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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상이 너무 어둡잖아요. 그래도 조금 좋은 쪽으로 생각해보자는 의미를 전시에 담았어요.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들에게 밝음을 선물하는 시간이 됐으면 합니다.”
황주리(사진) 작가는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열리고 있는 ‘밝음에 관하여’ 전에 대해 20일 이렇게 말했다. 전시는 오는 12월 15일까지 병원 대한외래 갤러리 1전시실에서 진행된다.
“처음에 전시 제안을 받고 이곳에 와보니, 긴 벽을 따라 너무나 많은 환자들이 오가는데 불빛이 아주 밝게 비추는 거예요. 삭막한 수협 지점 현실을 살고 있지만, 그 안에서도 밝음과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화가이자 소설·수필가인 그는 현재 집필 중인 새 에세이집의 제목 ‘밝음에 관하여’와 맞아떨어지는 느낌이 들어 전시명으로 정하고, 자신의 그림 중에서 밝은 기운의 작품을 골라 큐레이팅했다. 전시장에는 그의 대표작인 ‘식물학’ ‘삶은 어딘가 다른 곳에’ 시리즈 10여 점 외환은행새희망홀씨대출 이 걸렸다. 특히 노란빛이 가득한 ‘식물학’ 대작 두 점은 해바라기 안에 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강렬한 색채로 담아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모자를 쓴 한 어린 암환자가 ‘엄마, 나 이 그림 너무 좋아. 내일 또 보러 와요’라고 말하더군요. 또 휠체어를 탄 할머니는 한참을 그림 앞에서 떠나지 못하다가 사진을 찍으셨어요. 일반적인 갤러 파이낸싱 리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감동적인 순간들이죠. 누군가에게는 감상을 넘어 살아있음에 대한 희망을 심어주는 특별한 시간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큰 보람을 느껴요.”
그러면서 그는 미술이 가진 ‘치유의 힘’에 대해 다시금 실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저도 매일 사는 게 버거운데, 병원에 있는 분들은 얼마나 더 힘들겠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 기업인 아보자’는 마음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병원에는 마음이 아픈 분들도 많이 오잖아요. 요즘 자살이 너무 많은데 죽고 싶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제 그림을 보고 ‘이렇게 살고 싶은 세상도 있구나’라고 느낄 수 있다면 좋겠어요. 그림이 사람을 어둠 속에서 걸어 나오게 하는 역할을 하기를 바랍니다.”
황 작가는 2018년 세브란스병원에 이어 이번에 두 직업군인대출 번째 병원 전시를 한다. “단순히 그림을 거는 게 아니라, 공간과 의미가 맞닿은 전시였어요. 앞으로도 병원이나 공공장소에서 환우와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전시를 이어가고 싶습니다.”
그는 이번 전시를 통해 작품이 좋아서라기보다 값이 오르길 기대하며 매입하는 컬렉터들의 숨 막히는 세상에서 잠시 벗어나 스스로도 큰 위로를 받았다고 했다. “환우와 관람객들이 그동안 힘들었던 자기 자신을 다독이고, 다른 사람의 아픔도 조금이나마 보듬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김지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