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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출신의 파벨 하스 콰르텟(4중주단)은 창단 24년 차의 세계적 실내악단. 수도 프라하에서 여느 때와 다름없이 오전 연습을 마친 단원 네 명은 지난 24일 본지 영상 인터뷰를 위해서 아이패드 앞에 나란히 앉았다. 이들의 실내악 음반은 영국 클래식 전문지 그라모폰의 ‘올해의 음반’에 선정되며 상찬(賞讚)을 받고 있다. 지난해 아트센터인천에 이어서 올해 11월 11일에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내한 공연을 갖는다.
그런데 흥미로운 우연이 있다. 45년 역사의 오스트리아 실내악 명가(名家)인 하겐 콰르텟 역시 11월 9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내한 공연을 앞두고 있다. 불과 이틀 간격으로 열리는 두 4중주단 내 학자금전환대출 한 공연의 연주 곡목이 같은 것이다. 이들은 모두 악성(樂聖) 베토벤(1770~1827)의 마지막 4중주인 현악 4중주 16번과 슈베르트(1797~1828)의 ‘죽음과 소녀’를 연주할 예정이다. 두 실내악 명가의 ‘정상 대결’이 서울에서 펼쳐지는 셈이다. 이 사실을 들려주자 파벨 하스 콰르텟도 깜짝 놀라는 표정으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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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내한 공연을 갖는 파벨 하스 콰르텟이 지난해 아트센터인천에서 연주할 당시의 모습./아트센터인천





9년 만의 내한 공연을 갖는 하겐 콰르텟. 45년 역사의 실내악 명가로, 내년 빙글리 팀 활동을 마치게 된다./목프로덕션


이들이 베토벤과 슈베르트의 실내악 걸작들을 한 무대에서 나란히 연주하는 이유가 있을 터다. 파벨 하스 콰르텟은 “이 두 곡은 같은 시기(1820년대)에 같은 도시(오스트리아 빈)에서 탄생한 작품들”이라고 설명했다. 베토벤은 세상을 떠나기 불과 5개월 전인 1826 9급공무원 급여 년에 현악 4중주 16번을 작곡했다. 슈베르트의 ‘죽음과 소녀’는 1824년 완성됐지만 2년 뒤인 1826년에 초연됐다. 이들은 “베토벤과 슈베르트는 모두 같은 시기를 살았던 클래식 음악의 거인들”이라고 했다.
같은 질문을 하겐 콰르텟에도 던졌다. 제2바이올리니스트인 라이너 슈미트는 서면 인터뷰에서 “베토벤·슈베르트 등의 작품은 모두 빈에 삼성미소금융재단 서 태어났다. 당시 빈은 오래도록 다양한 문화와 예술적 실험이 뒤섞이며 활기를 불어넣은 용광로 같은 도시였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선곡 이유마저 정확히 닮은꼴이었다.
1981년 창단한 하겐 콰르텟과 2002년 결성된 파벨 하스 콰르텟은 20여 년 차이의 ‘실내악 선후배’ 사이다. 그러다 보니 인연도 적지 않다. 파벨 하스 콰르텟의 마렉 즈비벨(제2바이올린)은 “팀에 합류하기 전에 하겐 콰르텟의 슈미트에게 실내악 레슨을 받은 적이 있다. 이 때문에 내겐 ‘선생님’ 같은 분”이라고 했다. 공교롭게도 당시 배운 곡 역시 ‘죽음과 소녀’였다.
하겐 콰르텟은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출신의 하겐 남매들이 주축이 되어 결성한 실내악단. 파벨 하스 콰르텟은 나치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세상을 떠난 체코 출신의 유대인 작곡가 파벨 하스(1899~1944)의 이름을 땄다. 내년 은퇴를 선언한 하겐 콰르텟은 현재 세계 투어를 벌이고 있다. 이들을 만날 기회도 사실상 이번이 마지막인 셈이다. 하겐 콰르텟의 슈미트는 “멤버들의 개별 활동은 계속하지만 더 이상 동료들과 리허설을 하지 않고 투어를 다니거나 함께 무대에 서지 않는다는 생각을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 공백이 어떤 느낌일지 아직은 상상하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후배인 파벨 하스 콰르텟에도 실내악단 장수의 비결에 대해 물었다. 이들은 “자기 자신을 잠시 내려놓고 같은 방향으로 가는 팀워크(teamwork)라는 생각을 잊지 않는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