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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압승'했다고 생각한다.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 2025년 6·3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 득표율은 49.42%, 김문수 후보는 41.15%였다. 격차는 8.27%포인트(p)였다. 8.27%p는 역대 대선을 고려하면 꽤 큰 격차다. 이 수치만 보면 '압승'이 맞다. 
"그러나 범진보와 범보수라는 진영 간 대결로 보면 내용이 달라진다. 2022년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는 48.56%, 이재명 후보는 47.83%, 심상정 후보는 2.37%를 득표했다. '이재명+심상정 후보'를 합친 '범진보' 득표율 합계는 50.2%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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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대선에서 '이재명+권영국 후보'를 합친 범진보 득표율 합계는 50.4%였다. 2022년 대선과 비교하면 거의 그대로다. 0.2%p 증가했을 뿐이다. '김문수+이준석 후보'의 범보수 득표율 합계는 49.49%였다. 범진보와 범보수의 진영 간 격차는 0.91%p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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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6월1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주식시장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참석자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李, '한미 동맹 반대파'와 충분한 거리 둬야
이렇듯 진영 간 구도로 보면 올해 6·3 대선은 '초박빙' 선거였다. 국민의알라딘게임예시
힘에서 '탄핵 찬성파 대선후보'가 나왔다면, 그 결과는 어땠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이 지점에서 의문이 생긴다. 윤석열 대통령이 12·3 불법 계엄을 했고, 압도적인 여론이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는데, 왜 진영 간 격차는 '초박빙'이었던 것일까? 직관적인 해답은 이재명 후보에 대한 견제 심리가 그만큼 강력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사안을 조금 더 크게 보면 한국투자설명회
현대사에서 '보수의 역사적 역할'과 관련이 깊다. 
1945년 해방 이후 2025년이 되기까지 80년이 지났다. 지난 80년간 대한민국은 크게 네 가지 업적을 달성했다. ①나라 만들기 ②압축 산업화 ③압축 민주화 ④압축 복지국가다. '나라 만들기'는 자본주의를 할지 사회주의를 할지, 미국 편이 될지 소련 편이 될지, 농지 개혁을 어떻게 황금성동영상
할지가 핵심 쟁점이었다. ①나라 만들기 ②압축 산업화는 보수가 주도했고, ③압축 민주화 ④압축 복지국가는 진보가 주도했다. 다르게 표현하면, 한국 현대사에서 보수는 두 가지 업적을 갖고 있다. 하나는 '한미 동맹'을 통해 외교·안보 이슈를 주도했다. 다른 하나는 '박정희 경제학'을 통해 경제 성장을 주도했다. 
한미 동맹의 핵심은 한미상호방위조약이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은 1953년 10월1일 체결됐다. 이승만 정부의 최대 업적 중 하나다. 이 조약을 통해 주한미군이 주둔하게 되고, 한국은 북한의 위협에도 방위비를 대폭 절감하며 경제 성장에 주력할 수 있었다. 1980년대 급진적 학생운동의 다수파였던 민족해방(NL) 계열은 한미 동맹 해체와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했다. NL 계열은 과거에 비해 현저히 위축되었지만, 지금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들과 충분한 '거리 두기'를 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비슷한 입장으로 오해받게 될 것이다. 
다른 하나는 '박정희 경제학'의 역사적 업적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식민지 경험이 있는 제3세계 국가들은 '선진국과 교역하는 것'을 경계했다. 경제적 종속의 두려움이었다. 
이들과 달리 '이단적인' 경제 노선을 채택한 나라가 있었다. 한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였다. 차이점의 핵심은 해외자본을 유치하고 수출 노선을 채택한 것이다. 
박정희 경제학은 ①해외자본 유치 ②수출 노선 채택 ③중화학공업화 ④불균형 발전 ⑤대기업 중시 정책 ⑥낙수효과 ⑦국제적인 가격 경쟁력 유지를 위한 임금 억제와 노동3권 탄압을 주요 정책으로 채택했다. 박정희 경제학의 대척점에는 '민족경제론'이 있었다. 민족경제론도 중화학공업화를 중시했다. 다만, 방법이 달랐다 ①내수 ②중소기업 ③균형발전 ④분수효과 ⑤임금 인상과 노동3권 보호를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론은 '민족경제론적' 요소가 강했고, 대기업과 수출 지원 정책이 부재했다. 대기업과 수출을 한국 경제 '성공의 비결'로 보는 게 아니라 '극복의 대상'으로 봤기 때문이다. 
한국 보수는 계엄 옹호, 탄핵 반대,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한다. 국민의힘 대선후보도, 당대표도 '윤 어게인' 세력에서 배출됐다. 국민의힘이 2026년 지방선거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이재명 정부는 과연 '진보 우위' 정치 구도를 만들 수 있을까? 그 향방은 외교안보와 경제 성장을 주도하는지 여부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경제 이슈에 국한해 보면, 기회 요인과 위기 요인이 공존한다. 기회 요인은 '코스피 5000 전략'이다. 상법 개정 및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전 코스피 역대 최고점은 3305포인트였다. 9월18일 코스피는 역대 최고치인 3461포인트를 뚫었다. 
노란봉투법, 시행령 통해 불확실성 줄여야
위기 요인은 더 많다. 트럼프의 관세 폭탄, 중국의 산업 쓰나미, 노란봉투법 리스크다. 트럼프의 관세 폭탄은 자동차 외에 반도체 등으로 확대될 수도 있다. 중국의 산업 쓰나미는 한국 제조업 위기를 강화시키고 있다. 제조업의 근간인 철강과 석유화학 산업은 특히 어렵다. 
노란봉투법 역시 리스크로 작동할 가능성이 있다. 노란봉투법은 ①사용자 범위 확대 ②쟁의행위 대상 확대 ③손해배상 시 개별책임 비율 산정 등이 주요 내용이다. 특히 논란이 되는 것은 '사용자 범위 확대'다. 하청-협력업체 노동자들이 원청 사용자에 대해서도 단체협상을 요구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었다. 이때 사용자는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라고 정의하고 있다. 사용자 정의가 너무 모호하다. 예컨대 '전속 계약' 협력업체 노동자들만 해당하는지, 거래 비중과 무관하게 1차 협력업체는 전부 단체협상을 요구할 수 있는지, 법안을 발의한 사람들도 모른다. 그만큼 불확실성이 커지고, 협력업체의 파업이 활발해질 가능성이 있다. 
한국 경제의 근간은 수출-제조업-대기업이다. 수출-제조업-대기업이 한국 경제 경쟁력의 실체이고, 낙수효과 진원지 역할을 했다. 문제는 트럼프의 관세 폭탄, 중국의 산업 쓰나미와 노란봉투법 리스크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삼중고다. 
이재명 정부는 '수출-제조업'을 돕기 위한 파격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 국내 투자 생산 세액공제를 비롯해 산업 전기료의 대폭 감면 등 '제조업 부활'을 위한 정책 패키지를 도입해야 한다. 노란봉투법의 경우 '시행령' 등을 통해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수출-제조업-대기업이 어려워지면, 좋은 일자리가 위축되고, 청년세대의 반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이는 이재명 정부의 성공 여부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