행물체(UFO) 같은 존재, 지금의 ‘싱크 넥스트’다. 대중성과 예술성 사이의 ‘기묘한 줄타기’로 이들만의 생태계를 구축해 가고 있는 4년 차 축제의 지나온 어제와 다가올 오늘을 들여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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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공화국에 상륙한 미확인 비행물체 ‘싱크 넥스트’
한국 공연계는 분기마다, 계절마다 각종 페스티벌이 쏟아지는 이른바 ‘축제 공화국’이다. 클래식 음악 축제와 이름도 다양한 연 바다이야기게임방법 극제는 물론, 저마다 ‘최신’과 ‘참신’을 가치로 내건 공연예술제가 적잖다.
‘싱크 넥스트 25’ 역시 그중 하나다. 2022년 출발한 후발주자로, 고작 4년 차를 맞은 이 축제는 세종문화회관에서 기획했다. 조휘영 세종문화회관 PD는 “2021년 말 기획을 시작, 개관 4년 차의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를 블랙박스 시어터 본연의 기능에 맞게 활용하고 ‘제작극장’이라는 세종의 정체성 강화와 젊은 관객층 확보를 위해 동시대 시각의 프로덕션을 기획, 제작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세종문화회관 산하 9개 예술단체 공연이나 자체 기획 공연과는 다른 ‘뭔가’를 만들기 위한 출발이었다. 애초 시작부터 달랐던 셈이다.
이 축제가 특별한 것은 하나의 극장에서, 장장 3개월 동안 동시대 공연예술의 용광로가 돼준다는 점이다. 조 PD는 “아시아권뿐만 아니라 전 세계 공연장에서도 복합문화공간 규모의 대형 베뉴(Venue)가 직접 프로듀싱해 3개월 안팎의 시즌을 돌리는 사례는 드물다”고 말했다.
실제로 ‘싱크 넥스트’의 가장 큰 무기는 ‘부재(不在)’다. 여타 축제처럼 그해를 관통하는 주제도, 저명한 예술감독도 없다. 대신 이 축제를 관장하는 주인공은 바로 세종문화회관의 공연기획팀이다. 비슷한 시기 막을 올리는 국립극장의 ‘여우락’이 출발 당시 공연기획팀과 예술감독이 뭉쳐 ‘집단지성의 힘’을 발휘했던 것과 비슷하다. 다만 지금의 ‘여우락’은 무게추가 예술감독으로 기운 반면 ‘싱크 넥스트’는 극장의, 극장에 의한, 극장을 위한 축제로의 정체성을 지켜가고 있다. 그만큼 어느 축제보다도 극장의 기획력이 돋보여야 하는 어려운 페스티벌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해마다 성장이 있었다. 2022년 첫해엔 예술단체나 기획사의 작품을 선정해 올리는 비중이 높았으나, 2025년엔 자체 제작 비중을 80%까지 늘렸다.
2024년 싱크 넥스트 빵송국 무대 [세종문화회관 제공]
기획부터 제작까지 10개월, 주제 없는 확장의 힘
준비기간이 상당히 길다. ‘싱크 넥스트’는 7~9월 초까지 이어지는데, 축제가 끝나자마자 기획팀은 다음 해 축제 준비에 돌입한다. 이미 2026년 축제 역시 구상과 섭외의 마무리 단계다.
조 PD는 “시즌 중에도 제작 PD들은 꾸준히 아티스트들을 톺아보고, 최근 공연이나 활동을 모니터링하며 9월 초 시즌이 끝나면 곧바로 차기 연도 시즌의 본격적인 구상에 들어간다”고 귀띔했다.
11월 전후로 1차 프로그래밍을 마무리한 뒤, 10월 전후부터 출연자들의 1차 섭외를 진행한다. 늦어도 다음 해 1월까지 모든 공연 출연진의 섭외가 마무리된다. 공연마다 ‘어울릴 듯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독특한 조합을 만들어내는 것도 기획팀의 머리에서 나온 아이디어다. 각각의 아티스트마다 프로덕션의 방향성과 콘셉트를 정한 뒤, 3월이면 전체 시즌 60~70% 정도의 윤곽선이 나온다.
