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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마린스키 발레는 세계 최고의 발레단으로 첫손에 꼽힌다. 이 최고의 발레단 무대에 설 최고의 무용수를 길러내는 곳이 1738년 러시아 황실 발레 학교로 처음 설립된 바가노바 발레학교다. 올해로 13년간 바가노바를 이끌어온 니콜라이 치스카리제(Nikolai Tsiskaridze·52) 학장은 최근 방한해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바가노바와 마린스키가 최고일 수 있는 건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 영화감독은 ‘변하지 않는 전통이란 잘 보존된 시체와 같다’고 했어요. 고전 발레 시대와 비교하면 현대는 인체의 비율, 신체 구조, 아름전파기지국 주식
다움의 개념 모두 변했습니다. 지금 무용수들에게 실제로 요구되는 것, 무대에서 필요한 것을 반영해 교육 과정을 전면적으로 재구성해 곧 세 번째 커리큘럼이 나옵니다.”



학생들을 지도 중인 니콜라이 치스카리제 바가노바 발레 학교 학장. /바가노바 발레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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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볼쇼이 발레단의 수석 무용수로 최고의 커리어를 보낸 세계적 스타 무용수 출신이며, TV 무용 경연 프로그램 심사위원으로 오래 활동해 대중적 인기도 높다. “아이들이 과거에 비해 훨씬 신체적으로 빠르게 성숙하는 데다, 사립 발레 학교에서 배워 기본이 부족한 채로 흉내만 내는 경우도 많아졌어요. 그래서 기초 교육이 큐로컴 주식
더 중요해졌죠.”
서구에선 무용을 배우는 학생들에게조차 외모·체중·체형 등을 지적할 수 없는 분위기다. 요즘 젊은 무용수들이 과거처럼 발레에 인생을 걸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며 “프랑스의 한 발레 마스터가 ‘이 시대의 관용(tolerance)이 발레를 죽이고 있다’고 말한 적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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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이 치스카리제 바가노바 발레 학교 학장. /바가노바 발레 학교


“옛 스승들은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아무 데도 아프지 않다면 넌 죽은 것’이라고, ‘네가 발레 수업을 빠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머리가 깨지는 것모의주식
’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 혹독한 시스템 아래서 끔찍할 만큼 무서운 스승들에게 배운 덕분에 지금의 나와 바가노바, 마린스키가 있죠. 사람이 신체적 한계를 넘어서는 건 결코 쉽지 않고, 그 고통을 견디지 못하면 예술도 없습니다.” 최고가 되기 위해선 고통과 인내가 필요하다는 새삼스럽지만 당연한 지적이다.
혹독한 선생님을 한국 학생들은 ‘호랑이 선생님’이라 부른다고 하자, 그는 “학생들이 나를 호랑이라고 부른다면 그건 가장 착한 별명일 것”이라며 웃었다. “학생들은 나를 ‘아버지’라 부릅니다. 아무리 유명해져도 잘못하면 혼을 내죠. 채찍이야말로 가장 큰 관심이며 당근이라고 믿어요.”



니콜라이 치스카리제 바가노바 발레 학교 학장. /바가노바 발레 학교


그는 “클래식 발레가 아시아에서 널리 사랑받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발레는 말을 쓰지 않고 감정을 표현하는 예술이죠. 유교와 불교 같은 동양의 종교·철학적 정서와 통합니다. 한 사람이 오랜 시간 고요히 자신을 다스려야 한다는 점에서도 그렇죠. 발레 역시 ‘보이지 않는 것’을 이루고 거기에 가닿기 위해 싸우는 과정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