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쿠쿠홀딩스(192400)가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배당 재원으로 활용하는 감액배당을 추진한다. 정부가 내년 세제 개편을 통해 감액배당에 대한 과세를 검토하자 이를 회피하기 위해 연내 감액배당에 나서는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선 결손금 보전에 활용하는 자본준비금을 배당으로 활용해 자본건전성이 훼손되고 기업의 장기 투자 여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구본학 쿠쿠홈시스 대표이사. (사진=쿠쿠홀딩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쿠쿠홀딩스는 다음달 11일 개최 예정인 임시주주총회에서 자본준비금 감소에 대한 중국펀드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이번 임시주총에 올려지는 안건은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함으로써 배당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주주환원 정책 실행의 일환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자본준비금 감액 규모는 약 1892억원이다.

쿠쿠홀딩스 관계자는 “감액배당을 통한 주주환원을 위해 결정한 사항을 주주들의 동의를 받기 위해 임효성오앤비 주식
시주총을 개최키로 했다”며 “쿠쿠홀딩스는 꾸준히 주주환원을 위한 정책을 펴왔으며 앞으로도 그런 방향성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이번 쿠쿠홀딩스 감액배당을 실시하는 이유로 세제 개편이 이뤄지기 전 오너 일가의 배당금 수령 과정에서 세금 부담을 낮추기 위한 의도가 기저에 깔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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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달리 감액배당은 비과세 대상이다. 일반배당은 회사가 벌어들인 이익을 주주에 분배하는 차원에서 14.5%의 배당소득세를 부과한다. 반면 감액배당은 주주가 투자한 자본준비금을 돌려받는 원금 반환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는 사실상 감액배당이 대주주의 이익 확보를 위해 조세회피 목적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판단 아래 조세형평성 차원에서 내년부터 과세를 검릴게임 무료충전게임
토하고 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7월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감액배당은 배당소득으로 과세하는 일반배당과 경제적 실질이 다르지 않아 과세회피에 악용된다는 지적이 있다”며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은 감액배당에 소득세 과세 근거를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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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오너 일가가 대다수에 과반의 지분을 차지하고 있어 비과세 감액배당이 이뤄지면 가장 큰 혜택을 보는 구조다. 지난 6월 30일 기준 쿠쿠홀딩스의 최대주주인 구본학 쿠쿠홈시스 대표이사의 보유지분은 45.11%다. 구 대표의 동생인 구본진 씨(15.22%)와 장남인 구경모 씨(3.15%)의 지분을 합하면 오너 일가 보유 지분은 총 63.48%에 달한다.
반면 소액주주 보유 지분은 18.41%에 불과하다. 소액주주에 배당금을 지급하더라도 사실상 대주주 오너 일가의 세부담 완화 규모가 작지 않은 셈이다.
전문가들은 통상 결손금 보전에 활용되는 자본준비금을 감액배당에 활용하면 기업의 자본건전성을 훼손하고 기업이 미래를 위해 투자하기보다 단기 배당으로 활용할 경우 장기 성장성이 위축될 수 있다는 문제도 지적한다.
오문성 한국조세정책학회 회장(한양여대 세무회계학과 교수)은 “자본준비금은 일반적으로 자본금을 전입하거나 결손금을 보전하는 용도로 사용해야 한다”며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감액배당으로 사용하면 기업들의 재무구조가 악화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이익잉여금이 있는 상태에서 자본준비금(자본잉여금)을 사용하는 기업에는 과세한다”며 “한국 기업들은 처음부터 자본준비금을 사용할 수 있게 돼 자본건전성을 훼손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응태 (yes010@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