프로그램을 짜는 과정에서 특정 주제가 없다는 것은 위험을 담보하는 일이다. 자칫 공연 전체가 통일성 없이 산만하다고 느껴지기 쉽다. 특히나 대부분의 페스티벌이 ‘하나의 주제’ 아래 일관성 있는 축제로 관객을 공략하는 때에, 싱크 넥스트는 장르도 성격도 천차만별이다. 그러니 전체 프로그램을 펼쳐놓으면 의문 부호가 떠오를 때도 있다.
조 PD는 “특정 주제를 가지고 구성하지는 않기 때문에 싱크 넥스트를 하나의 브랜딩으로 묶는 게 상대적으로 어렵다”면서도 “그러나 오히려 한 곳으로 수렴해야 하거나 큰 틀에서 묶어야 하는 직접적인 방향성이 없다 보니 각기 다른 성향의 제작 PD들이 바라보는 키워드를 다채로운 시각으로 시의성 있게 바라보며 확장하는 컨템퍼러리 시즌을 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24년 싱크 넥스트 ‘블라인드 러너’ 무대 [세종문화회관 제공]
한 보는 너무 큰 걸음, 딱 적당히 ‘반보의 진보’
키워드는 ‘새로움’, 주체는 ‘창발의 용광로’인 공연예술 1번지 세종문화회관. 이토록 거창하기도 쉽지 않다. 새로움은 ‘양날의 검’이다. 공연 기획자와 관객이 정의하는 신선함의 간극이 크기 때문이다. 어떤 때엔 공감과 이해 없이 ‘파격을 위한 파격’으로 비치기 십상이며 ‘자기들만의 축제’라는 인식을 주기도 한다. 반대로 일각에서 아무런 혁신도 남지 않은 안전한 선택이라는 비판을 듣게 될 때도 있다. 그러니 예술성과 대중성 사이의 줄다리기는 필수다.
조 PD는 “색다른 것을 찾고자 하지만, 정작 제작을 시작하면 ‘새로워야 한다’는 압박에서 오히려 거리를 두려고 한다”고 말했다. ‘파격과 혁신’의 키워드에 매몰되다 “대중성과 예술성의 스펙트럼에서 균형을 잡지 못하고 ‘그들만의 무엇’으로 정의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경계하고 있다”는 것이다.
싱크 넥스트가 정의하는 ‘새로움’은 세상에 없던 ‘뉴(new)’ 콘텐츠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익숙함에 균열을 낸 새로움, 같은 공간을 다르게 바라본 새로움, 공간의 역사성을 탈피하는 새로움이 한 그릇에 담겨 싱크 넥스트의 이미지를 만들었다”고 봤다. 무엇보다 기획자도 공연자도 “기존의 작업 방식에서 느낀 한계에서 반보(半步)만 넘어보자는 의지와 아이디어가 시너지를 이뤘다”고 극장 측은 봤다.
그럴지라도 ‘싱크 넥스트’의 모든 공연 콘텐츠가 관객에게 친절한 것은 아니다. 이름 자체의 낯섦과 이들 무대의 난해함이 진입장벽을 높인다. 물론 극장의 입장은 다르다. 극장에선 예술가들의 도전을 주요 가치로 내세운 장인 만큼, “예술성에 더 치우치는 것에도 관대한 시각”이라고 했다.
대신 다른 방식으로 균형을 맞춘다. 대대로 ‘싱크 넥스트’엔 서브컬처와 마니아 중심의 프로그램과 대중적 스타도 공존했다. 2023년 김선영, 한예리, 김고은이 출동한 배우 백현진의 무대, ‘뉴진스의 아버지’로 불린 프로듀서 250의 무대, ‘스트릿 우먼 파이터’ 모니카의 무대가 그랬다. 지난해엔 메타코미디의 스탠드업 코미디 쇼가 엄청난 인기였고, 올해는 루시드폴의 일명 ‘눕콘’(누워서 보는 콘서트)이 화제가 됐다. 뮤지컬 배우로 대중에게 친숙한 김호영이 출연한 것도 공연이 낯선 관객의 진입장벽을 낮춘 시도였다. 기획팀에 따르면 통계적으로는 매년 40% 내외는 대중성에 기준을 둔다고 했다. 너무 앞서면 외면받고, 머무르면 고이고 마는 예술의 한계를 넘기 위한 절충안이었다.
