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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성규


직장인 곽모(33)씨는 매주 금·토요일에 3시간씩 고깃집 아르바이트를 최근까지 했 생애첫주택구입자금 다. 손님이 한창 몰리는 시간에 불판을 닦는 일이었다. 곽씨는 “당장 생활비가 부족한데 회사 일을 열심히 한다고 급여가 오르는 것도 아니어서 일을 한두 가지 더 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이들처럼 최근 직장인 중에서 ‘N잡러(직업을 둘 이상 가진 사람)’가 크게 늘고 있다. 고용 한파를 뚫고 어렵사리 취업은 했지만, 최근 몇 년 새 개인회생 인가결정 급등한 물가를 감당하기에는 월급이 턱없이 적은 데다 오르지도 않아 본업 하나만으로는 생활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부업을 하나만 하는 게 아니라 둘 이상 하는 ‘다(多)잡러’도 적지 않다.
◇눈에 불 켜고 부업 찾는 직장인
직장인들은 부업을 찾으려 눈에 불을 켜고 있다. 3일 구인·구직 플랫폼 ‘알바천국’에 따르면, 지난 신한은행저축은행 9월 자체 직장인 회원 395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전체의 73.4%(290명)가 최근 1년 이내에 본업 이외에 아르바이트 등 부업을 알아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 비율은 20~30대 청년층뿐 아니라 40~50대 이상 중장년층도 높았다. 40대가 80%로 가장 높았고, 이어 30대(73%), 20대(69%), 50대 이상(67%) 순 법인차량담보대출 이었다. 직장인 이모(42)씨는 올 들어 퇴근 후 틈날 때마다 음식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1시간 일하며 버는 돈은 1만원 안팎으로 최저 시급(1만30원) 수준이다. 이씨는 “아이 기저귀 값이라도 번다는 생각으로 밤에 집을 나선다”고 했다.
알바천국 조사에서 부업으로 가장 인기 많은 업종은 일반 음식점, 호프·일반 주점 등이 포함된 에너지생활의지혜 외식·음료(32%)였고, 이어 매장 관리 및 판매, 서빙, 주방 보조·설거지 등 서비스(28%), 생산·건설·노무(20%) 등 순이었다. 전체 N잡러의 5분의 1(47명)은 본업 포함 ‘스리 잡(세 가지 직업)’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국 경제 ‘착시 효과’… “N잡러 증가는 예견된 일”
직장인들이 부업에 뛰어드는 것은 주거비가 폭등하고, 식료품 물가가 빠르게 오르고 있음에도 경기 침체로 월급이 늘지 않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근로자의 월평균 실질 임금은 357만3000원으로, 코로나 사태 여파가 있던 2021년(359만9000원)보다 오히려 2만6000원(0.7%) 줄었다.
최근 겉으론 주가가 크게 오르고, 수출이 나아지는 모습이지만 청년 고용 등 실상은 전혀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7~9월) 민간 소비는 1.3% 증가했다. 하지만 1차 소비 쿠폰이 지급된 7월만 소매 판매가 2.7% 늘었고, 8·9월에는 각각 2.4%, 0.1% 줄었다. 수출은 지난달 약 595억달러로 10월 기준 역대 최대치였지만, 반도체가 전체의 4분의 1을 차지한 덕분이다. 일부 반도체 기업을 빼고는 실적이 줄거나 정체돼 기업들이 채용을 늘리기 어려운 실정이다. 1~3분기 평균 청년(15~29세) 실업률은 6.2%로, 이 추세면 올해 2020년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청년 실업률이 악화될 전망이다.
조영무 NH금융연구소장은 “현재 한국 경제에는 ‘착시 효과’가 나타나고 있을 뿐, 세부 지표를 뜯어보면 소비를 비롯해 기업들의 국내 투자가 모두 심각하다”며 “자산·소득 양극화가 심화하는 가운데 열악한 조건에서 일하는 많은 직장인이 투 잡, 스리 잡에 나서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