2024년 싱크 넥스트 메타코미디의 만담 어셈블 [세종문화회관 제공]
2만 4000명의 관객, 그리고 확장되는 세계
‘누구를 세울 것인가’는 매해 뜨거운 고민이다. 60분 이상의 러닝타임을 끌고 갈 수 있는 잠재력, 소통 역량을 큰 축으로 삼아 축제 측에선 아티스트를 선정한다. 2~3개월짜리 단기 프로덕션이 아닌 길게는 10개월을 준비해야 하는 긴 호흡의 작업인 만큼,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협업은 필수다.
그 결과 지금까지 싱크 넥스트엔 총 2만 4617명의 관객이 다녀갔다. 역대 최다 관객을 동원한 무대는 2024년 메타코미디의 ‘코미디 어셈블:만담/스탠드업’ 공연이었다. 1219명이 찾았다. 2022년 첫해 ‘범 내려온다’ 신드롬의 주역인 이날치의 ‘토끼, 자라, 호랑이, 독수리, 용왕’은 1156명이 찾았다. 세계 공연계의 ‘문제작’인 연극도 무대에 올렸다. 2022년 이란의 히잡 시위 시발점이 된 마르사 아미니 사망사건을 다룬 기자 닐루파 하메디와 남편의 실화를 모티프로 창작한 ‘블라인드 러너’다. 동시대 주목받는 연출가 중 한 사람인 아미르 레자 헤스타니의 이 작품은 1090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4년 차 ‘싱크 넥스트’에서 관객 동원 톱 3에 올랐다.
사실 첫해엔 섭외도 쉽지 않았다. 세종문화회관은 이전까지 제작 극장으로 자리 잡지 않았기에, 산하 예술단이 아닌 공연의 자체 제작에 대한 예술가들의 인식이 저조했다. 첫해 싱크 넥스트를 살려준 주인공은 무용계 대모 안은미와 이날치 장영규다. 끊임없이 관습과 경계를 넘어온 안은미와 오랜 시간 안은미의 무용 세계에 숨결을 불어넣고 한국 대중음악사에도 한 획을 그은 장영규, 여기에 미술작가 배우 가수로 활동 중인 장영규가 오랜만에 뭉쳐 ‘은미와 영규와 현진’ 무대를 꾸몄다. 1025명의 관객을 동원한 이 무대는 싱크 넥스트 역대 관객수 4위에 올랐다.
회를 거듭하며 출연 예술가들의 입소문을 타고 싱크 넥스트는 다양한 아티스트를 섭외할 수 있었다. ‘싱크 넥스트 25’에 참여한 앙상블 블랭크와 해금 연주자 주정현은 2022년부터 아티스트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주인공이었다. 현재 싱크 넥스트가 보유한 아티스트 풀은 170여 명. 낯선 아티스트를 발굴하기 위해 수개월간 SNS와 유튜브를 ‘디깅(digging)’한 집요함의 결과다.
‘싱크넥스트25’를 통해 선보인 김성훈 안무가의 ‘핑크(Pink)’ [세종문화회관 제공]
‘파격을 담는 그릇’ 블랙박스 극장
2025년 ‘싱크 넥스트’ 무대는 다양했다. 연극, 무용, 테크노, 랩, 앰비언트 음악까지 다양한 장르가 경계를 넘어 관객과 만났다.
제작진은 2025년 ‘최고의 무대’로 ‘벌트(vurt.)’와 ‘업체(eobchae)’를 꼽는다. 5시간의 긴 러닝타임과 생소한 음악 장르는 기존 세종문화회관의 관객층과는 다른 ‘클러버’와 ‘테크노 마니아’들을 끌어들였다. 광화문 한복판이 거대한 해방구로 변모하게 한 이 시도는 ‘싱크 넥스트’가 추구해 온 관객 확장의 측면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남겼다. 벌트는 이 공연을 준비하며 “테크노는 비주류 장르이고, 클럽에서 발생하는 거리 음악이라 도시 중심으로 다양성이 요구되는 사회에서 발전해 왔다”며 “세종문화회관이라는 상징적 공연장에 서는 것은 그동안 해온 것에 대한 중간 결과 같은 느낌이었다”고 했다.
서울시무용단의 히트작인 ‘일무’를 공동 안무한 김성훈의 ‘핑크’는 극장이 꼽는 ‘가장 도전적인 무대’다. 이 무대는 지난 몇 년 사이 ‘파격’을 달고 나온 그 어떤 작품과 비교해도 수위가 높았다. ‘폭력의 전시’와 관객과 예술가 모두 고통으로 몰아넣는 가학적 전개, 전라의 몸으로 피 칠갑이 된 남성 무용수들의 엔딩까지 내내 높은 수위를 이어간 작품이었다. 조 PD는 “공연이 진행되는 내내 의료지원 인력이 상주해 무용수와 관객의 안전을 지켜봤고, 인공 피·소 부속물·오일 등 파격적인 소재 사용을 위해 오랜 테스트를 거쳤다”고 했다.
최재혁 지휘자가 이끄는 앙상블 블랭크와 해금 연주자 주정현의 만남은 한국의 전통과 서양 클래식 음악의 경계에서 각자의 길을 개척해온 두 예술가의 조합으로 화제가 됐다. 블랙박스 극장인 S씨어터는 이들에게 무한한 캔버스가 되었다. 기존 음악 공연과는 달리 런웨이처럼 길게 뻗은 중앙 무대를 두고 관객을 양옆에 배치해 독창적인 사운드 실험을 시도했다. 개막작이었던 루시드폴, 정마리, 부지현의 무대 역시 객석과 무대의 경계를 허문 등고선 구조를 만들어 ‘눕콘’을 즐기게 했다.
2022년 싱크 넥스트 안은미, 장영규의 무대 [옥상훈, 세종문화회관 제공]
조 PD는 “1950년대의 여성국극을 2020년대에 선보이거나, 뽕짝·만담·테크노 등 서브컬처 장르를 무대 위로 소환하는 등 명분이 맞는다면 그 어떤 아티스트나 장르도 싱크 넥스트 풀에 들어올 수 있다”며 “아티스트 풀 만큼은 쉽게 고갈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고 귀띔했다.
‘싱크 넥스트’는 특정 예술가 한 사람의 무대가 아니다. 극장의 제작 PD들의 아이디어가 모인 기획, 극장을 매만지는 무대 연출의 모든 것, 그 위에 서는 아티스트들의 예술성, 이 무대를 포장해 세상에 아리는 홍보에 이르기까지 노동집약적 예술이자 협업의 결정체인 ‘공연 문화’의 미덕을 보여준다.
하지만 마지막 단계를 넘는 것은 쉽지 않다. 넘쳐나는 축제에서 생소한 아티스트의 무대를 알리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합정에서 10년간 테크노 씬을 이끌어온 벌트와 업체의 무대는 고심이 깊었다. 조 PD는 당시를 떠올리며 “합정에서 10년간 테크노 씬을 이끌었지만 세종 관객과 대중에겐 너무도 생소한 팀이라 걱정했지만, 첫 공연 이후 모든 걱정이 사라졌다”며 “테크노 클럽 팬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사실에 놀랐고, 공연 중 벌레스크 퍼포먼스에 열기가 더해져 하루 만에 입소문이 나 다음날 공연이 전석 매진됐다”고 돌아봤다.
당연히 티켓 판매가 아쉬운 공연도 있었다. 리퀴드사운드 팀의 오프온 연희해체 프로젝트 Ⅱ다. 이 무대는 공연명처럼 전통 연희를 해체했다가 다시 재결합하는 프로젝트였다. 연희도 낯선데, ‘해체’라는 명사가 붙고 나니 관객에겐 무대에 대한 물음표가 커진 공연이었다. 조 PD는 “공연명만으로는 내용을 짐작하기 어렵지만, 상모 돌리기와 같은 전통 연희의 요소는 그대로 살리되, 상모 없이 머리만 돌림으로써 움직임이라는 본질에 집중하는 형식이었다”며 “감각적인 음악과 S씨어터 공간 특성을 살린, 마치 야외 마당을 무대 안으로 옮겨온 듯한 무대 배치, 무용수들의 퍼포먼스가 훌륭했지만, 이전부터 이어져 온 프로젝트이고 다른 무대에서도 자주 공연된 탓에 티켓 판매가 기대만큼 활발하지 않았던 점은 매우 안타까웠다”고 했다.
세종문화회관에선 이미 다가올 축제 준비에 한창이다. 일찌감치 확정된 프로그램이 있다. ‘싱크 넥스트 25’에서 과정공유작으로 관객과 만난 강남 작, 김효은 작곡, 이준우 연출의 ‘문 속의 문’이다. 공연 당시 극장을 떠나는 관객에게 의견을 받았던 데다, “관객과 함께 만들어가는 공연”이라고 강조했던 만큼 다가올 ‘싱크 넥스트 26’에선 ‘문 속의 문’을 통해 새로운 관객 서사도 만들어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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